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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 6
옮긴이의 말 ..8 등장인물 .. 11 |
Shiro Maeda,まえだ しろう,前田 司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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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용산역 개찰구 앞.
동화, 안양이 서 있다. 두 사람 모두 78세다. 약간 헐렁한 바지와 재킷 차림에 스카프를 두르고 운동화를 신었다. 작은 배낭과 허리 가방을 메고 있는 모습도 둘이 꼭 닮았다. --- p.13 종삼 계단 아래에서 만나기로 했다고. 동화 계단, 어디? 종삼 그래, 계단, 저기 아래. 동화 왜? 그냥 다 같이 여기서 만나면 되잖아. 종삼 아니, 알면서 그래, 모란 언니 다리. 동화 그래도 이중으로 약속을 한 거잖아. 어차피 올라와야 되는데. --- p.17 종삼 어차피 저세상 가면 다 만나. 안양 저세상이 정말 있을까? 종삼 있겠지. 아무것도 없는 게 말이 돼? 여태 살면서 그런 거 본 적 있어? 분명히 있어. 안양 있을까? 종삼 있지, 그럼. 우리 다시 만나서 넷이서 또 바다 보러 가자. --- p.61 모란 이거 우리 마지막 여행이잖아. 넷이서 하는 마지막 여행이잖아. 동화 무슨 소리야? 또 여행 가야지, 넷이서. 모란 난 못 가. 이번이 마지막이야. 동화 그런 말 하지 마, 응? 정말로 미안해. 내가 요즘 자꾸 짜증이 나서 그래. 알면서도 잘 안 고쳐져. 종삼 그래, 또 같이 여행 가자. 이제 다신 안 싸울게. --- p.87 모란 내일, 바다 들렀다 가도 돼? 종삼 응? 모란 내일, 바다 보고 싶어. 바다, 금방이지? 안양 한참 내려가야 되는데. 모란 그래? 하긴 우리가 많이 올라왔구나. 동화 자, 그만 자자. --- p.92 안양 응, 그럼 갈게. 동화야, 우리 또 만나자. 동화 그래, 또 보자. 안양 응, 또 보자. 동화 응, 조심해서 가. 안양 그래, 잘 있어. 동화 응, 잘 가. 안양 안녕. --- p.9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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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작별 인사
〈응, 잘 가〉는 해가 막 떨어지고 빛이 조금 남아 있을 때를 삶과 비유하며 남은 인생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그래서 좋다고, 한 번이면 충분하다고 말한다. 작가는 삶의 끝자락에 서 있는 네 명의 할머니들을 시종일관 낙천적이고 유쾌하게 그려내면서 어쩌면 행복은 너무 가까이에 있어 놓치기 쉽지만 지금, 바로 곁에 있는 소중한 이와 주저하지 말고 행복하라고 전하고 있다. 이 책은 2019년과 2023년 세 차례 무대에 오른 연극 대본을 바탕으로 정리한 것이다. 원작의 전체적인 구조와 시간, 에피소드, 캐릭터는 최대한 그대로 살리면서도, 도쿄 시나가와역에서 출발해 아타미로 떠나는 배경을, 용산역과 철쭉이 만개하는 안면도로 바꾸고, 대사는 크게 의미가 달라지지 않는 범위 안에서 우리 할머니들이 자주 쓰는 말투나 어휘들을 골랐다. 이 대본을 번역하고 번안한 이홍이는 일본의 이야기를 한국의 이야기로 옮기는 작업을 통해 이 이야기가 마치 “내 이야기, 내 가족의 이야기”로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기를 바랐다고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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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사는 성북동을 지나다 보면 삼삼오오 앉아계시는
할머니들을 보곤 합니다. 누구를 기다리지도 특별히 무언가를 하지도 않은 채 가만히 앉아 계십니다. 그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돌아가신 할머니가 생각납니다. 더이상 이곳에 계시지 않지만 괜스레 죄송한 마음이 듭니다. 언젠가 저희 어머니도 시간이 흘러 저렇게 동네 한켠에 앉아 계실 거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애잔합니다. ‘자주 찾아뵈어야지’ ‘잘해야지’ 하지만, 그것도 잠시입니다. 언제부터 다 컸다고 부모님의 말씀이 잔소리로 들리고, 먹고살기에만 급급했던 시간들을 돌아보며 연극 「응, 잘 가」를 준비했습니다. 저에게 이 작품은 어머니에게 보내는 ‘연가’같은 작품입니다. 독자분들이 제가 연극을 만들면서 느꼈던 감정을 희곡을 통해 느낄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겠습니다. 여러분들의 가슴속에 오래오래 기억되길 바랍니다. 이 책을 읽는 모든 분들의 안녕과 행복을 기원합니다. - 김현회 (연출가, 「응, 잘 가」 한국 공연 연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