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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 5
1부 비결 비결 12 젖니 14 흔들침대 15 명탐정 되어 16 햇살 한 다발 18 날개짓 20 내가 다 봤다 22 풀잎 동네 23 비밀 장소 24 손거울 26 한 달 살이 28 잠깐만요 30 자벌레 32 벌새 33 2부 꽃잎주머니 더 다칠까 봐 36 파도 38 바쁘다 40 돌띠 41 할머니표 나침반 42 꽃잎주머니 44 바느질 46 쌈솔 47 조각보 미로 찾기 48 어디로 갔을까 50 박쥐문양 52 모아 모아서 53 꼬리표 54 책갈피 56 한복가방 58 바늘방석 59 3부 나비부채 주머니도 가지가지 62 골무 64 찻잔 받침 66 다포 67 됫박 전등 68 갈대꽃 70 곶감 72 개구리 가족 73 나비부채 74 솔방울 76 봄바람 77 낮말은 새가 듣고 78 공중목욕탕 79 옷핀 80 약속 8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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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하는 마음 담을
네모 조각보 꽃잎 피운다. 모서리 접어 바늘로 꿰매고 끈을 넣어 당기면 오래 남을 포장지가 된다. 정성과 진심을 담고 감사꽃다발 얹어 배달하러 나간다. --- 「꽃잎주머니」 중에서 후진 전진 비행 기술로 꿀꽃 주위를 돌며 공중에서 연료 공급 받는다. 꿀 저장고에 긴 부리 공중 급유기 꽂고 모자란 연료 급하게 채워 넣는다. --- 「벌새」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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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에 깃든 마음의 결
이 동시집의 중심에는 ‘손의 세계’가 있다. 「바느질」, 「쌈솔」, 「조각보 미로 찾기」, 「꽃잎주머니」 같은 시들은 모두 손으로 이어 붙이고 꿰매는 행위에서 비롯된다. 시인은 그 세밀한 움직임 속에서 정성과 마음을 읽어낸다. “촘촘하게 뜨고/ 한 땀 한 땀 박아”라거나 “자식 허물 감추듯/ 감쪽같이 감싼다” 같은 구절들은 노동의 수고로움보다 마음을 잇는 따뜻한 손길에 집중한다. 바느질은 세상을 다시 이어 붙이는 마음의 행위로 그려지고 있다. 작고 낮은 것들을 향한 시선 이순임의 동시는 언제나 ‘아래’를 향한다. 「햇살 한 다발」에서 움츠린 풀꽃의 어깨를 토닥이고, 「더 다칠까 봐」에서는 사람들의 발길에 쓸린 작은 풀꽃을 조심스럽게 바라본다. 시인은 스스로 일어날 때까지 기다려주는 마음으로 자연과 관계한다. 이 낮은 시선은 연민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려는 마음의 자세다. 세상에서 가장 작은 풀잎, 보도블록 틈새의 ‘풀잎 동네’조차 “큰 소리 내지 않으며// 푸른 바람 소리로” 살아 있음을 말해 준다. 손의 기억, 정성의 미학 『꽃잎주머니』는 손으로 이루어진 세계의 찬가이기도 하다. 「모아 모아서」에서 “손이 바늘에 찔려도/ 덧대고 이어가며”라며, 다소의 아픔조차 기꺼이 품어 안는 태도를 보여준다. 그 손의 반복 속에서 시인은 삶을 꿰매고, 관계를 이어가며, 사라진 시간을 새롭게 만든다. 그런 정성은 「돌띠」의 할머니와 「할머니표 나침반」의 복주머니로 이어진다. 시 속의 바느질과 조각보, 돌띠와 나침반은 모두 사랑과 기원의 형태로 다시 태어난다. 그 세계에는 장식보다 진심이 있고, 기교보다 마음이 있다. 생명과 감각의 시학 자연을 바라보는 시선에서도 이순임의 언어는 정밀하고 섬세하다. 「벌새」의 공중 급유, 「자벌레」의 체조, 「한 달 살이」의 매미, 「공중목욕탕」의 새 등에서 그는 생명체의 작은 몸짓을 과학의 언어처럼 정확하게 포착한다. 그러나 그 묘사는 차갑지 않다. 오히려 따뜻하고 공감적이다. “모자란 연료 급하게/ 채워 넣는다”는 표현에는 생명의 리듬을 향한 존중이 묻어난다. 이 감각적 언어들은 생태적 상상력을 품고 있으며, 인간과 자연이 서로를 이해하려는 다정한 대화를 이룬다. 감사의 정조와 시의 윤리 동시 「눈사람」은 『꽃잎주머니』의 정서를 대표하고 있다. “배꼽이 없어서/ 배꼽 인사는 못 드려도/ 마음을 전합니다. / 감사합니다.” 이순임의 시는 화려하지 않지만, 세상을 향해 고개 숙여 인사하는 법을 알고 있다. 감사는 이 시집 전체를 꿰뚫는 정서이며, 그것이 곧 동시의 자리를 마련한다. 작은 사물과 생명에게, 그리고 손끝의 시간에게 감사하는 마음이 시를 지탱한다. 『꽃잎주머니』는 어린이의 세계를 빌려 쓰지만, 그 언어의 깊이는 어른의 세월을 통과한 데 있다. 그 시편들은 하나의 ‘감사 일기’이며, 한 벌의 ‘조각보’ 같다. 삶의 자투리를 모아 색실로 꿰매듯, 시인은 일상의 사물들로 마음의 질서를 엮어낸다. 그 결과, 이 시집은 단정하고 따뜻하며, 우리가 잃어버린 다정함의 결을 되살려낸다. [시인의 말] 어느 날 학교에서 짐꾼 개미를 보았어요. 과자부스러기를 짊어지고 가고 있길래 탐정사처럼 뒤를 따라가 보았어요. 연산홍 꽃밭으로 가는 것까지 확인했어요. 이 과정을 동시로 썼어요. 따라가 보고 만들어 보고 그려 보고 생각해 보고 상상해 보고 이렇게 했더니 시가 찾아와서 즐겁게 썼어요. 한 편 두 편 모아지면서 재미가 생겨 써 내려가다 보니 동시집이 되었어요. 모아 놓은 비단조각을 이어서 꽃잎주머니를 만드니 감사하는 마음을 담고 싶었어요. 동시를 보는 눈, 안목을 갖게 해주시고 제 동시 「눈사람」을 여러 사람이 볼 수 있게 소개해 주신 권오삼 선생님께 감사 인사 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