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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단한 몸을 기대어 녹일 수 있는 곳
따스한 집으로 가는 길 『겨울빛』은 한 가족이 집으로 향하는 이야기이다. 엄마는 일을 끝내고 먹을거리와 아이의 선물을 사서 자전거를 타고 달린다. 아빠는 사무실에서 홀로 남아 야근하다가 버스를 타고 퇴근한다. 아이는 놀이터에서 눈을 갖고 신나게 놀다가 집으로 돌아온다. 눈이 묻은 신발 세 켤레의 이미지, 작가는 한 컷의 그림으로 가족과 집의 온기를 드러낸다. 또한 평범한 일상에서 계절감을 흠뻑 느낄 수 있는 순간을 발견하며 다채로운 빛을 표현한다. 눈이 녹아 번지는 빛, 달리는 차창에 흔들리는 빛, 거리에 새어 나오는 빛, 집 안을 감싸는 빛. 도시의 화려한 빛과 집의 부드러운 빛을 대비하여 집으로 돌아가는 가족의 모습을 그린다. 추위로 잔뜩 긴장했을 몸과 마음이 편히 쉴 수 있는 집. 집은 가족과 저녁이 있는 휴식의 공간이면서 하루의 마침표 같은 곳이다. 하루 동안 지냈던 각자의 일상을 이야기로 나누는 따뜻한 풍경들이 펼쳐진다. 고요하고 평화로운 겨울밤 잘 자라고 다정하게 속삭이는 빛 그림책에서 눈발은 변한다. 점점 굵어져서 흩날리다가 함박눈이 되었다가 작은 눈송이가 되어 세상에 내린다. 눈이 내릴수록 세상의 볼륨이 점차 낮아진다. 빛의 수집가인 작가는 겨울을 가만히 들여다본다. 눈길에 남은 발자국에서 어딘가를 향해 걸어가는 무수한 사람들을 상상하는가 하면 정체된 거리에서 자동차 와이퍼 너머 시간이 느릿느릿 흐르는 순간을 포착한다. 우산에 잠시 닿는 눈송이 소리에도 귀를 기울이며 겨울의 시간을 때로는 빠르게 때로는 느리게 흘러가도록 연출한다. 겨울이라는 이름의 시집을 천천히 아껴 읽자고 말하듯이 이 계절을 풍부하게 음미해 보자고 권한다. 눈이 내려서 유난히 조용한 밤. 눈이 세상을 하얀 이불처럼 덮어 준 덕분일까. 나무들마저 깊이 잠든 평화로운 밤에 아이가 잠자리에 든다. 까만 밤, 하얀 눈에 노란 빛이 섞이고 아이가 선물로 받은 스노우볼에서 눈이 내린다. 눈과 빛이 모여 아이의 얼굴을 다정하게 비추는 시간. 빛은 토닥토닥 속삭이며 아이의 얼굴 위로 고요히 스쳐 간다. 꿈결 같은 겨울밤이 지나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