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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1. 존 프럼 - 지구엔 해답이 없었다. 하지만 달에는 있다. (p.9)
2. 김준녕 - 소설적 낭만주의자의 요리와 다섯 번째 스트라이크아웃 (p.71)
3. 서윤빈 - 도시는 여전히 그곳에 있었다. (p.91)
4. 배지우 - 데자뷔 (p.123)
5. 유진상 - 전환기관 (p.145)

저자 소개 5

존 프럼은 제4회 한국과학문학상 중·단편 부문 우수상을 수상하며 데뷔했다. 제2회 문윤성SF문학상 중·단편 부문 가작을 수상했다. 천천히 서두르며, 우리 내면의 얼어붙은 바다를 깨는 도끼 같은 소설을 쓰고자 한다.

존 프럼의 다른 상품

1996년 출생, 연세대학교 졸업. 2022년 한국과학문학상 장편 부문 대상을 수상하며 등단했다. 장편 소설 『막 너머에 신이 있다면』 『빛의 구역』 『붐뱁, 잉글리시, 트랩』 『텔 미 모어 마마』를 썼고 소설집으로 『0번 버스는 2번 지구로 향한다』 등이 있다. 인스타그램 @nyung_note

김준녕의 다른 상품

고려대학교에서 전기전자공학을 전공했다. 전깃줄이 하늘을 일곱 조각으로 잘라 놓은 걸 보다가 문득 소설을 쓰게 되었다. 완전 힙합 같은 글을 쓰고자 하며, 유머를 잃지 않기 위해 늘 수련하고 있다. 2022년 「루나」로 제5회 한국과학문학상 중·단편 부문 대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파도가 닿는 미래』 『날개 절제술』, 장편소설 『영원한 저녁의 연인들』 『유니버설 셰프』 『종말이 차오르는 중입니다』, 동화 『장난기』, 청소년소설 『코끼리 무덤 케이크』 등이 있다.

서윤빈의 다른 상품

대한민국의 작가이다.
1993년 서울 출생. 명지전문대학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제4회 한국과학문학상에서 「그 이름, 찬란」으로 가작을 수상했다. 제2회 문윤성 SF문학상 장편 부분에서 『조선사이보그전』으로 우수상을 수상 했다. SF 앤솔러지 『이토록 아름다운 세상에서』에 「주자들」을 수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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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9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204쪽 | 128*188*20mm
ISBN13
9791198094476

책 속으로

그는 우리를 아슬아슬하게 지탱하고 있는 살얼음판이 언제든지 쩍쩍 갈라지며, 지옥으로 향하는 입구가 드러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우리가 스스로를 과신하는 한, 문명의 성숙도가 기술의 발전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는 한, 끝내 자멸할 거라고 단언한다. 혹자는 자멸은 정해진 수순이라고, 감당할 수 없는 기술에 손을 댄 우리는 안전 장치가 풀린 권총을 가지고 노는 어린아이일 뿐이라고 말한다. 전문가들이 보내는 숱한 경고처럼 거대한 재앙이 당장이라도 들이닥칠지도 모른다. 우리는 그저 폭풍 전야의 고요와도 같은 일시적인 평화를 누리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다음번 재앙에서는 끝내 어떠한 답도 찾아낼 수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 제작진은 감히 희망에 대해 말하고 싶다. 뻔뻔하게 살아남은 우리 안에 여전히 선한 것들이 남아 있기를, 우리가 짊어진 끝 모를 원죄를 속죄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기를, 최악의 절망 속에서도 끝끝내 우리를 구원할 가느다란 희망의 실이 끊어지지 않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존 프럼, 지구엔 해답이 없었다, 하지만 달에는 있다」 중에서

그러나 우리는 다릅니다. 우리는 우리를 먹음으로써 우리 인간의 마지막 위업을 달성할 수 있었습니다. 자아와 자아의 섭취, 둘은 쌍방향의 0을 그리며 무한으로 수렴하게 될 것입니다. 이 무한의 궤도에서 우리는 진정한 나를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멈추지 마세요. 자기 섭취야말로 우리 세계의 인간으로서 신에 대한 대항이자, 신에 대한 순응입니다.
---「김준녕, 소설적 낭만주의자의 요리와 다섯 번째 스트라이크아웃」중에서

아버지는 자주 눈이 보였던 시절을 이야기했다. 영화와 사진, 화면을 톡톡 두드리는 걸로 조작할 수 있는 기계들, 환상적인 색의 아름다움… 본다는 것에 대한 아버지의 기억이 우리 목을 졸랐다. 비유적인 의미가 아니라 정말로. 다섯 살이되어서도 우리가 기어다니기만 하자 아버지는 나와 동생에게 짧은 목줄을 채워 걷는 법을 가르쳤다. 걷지 못할 이유가 없는데도 걷지 않는다면 그건 무책임한 거라는 아버지의 목소리가 정수리에서부터 우리 머릿속을 파고 들었다. 그러나 우리는 걷고 싶지 않았다. 머리를 땅에서 높이 들어 올려봤자 위 공기가 더 깨끗한 것도 아니고 괜히 넘어져 다치기나 하니까. 목줄에 묶여 두 발로 서 있는 사이 무릎의 굳은살은 모두 사라져버렸다. 쓰지 않으면 약해지는 것이 몸의 규칙이다. 어쩌면 우리가 시각을 잃어버린 이유는 이곳이 캄캄한 사후 세계이고 우리는 오랫동안 죽은 상태로 살아 있기 때문인지 모르겠다. 그렇다면 우리가 수많은 규칙을 지키며 살아가는 건 늦게라도 착한 인간이 되기 위해서인지도.
---「서윤빈, 도시는 여전히 그곳에 있었다」중에서

사실 이곳에 이주해올 때 처음 세운 계획에 의하면, 지금쯤 이 메마른 땅은 녹지로 변하고도 남았어야 했다. 그러나 눈에 보이는 건 여전한 황무지였다. 처음 봤을 때와 바뀐 것이 없었다. 나무들이 자라는 속도는 예상보다 너무 더뎠다. 아마 천 년쯤 지나면 나무들이 우거지고 만년쯤 지나면 울창한 녹색 숲이 이곳을 뒤덮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때까지 미료가 살아 있을 리는 없었다. 적어도 미료가 제힘으로 이 길을 걸을 수 있는 동안에는 우거지고 울창한 나무들을 볼 순 없을 거였다. 미료에게 중요한 것은 자신이 포함되어 있는 미래였다. 언젠가 이곳에 커다란 숲이 만들어질지도 모른다는 가능성만으로는 그다지 큰 감흥을 느낄 수 없었다.
---「배지우, 데자뷔」중에서

전환기관이 설립되고 이 땅에 진정한 정의가 구현되었다고 말하는 이들에게 묻고 싶다. 정말 이 땅에 정의가 내려앉았느냐고, 세상이 더 단순해지고 단단해졌느냐고. 그 질문에 대한 내 대답은 이렇다. 세상은 변하지 않았고, 그저 방식만 다른 혼란스러움이 자리 잡았을 뿐이다.
---「유진상, 전환기관」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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