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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뱀과 옛 풍경화 9 뱀과 고향 11 땅꾼 아저씨 12 뱀과 처녀 선생님 13 뱀과 줄다리기 15 뱀과 제비집 17 뱀과 돼지우리 18 뱀과의 약속 20 뱀과 검정 고무신 22 뱀과 페결핵 약 24 2부 대밭 속의 뱀 29 뱀과 독수리 31 뱀과 두꺼비 32 뱀술 34 뱀과 어린 시인들 36 코리아 코브라 37 아나콘다 38 땅꾼 아가씨 39 왕뱀의 울음소리 41 새같이 나는 블랙 맘바 빛 뱀 42 3부 뱀과 들쥐 47 살모사 49 뱀과 작문 시간 51 뱀과 정치망 52 뱀과 술안주 54 뱀탕 56 슬픈 뱀 58 뱀 알 꽃다발 60 집 지킴이 뱀 62 뱀과 산딸기 63 4부 뱀과 하늘의 용사 67 뱀 없는 수우도 68 뱀탕과 새신랑 69 신비의 검은 뱀 71 뱀과 닭 73 뱀과 파도 75 뱀과 소 77 백사 78 두 동강난 뱀 80 까치 독사 82 5부 시 한 편 85 코로나가 완치되는 시 한 편 87 어떤 병원 88 아이는 시인이다 90 악마의 음성 91 사랑이란 언어 92 나의 18번 시 94 단어 놀이 96 지구의 일기장 98 자화상 99 파도 꽃 101 6부 세월 105 소도시 107 외로움 108 초가삼간 109 바람 속의 놀이 110 사랑과 분노 111 위선 속의 바다 112 밤이슬 맞으며 피어난 하이얀 박꽃 114 꿈의 무게 115 새장가 116 장엄한 죽음 118 7부 밥 한 끼 121 또 하나의 계절 122 택배 일 123 지역 축제 선거일 124 하나된 삶 126 승천 128 방명록 129 침묵 너머 130 사랑총 131 가을 박물관 132 벌들이 사라지면 133 축하의 시 | 허영자 137 시인의 말 13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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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떠나면
다랭이 논마다 잡풀이 우거진다 개구리도 뒤따라 떠나갔다 알곡 하나 없는 들녘 득실거리던 쥐들도 고향 들녘을 떠나갔다 (중략) 고향 마을을 지키려 떠나지 못한 검은 먹대명이 한 마리 외로움에 장대같이 삐쩍 마른 채 바위 속 웅크려 저 홀로 남아 있다 --- 「뱀과 고향」 중에서 짚신을 신고 다니는 마당 염소는 깔끔하게 풀 뜯어 먹었다 닭들도 마당을 쏘다니며 긴 울음으로 정오를 알리다가 돌 틈의 푸른 이끼보다 많았던 지네들 쪼아먹었다 돼지도 풀어 놓고 키웠다 마당을 질러가는 꽃뱀 먹대명이도 꿀꿀거리며 배 불룩하게 잡아먹었다 짐승들은 서로 다툼이 없었다 (중략) 옛 풍경화는 늘 나를 새롭게 한다 --- 「뱀과 옛 풍경화」 중에서 벌들이 사라지면 꽃피지 않는 세상이 되리 산바람에 꽃향기도 실려오지 않고 사랑도 우려나지 않으리 해마다 비 내리고 햇살 눈부셔도 꽃은 피어나지 않으리 봄이 와도 꽃피우는 기다림도 없고 새들도 노래하지 않으리 폭력이 폭력을 낳고 낳는 세상으로 자연은 고요와 침묵 속에 황야가 되리 --- 「벌들이 사라지면」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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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
나의 시는 그리움과 외로움의 몫이고, 나의 시 쓰기는 내 몸을 공중으로 들어 올리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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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을 꽃을 쫓아 전국을 떠돌며 쓴 『양봉 일지』 시집으로 천상병 시문학상을 수상했던 이종만 시인이 을사년 뱀의 해를 맞아 새 시집 『뱀타령』을 출간한다. 시인은 뱀이 많아 이름도 사량도蛇良島인 고향의 추억을 뱀과 함께 엮어 아련하고 그윽하게 노래한다. 사람이 떠나자 먹대명이도 울음소리로 모든 뱀들을 불러모아 연찬을 베풀던 왕뱀도 떠나 지금은 황량한 고향이 아쉽고 쓸쓸하지만 「뱀과 옛 풍경화」의 추억이 시인의 오늘을 늘 새롭게 한다면서. 또 양봉옹답게 「벌들이 사라지면」 꽃피지 않고 새도 노래하지 않는 세상이 되리라며 환경 파괴 인류를 경고한다. - 윤한룡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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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봉일지養蜂日誌 쓰는 시인
통영 앞바다 꽃잎처럼 떠있는 아름다운 섬들 그중에도 사량도蛇良島 뱀 모양 닮았다고 뱀이 많이 사는 섬이라고 사량도라 이름한 섬 그 섬에 눈빛 맑은 한 소년이 살았네 넓고 넓은 바다는 그의 놀이마당 또한 삶의 터전 우러러 푸른 하늘은 그의 꿈의 터전 간단없는 파도의 율동은 그의 몸속 운율을 깨웠고 흐르는 구름은 그의 마음속 시혼을 깨웠네 시인 이종만李宗萬 양봉일지 쓰는 시인 꿀벌처럼 부지런한 사람 꿀벌처럼 성실한 사람 꿀벌처럼 봉사하는 사람 처음과 나중이 다름없는 사람 꿀벌이 꿀을 따오듯이 꽃가루를 물어오듯이 삶의 마디 마디에 정성을 다하는 꿀벌시인 소박하고도 순수한 사람 혼탁한 세상 한 고샅에 숨어서 핀 가만한 꽃 향기를 모으고 꿀을 모으고 시를 모으는 양봉일지 쓰는 시인 이종만. - 허영자 (시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