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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싸고, 죽고
지구는 어떻게 순환하는가, 동물의 일생이 만드는 생명의 고리
슬로비 2025.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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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이야기하는 생태학자 조 로먼을 소개합니다 ㆍ 최재천
1. 처음의 땅에서
2. 깊은 바닷속으로
3. 먹고, 산란하고, 죽다
4. 심장부 - 동물이 지구를 움직이는 방식
5. 닭의 행성 - 지구를 뒤덮은 깃털
6. 모두 똥을 싼다, 그리고 죽는다
7. 해변에서 책 읽기
8. 노래하는 나무
9. 흐리고 깔따구가 내릴 것으로 보입니다
10. 해달과 수소폭탄

이 책을 함께 걸어온 사람들에게 ㆍ 조 로먼
살아 있는 모든 것과 다시 만나기 위하여 ㆍ 장상미
참고 자료
인명·생물명 목록

저자 소개2

Joe Roman

환경 저술계의 최고 영예 ‘레이첼 카슨 환경도서상’을 수상한 해양생태학자이자 보전생물학자. 고래의 똥, 동물의 사체, 외래종 문제처럼 얼핏 사소해 보이는 현상 속에서 지구 시스템의 본질을 집요하면서도 유쾌하게 파고든다. 저술을 통해 해양생물과 인간 문화, 멸종위기종과 보전 문제를 날카롭고 유머러스하게 조명해 왔다. 현재 버몬트대학 환경연구소에서 펠로우 겸 상주 작가로 활동하며, 생물다양성과 생태계 서비스를 주제로 연구와 교육을 병행하고 있다. [뉴욕 타임스] [내셔널 지오그래픽] [사이언스] 등 유수 매체에 글을 기고하며 자연과 생명을 둘러싼 놀랍고도 중요한 이야기를 전해왔
환경 저술계의 최고 영예 ‘레이첼 카슨 환경도서상’을 수상한 해양생태학자이자 보전생물학자. 고래의 똥, 동물의 사체, 외래종 문제처럼 얼핏 사소해 보이는 현상 속에서 지구 시스템의 본질을 집요하면서도 유쾌하게 파고든다. 저술을 통해 해양생물과 인간 문화, 멸종위기종과 보전 문제를 날카롭고 유머러스하게 조명해 왔다. 현재 버몬트대학 환경연구소에서 펠로우 겸 상주 작가로 활동하며, 생물다양성과 생태계 서비스를 주제로 연구와 교육을 병행하고 있다.

[뉴욕 타임스] [내셔널 지오그래픽] [사이언스] 등 유수 매체에 글을 기고하며 자연과 생명을 둘러싼 놀랍고도 중요한 이야기를 전해왔다. 대중과의 소통에도 적극적이어서 외래종을 요리해 먹자는 독창적인 캠페인 사이트 eattheinvaders.org를 운영하며 자신을 “editor ’n’ chef”라고 소개한다.

하버드대학 생물학 학사, 플로리다대학 야생동물 생태 및 보전 석사, 하버드대학 유기 및 진화생물학 박사, 하버드대학 허디Hrdy 펠로십(과학 커뮤니케이션 분야), 듀크대학 해양연구소 방문 연구원.
미국 환경보호청EPA생물다양성·인간 건강 프로그램 설립에 기여.
《Whale》(2006), 《Listed: Dispatches from America's Endangered Species ACT》(2011) 출간. 2012년 《Listed》로 레이첼 카슨 환경도서상 수상.
자연과 사람, 도시와 생태의 경계를 천천히 건너왔다. 책방을 꾸리고, 글을 쓰고, 삶을 번역하며 자연이 우리에게 건네는 질문을 오래 붙들었다. 시민단체 활동가, 공예창작자, 저자, 번역자 등 여러 삶의 자리를 거치며 재난과 노동, 역사와 인권, 생태를 이야기했다. 현재 목포에서 카페이자 책방인 〈어쩌면사무소〉를 운영하며 다정하고 느린 호흡으로 사람과 세계를 만난다. 『나무를 대신해 말하기』 『휴식은 저항이다』 『헬렌 켈러』 『재난 불평등』 등 여러 책을 우리말로 옯겼고, 자립·공존·연대의 실험을 담은 『어쩌면 이루어질지도 몰라』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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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5년 07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380쪽 | 472g | 135*210*24mm
ISBN13
9791187135371

