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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참새의 하루
귀여운 도둑 … 16 기차, 그리고 첫사랑 … 19 다시 태어난다면 … 22 참새의 하루 … 25 계절의 바뀜은 우리 집 우물물에서부터 시작된다 … 29 명절 … 32 벌과 나누다 … 36 동안거 … 39 때론 눈물도 필요하더이다 … 43 뻘고동의 여행일기 … 47 원룸살이 … 50 2. 달의 인생 나 어릴 적엔 … 54 달라진 풍경 … 59 대나무 발걸이 … 62 물의 연가 … 65 동짓날 … 69 살아야지 … 72 시댁과 친정 … 77 종기 … 81 가을 … 83 추억 소환 … 86 치유 여행 … 90 3. 나무도 귀가 있다 껍딱 … 96 비 내리는 고모령 … 100 신발 한 짝 … 102 고구마 빼깽이 … 106 나무도 귀가 있다 … 109 외로운 아이 … 113 난봉산 … 116 솎아내는 농부 … 123 착한 아들 나쁜 아들 … 127 미션 … 130 체면 … 136 4. 홀로서기 내 집 짓기 1 … 142 내 집 짓기 2 … 145 내 집 짓기 3 … 148 안면도 가는 길 … 152 내가 시한부 인생을 산다면 … 156 올림픽을 보면서 … 160 홀로서기 … 163 꽃 진 자리 … 167 슬픈 추억 … 170 인생은 축제하듯 살자 … 173 나는 그렇게 살았다 … 177 서평 / 강병욱(월간 『수필문학』 발행인) … 19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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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창문 너머로 보이는 풍경은 한 폭의 수채화처럼 물을 머금은 오후다. 멍하니 그림 감상을 하고 있는데 무언가가 휙 지나간다. 잠시의 정적을 깬 까치 한 마리. 무언가를 물고는 어디론가 날아가는 평화로운 날.
가만히 까치 하는 양을 들여다보았다. 어디론가 갔던 그이는 안에서 쳐다보고 있는 줄도 모르고 두리번 두리번거리며 또 나타난다. 먹을 게 뭐가 있어서 다시 왔을까? 자세히 보니 그이의 지난 자리에 단감 말랭이가 방긋거리고 있다. 단감 말랭이를 다른 해는 어찌어찌 다 소화했는데 이번에는 먹을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못 먹게 되었다. 여기저기 나눠도 주고, 집에 오는 손님과 나눠 먹어도 남고, 오늘 온종일 감을 깎아서 말리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살짝살짝 뒤집어 주면서 달라붙지 않게 신경 썼더니 아주 맛있는 말랭이가 되었다. 마당 옆에 두고 밭에 갈 때 하나 먹고, 또다시 오면서 하나 입에 물고, 절반이 사라졌다. 그래도 채반 가득 남아 있는 말랭이를 안으로 드릴까 하다가 지나다니면서 먹자고 그대로 두었는데, 까치가 이걸 본 것이다. 휘청휘청 날아오더니 지붕가에 앉는다. 하늘 한 번 쳐다보고, 땅 한 번 보고, 창문으로 보이지 않는 나를 한 번 쳐다보고, 아무 일 없듯이 한 계단 내려앉는다. 그리고는 또 반복되는 날갯짓 다섯 번을 하고는 감말랭이를 만난다. 하나를 덥석 물더니 내려놓는다. 또 옆에 있는 걸 물어보더니 내려놓는다. 허 헛웃음이 난다. 눈치를 살피던 그이는 작은 말랭이를 찾아서는 가뿐하게 하늘을 난다. 보고 있던 나는 조용히 가위를 들고 가서 까치가 물었던 말랭이를 잘랐다. 더 편하게 물고 가기를 바라면서. 작은 미물인 저 새조차도 염치라는 것을 아는 모양이다. 인간이 힘들게 만들어 놓은 것을 가져가기가 멋쩍어서 몇 번을 서성거리다가 하나도 작은 하나를 챙겨가는데,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은 염치를 어디에 팔아먹었는지 다른 사람들의 고생은 말로만 때우고, 자기 잇속 챙기기에 급급한 모습이 웃프다. 오늘 하나의 작은 몸짓에서 큰 걸 깨우치게 한 때까치의 모습이 나를 돌아보게 하는 날이다. --- 「귀여운 도둑」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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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순간에서 찾은 지혜,
삶을 다시 사랑하게 될 이야기 김외순 수필가의 글은 단순히 개인의 경험을 기록한 것을 넘어, 삶의 본질과 인간 존재의 의미를 탐색하는 깊이 있는 여정을 보여준다. 각 작품은 삶을 구성하는 여러 조각들을 정성스럽게 이어 붙인 퍼즐 같으며, 이를 통해 우리는 한 인간이 세월과 고난을 겪으며 어떻게 내면의 지혜를 쌓아가는지 목격할 수 있다. 화려한 기교나 과장된 수사보다는 진솔하고 담담한 문체를 유지하는 점도 김외순 수필가의 큰 강점이다. 마치 옆에서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한 편안함 속에, 때로는 깊은 슬픔이, 때로는 따뜻한 위로가 스며들어 독자의 마음을 울린다. 특히 구어체적인 표현과 서정적인 묘사가 적절히 어우러져 글에 생동감과 친근감을 더한다. 강병욱 (월간 『수필문학』발행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