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서문
아이스 아메리카노 얼음 두 개 1부: 차가운 허무는 냉장고에서 감당할 수 없는 차가움 그렇다고 죽진 않겠지만 감정이 명치에 얹히고 우울한 당신에게 싱싱한 초코케이크가 녹기 전에 다시 올게 모르겠다 닦아내면 되지 않을까 인내심 발휘하지 말고 가끔은 이렇게 안경 흔들리는 테이블 옅어지지 않는 마음 슬픔을 말하자면 2부: 기쁨은 천천히 들이켜야 하니까 크고 무해한 소리 천천히 마시기 혼자서는 할 수 없음 참을 수 없는 다정함 이런 찬란한 순간 마음 대화 뱅쇼를 끓이니 크리스마스 냄새가 Marron glace 생일기분에는 서점 하울 뜨거운 햇빛에는 쉬폰 커튼 그래야 하는 맺음말 허무와 환희를 써내며 |
|
나는 오늘도 고군분투중이다. 먹고 싶은 것과 먹지 않아야 하는 것들 사이에서. 떨어지는 식욕과 추락하는 체력을 붙잡으며.
--- p.24 「감당할 수 없는 차가움」 중에서 쿰쿰한 기억들을 끊어내지 못한 채 계속 들이킨다. 대체로 쿰쿰하고 열불도 난다. 그만 맛보는 게 좋겠다 싶은데, 열어놓은 냉장고 문을 닫을 수가 없다. --- p.42 「싱싱한 초코케이크가 녹기 전에」 중에서 납골당으로 가서 스무 살의 한호를 보았다. 그는 앞으로도 계속 스무 살일 터였다. 한호는 이런 곳에 있구나. 다행이다. 관리도 잘 되고, 평화로운 곳이네. 우리는 그 정도의 말을 주고받았다. 나는 사실 오면서 조금 울었어. 이런 말은 하지 않은 채로. --- p.63 「옅어지지 않는 마음」 중에서 부모님과도 두 장의 네컷 사진이 생겼다. 스마트폰이 있어도 물성을 가진 사진을 굳이 굳이 만들어 집으로 가져온다. 추억이 기억에 머무는 것이 아닌 손에 잡히는 행복이 되기를 바라면서. --- p.78 「천천히 마시기」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