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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글 - 4
봄봄 - 11 동백꽃 - 28 만무방 - 39 노다지 - 74 금 따는 콩밭 - 89 소낙비 - 106 땡볕 - 124 산골 나그네 - 134 산골 - 149 정분 - 168 정조 - 181 가을 - 194 심청 - 206 따라지 - 211 금 - 240 연보 - 250 |
KIM, YOO-JUNG,金裕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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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님! 인젠 저…….”
내가 이렇게 뒤통수를 긁고 나이가 찼으니 성례를 시켜 줘야 않겠느냐고 하면 대답이 늘, “이 자식아! 성례고 뭐고 미처 자라야지!” 하고 만다. 이 자라야 한다는 것은 내가 아니라 장차 내 아내가 될 점순이의 키 말이다. --- p.11 뭣에 떠다밀렸는지 나의 어깨를 짚은 채 그대로 퍽 쓰 러진다. 그 바람에 나의 몸뚱이도 겹쳐서 쓰러지며 한창 피어 퍼드러진 노란 동백꽃 속으로 폭 파묻혀 버렸다. 알싸한 그리고 향긋한 그 냄새에 나는 땅이 꺼지는 듯이 온 정 신이 고만 아찔하였다. “너 말 마라.” “그래!” --- p.38 한참을 신음하다 도적은 일어나더니, “성님까지 이렇게 못 살게 굴기유?” 제법 눈을 부라리며 몸을 홱 돌린다. 그리고 느끼며 울음이 복받친다. 봇짐도 내버린 채, “내 것 내가 먹는데 누가 뭐래?” 하고 데퉁스러이 내뱉고는 비틀비틀 논 저쪽으로 없어진다. 형은 너무 꿈속 같아서 멍하니 섰을 뿐이다. --- p.89 “저 사촌 형님께 쌀 두 되 꿔다 먹은 거 부대 잊지 말구 갚우.” 하고 부탁할 제 이것이 필연 아내의 유언이라 깨닫고는, “그래 그건 염려 말아!” “그리구 임자 옷은 영근 어머니더러 사정 얘길 하구 좀 빨아 달래우.” 하고 이야기를 곧잘 하다가 다시 입을 일그리고 훌쩍훌쩍 우 는 것이다. --- p.133 “권주가 좀 해. 이건 뀌어온 보릿자룬가.” “권주가? 뭐야유?” “권주가? 아 갈보가 권주가도 모르나. 으하하하” 하고는 무안에 취하여 푹 숙인 계집 뺨에다 꺼칠꺼칠한 턱을 문질러본다. --- p.138 “아프지 않어?” 하고 뾰로지게 쏘아 박는다. “아프긴 뭐 아퍼, 인제 낫겠지.” 바로 희떱게스리 허울 좋은 대답이다. 마는 그래도 아픔은 참을 기력이 부치는 모양. 조금 있더니 그 자리에 그대로 쓰러지며 “아이구!” 참혹한 비명이다. --- p.24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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뭣에 떠다밀렸는지 나의 어깨를 짚은 채 그대로 퍽 쓰러진다. 그 바람에 나의 몸뚱이도 겹쳐서 쓰러지며 한창 피어 퍼드러진 노란 동백꽃 속으로 폭 파묻혀 버렸다.
불우의 천재이며 인간의 훈훈한 사랑을 예술적으로 표현한 김유정은 많은 사람의 마음을 따뜻하게 이어주는 민중예술을 흥미롭게 그려냈으며 그가 남긴 소설에 보이는 질펀한 웃음 속에는 땅에 붙박여 처절하게 살아가는 농민들의 애끓는 울음이 짙게 깔려 있으며 소설 속 인물들의 어리석음이나 무지함이 웃음을 자아내게 하는 것도 바로 자신의 가난하고 비참했던 실제 삶과 이어져 해학과 비애를 품은 진한 슬픔이 배어 나오는 게 아닌가 싶다. 아름다운 우리 말과 영서 지방과 강원도의 토속어를 바탕으로 뛰어난 해학과 풍자로 일제강점기 참담한 농촌사회의 암울함을 향토적 언어로 비극적 진지함보다 희극적 인간미가 넘치는 문학세계를 펼친 김유정은 불과 이삼 년 남짓한 작가 생활이었지만 목숨을 불태운 최후의 순간까지도 혼신의 집필로 삼십여 편의 단편과 한 편의 번역소설을 썼으며 여러 편의 수필과 생전에 집필하던 한 편의 미완성 장편을 쓸 만큼 왕성한 창작에 대한 열의와 문학적 재능이 얼마나 대단했는지를 알 수 있게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