책 속으로

동물은 지구의 심장이다. 쉼없이 뛰며 영양을 지구 곳곳으로 옮겨준다. 우리 몸에서는 그 역할을 주로 피가 담당하지만, 자연 생태계에서는 미국의 추상표현주의 화가 잭슨 폴록의 그림처럼 흩뿌려지는 똥과 오줌이 감당한다. 식물과 달리 동물은 먹고 움직이는 행위만으로도 생태계의 다양성과 화학 구성을 뒤바꾼다. 식물을 뜯고, 초식동물을 사냥하고, 때로는 존재 자체만으로도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며 지구화학적 순환을 견인한다. 죽은 뒤에도 그야말로 사체 기증을 통해 생명의 그물망에 풍요를 더한다.
--- p.6 「추천글. 이야기하는 생태학자 조 로먼을 소개합니다」

생성 후 10년이 지나도록 쉬르트세이에는 식생이라 할 만한 것이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 한때 NASA에서 우주 비행사의 훈련장으로 활용했던 아이슬란드 고원지대처럼 말이다. 어쩌다 식물이 나타나도 흙 속에 질소가 거의 없어 살아남지 못했다. 하지만 변화는 조용히 시작되고 있었다. 아무도 모르는 사이에, 심지어 분화구가 아직 활동 중이던 그 시점에 질소 문제를 해결할 실마리가 나타났다. 아이슬란드 본섬에 흔한 세가락갈매기한 쌍이 검은 바위로 뒤덮인 해안에 내려앉은 것이다.
--- p.20 「1장. 처음의 땅에서」

고래는 전 지구를 누비는 여행자로서 깊은 바다와 얕은 바다, 극지와 열대의 바다를 잇는 해양 생태계의 연결고리다. 그뿐만 아니라 바다와 육지를 이어주는 존재이기도 하다. 해안에 떠밀려 오는 고래 사체는 육상동물에게 소중한 영양 공급원이 된다. 흰머리수리와 큰까마귀는 피부를 쪼아 먹고, 늑대는 장기를 파먹는다. 대형 청소동물이 헤집어 놓은 틈새에는 게가 파고들어 보금자리를 튼다. (…) 19세기에 산업적 포획이 시작된 후로 해양 포유류의 개체 수가 급격히 줄어들자 남미의 청소 조류들은 과나코나, 구할 수만 있다면 말·소·양 같은 가축의 사체라도 먹어야 했다. 먹잇감이 줄어든 북태평양에서 캘리포니아콘도르는 멸종위기에 처했다.
--- p.104~105 「2장. 깊은 바닷속으로」

나는 쉬르트세이의 간결함이 그리웠다. 그곳에는 모든 생물종의 도래 시점과 존재비 정보가 잘 기록되어 있다. 그러나 태평양 북서부처럼 수천 종이 사는 복잡한 생태계는 이야기가 다르다.종 사이에 직간접적으로 오가는 상호작용이 수십억 가지에 달하는 곳이다. 직접적인 영향은 비교적 관찰하기 쉽다. (…) 하지만 죽은 연어가 수변 식물의 수분과 나무의 생산성에 영향을 미치는 것처럼 간접적인 영향은 동식물과 균류를 넘나드는 먹이망을 통해 퍼져나간다. 연어와 곰, 그리고 나무는 아름다운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 p.146~147 「3장. 먹고, 산란하고, 죽다」

