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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을 쓴다는 것, 작가로 산다는 것
따뜻한 봄날, 문학의 세계에 잠겨볼 수 있는 책. 오랜 사랑을 받아온 천양희 시인이 작가로서의 삶과 문학적 체험을 들려준다. “돈도 밥도 안 되는 시”를 재밌게 쓸 수 있는 방법, 시를 쓸 때의 마음가짐, 시인으로서 인생을 대하는 자세 등 우리의 호기심을 충족시킨다.
2015.03.31.
소설/시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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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첫 물음이 내 문학의 ‘첫’이었다
-왜 쓰냐고요? -첫 물음이 내 문학의 ‘첫’이었다 -무엇을 쓴다는 것은 그것을 산다는 것이다 -왜 그런가요? -어머니는 영혼으로 짓는 절 -청춘의 기간은 길지 않다 -낙타처럼 -가벼운 것에 대한 생각 -사랑은 잔인한 경험 -가장 힘들 때가 언제냐고 묻는다면 -무엇을 썼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썼느냐에 달려 있다 -몇 가지 물음 2부 계속 써라! 뭔가 멋진 것을 찾을 때까지 -무엇이 시를 쓰게 하는가 -시인이 거쳐야 할 정신의 단계 -시를 읽는 마음 -자기 구원을 위한 글쓰기 -야생초처럼 변화하라 -메아리의 여운 -나에게 시인이 없어졌을 때 시를 쓰기 시작했다 -당신은 시를 어떻게 쓰는지 알지만 나는 왜 쓰는지를 안다 -천 개의 시를 쓴 후에야 명시를 알게 된다 -좋은 시란 무엇인가 -가장 고통스럽게 정직할 때 절창이 나온다 -무엇을 어떻게 보느냐가 중요하다 -비유는 얼마나 사람을 자유롭게 만들어주는가 -살아 있는 좋은 시 3부 시는 나의 생업 -아무나 잘 살 수 없다 -한 가지 일에 평생을 바친다는 것 -무엇에도 흔들리지 않고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시를 놓치면 세상을 놓치는 것 -살아 있는 시에는 나이가 없다 -견딜 수 없는 존재의 고통 -시정신은 시의 지문(指紋)이다 -가장 극빈이었을 때 -한 편의 시를 쓰기 위해 며칠을 축내고 서성이는가 -시인은 자연을 쓰는 서기(書記) -시는 꾸밈 없는 데서 진보한다 -젊은이는 열정이 없고 늙은이는 변화가 없다 -강을 건너면 뗏목을 버려라 -고통은 누구도 대신해줄 수 없다 -시는 시갈이부터 -먼저 백 번을 읽어라 -나는 나 작가의 말 |
千良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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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쓸 때 나는 나 자신의 장소인 내 방에서 써야 잘 써진다. 책상도 필요 없다. 높은 의자에 앉아서 쓰면 마음이 차분해지지 않고 부산해서 낮은 상에서 쓴다. 그래야 마음을 낮추게 되고 안정이 된다. 특히 시를 쓸 때는 전화코드도 뽑고 음악도 틀지 않고 커튼도 내리고 문을 다 닫는다. 바깥과 차단하기 위해서다. 차단하는 동시에 문 안에 나를 가두고 정신을 집중시킨다. 시를 쓸 때만은 바깥세상과 단절되고 싶은 심정에서다. 그리고 글쓰기 전에는 반드시 손을 씻고 눈을 감은 뒤, 잠시 심호흡을 한다. 이것이 글을 쓸 때의 내 습관이다. --- p.55
시는 원래 명료함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모호함에서 시작되는 것이다. 시가 너무 명료하면 다의성을 잃게 된다. 그러나 모호한 것도 조탁하지 않으면 난해한 것이 되고 만다. 모호성과 난해성은 다른 것이다. --- p.76 시인이 남겨두어야 할 것은 시인의 발자취가 아니라 시정신이다. 시와 시정신은 시인의 결핍과 편견까지도 극복해주기 때문에 시와 시정신은 시인보다 위대하다고 말할 것이다. 