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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션토피아
고예나
팔일오 2025.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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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아쿠아리움 편
바다 편
인간 편
에필로그
작가의 말

저자 소개 1

1984년, 부산 영도에서 태어났다. 나고 자랄 땐 그곳이 섬인 줄 몰랐다. 서울예대에서 문예창작을 전공했다.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하며 장편소설 <마이 짝퉁 라이프>를 펴냈다. <오션토피아>는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경성 브라운> 출간 직후 쓴 연작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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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5년 12월 03일
쪽수, 무게, 크기
308쪽 | 394g | 140*210*18mm
ISBN13
9791199575301

책 속으로

“아주 옛날에 쇼펜하우어라는 인간이 그랬다고 합니다. 인생은 권태와 고통 사이에서 오가는 시계추와 같다고. 그렇습니다. 이제 우리는 결정해야 할 때가 왔습니다. 여기서 인간이 주는 먹이나 받아먹으며 죽음을 맞이할 것인가? 아니면 진짜 내 삶의 터전을 찾아 떠날 것인가?”
--- p.13

“진정 반역을 일으킬 셈입니까-”
“민심이라는 명분이 있으면 반역이 아니라 혁명입니다.”
“민심이라니, 하긴 착각도 자유지요.”
“용왕님의 계시까지 뒷받침되면 이는 거스를 수 없는 운명 아니겠습니까.”
--- p.76

-차라리 못돼 처먹어도 되니 유능한 대왕이었으면.
-저기요, 무능한 게 못돼 처먹은 거거든요.
-처음부터 평등은 말이 안 되는 소리였음. 각각의 고유성을 존중하지 않는 게 평등임.
키 큰 놈에겐 낮은 의자 주고 키 작은 놈에겐 높은 의자 줘야 하는데 이건 뭐 묻지도 않고 우릴 죄다 건설현장으로 보내버림. 힘 잘 쓰는 놈은 어찌저찌 버티겠지만 우리 같은 잔챙이에겐 목숨이 달린 일임.
-멀리 갈 것도 없음. 지시하는 놈 지시당하는 놈 따로 있는데 무슨 얼어 죽을 평등.
--- pp.113-114

“난 연임할 수 있게 대왕오징어님을 밀어줄 생각이야.”
“대체 왜? 왕징어 집권 이후 우리 삶이 더 힘들어졌잖아.”
“우리 가족은 조상 대대로 난파선 가에서 나고 자랐거든.”
“그래서? 사촌지간 정도면 모를까. 자그마한 갑각류랑 덩치 큰 두족류랑 무슨 접점이 있다고.”
“원래 지느러미는 안으로 굽는 거거든.”
--- p.160

“그럼 만약 국영상점이 비정상적으로 운영된다면 어떤 조치를 취하실 겁니까?”
“제아무리 사랑꾼이라지만 그때는 가차 없이 CEO 자리에서 내칠 겁니다. 전 물살이에게 충성하지 않습니다.”
“남은 선거 기간 동안 각오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제 과거 별명이 청렴결백이었습니다. 앞으로도 별명처럼 살아갈 것이며 용왕님의 뜻을 보다 명확히 전달하기 위해 깊고 오랜 수면에 자주 들 것임을 약속드립니다.”
--- p.162

“흐음… 내 듣자 하니 아직도 인간이 갈겨놓은 소설을 본다던데.”
“전혀 사실무근입니다.”
“그렇다면 혹시 〈노인과 바다〉를 누가 쓴지 아나?”
“저는… 모릅니다.”
“진짜 몰라?”
“기필코 저는 쓰지 않았습니다.”
대왕오징어의 입가에 미소가 만연히 퍼졌다.
“이번 대선을 통해 느낀 게 있나?”
“…….”
“난 커다란 깨달음을 얻었네. 정의가 이기는 게 아니라 이기는 게 정의라는 것을 말일세.”
--- p.184

이럴 때일수록 우리 해역은 강력한 통치 아래 대동단결해야 합니다. 다들 지느러미 바짝 조여 생활할 것을 권고하며 둘 이상 모여 소곤거릴 시 민물살이나 포유류로 의심받을 수 있으니 뿔뿔이 흩어져 각자도생할 것을 명합니다. 대왕은 현재 비상시국임을 선언하는 바, 난파궁에서 용왕님과 좀 더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누기 위해 영상으로 대체하는 점 양해 바랍니다.
--- p.207

“세상 어디에도 유토피아는 없는 걸까요?”
“본래 유토피아란 존재하지 않는 곳이란 뜻이래요… 하지만 낙숫물이 바위를 뚫는 걸 우린 보았잖아요?”

--- p.213

출판사 리뷰

뭍에는 인류가 있다면 물에는 어류가 있다. 여기, 자신이 어류인 것에 자부심을 가지고 사는 바다생물이 있다. 지구가 자기네들 것인 줄 안다며 인간에게 통렬한 비판을 퍼붓지만 실상은 먹고 살 길이 막막해 인간쓰레기를 내다 파는 걸로 하루를 시작하는 이들. 오늘도 살맛 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이리 뛰고 저리 뛰며 고군분투해 보지만 변화는 더디기만 한데… 과연 이들은 ‘오션토피아’라는 이상향을 만날 수 있을까?

1부는 아쿠아리움을 탈출하려는 바다생물들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2부는 탈출에 성공한 이들이 바다에서 겪게 되는 이야기로 작품의 80%를 차지한다. 마지막 3부는 인간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마무리되는, 연작 소설의 형태를 띠고 있다.

작가는 실제로 암수전환하거나 동성애하는 바다생물들을 이야기에 적용시켜 성소수자에 대한 문제의식을 드러냄은 물론 해양 오염과 일회용품에 대한 문제 제기 또한 지적한다.

대한민국의 근간을 흔드는 기득권, 편파적으로 수사와 보도를 하는 권력 기구, 쏟아지는 정보의 진위 여부를 가리지 못해 선동당하는 대중,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행동하는 양심 등을 바다생물들에 빗대 그렸으며 가짜뉴스, 알고리즘, 이슈몰이, 북풍 등이 권력을 잡기 위한 수단으로 가감 없이 등장한다.


“사람들은 권력이 없을 때만 품위가 있다. 지식인이 보통 사람이 되기 힘든 이유가 거기에 있다.”
조지 오웰이 남긴 말이다. 그리고 그는 말했다. 정치적인 편향이 없는 책은 이 세상에 단 한 권도 없다고. 예술은 정치와 무관해야 한다는 의견 자체가 정치적이라고.
나는 〈동물농장〉에서 영감을 받아 이 작품을 썼다. 이십 대와 삼십 대와 사십 대에 읽은 〈동물농장〉은 확연히 달랐다. 그렇기에 2024년 12월 3일을 겪은 사람으로서 이런 이야기를 쓸 수밖에 없었다.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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