나무는 줄기 끝에서 자라지만, 풀과 사초는 뿌리와 가까운 아래쪽에서 자란다. 그래서 초식동물이 풀을 뜯어도 식물은 다시 자라날 수 있다. 물론 공생은 이런 형태로만 진행되지는 않는다. (…) 들소는 풀을 뜯으며 얻은 영양분을 똥으로 배출해 초지에 돌려준다. 특히 이들은 주로 시들기 직전의 풀을 뜯어 먹기 때문에 식물의 생장을 촉진하고 초지를 푸르게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게다가 들소가 배출하는 영양분은 죽은 식물에서 바로 나오는 것보다 훨씬 더 흡수하기 쉬운 형태를 띤다. 들소 똥에 포함된 질소는 토양에서 빠르게 순환되어 식물이 더 효율적으로 흡수할 수 있으며, 그렇게 자란 식물이 다시 여러 동물의 먹이가 된다.
--- p.161 「4장. 심장부 - 동물이 지구를 움직이는 방식」

우리는 지금 ‘새의 시대’에 살고 있다. 다만 그들은 날지 못하고 햇빛조차 거의 보지 못한다. 닭의 경우 세계적으로 매년 500억 마리가 도축되고 있으며, 미국에서 사육되는 육계만 해도 연간80억 마리에 이른다. 메릴랜드에서 텍사스로 이어지는 육계 지대Broiler Belt에서 도축용으로 기르는 닭은 1만 마리 넘게 무리 지어 자라며 평생을 실내에서만 보낸다. (…)부화한 순간부터 죽을 때까지 닭은 신선한 공기나 자연광은 구경도 못 한 채 가금류와 똥과 먹이밖에 없는 환경에서 살아간다. (…) 지구는 ‘닭의 행성’이라 불러도 좋다. 혹은 ‘소의 행성’이라 해도 될 것이다. 뭐가 되었든 간에 이 땅의 많은 동물이 가축이 되었다.
--- p.194 「5장. 닭의 행성 - 지구를 뒤덮은 깃털」

똥과 오줌은 대개 변기 물을 따라 정화조로 흘러가 처리되거나, 하수관을 타고 바다로 향한다. 이것이 우리의 일상적인 순환구조다. 그러나 여기에 마지막 한 번의 ‘방출’이 더 남아 있다. 바로 죽음이다. 죽은 인간의 몸은 관에 담겨 화장되거나, 땅이나 벽 속에 안치된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에는 적지 않은 환경적 비용(탄소 배출과 각종 오염 물질)이 따라붙는다. 그렇다면 우리도 자연의 일부로 되돌아가는 순환에 기여할 수는 없을까? ‘시체 농장’이라는 별칭으로 더 유명한 웨스턴캐롤라이나대학 법의골학연구소에서는 수년에 걸친 연구 끝에 인체를 퇴비로 전환하는 최적의 방식을 개발했다.
--- p.239 「6장. 모두 똥을 싼다, 그리고 죽는다」

롱아일랜드의 사우스쇼어는 수정처럼 푸른 바닷물이나 생명력 넘치는 하와이 해변과는 거리가 멀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이곳 해안에서도 비슷한 오염 사태가 있었다. 1970년대에 뉴욕의 유명한 해변인 존스비치에 하수 찌꺼기가 밀려와 쌓인 것이다. 그때 해변과 바다에서는 인분과 기름띠, 의료폐기물, 피하주사기가 발견되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오랫동안 도시의 골칫거리를 바다로 떠넘긴 결과였다.
--- p.240 「7장. 해변에서 책 읽기」

우리는 흔히 자연이 고요하다고 생각하지만 건강한 지구는 원래 소란스럽다. 쉬르트세이의 공기는 갈매기와 풀머가 바다에서 영양분을 건져 나르는 소리로 가득하다. 안개 속에서 고래가숨을 내쉬는 소리는 너무나 압도적이어서, 그 소리가 나는 방향이나 배설물의 흔적을 찾기 힘들다. 비늘돔이 산호를 갉아 먹는 소리는 하와이의 산호초 지대를 가득 채운다. 한밤중 스와니강에서 들려오는 올빼미 울음소리는 어찌나 날카로운지 두려움을 넘어 경외감을 느끼게 된다. 내가 사는 버몬트주에서는 개구리가 계절을 알려준다.
--- p.275 「8장. 노래하는 나무」

