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검색을 사용해 보세요
검색창 이전화면 이전화면
최근 검색어
인기 검색어

소득공제 EPUB
eBook 가시내
EPUB
최정수
열린책들 2014.10.20.
원서
Cleves
가격
10,000
10,000
YES포인트?
500원 (5%)
5만원 이상 구매 시 2천원 추가 적립
결제혜택
카드/간편결제 혜택을 확인하세요

소개

목차

시작하다
사랑하다
다시 시작하다
옮긴이의 말: 한 소녀의 비밀스럽고 충격적인 일기장

저자 소개 1

연세대학교 불어불문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 『오 자히르』 『마크툽』, 기 드 모파상의 『오를라』 『기 드 모파상-비곗덩어리 외 62편』, 프랑수아즈 사강의 『한 달 후, 일 년 후』 『어떤 미소』 『신기한 구름』 『잃어버린 옆모습』, 아니 에르노의 『단순한 열정』, 아모스 오즈의 『시골 생활 풍경』, 이 외에 『찰스 다윈-진화를 말하다』 『르 코르뷔지에의 동방여행』 『우리 기억 속의 색』 『딜레마-어느 유쾌한 도덕철학 실험 보고서』 『조지 오웰』 『미술관에 가기 전에』 『역광의 여인, 비비안 마이어』 『노 시그널』 등
연세대학교 불어불문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 『오 자히르』 『마크툽』, 기 드 모파상의 『오를라』 『기 드 모파상-비곗덩어리 외 62편』, 프랑수아즈 사강의 『한 달 후, 일 년 후』 『어떤 미소』 『신기한 구름』 『잃어버린 옆모습』, 아니 에르노의 『단순한 열정』, 아모스 오즈의 『시골 생활 풍경』, 이 외에 『찰스 다윈-진화를 말하다』 『르 코르뷔지에의 동방여행』 『우리 기억 속의 색』 『딜레마-어느 유쾌한 도덕철학 실험 보고서』 『조지 오웰』 『미술관에 가기 전에』 『역광의 여인, 비비안 마이어』 『노 시그널』 등 많은 책을 우리말로 옮겼다.

최정수의 다른 상품

저자 : 마리 다리외세크 Marie Darrieussecq
프랑스 현대 문단의 가장 논쟁적인 작가, 마리 다리외세크. 그녀는 1969년 바스크 지방 바욘의 농가에서 태어났다. 프랑스 최고 학부인 파리 고등사범학교 졸업 후, 파리3대학, 파리7대학에서 문학을 공부하며 전위 작가 조르주 페렉을 연구했다. 릴 대학에서 문학을 가르치다 그만두고 집필 활동에 전념하기 위해 파리에 정착했으며, 현재는 정신분석가로도 활동 중이다. 1989년 「르 몽드」지의 〈젊은 작가상〉을 수상했지만, 스스로를 〈수준 미달〉이라고 생각해 그로부터 7년 뒤인 1996년 문제작 『암퇘지』로 데뷔했다. 6주 만에 쓴 이 소설은 소재의 독창성, 작품에 담긴 간과할 수 없는 정치적 함의 때문에 프랑스 사회에 충격을 던져 주었고, 다리외세크는 출간 즉시 우파의 표적이 되어 죽음의 위협을 받고 정체불명의 털이 담긴 협박 편지를 받는 등 수난을 겪었다. 후에 그녀는 이때를 가리켜 〈개가 짖어도 카라반은 신경 쓰지 않는다〉라고 일축했다. 다리외세크를 단숨에 〈화제의 작가〉로 만든 이 작품은 프랑스에서만 55만 부 이상 팔리고, 34개국 이상에서 번역되었다. 2013년에는 그해 발표한 『남자를 사랑해야 한다Il faut beaucoup aimer les hommes』로 〈메디치상〉을 수상해, 차세대 프랑스 문단을 이끌어 갈 작가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다리외세크의 다른 작품으로는 『유령들의 탄생』(1998), 『뱃멀미Le Mal de mer』(1999), 『살아 있는 자들 사이의 짧은 체류Bref sejour chez les vivants』(2001), 『화이트White』(2003), 『톰은 죽었다Tom est mort』(2007) 등이 있다.

