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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부 우주의 신비제2부 신(新)천문학제3부 굴절광학제4부 우주의 조화제5부 꿈작가의 말·옮긴이의 말·케플러 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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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hn Banvil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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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그렇듯 해답은, 마치 기나긴 여행에 지친 천사가 수줍게 망설이며 자신의 도착을 알리듯, 정신의 뒷문을 빠끔히 열고 들어왔다.”신성로마제국의 황실 수학자, 천체물리학의 창시자, 행성의 운동 법칙의 발견자로 잘 알려진 17세기 독일의 천문학자 요하네스 케플러. 그러나 이런 화려한 수식어들을 얻기까지 그는 퍽퍽한 현실과 끊임없이 싸워야 했다.“세상은 참으로 슬픈 곳입니다. 그러니 천체와 우주에 관한 명확하고 고요한 사색에 빠지는 것을 누군들 마다하겠습니까?”종교적 대격변의 시기, 전쟁과 질병이 맹위를 떨치는 유럽에서 재력도 권력도 없이 재능과 열정만으로 무장한 케플러는 끊임없이 생존을 위협 받으며 거처를 옮겨 다닌다. 순탄치 않은 결혼생활과 괴벽스럽고 별난 후원자들의 변덕에 시달리는 그에게 천문학은 신성한 질서를 탐구하게 해주는 유일한 안식처다. 그러나 찬란하고 심원한 진실을 발견하는 그날이 오기 전까지 우주는 그 어떤 정확하고 엄밀한 계산에도 해답을 내주지 않는다.1600년 1월의 보헤미아, 아직 서른 살도 되지 않은 케플러는 오스트리아 그라츠에서 결혼 생활을 시작한 뒤 가톨릭의 박해를 피해 가족을 이끌고 덴마크 출신의 유명한 천문학자 튀코 브라헤의 성을 찾아온다. 풍족한 자원과 뛰어난 재능으로 망원경이 발명되기 이전에 가장 정밀한 관측을 한 것으로 유명한 튀코는 천문학 분야에 한 획을 그은 인물이지만, 독재적이고 유별난 성격으로 악명이 높다. 덴마크의 새 국왕과 척을 지고 떠나온 그는 신성로마제국 황제인 루돌프 2세의 수학자가 되어 보헤미아의 베나테크성에 터를 잡았다. 케플러는 동료로서 함께 연구하자는 튀코의 제안을 받고 한껏 부푼 마음으로 가족과 함께 먼 길을 떠나오지만 예상치 못한 박대에 실망을 금치 못한다.모든 면에서 너무도 달랐던 튀코와 케플러는 사사건건 충돌하지만, 둘의 만남은 결국 천문학의 역사를 뒤바꾼 ‘사건’이 된다. 2년여 뒤 54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는 튀코는 그 후 30여 년간 케플러의 삶에 끊임없이 영향을 미친다.존 밴빌은 60년에 걸친 케플러의 생애 가운데 천문학자로서 결정적인 순간을 맞이한 이 지점으로 틈입하여 그의 시선과 감정을 섬세하게 채색해 간다. 우연히도 케플러의 삶에서 반평생에 해당하는 이 지점은 그가 지지한 코페르니쿠스 체계의 태양처럼 소설의 구심점을 이룬다. 이를 중심으로 튀코를 만나기 이전의 삶이 산발적으로 회상되는 동시에 진리를 모색해 나가는 진취적 여정이 계속 이어진다.케플러는 당시 거의 아무도 지지하지 않았던 태양 중심의 새로운 코페르니쿠스 체계를 천문학의 필수 불가결한 도구로 받아들이고 이를 발전시키는 데 평생을 바쳤다. 이와 함께 튀코가 남긴 방대한 관측 자료를 활용해 실제 행성의 궤도가 원이 아닌 타원 형태임을 밝혔고 이를 토대로 행성의 세 가지 운동 법칙을 정립했다. 루돌프 황제의 제안으로 튀코가 시작한 『루돌프표』까지 완성한 뒤 1630년 11월 여행길에서 쓸쓸하게 눈을 감았다.소설의 구성은 끊임없는 혼돈 속에서 조화를 찾고자 했던 케플러의 삶을 반영하는 듯하다. 과거와 현재가 섞이고 이따금 몇 년의 세월을 훌쩍 뛰어넘기도 한다. 이탈리아의 갈릴레오 갈릴레이나 독일의 헬리제우스 뢰슬린 같은 위인들과 주고받은 편지들이 사이사이의 틈새를 메우며 독자의 상상을 증폭시킨다. 녹록치 않은 현실 속에서 끊임없이 타협하고 도움을 청하면서도 진리를 향한 열정만큼은 결코 타협하지 않았던 위대한 천문학자 요하네스 케플러의 삶을 존 밴빌의 아름다운 문장과 다채로운 구성으로 즐길 수 있는 역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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