동물은 숫자와 이동 경로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그들의 성격과 선호도, 행동양식이 생태계에 불러오는 변화는 매우 다양하다. (…) 공격적인 생쥐부터 탐험가 기질의 바닷새까지, 동물 개체들은 저마다 전통을 따르거나 위험을 감수하면서 생태계를 움직인다. 늑대와 퓨마, 오소리 중일부 개체는 비버를 먹이로 선호하는데 그들이 생태계 엔지니어라 불리는 비버를 사냥하는 순간 생태계 전체에 엄청난 파장을 일으키게 된다. 성격이 대담한 설치류는 참나무에서 도토리를 멀리까지 옮겨 숨기지만 주변에 포식자가 많을 경우 그 여정에 위험이 따르기도 한다. 반면 소심한 다람쥐는 집 근처에 견과류를 숨기기 때문에 오래 살아남을 가능성이 높다.
--- p.310~311 「9장. 흐리고 깔따구가 내릴 것으로 보입니다」

연어를 비롯한 물고기들은 사체가 되거나 배설물을 내보내는 방식으로 해양 영양분을 강 상류로 끌어 올린다. 그 양분은 포식성 곰과 청소동물, 곤충에 의해 주변으로 퍼져나간다.계절에 따라 이동하는 들소 같은 대형동물은 초원에서 섭취한 영양분을 퍼뜨리며 초록 물결을 일으킨다. (…) 전 세계의 토착 공동체는 대초원, 아프리카 사바나, 아마존 등지에서 수백 세대에 걸쳐 동물의 이동 습성과 경로를 존중하며 그들과 공존해 왔다. 동물 보전의 미래는 이런 관계를 확장하는 방식으로 펼쳐지게 될 것이다.동물이 다시 자연스럽게 이동하는 환경을 조성하려면 울타리나 도로, 댐, 마을이 동물의 이주를 가로막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 p.343~344 「10장. 해달과 수소폭탄」

출판사 리뷰

★ 레이첼 카슨 환경도서상 수상 작가의 유쾌한 생태 탐사기
★ 《Scientific American》 선정 2023 최고의 과학 교양서
★ 최재천, 엘리자베스 콜버트 등 전 세계 석학들이 극찬한 책!

우리가 몰랐던 생태계의 진짜 동력
똥에서 시작된 이야기, 지구의 미래로 이어지다


1963년, 북대서양 한가운데 솟아오른 화산섬 쉬르트세이. 아무 생명도 없던 그곳에 갈매기 한 마리가 내려앉고, 그 똥에서 생명이 시작된다. 이 장면을 시작으로 저자는 전 세계를 누비며 동물들이 먹고, 싸고, 죽으며 남긴 ‘흔적’이 어떻게 지구의 순환을 움직여 왔는지를 치밀하게 추적해 나간다.

동물이 남긴 흔적은 사라지지 않는다. 그 뒤를 따라 생명이 자라고 에너지가 이동하며 자연의 거대한 순환이 완성된다. 고래의 분변은 바다를 비옥하게 만들고, 연어의 사체는 숲에 질소를 남기며, 곤충 떼의 집단 죽음은 강가의 식생을 바꾸고 또 다른 생명의 밥상이 된다. 이 책은 먹이사슬의 위계가 아닌, ‘배설과 분해’를 중심으로 한 또 하나의 자연 설계도를 그려낸다. 흔적은 곧 순환이다.