관련 분류

카테고리 분류

품목정보

발행일
2014년 10월 20일
이용안내
  •  배송 없이 구매 후 바로 읽기
  •  이용기간 제한없음
  •   TTS 가능 ?
  •  저작권 보호를 위해 인쇄 기능 제공 안함
지원기기
크레마,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폰,안드로이드패드,전자책단말기(저사양 기기 사용 불가),PC(Mac)
파일/용량
EPUB(DRM) | 17.57MB ?
글자 수/ 페이지 수
약 14.2만자, 약 4.6만 단어, A4 약 89쪽 ?
ISBN13
9788932963181
KC인증

책 속으로

햇빛이 백미러에서 백미러로 미끄러진다. 풍경, 길, 하늘, 피레네 산맥이 로즈 어머니의 이마를 비추고, 그 이마, 그 눈이 되고, 그런 다음에는 그것들을 그늘 속에 남겨 두면서 커브 길과 함께 천천히 선회한다. 그러는 동안 그녀의 넓적다리와 콘솔박스 그리고 앞 유리창이 환해지고, 다른 얼굴들에 반사된다. 가장 어린 두 아이는 좌석에 몸을 깊숙이 묻고 잠들어 있고, 로즈는 공상에 잠겨 있고, 식스틴은 너무 더워서 짜증 난 표정이고, 로즈 어머니는 갑작스러운 어떤 생각에 매우 기뻐하고, 비오츠 씨는 입술을 움직여 노래를 부른다. 그리고 한가운데에 앉은 누군가가, 놀라서 주의 깊게 살펴보는 표정을 한, 어깨가 가녀리고, 파란 수영복 아래 조그만 젖가슴을 가진 어느 계집애가, 그 계집애의 어리고 포동포동하고 빨간 얼굴이 백미러 속에서 자동차 안의 여러 얼굴들 중 여자 여섯과 비오츠 씨가 아닌 누군가를 찾고 있다. 서부의 가득한 햇살이 그 영상을 산산조각 낼 때까지, 그리고 그 영상이 파란 수영복, 조그만 젖가슴, 솔랑주 그녀의 얼굴, 그녀, 솔랑주를 포함할 때까지. 백미러 속에 있는 사람은 솔랑주라고 불리는 〈나〉이다. 그리고 나는 해변에서 열 살의 내 육체 속으로 돌아오고 있다. 피레네 산맥 밑에서 미래를 기다리는 나에게로.---p.81

「어처구니가 없구나. 판단력을 좀 더 날카롭게 벼려라. 내가 정말 너에게 섹스를 금지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 그런 속임수를 믿는 사람은 네 엄마뿐이야. 사람들은 모두 섹스를 해. 나도 섹스하고, 너도 섹스하고, 우리 모두 섹스하지. 무슨 말인지 이해돼?」 그가 호주머니에서 네모난 상자 하나를 꺼낸다. 상자 속으로 동그란 것이 하나 보인다. (……) 「이걸 바나나에 끼우면서 연습해라. 그리고 그 녀석에게 꼭 끼워야 한다고 강요해. 내 말 알아듣겠어? 죽는 건 금지다. 알아들었어?」---pp.110~111

그녀는 어릴 때 외웠던 기도문을 떠올린다. 〈은총이 가득하신 마리아여, 기뻐하소서. 주님께서 당신과 함께 계시니 당신은 모든 여자들 중에 복되시며 태중의 아들 예수님 또한 복되시나이다. 천주의 어머니 성모 마리아여, 아르노가 저에게 전화하게 해주소서. 부탁드립니다, 성모 마리아여. 그렇게만 되면 당신께서 바라시는 것은 뭐든지 하겠나이다. 아멘.〉 23 57 01. 그녀는 전화번호를 누른 뒤 신호가 한 번 가게 한다. 그리고 수화기를 내려놓는다. 그 전화번호는 존재한다.---pp.173~174

예선 뒤에서 그녀는 기묘한 열기를 느끼며 슈트를 벗는다. 녹물이 올라왔나? 팬티에 피가 가득하다. 젖은 피. 이런, 꼭 그녀에게만 이런 일이 일어난다. 그녀는 〈모레〉 약속이 있고, 그게 오면 적어도 닷새 동안은 계속되는데. 마지막으로 하고 벌써 28일이 지났나? 달력이 생리 주기를, 여자들의 생리 주기를 기반으로 한다면, 예측을 하기가 쉬울 것이다. 모든 질서를 어그러뜨리는, 한 달이 30일이나 31일로 이루어진 황제력 따위는 무력하기 짝이 없다. 28일씩 13번이면 364일이 된다. 추가로 하루가 더 필요하니 2월을 29일로 하는 요령을 부리면 된다. 그에게 몸이 불편하니 만나지 못한다고 말할 수는 없다. 그러니 우리는 만날 수 있을 것이다. 그에게 이렇게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모레는 내가 안 돼.〉 신비로워 보이게, 바빠 보이게. 〈아마도 다음 주엔 괜찮을 거야. 내가 시간이 되면.〉---p.183

