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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상담일지 [서른] 11월의 유서 12월의 유서 [서른하나] 1월의 유서 3월의 유서 4월의 유서 5월의 유서 6월의 유서 7월의 유서 9월의 유서 11월의 유서 부모님에게 남기는 글 친구들에게 남기는 글 [에필로그] 유서를 쓰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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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유서는 죽은 후에는 너를 위한 것이지만 지금은 나를 위한 것이 지. 유서라고 이름 붙인 글을 쓸 때만큼 솔직해지는 순간도 없거든. 매달 유서를 쓰려 해. 언제든 죽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유서를 쓸 거야. 나는 암에 걸린 것도 아니고, 지금은 죽고 싶은 마음도 없어. 유서를 쓴다고 걱정하지는 마. 안부를 전하는 마음으로 유서를 쓸게. 그래도 혹시 내 장례식에 오게 되거든 우리 부모님께 괜찮다고 전해줄래? 고마워.
--- 「11월의 유서」 중에서 와작와작. 설탕 조각 부서지는 소리. 달고나 뽑다가 망친 소리, 깨진 유리 조각 밟는 소리. 인생이 와그작거리는 느낌이야. 자꾸만 어디서 부서지는 소리가 들려. 사소한 성공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는데, 지금의 나는 겹겹이 쌓인 사소한 실패에 파묻혀 있어. 되는 일이 없는 것 같아. 그것도 꽤 오랫동안. --- 「12월의 유서」 중에서 버킷리스트의 가장 위쪽에는 ‘쫑파티 열기’를 적어야지. 꼭 파티를 열 거야. 이름하야 인생 쫑파티! --- 「1월의 유서」 중에서 외롭다는 단어보다는 조금 더 둥둥 떠 있는 기분이야. 바람이 세게 불면 내가 바람에 실려 갈 수 있을 것 같은, 무게가 발에 충분히 실리지 않은 듯한, 그런 기분. 이런 기분은 언젠가 지나가겠지. 아마도. --- 「5월의 유서」 중에서 죽음을 생각하며 삶을 사는 것처럼, 사랑도 끝을 생각하며 시작하는 편이야. 끝이 있을 수 있음에 오늘이 소중해지는 법이니까. 사랑을 말하는 데에는 내일로 미루지 않고, 헤어지더라도 상대에게 좋은 사람으로 남을 수 있도록 사랑을 해. 어떤 철학자가 사랑의 본질은 행복이 아니라 고통이라고 하더라. 그럼에도 사랑을 하겠다고 하는 건, 그 고통을 감내하겠다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나는 사랑이 고통이라는 걸 알면서도 매번 사랑을 하고 싶다고 투덜대었지. --- 「9월의 유서」 중에서 가장 마음을 쓰는 일이 가장 시작하기 어려워. 너무 마음을 담아버려서 자칫 실패라도 하면 마음이 조각날 것 같거든. --- 「서른 하나, 11월의 유서」 중에서 유서라는 두 글자는 마음속에 무거운 추 하나를 올려놓게 만든다. 추 하나를 올려놓은 마음으로, 살고 있는 시간을 되돌아본다. 지금 나의 삶에 만족하는지. 즐거웠다가 괴로웠다가 또 행복했다가 슬퍼하는 시간들이 충분히 의미가 있는지. 내가 놓치고 있던 것들은 무엇인지. 그런 것이 유서라는 글자를 통해 내게 흘러 들어온다. 그러니 월간 에세이에 가까울지라도 나는 매번 유서라는 제목을 또박또박 적어놓고 글을 썼다. --- 「에필로그」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