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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파리대왕
2.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 |
William Gold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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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발의 소년은 몸을 굽히듯이 해서 이제 마지막 바위를 내려와 초호 쪽으로 길을 잡아 조심스레 나아가기 시작했다. 제복이었던 스웨터는 벗어 한 손으로 질질 끌고 있었고 회색 셔츠는 몸에 착 달라붙어 있었으며, 머리카락은 풀칠이라도 한 듯 이마에 다닥다닥 붙어 있었다. 정글을 후려친 소년 둘레의 흉터자국은 온통 열탕처럼 무더웠다.
소년이 덤불과 부러진 나무줄기 속을 힘에 겨운 듯 육중하게 기고 있을 때 붉고 노란 환영인 듯한 새 한 마리가 홱 날면서 마귀할멈 같은 외마디 울음소리를 내었다. 이어 다른 고함소리가 이것을 받았다. `어이! 잠깐만 기다려!` 하는 고함소리였다. 흉터 자국가의 잔 나무덤불이 흔들리며 숱한 빗방울이 후둑후둑 떨어졌다. `잠깐만 기다려` 하고 그 목소리는 말했다. `난 온통 걸려 있어` 금발의 소년은 움직이기를 멈추고 무의식적으로 스타킹을 홱 잡아당겼다. 그 동작이 아주 익숙해서 마치 거기가 정글 속이 아니고 런던 주변의 주이기나 한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키게 했다. 아까의 그 목소리가 다시 말했다. `이놈의 덩굴 때문에 꼼짝을 못 하겠어` 그 목소리의 임자는 뒷걸음쳐서 잔 나무덤불을 빠져나왔다. 나뭇가지들이 기름때 묻은 재킷을 할퀴었다. 맨살이 나온 무릎은 살이 통통했는데 가시에 찔려 상처투성이가 되어 있었다. 그는 허리를 굽혀 조심스레 가시를 빼내고 몸을 돌렸다. 그는 금발의 소년보다 키가 작고 몹시 뚱뚱하였다. 그는 발 디딜 안전한 발판을 찾으며 전진하다가 두꺼운 안경 너머로 올려다 보았다. `메가폰을 들고 있던 분은 어디 있냐?` 금발의 소년은 고개를 저었다. `여긴 섬이야. 적어도 난 그렇게 생각해. 저기 바다에 산호초가 보이잖아? 아마 어른들은 한 사람도 없을 거야` 뚱뚱한 소년은 놀란 표정이었다. `조종사가 있었는데. 그러나 승객실에 타질 않고 승무원석에 타고 있었어` 금발의 소년은 눈을 가늘게 뜨고 산호초를 바라다보았다. `딴 아이들 말이야` 하고 뚱뚱한 소년은 말을 계속했다. `그들 가운데도 빠져나온... --- 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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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오두막 입구에서는 끔찍스러운 소리가 나고, 몇 명인가가 쿵쿵 소리를 내며 달려들었다. 누군가가 랠프의 몸에 걸려 넘어지고, 피기가 있는 쪽에서는 으르릉대는 소리, 넘어지는 소리, 주먹질과 발길질 소리가 난장판을 이루었다. 랠프가 주먹을 쥐고 달려들었다. 열 두어명 쯤 되는 패거리가 서로 뒤엉켜 때리고, 치고, 박고, 물어뜯고 할퀴고 있었다.
입 안으로 들어온 손가락은 마구 깨물고, 몸뚱이에 올라타고 얼굴을 사정없이 때리기도 하고, 사타구니를 걷어 차기도 하고, 또한 사정없이 얻어맞기도 하면서 몇 분동안 혈투를 벌이고 있었다. 그런데 오두막이 주저앉았다. 누구인지 알 수 없는 몰골들이 주저앉은 오두막에 깔려서 기를 쓰며 빠져나오려 발버둥치고 있었다. 하나, 둘 모두 뺑소니치기 시작했다. 이윽고 꼬마들의 비명과 피기의 할딱이는 소리가 랠프의 귀에 들려 왔다. --- p.2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