저자는 이러한 동물들을 ‘생태계 엔지니어’라 부른다. 먹은 것을 남기고, 죽은 뒤에도 영양분을 퍼뜨리며 생명을 다음 생명으로 잇는 존재들. 우리가 그 역할을 간과해 온 것은 실로 큰 생태적 손실이었다. 고래의 배설물이 먹이에 따라 어떻게 다른 냄새를 풍기는지, 곰과 연어의 잔해로 재구성되는 숲, 들소의 배설물에서 되살아나는 초원 등 다양한 사례가 이를 뒷받침한다. 우리가 하찮게 여겨온 흔적은, 실은 생명의 연료였다.

남극의 조류 번식지에서 측정된 방사선 수치의 이상 현상은, 이 작고 사소한 흔적 하나가 지구 시스템 전체를 뒤흔들 수 있음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배설물 속 질소와 유기물이 토양과 해양 미생물 군집에까지 영향을 미치며, 지구 시스템의 균형을 흔들기 때문이다. 이 책은 바로 그 낯설고 작은 시작점에서 근원적인 질문을 던진다. “지구는 어떻게 살아 있는가?”


사라진 동물, 무너진 순환
거대한 생명들이 떠난 자리에서 생긴 균열
순환의 고리를 다시 잇는 일―동물과 인간이 함께 살아갈 방식


한때 지구에는 고래, 코끼리, 들소, 곰 같은 대형동물이 들판과 바다를 누볐다. 이들은 이동하며 에너지와 영양소를 땅과 바다 곳곳에 흩뿌렸고, 지구는 그 움직임을 따라 숨을 쉬었다. 그러나 지금 그들의 빈자리는 깊은 흔적을 남긴 채 땅과 바다는 점점 더 균열을 드러내고 있다. 고래가 사라진 바다에서는 탄소의 순환이 끊기고, 들소가 떠난 초원에서는 질소와 인의 흐름이 멈추었다. 순환이 멈춘 땅은 더 이상 숨 쉬지 못한다.

하나의 거대한 몸이 사라졌을 뿐인데, 생태계 전체의 흐름이 달라진다. 자연은 그만큼 정교하고 섬세한 연결망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우리가 하찮게 여겨 온 배설물이나 사체 같은 흔적이 놓여 있다. 저자는 고래의 똥, 곰의 사체, 바닷새의 구아노가 지구를 움직이는 핵심 동력임을 과학적 사례를 통해 드러내며, 이들을 생태계 ‘엔지니어’로 다시 불러낸다. 우리가 무심코 버려진 찌꺼기로 치부해 온 것들이, 실은 자연 순환을 가능하게 하는 정밀한 부품들이었던 셈이다.

시선을 더 넓히면, 이 순환은 개별 생명에 그치지 않는다. 사라졌던 동물들이 다시 그 자리에 돌아오는 재야생화rewilding의 흐름은 멈췄던 고리를 천천히 되잇는다. 들소가 돌아온 초원에는 풀이 살아나고, 늑대가 복원된 숲에서는 강의 흐름이 바뀌었으며, 해달이 돌아온 해안에서는 조개류와 해조류, 해양생물이 함께 복원되고 있다. 이 복원의 현장을 따라가며 저자가 전하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지구를 다시 움직이게 하는 힘은 복잡한 인공 시스템이 아니라, 본래 그곳에 있어야 했던 생명 자체라는 것이다.

이 책은 우리가 왜 지금 이 시대에 ‘동물의 자리’를 다시 이야기해야 하는지, 그 이유를 과학적 통찰과 현장 이야기로 하나하나 짚어 가며 독자를 조용히 설득한다. 정보와 감성, 과학과 문화를 넘나드는 스토리텔링 덕분에, 독자는 이 책을 머리로만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생태계의 일원으로서 ‘비인간 이웃’들과 함께 살아갈 길을 스스로 모색하게 된다.


