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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불행을 버리는 법
첫 번째 가을 책임질 일 피비 반영 공회당의 밤 망가진 천국 은인 저 눈송이 같은 무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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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일라와 의사의 아들이 결혼하게 되었다는 소식을 들은 늦봄, 난생처음으로 사람을 죽이고 싶어졌던 그 끔찍한 밤의 기억이 떠오르자 지금 이 순간이 그리 나쁘지만은 않게 느껴졌다.
사람이 죽는 것보다는 괜찮은 끝이니까. 간명한 결론을 내린 마티어스는 한 모금도 마시지 않은 술을 테이블 끝에 조용히 내려놓았다. 독한 술의 기운 같은 것을 빌리지 않아도 사실 그는 이미 이 너절한 마음을, 그의 아름다운 불행을 버리는 법이 무엇인지 알고 있었다. 가지는 것이었다. --- p.34 미안해. 모든 걸 너무 쉽게 생각하고 밀어붙인 어리석음이 너를 상처 입혔어. 이제야 그걸 알 것 같아. 하지만 레일라, 꼭 돌아갈게. 너무 늦지 않게, 너에게 꼭 돌아갈게. 우리 둘이 행복할 수 있는 곳은 이 세상에 없다는 네 말이 옳을지도 몰라. 하지만 레일라, 그런 곳이 없다면 난 그런 곳을 기필코 만들어낼 거야. 그리고 그곳으로 널 데려갈게. 네 부탁처럼 그날까지 나 잘 지낼게. 그러니 너도 잘 지내줘. 사랑하는 나의 레일라, 안녕. --- p.49 줄 수 있는 것이 눈물이면 눈물을 주었다. 상처라면 상처를 주었다. 하지만 다른 것을 줄 수도 있다면 어떨까? 요즘은 종종 그런 생각에 잠기게 되곤 했다. 겁을 먹거나 분노에 차 있는 레일라는 더 이상 보고 싶지 않았다. 마티어스는 오직 그만 바라보는 레일라를, 때로는 응석을 부리듯 무언가를 조르기도 하고 그것을 내어주면 벅찬 기쁨의 미소를 짓기도 하는 바로 그 여자를 원했다. 마티어스는 이제 갈망을 안다. 그는 레일라 르웰린을 가지고 싶었다. 그 여자의 모든 것을, 전부 다. --- p.116 그래, 당신은 결국 이런 사람이지. 원하면 망가뜨려서라도 가지는 사람. 아무런 가책 없이, 재미 삼아. 그리고 버리겠지. 명중시키면 단지 그뿐. 목표를 이루고 나면 아무렇게나 내버려두고 떠나는 그 피투성이의 새들처럼, 나 역시도. --- p.367 지금껏 누구도 미워한 적 없었다. 자신을 버린 엄마도, 구박하며 매질을 한 친척들도, 과연 내가 사람이기는 한가 싶은 모멸감을 준 에트먼 부인마저도 레일라는 미워하지 않았다. 밉지 않아서는 아니었다. 다만 그 미움조차 버거웠다. 비우고 또 비운 덕분에 하늘 높이 날 수 있는 새들처럼, 레일라도 살아나가기 위해 비우고 또 비워왔다. 미움을 담아 무거워진 마음으로는 도저히 이 삶을 씩씩하게 살아갈 자신이 없어 차라리 누구도 미워하지 않은 시간이었다. 하지만 이 남자, 마티어스 폰 헤르하르트만큼은 미웠다. 그 미움이 바위처럼 무거워 내딛는 걸음이 힘겨워진다 해도 레일라는 온 마음을 다해 이 남자를 미워하고 싶었다. --- p.44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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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어떻게 상처가 되고, 사람은 어떻게 구원이 되는가!
파괴적이고 강렬한, 그래서 매력적인 ‘사랑’에 관한 이야기 카일과의 결혼이 무산된 이후, 레일라는 근처 학교에서 교사로 일하며 돈을 모아 스스로의 힘으로 대학에 갈 결심을 한다. 그런 그녀에게 조금은 다정해서 두렵지만 더욱 매혹적으로 다가가는 마티어스. 자꾸만 그에게 흔들리는 마음을 다잡기 위해 레일라는 아르비스를 떠나려 하지만, 이를 알게 된 마티어스는 해서는 안 될, 하지만 레일라가 거절할 수 없는 거래를 제안하게 된다. 결국 정해진 파국의 길로 들어서버린 레일라와 마티어스. 지금 처절하게 아름다운 두 사람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시대를 초월한 고전적 감성, 그리고 강렬한 서사 ‘활자로 만드는 영화’를 만나다 솔체의 작품은 대체로 19세기에서 20세기 근대 서양을 배경으로, 고전적 로맨스 구도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하여, 익숙한 정서 속에서도 새롭고 세밀한 감정선을 구축한다는 평을 얻고 있다. 또한 작가의 치밀한 관찰력과 상상력이 더해진 고유한 세계관으로 만들어낸 일명 ‘솔체 유니버스’는 독자들에게 또 다른 즐거움을 준다. 특히 작가의 대표작인 《울어봐, 빌어도 좋고》는 새장과 카나리아, 장미 등의 메타포를 작품 전체에 걸쳐 유기적으로 엮어내며 책을 읽는 독자들을 몰입시킨다. 유려한 문체와 섬세한 감정 표현, 그리고 시대를 초월한 고전적 감성으로 오랫동안 사랑받아 온 《울어봐, 빌어도 좋고》. 이제 아름다운 장정의 종이책으로 만나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