땀 냄새가 날 것 같다. 햇볕 아래 서 있는 동안 생리대가 차츰 젖어 간다. 그것도 냄새를 풍길 것이다. 얼마나 끈적거리는지. 이것에서 벗어나려면 몇 년을 기다려야 할까. 적어도 삼십 년. 아니면 사십 년. (……) 차라리 잘됐다. 쳇. 이번에는 그걸 하지 말자. 나탈리의 말에 따르면, 처음에 만나서 바로 자면 안 될 뿐만 아니라, 두 번째, 세 번째 만났을 때도 안 된다. 네 번째부터는 오케이다. 남자애가 충분한 대가를 치러야 하는 것이다. 존중받게끔 행동해야 한다.---pp.199~200

그녀는 몸을 비트는 척하면서 생리대를 감추는 데 성공한다. 그러자 오해 비슷한 것이 생긴다. 그가 그녀의 목덜미에 키스하고, 치마를 들어 올리고는 팬티 위에 좆을 대고 문지른다. 그것이 흐른다. 빌어먹을, 피가 흐른다. 〈아무런 조치〉도 취할 수 없고, 그는 이미 그녀의 팬티 안에 손을 넣은 상태다. 「너 벌써 한 번 날 속여 먹었잖아. 어쨌든 앞으로 그걸 하고 싶으면 처음 한 번은 해야만 해.」 맞는 말이지만, 그건 아니다. 아무리 그가 믿지 않는다 해도 그녀가 그걸 한 번도 해보지 않은 건 사실이 아니다. 그저 그녀는 (주목, 그녀가 말할 차례다, 심각하고 고통스러운 듯이) 이렇게 말한다. 나 몸이 불편해. 「어디가 불편한데? 여자로서 그렇다는 거야?」 그가 뭐에 물리기라도 한 것처럼 손을 휙 빼낸다. 그는 물린 손을 물끄러미 보다가, 화장실 으로 가서 문고리를 연다. 화장실에서 물 흐르는 소리가 들린다.---pp.207~208

그래서 그녀는 그의 커다란 머리를 자기 다리 사이에 갖다 붙이고 코를, 이마를, 입을, 아무튼 튀어나온 것은 있는 대로 다 비빈다. 그가 그녀가 원하는 곳으로 가도록, 마침내 거기에 혀를 조금 들이밀도록 몸을 비튼다. 하지만 그는 그러기를 원치 않고, 그녀는 미친 여자처럼 몸을 꿈틀댄다. 그는 표면에만 머무른다. 축축한 조심스러움, 소리 지르고 싶어지는 태도다. 「나 미칠 것 같아.」 비오츠가 일어난다(미칠 것 같은 사람은 그녀인데). 「나 미칠 것 같아.」 그가 거의 애원하는 투로, 마치 구명보트에 구조를 요청하는 것처럼 되풀이해 말한다.

---p.270

줄거리

프랑스 바스크 지방의 시골 마을 클레브. 솔랑주는 이 지루한 곳에서 사춘기를 지나는 중이다. 솔랑주 주변에는 정상적인 어른이 거의 없다. 밖으로 나돌며 바람을 피우는 아버지, 우울증에 빠진 비관적인 어머니, 〈보모〉처럼 자신을 돌봐 주는 비오츠 씨는 어른도 아이도 아닌 모습으로 소외된 삶을 산다. 친구 로즈네 집에서는 늘 좋은 향기가 나고, 로즈의 부모님은 너무도 완벽한 어른의 모습이다. 솔랑주에게 로즈네 가족은 다른 세계의 사람들 같다.
이 작은 마을에서, 솔랑주와 그 친구들의 관심사는 오로지 섹스다. 누가 경험을 했는지, 누가 더 많이 알고 있는지를 열심히 겨룬다. 솔랑주는 〈남자와 데이트하기〉(다시 말해 남자와 자기)라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열을 올린다. 입술이 갈라 터진 해변의 서퍼, 늑대 티셔츠를 입고 나이트클럽에서 총각파티 중인 남자, 영국에서 온 로즈의 펜팔 친구 테리, 파티에서 우연히 만난 〈뭘 좀 아는 것 같은〉 아르노. 솔랑주는 누구와 하는 게 좋을지 고민이다.

