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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을, 마음을, 시간을 움직이게 하는 단초
시작점이 차곡차곡 채운 무지갯빛 날들 시작점, 무언가 시작이 일어나는 작은 시점입니다. 책의 시작에 놓인 시작점은 문고리입니다. 문고리가 있어서 문이 열리지요. 그다음 점은 식물을 피워 내는 씨앗, 그다음 점은 시곗바늘을 하나하나 모아 고정하는 부품이 됩니다. 그림마다 숨어 있는 작고 까만 점은 언제나 이야기의 중심에 있습니다. 이 점이 있기에 안정감이 들고, 때론 긴장감이 돌고, 때론 쾌감도 일어납니다. 시간을 되돌리고 싶은 망설임의 순간, 마음을 조금만 기울이면 원만해질 수 있는 순간, 지향점을 향해 몸을 날리는 순간. 모두 작고 큰 변화를 감지하는 순간들입니다. 이렇게 간단히 놓인 점 하나가 상상과 사유를 건드리면서 짧고 깊은 서사가 채워집니다. 마지막 페이지에 다다르자 다시 처음의 문이 나옵니다. 이미 문고리가 돌아가서 살짝 열려 있는 상태이지요. 시작의 역할을 마친 점들의 이야기는 ‘시작’이 지닌 끝없는 가능성처럼 매번 새롭게 움직일 것입니다. 언제나 있었고 어디에나 있는 점 평범한 생활에 반짝임을 더하는 ‘작은 발견’ 이 그림책은 독자의 경험을 움직이게도 합니다. 작가는 작은 점이 출발이 되는 찰나를 골똘히 탐색하여 나타나는 심상을 조각조각 모았습니다. 독자는 호기심을 일으키는 그림 조각에서 시작점이 될 점을 예리하게 읽어 내고, 단 한 줄의 글에서 복합적인 공감을 얻게 됩니다. 한 장면 한 장면 이입하다 보면 나의 이야기도 떠오릅니다. 시간이 지나서 흐릿하거나 아예 눈여겨보지 못했던 어떤 시작점들, 그것들을 찾아내는 감각이 깨어납니다. 이 작품은, 그런 감각을 깨우는 일이 삶을 이따금씩 풍요롭게 할 거라는, 기분 좋은 전환점을 독자의 맘에 톡 남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