다시 살아 있는 자연과 연결되기
죽음과 순환―드넓은 생명의 연결망으로 들어가는 길


연어는 바다에서 수천 킬로미터를 거슬러 올라와 산란을 마치고 죽는다. 그 사체에 모여드는 구더기, 그것을 핥는 곰, 곰의 분변에서 자라나는 식생. 하나의 죽음이 다시 수많은 생명의 연쇄로 이어질 때, 자연은 다시 살아난다.

인간의 죽음조차 예외는 아니다. 최근 주목받는 자연장과 생태장 같은 새로운 장례 방식은 인간의 몸마저 생태계의 일부로 되돌리려는 실천이다. 흙과 뿌리, 곤충과 박테리아의 회귀선 위에서 죽음은 더 이상 파괴가 아니라 순환의 고리가 된다. 저자는 우리 각자의 마지막 순간마저 지구 생명력 회복에 기여할 수 있음을 조용하고도 단단한 문장으로 일깨운다.

죽음과 재생, 배설과 분해 사이를 흐르는 생명의 숨결. 그 고리에 인간이 다시 들어갈 수 있을까? 이 이야기에서 우리는, 별것 아닌 똥 한 줌에서조차 자연으로 되돌아갈 작은 문을 발견하고, 생명의 일부가 되려는 전환의 시대를 마주하게 된다. 《먹고, 싸고, 죽고》는 이 드넓은 연결망 안에서 인간이 다시 자연과 연결될 수 있는 길을 조용히 제시한다. “죽음을 순환으로 되돌리는 일, 그 단순한 전환이 우리가 자연과 다시 연결되는 시작점이다.”


■ 장별 주요 내용

ㆍ처음의 땅에서
불쑥 솟아오른 아이슬란드 화산섬 쉬르트세이. 아무것도 없던 땅에 날아든 갈매기 한 마리의 배설물에서 생명이 시작된다. 황무지를 식물이 자라고 곤충이 움직이는 생명 공간으로 바꾼 건 다름 아닌 동물의 흔적들이다. 저자는 그 섬에서 생명의 순환이 어떻게 시작되는지를 생생하게 따라간다.

ㆍ깊은 바닷속으로
고래는 바다의 바닥에서 먹고, 위로 배설하며, 죽어 바다 밑으로 가라앉는다. 이 단순한 행위가 탄소를 저장하고 플랑크톤을 키우며, 바다를 살린다. 그러나 인간의 포경 산업으로 이 거대한 ‘바다의 펌프’는 사라졌고, 그 공백은 바다 생태계를 서서히 무너뜨리고 있다.

ㆍ먹고, 산란하고, 죽다
연어는 바다에서 강으로 돌아와 산란하고, 그 사체는 곰과 곤충의 먹이가 되며 숲을 비옥하게 만든다. 장어나 바다거북처럼 먼 길을 돌아 생을 마감하는 동물들도 죽음을 통해 육지 생태계에 바다의 영양분을 순환시킨다. 이 장은 ‘죽음’이 또 다른 생명의 출발점이 되는 방식을 보여 준다.

ㆍ심장부 - 동물이 지구를 움직이는 방식
한때 북미 대륙을 가득 메웠던 들소 떼. 그들의 움직임은 초원을 숨 쉬게 했고, 질소와 인을 땅에 퍼뜨렸다. 그러나 들소가 사라지자 대초원도 함께 쇠락했다. 대형동물의 존재가 땅의 생명력과 기후 적응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피며, 그 부재가 남긴 공백을 조명한다.

ㆍ닭의 행성 - 지구를
뒤덮은 깃털
오늘날 지구 위를 덮고 있는 동물의 대부분은 가축, 특히 닭이다. 인간은 생태계에서 가장 많은 영양소를 이동시키는 존재가 되었고, 가축 사육과 환경 파괴는 지질학적 변화까지 일으켰다. '닭의 행성'이 된 지금, 우리는 인간 중심의 생물학적 전환이 불러온 변화를 마주하게 된다.