출판사 리뷰

팬티 속에 펜을 넣은 소설. 다리외세크는 여자들이
머릿속 한구석에 감춰 두는 이야기를 과감하게 끄집어낸다. - 렉스프레스

생경하지만, 묘하게 친숙하다.
손톱만큼의 태도 부리지 않는 감동적인 소설. - 리베라시옹

어린 시절로부터 막 빠져나온 거추장스러운 육체들을,
다리외세크는 정확하고 도발적인 방식으로 묘사한다. - 텔레라마

사춘기의 순진함, 겉멋, 넘치는 혈기 그리고 천박함.
문학에서 다룰 가치가 있는 이 주제를 다리외세크가 떠맡았다.
입체감으로 가득한 소설. - 르 피가로

40대인 다리외세크는 자신의 어린 시절로 돌아가
여자들의 잔인하고 냉혹한 사춘기를 완벽하게 재현해 냈다.
아주 노골적이고, 흥미로운 방식으로. - 르 몽드

세상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소수의 작가들이 있다.
다리외세크는 그중 하나다. - 더 타임스

다른 작가들이 다룰 수 없거나,
다루고 싶지 않은 삶의 부분을 비추다. - 인디펜던트


누가 소녀를 아름답다 했던가!
소녀의 모든 것이 뒤흔들리는 격동의 시기, 〈사춘기〉
그 냉혹한 시절에 대한 육성 보고서

이 작품을 쓰게 된 계기에 대해 다리외세크는 〈오래전부터 청소년기에 대한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 내가 십대 시절 일기처럼 녹음했던 카세트테이프를 듣고, 잊고 있던 그 복잡한 시절이 다시 떠올랐다〉고 말했다. 거기에 라파예트 부인의 『클레브 공작 부인』을 개작하겠다는 작가 자신의 오랜 소망이 더해졌다. 소설은 총 3부로 구성되었다. 1부 〈시작하다〉에서는 주인공 소녀가 초경을 경험하는 시절을, 2부 〈사랑하다〉에서는 여러 남자들과의 어설픈 만남 그리고 첫 경험(항문 성교), 3부 〈다시 시작하다〉에서는 좀 더 성장한 소녀의 복잡해진 내면과 성인 남자 비오츠 씨와의 관계 등을 다룬다.
『가시내』는 1970~80년대 프랑스를 배경으로, 가상의 소도시 클레브에 사는 솔랑주라는 소녀의 삶 중, 생리를 시작하는 때부터 고등학교에 입학하기 전까지를 조명한다. 솔랑주의 부모는 파경 직전이고, 부모 대신 돌봐주는 〈보모〉 비오츠 씨는 사회에 잘 융화되지 못하는 인물이다. 혼란스러운 시기를 지나는 솔랑주 곁에는 의지할 만한 어른이 아무도 없다. 솔랑주는 넘쳐 나는 호기심과, 의혹들을 잡지와 친구들과의 수다에 의존해 해결해 나간다. 작가는 솔랑주의 내면으로 들어가 어디로 튈지 예측할 수 없는 사춘기 소녀의 사고(思考)를 독자들에게 날것 그대로 전달한다. 솔랑주와 그 친구들, 작품 속 청소년들의 무신경함, 읽기 곤혹스러울 정도의 겉멋을 부려 대는 대사들은 너무도 사실적이어서 거북할 정도다. 마치 육성 녹음 파일을 듣는 것처럼 다듬어지지 않은 생생한 문장들은 다소 낯설게 다가오지만, 어느새 독자 내면으로 파고들어 독자 자신도 솔랑주가 된다.


