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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을 지나 청년이 되기까지,
결혼 후 리더가 되기까지 저자는 수많은 실패와 무너짐을 숨기지 않고 기꺼이 독자에게 공유한다. 입시 성적 앞에 늘 열등감에 시달렸던 고교생 시절, 재수를 준비하며 견뎠던 불안감, 그토록 바라던 대학에 들어가서 겪은 방황, 어렵게 취업한 병원에서 느낀 좌절감, 결혼을 반대한 부모님과의 갈등, 창업해 리더로서 느낀 중압감 등 우리가 겪는 실패의 감정과 회복의 과정을 단계적으로 제시한다. 그는 의사로서 아픔을 겪는 이들의 상황을 진단하고 인간으로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마음 회복을 돕는 감정 관찰 노트, 작은 성공 일지, 성장 질문 등의 회복법을 제시한다. 저자는 “‘실패’란 나를 부끄럽게 하는 것이 아니라 나를 다시 마주하게 해주는 정직한 언어”(10쪽)라고 말하면서, 책 제목처럼 시기마다 찾아오는 다양한 심리적 어려움 속에서 일어설 수 있는 명쾌한 방법을 제안한다. 한의학적으로는 이러한 지속적인 스트레스와 억눌린 감정이 ‘간기울결肝氣鬱結’을 유발한다고 본다. 간의 기운이 막히고 뭉쳐 원활하게 흐르지 못하는 상태로, 시험 전의 복통이나 목덜미의 뻣뻣함 같은 신체 증상으로 나타난다. 마음의 문제가 몸의 증상으로 드러나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이 모든 증상이 의지가 약해서가 아니라 마음의 시스템이 고장 나서 나타나는 현상이라는 사실을 이해하는 것이다. (20~21쪽) 유명 연예인의 남편이자 두 아이의 아버지 동시에 실패한 사업가이자 연약한 소년 모든 사람에게 ‘내면의 아이’가 있다. 우리 모두 사회적인 자아를 키워 성숙한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지만, 동시에 위로받지 못한 어린아이 같은 내면이 있다는 것이다. 인간은 늘 단계적으로 성장하고 성취한다고 믿어져왔다. 하지만 누구나 살면서 영원히 품고 살아가야 할 나만의 어린아이를 마주하는 때가 있다. 저자는 책에서 소년 같은 본인의 내면을 보여준다. 한의사이자 유명 연예인의 남편이고 두 아이의 아버지로 살아가지만 그래도 여전히 본인 내면의 아이를 돌보려 안간힘을 쓴다. 육아에 지쳐 배우자와 끌어안고 엉엉 울었다고 고백하고, 병원 경영을 성공적으로 해내지 못했다는 좌절감에 허덕이는 불안한 아빠라는 민낯 또한 가감 없이 밝힌다. 반짝거리며 빛나 보였던 저자의 소년미 넘치는 순수한 고백은 독자에게 거리감 없이 다가가 마음을 어루만진다. 성공한 의사, 유명인의 배우자가 아니라 한창이라는 개인으로 원고 위에 서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독자 또한 책을 읽으며 본인의 어린아이를 마주하고 화해의 소통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가 써놓은 이 책의 마지막 문장이 격려로 가득 찬 것처럼 말이다. “이 책이 누군가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어루만질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나의 모든 실패는 충분히 의미가 있다. 고맙다. 그리고 다시 한번 말하고 싶다. 당신의 실패도, 정말 괜찮다.” (189~190쪽) 예전엔 늘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앞섰다. 이제는 조금 다르게 말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잘 사는 것’보다 ‘잘 느끼는 것’에 더 가깝다는 것을. 나의 기쁨과 슬픔, 성공과 실패, 강함과 약함을 온전히 느끼고 받아들일 때 우리는 비로소 타인의 삶 또한 깊이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된다. 나의 실패 경험이 누군가에게 위로가 될 수 있는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일 것이다. (188쪽) 실생활에 적용할 3단계의 처방과 세 차례의 마음 돌봄 저자는 본인이 심리적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시절의 이야기를 먼저 꺼내놓는다. 