ㆍ모두 똥을 싼다, 그리고 죽는다
모든 생명은 흔적을 남기고 떠난다. 똥과 사체는 생태계의 핵심 자원이자 생명의 순환을 완성하는 퍼즐 조각이다. 현대 인류는 이 순환을 끊고 있다. 하수 시스템, 장례 문화, 토양의 황폐화까지, 이 장에서는 ‘뒤처리’라는 생명 활동이 왜 지금 다시 복원되어야 하는지 묻는다.

ㆍ해변에서 책 읽기
해안 생태계는 바다와 육지의 연결점이다. 바닷새, 물개, 해양동물의 배설물과 사체가 해변의 식물과 토양, 생물다양성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보여 준다. 동시에 하와이 해변에서 문화와 환경이 함께 소멸했다가 다시 회복되는 과정을 통해, 자연과 공동체의 회복 가능성을 그려 낸다.

ㆍ노래하는 나무
17년 만에 땅 위로 올라온 매미의 노래는 곤충도 생태계를 움직이는 힘임을 일깨운다. 땅속에 머물다 집단으로 떠오르고, 죽음으로 다시 땅을 살리는 곤충의 삶은 작지만 거대한 순환의 일부다. 먹고, 울고, 사라지는 곤충을 통해 우리는 ‘작은 생명체’의 가치를 다시 본다.

ㆍ흐리고 깔따구가 내릴 것으로 보입니다
아이슬란드의 호수에서 대량으로 발생해 죽어 가는 깔따구 떼. 그 사체는 토양을 살리고 풀을 키운다. 곤충의 일생이 지역 생태계를 어떻게 바꾸는지, 또 포식자의 존재가 생태계에 ‘심리적 압력’을 주며 물질 순환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과학적 실험도 소개된다.

ㆍ해달과 수소폭탄
포식자인 해달은 생태계의 균형을 유지하는 조율자다. 해달이 멸종 위기를 겪고 다시 돌아온 이야기는 ‘재야생화’의 희망을 상징한다. 수소폭탄 실험이라는 위기 속에서 해달을 살리기 위한 인간의 노력은, 우리가 생태계의 회복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묻고 있다.

추천평

동물이 태어나서 먹고 싸고 죽으며 지구 생태계의 구성과 기능을 변화시키는 과정을 이처럼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들려준 책은 일찍이 없었다. 레이첼 카슨 환경도서상은 자연에 관한 책이 받을 수 있는 최고의 영예이다. 최고의 이야기꾼이 들려주는 환경 이야기에는 환경과 문화의 동시 소멸을 막아야 한다는 묵직한 경고가 담겨 있다. 인간의 탄소발자국을 야생동물의 발자국으로 바꿔 놓아야 한다. - 최재천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석좌교수, 생명다양성재단 이사장)
동물이 세계를 다시 만든다는 조 로먼의 주장은 매혹적이다. 지금처럼 멸종이 일상이 된 시대에 이 책은 가능한 한 많은 이들이 반드시 읽어야 한다. - 엘리자베스 콜버트 (퓰리처상 수상 작가, 『여섯 번째 대멸종』 저자)
흥미진진하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지구를 굴러가게 하는 동물들의 역할을 완전히 새롭게 이해하고 존중하게 될 것이다. 지구상의 다른 생명에 대한 새로운 존경심을 얻게 될 것이다. - 빌 맥키번 (환경운동가, 『자연의 종말』 저자)
조 로먼은 훌륭한 이야기꾼이다. 이 책은 생명의 세계를 연결하는 놀라운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 칼 사피나 (해양생물학자)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뒤흔드는 보기 드문 책 중 하나다. - 루시 쿡 (『오해의 동물원』 저자)
완전히 매혹적이다. 진지한 과학적 탐구이면서도, 조 로먼이 경험한 수많은 일화로 가득하다. 이 책 덕분에 나는 지구를 더 잘 이해하고, 지키려는 마음을 다시 불러일으켰다. - 셸비 반 펠트 (『아쿠아리움이 문을 닫으면』 저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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