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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 1장 | 봄봄 | 2장 | 동백꽃 | 3장 | 만무방 | 4장 | 금 따는 콩밭 | 5장 | 노다지 | 6장 | 따라지 | 7장 | 땡볕 |
KIM, YOO-JUNG,金裕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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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님! 인젠 저…….”
내가 이렇게 뒤통수를 긁고, 나이가 찼으니 성례를 시켜 줘야 하지 않겠느냐고 하면 대답이 늘, “이 자식아! 성례구 뭐구 미처 자라야지!” 하고 만다. 이 자라야 한다는 것은 내가 아니라 장차 내 아내가 될 점순이의 키 말이다. 내가 여기에 와서 돈 한푼 안 받고 일하기를 삼 년 하고 꼬박이 일곱 달 동안을 했다. 그런데도 미처 못 자랐다니까 이 키는 언제야 자라는 겐지 짜장 영문 모른다. 일을 좀더 잘해야 한다든지 혹은 밥을 (많이 먹는다고 노상 걱정이니까) 좀 덜 먹어야 한다든지 하면 나도 얼마든지 할 말이 많다. 하지만 점순이가 아직 어리니까 더 자라야 한다는 여기에는 어째 볼 수 없이 그만 벙벙하고 만다. 이래서 나는 애최 계약이 잘못된 걸 알았다. 이태면 이태, 삼 년이면 삼 년, 기한을 딱 작정하고 일을 했어야 원 할 것이다. 덮어놓고 딸이 자라는 대로 성례를 시켜 주마, 했으니 누가 늘 지키고 섰는 것도 아니고 그 키가 언제 자라는지 알 수 있는가. 그리고 난 사람의 키가 무럭무럭 자라는 줄만 알았지 붙박이 키에 모로만 벌어지는 몸도 있는 것을 누가 알았으랴. 때가 되면 장인님이 어련하랴 싶어서 군소리 없이 꾸벅꾸벅 일만 해왔다. 그럼 말이다, 장인님이 제가 다 알아차려서, “어 참 너 일 많이 했다. 고만 장가들어라.” --- 「봄봄」 중에서 오늘도 또 우리 수탉이 막 쫓기었다. 내가 점심을 먹고 나무를 하러 갈 양으로 나올 때이었다. 산으로 올라서려니까 등뒤에서 푸르득푸드득, 하고 닭의 횃소리가 야단이다. 깜짝 놀라서 고개를 돌려보니 아니나다르랴, 두 놈이 또 얼리었다. 점순네 수탉(은 대강이가 크고 똑 오소리같이 실팍하게 생긴 놈)이 덩저리 작은 우리 수탉을 함부로 해내는 것이다. 그것도 그냥 해내는 것이 아니라 푸드득 하고 면두를 쪼고 물러섰다가 좀 사이를 두고 또 푸드득 하고 모가지를 쪼았다. 이렇게 멋을 부려 가며 여지없이 닦아 놓는다. 그러면 이 못생긴 것은 쪼일 적마다 주둥이로 땅을 받으며 그 비명이 킥, 킥할 뿐이다. 물론 미처 아물지도 않은 면두를 또 쪼이어 붉은 선혈은 뚝뚝 떨어진다. 이걸 가만히 내려다보자니 내 대강이가 터져서 피가 흐르는 것같이 두 눈에서 불이 번쩍 난다. 대뜸 지게 막대기를 메고 달려들어 점순네 닭을 후려칠까 하다가 생각을 고쳐먹고 헛매질로 떼어만 놓았다. 이번에도 점순이가 쌈을 붙여 놨을 것이다. 바짝바짝 내 기를 올리느라고 그랬음에 틀림없을 것이다. 고놈의 계집애가 요새로 들어서서 왜 나를 못 먹겠다고 고렇게 아르렁거리는지 모른다. 나흘 전 감자 조각만 하더라도 나는 저에게 조금도 잘못한 것은 없다. 계집애가 나물을 캐러 가면 갔지 남 울타리 엮는 데 쌩이질을 하는 것은 다 뭐냐. 그것도 발소리를 죽여 가지고 등뒤로 살며시 와서, “얘! 너 혼자만 일하니?” --- 「동백꽃」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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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문학은 정체성, 소외, 인간의 조건과 같은 복잡한
주제와 아이디어를 탐구하는 게 특징이다. 김유정은 해학과 따뜻한 시선으로 농촌 서민의 삶을 사실적으로 그린 한국 근대 소설가이다. 유머와 인간미로 현실을 풍자하며, ‘해학적 리얼리즘’의 대표 작가로 평가받는다. 봄봄 - 결혼 문제를 두고 장인과 사위가 벌이는 유쾌한 갈등 속에 농촌의 해학과 순박한 인심이 담겨 있다. 청년의 순수한 욕망과 사회적 인습이 부딪히며 웃음을 자아낸다. 김유정 특유의 구어체와 현실 풍자가 어우러진 대표작이다. 동백꽃 - 시골 청춘 남녀의 서툴고 진솔한 사랑 이야기를 통해 인간의 순수한 감정을 따뜻하게 그렸다. 농촌 풍경과 동백꽃의 색감이 어우러져 서정미가 돋보인다. 풋풋한 감정선이 한국적인 정서를 담고 있다. 만무방 - 떠돌이 인물의 삶을 통해 가난과 인간의 생존 본능을 사실적으로 그렸다. 쓸쓸하지만 유머가 스며 있으며, 당시 농촌 사회의 현실을 보여준다. 김유정의 리얼리즘적 시선이 드러나는 작품이다. 금 따는 콩밭 - 한 농부가 금이 난다는 소문에 속아 고생하는 이야기를 해학적으로 그렸다. 인간의 탐욕과 순박함이 교차하며 풍자적 웃음을 준다. 허황된 꿈 속에서도 인간적인 따뜻함이 느껴진다. 노다지 - 노다지를 찾겠다는 욕망에 사로잡힌 인물의 허망함을 풍자한다. 인간의 어리석음과 희망의 허무함을 유머로 녹여냈다. 김유정의 사회적 통찰이 담긴 작품이다. 따라지 - 하층민의 삶과 고단한 현실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면서도 인간적인 정을 놓치지 않는다. 도시 빈민의 쓸쓸한 생존기를 담담히 그렸다. 어두운 현실 속에서도 따뜻한 인간미가 흐른다. 땡볕 - 여름날의 농촌을 배경으로 땀 흘리는 노동자의 생명력과 활기를 그렸다. 자연과 인간의 조화가 돋보이며, 현실 속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강렬한 햇빛 속 웃음과 생동감이 살아 있는 작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