소녀의 일기장을 훔쳐보는 듯 낯설지만 생동감 넘치는 문장들
어설프고 종잡을 수 없는 시절을 놀랍도록 섬세하고 치밀하게 재현했다

프랑스 문단과 언론의 우려처럼, 다리외세크가 『가시내』를 통해 그려 낸 〈사춘기〉가 어딘지 불편한 것은 확실하다. 어디에 마음을 붙여야 할지 알 수 없던 불안함, 갑작스러운 육체의 변화에서 오던 당혹감, 모든 것이 어색하고 서툴기 그지없던 시절의 일면들은 〈노스탤지어〉를 불러일으키는 동시에, 그 적나라함이 부담스럽다. 특히 논쟁거리가 되었던 성행위 장면들은 충격적이다. 십대들의 원초적이고 투박한 성교는 어린아이가 잠자리의 날개를 무참히 뜯어내는 것처럼 순진한 파괴력을 지녔다.
흔히 〈2차 성징이 시작된다〉는 말로 일축되는 사춘기의 육체적 변화, 자기 몸이 변하는 속도를 따라잡지 못해 동요하는 미성숙한 내면이 여러 에피소드를 통해 입체적으로 드러난다. 주인공 솔랑주는 육체적 변화로 인해 삶이 통째로 뒤흔들린다. 작품 초반, 마을 축제에서 범퍼카를 타고 돌아와 생리가 시작됐음을 알게 된 솔랑주는 범퍼카가 〈배 속의 뭔가〉를 망가뜨렸다고 생각한다. 첫 생리가 끝난 뒤 바다로 놀러간 솔랑주는 〈드디어 정상으로 돌아왔다〉고 안심한다. 몇 년 후, 솔랑주와 그 친구들은 경쟁적으로 성경험 얘기를 늘어놓고 솔랑주의 지상 과제는 〈남자와 데이트하기〉가 된다. 결국 생리 중 첫 경험을 하게 된 솔랑주는 〈분위기를 망치지 않기 위해〉 생리대를 떼어내 감춰 두고 화장실 세면대에서 급하게 물로 씻은 뒤 관계를 치른다. 관계가 끝나고 헐떡이는 남자아이 옆에서 몰래 생리대를 다시 팬티에 붙이고는 〈체면치레로〉 숨을 가쁘게 쉬는 솔랑주의 모습에 연민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한편, 소련의 미사일 침공 소식을 들은 주인공이 인류 멸망을 상상하며 인류를 〈호박 속에 박힌 아주 작은 꿀벌〉 같은 존재라고 칭하는 장면, 서커스를 위해 마을에 온 동물들을 보고 〈고향을 향해 멀리 돌아간다는 거짓 약속으로 또 다시 실망하는 순간〉이라고 독백하는 장면, 파티를 즐기던 주인공이 남자아이와 은밀한 곳으로 향하던 중 계단참의 스테인드글라스를 보는 장면의 묘사 등은 너무도 현실적인 소설 속 상황과 대비돼 더욱 아름답게 느껴지고, 사춘기 소녀의 생각이라는 것이 얼마나 예측 불가능한 것인지 느끼게 한다. 처음 몇 장은 낯설게 느껴지지만, 읽다 보면 어느새 이 어린 소녀의 내면으로 깊이 빨려 들어가 신 나는 롤러코스터를 타게 된다.


프랑스어로 할 수 있는 모든 언어적 재미, 그 사이에 숨은 아름다운 묘사
까다롭고 세밀한 번역으로 원서의 묘미를 생생하게 전하다

데뷔작 『암퇘지』에서부터 시작된 다리외세크의 문학적 실험은 이번 작품에서 더욱 강렬해졌다. 프랑스어의 다의성(多義性), 어휘 간의 상호 작용, 관용적 표현, 말장난, 문화적 노스탤지어를 망라한다. 다의성을 띤 한 단어를 각기 다른 뜻으로 사용하는 데서 오는 혼란과 재미, 동음이의어를 가지고 하는 유치한 말장난, 비슷한 발음으로 운율을 맞춘 문장의 묘미 같은 것은 타 언어권에서 번역하기가 무척 까다롭다. 한국어판에서는 가능한 한 원서의 이런 묘미들을 그대로 전달하고자 했다. 한편 작품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든 7080세대 요소, 워크맨, 레코드판, 보이 조지, 롤링 스톤즈, 섹스피스톨즈 등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요소들은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주목해야 할 프랑스 현대 작가 ― 마리 다리외세크
문학성과 실험성을 두루 갖추었다

마리 다리외세크는 1996년 발표한 데뷔작 『암퇘지』가 당시 프랑스 사회를 발칵 뒤집어 놓으면서 단숨에 〈화제의 작가〉가 됐다. 『암퇘지』는 작품에 담긴 독창성과, 간과할 수 없는 정치적 함의로 인해 출간 즉시 프랑스 우파의 표적이 되었다. 한 여자가 암퇘지로 변해 가는 과정과 프랑스 사회의 실업 문제, 정치적 무질서로 인한 혼란스러운 사회 상황이 환상적으로 교차되었던 이 소설은 현재까지 프랑스에서 55만 부 이상 판매되면서 스테디셀러로 자리를 잡았다. 다리외세크는 암퇘지』의 성공 이후 문학 교수직을 그만두고 파리에 정착해 작품 활동에 전념하면서 우리 삶의 그늘진 부분들을 주로 탐구해 왔다. 2013년에는 『남자를 사랑해야 한다Il faut beaucoup aimer les hommes(가제)』(열린책들, 발간 예정)로 그해 메디치상을 수상하면서 차세대 프랑스 문단을 이끌어 갈 작가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했다.

리뷰/한줄평58

리뷰

7.4 리뷰 총점

한줄평

10.0 한줄평 총점

클린봇이 부적절한 글을 감지 중입니다.

설정

채널예스 기사1

  • 프랑스의 문제적 소설가 마리 다리외세크 방한
    프랑스의 문제적 소설가 마리 다리외세크 방한
    2014.11.03.
    기사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