그 이야기는 특정한 시절에 당도함으로써 누구나 겪는 것이기도 하지만 저자 고유의 실패와 맞닿아 있는 경우도 있다. 저자는 한의대를 졸업하고 극소수만 채용하는 대형 한방병원 취업에 성공한다. 하지만 그곳은 수직적인 규율과 부조리한 문화가 존재하는 곳이었다. 수십 장의 불필요한 수기 차트 작성을 지시하고 글씨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눈앞에서 찢어버리고, 오프 날에도 술자리에 불러 괴롭히는 등 인턴 중 절반이 퇴사할 정도로 견디기 힘든 환경이었다. 때마침 후배들과의 만남 자리가 있었고 그들은 모두가 선망하는 최고의 직장에서 일하는 저자를 추앙하듯 대했다. 존경스러운 선배로 불리지만 저자는 혼돈을 느낀다. 스스로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직장에서 최하위인 사람, 버티지 못하고 도망칠까 늘 망설이는 사람, 포기할지 늘 고민하는 사람이 본인이라는 것을. 혼돈의 끝에서 저자는 출근하지 않고 숨기로 결심한다. 도망치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이내 포기하지 말고, 힘내서 멋진 모습을 보여달라는 후배의 응원을 듣고 나서 질책을 감수하고 직장으로 돌아간다. 돌아온 그에게 꽂힌 것은 비난 아닌 따끔한 훈계였다. “너는 지금 동료들을 버린 것뿐만 아니라, 환자를 내팽개친 한의사라는 점을 평생 반성해야 한다.”(76쪽) 저자는 이를 두고 ‘상처 읽기’ 차례에서 정체성이 “ ‘인정받고 싶은 나’, ‘무시당하고 싶지 않은 나’와 같은 자아Ego 중심에서, ‘환자를 책임져야 하는 사람’이라는 더 크고 단단한 소명 의식으로 전환”(78쪽) 된 경험이라고 말한다. 이 경험을 토대로 저자는 사회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나와 존재 가치를 지키며 살아가는 나를 분리해야 한다고 말한다. 조직이 나에게 내리는 평가는 나의 역할에 대해 내리는 것이지 나라는 인간에게 내리는 것이 아님을 숙지하라는 뜻이다. 이처럼 저자는 본인의 경험을 확장해 조직 내에서 본인을 지키는 방법을 ‘마음 처방’에서 3단계로 제시한다. 이를 통해 독자들은 스스로 돌볼 구체적 방법론을 일상에 단계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 그 이후로도 선배들의 부조리한 괴롭힘은 여전했지만 전처럼 깊게 상처 입지는 않았다. 그들의 비난보다 나의 환자를 돌보는 일이 훨씬 더 중요하고 의미 있었기 때문이다. 나의 핵심 가치가 ‘인정받는 후배’에서 ‘책임감 있는 의사’로 바뀌는 순간, 그들의 평가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었다. (82쪽) 책을 읽다 보면 독자는 저자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자기 삶에 투영하게 된다. 한의사라는 번듯한 직업과 연예인의 남편이자 두 아이의 아버지라는 안정적인 신분인 사람과 공명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가 모두 입시에 실패한 학생이었고 진로 앞에 방황하는 청년이었으며 사회생활 속에서 좌절해본 사회초년생이었고 연인의 사랑을 지키기 위해 애썼으며 여전히 성취와 성공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사람이니 말이다. 우리는 그 과정에서 넘어지고 주저앉아 한참을 울어본 연약한 아이인 동시에, 수많은 상실 끝에 다시 일어서보기로 주먹 꽉 쥔 어른이기도 하다. “당신의 실패를 미워하지 말아달라. 그 실패의 흔적이야말로 당신이 얼마나 치열하게 삶을 살아냈는지를 보여주는 가장 아름다운 훈장”(189쪽)이라고 말하는 문장에서 우리는 교집합 안에 있음을 느낀다. 그리고 하나의 가치를 깨닫는다. 나답게 살자. 성공한 의사가 아닌 사랑이 많은 아빠로 기억되고 싶다는 저자처럼 말이다. 이 책이 누군가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어루만질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나의 모든 실패는 충분히 의미가 있다. 고맙다. 그리고 다시 한번 말하고 싶다. 당신의 실패도, 정말 괜찮다. (189~190쪽) |
202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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