시인들은 돈도 밥도 안 되는 시를 쓰면서도, 시에 운명을 걸고 시에 순정을 바쳐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다. --- p.89 천 개의 곡조를 다룬 후에야 음악을 알게 되고, 천 개의 칼을 본 후에야 명검을 알게 되듯이 천 개의 시를 쓴 후에야 명시를 알게 되는 것이다. --- p.115 나는 왜 시를 쓰는가를 생각할 때마다 나는 왜 시인으로 살아가는가와 연관지어 생각하게 된다. 시를 어떻게 쓸 것인가를 생각할 때에도 시인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생각하게 되고, 시란 나에게 무엇인가도 함께 생각하게 된다. 시를 쓴다는 것은 과연 무엇인가? 진정한 시인이라면 이 간단한 물음을 언제나 자신의 가슴속에 매달고 살 것이다. --- p.122 시를 쓸 때도 반복처럼 큰 적은 없다. 시는 설명이 아니라 표현의 대화이기 때문이다.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긴장과 절제는 놓지 않아야겠다. 시를 쓸 때는 무엇을 어떻게 보느냐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미지가 선명해지려면 소리를 듣는 것보다 사물을 눈으로 보는 것이 낫다.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인식이 달라지고 새로운 발견을 하게 된다.--- p.130 살아 있는 좋은 시는 이해하기 전에 먼저 느낌이 공유되는 것이다. 시 쓰는 일에 너무 빠른 것 너무 늦은 것 따위는 없다. 시는 발전하는 것이 아니라 변화하고 변모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시가 성공을 거두는 요인은 사물과 나의 적정한 거리두기와 시적 화법을 통한 메시지의 전달이다. --- p.139 누구나 시를 쓸 수 있지만 아무나 좋은 시를 쓸 수 없듯이, 누구나 살고 있지만 아무나 잘 살 수는 없을 것이다. 잘 산다는 것은 나를 살리고 내 삶을 살린다는 뜻이다. 내가 생각하는, 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잘 사는 방법은 우선 매일 아침 처음 하는 말을 좋은 말부터 시작하고, 헛말 헛소리를 되도록 하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시 한 줄이라도 읽는다면 하루의 시작은 푸른 나무 한 그루를 보는 것과 같을 것이다. --- p.146 시인은 사회의 모순과 어둠을 꿰뚫어보는 눈을 가져야 한다. 지금 우리의 현실은 문제를 문제로 인식 못 할 정도로 떠밀려가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사회의 밑바닥을 꿰뚫어보는 통찰이 있어야 할 것 같다. (…) 시인들은 지금 시를 쓰면서 잘 살고 있다고 믿지만, 사실은 살아남고 있을 뿐이다. 정신을 잃고도 살아남고 정신이 빠져도 살아남는다. 좋은 시를 쓰지 않고도 살아 남는다. 그러면서 시인들은 ‘산다’라고 한다. --- p.17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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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되려면… 1킬로그램의 꿀을 얻기 위해
560만 송이 꽃을 찾아가는 벌처럼 써야 한다” 시인은 가끔 “신인응모 작품을 심사하다보면 시를 너무 쉽게 생각하고 쉽게 써버리는 경향들이 있는 것 같아 기분이 몹시 나쁠 때가 있다”고 한다. “이십오 세가 지나서도 시를 쓰려고 하는 사람들은 역사적 감각을 지녀야 한다고 했는데, 도대체 이 사람들이 시를 뭘로 보나, 시 쓰기를 놀이로 생각하나 생각될 때도 있다”는 것이다.(80쪽) 천양희 시인은 “살아 있는 좋은 시는 이해하기 전에 먼저 느낌이 공유되는 것”이며(138쪽) “당신은 시를 어떻게 쓰는지 알지만 나는 왜 쓰는지를 안다”는 랭보의 말을 인용하여(102쪽) 시의 완성을 위해서는 “마음 공부, 자연 공부, 책 공부, 인생 공부, 사랑 공부 등등”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137쪽) “시를 팔자로 생각하고 생업(生業)이라 생각”하는 시인은 자신만의 시 쓰기 노하우와 창작법을 전하기도 한다. “소설처럼 하루에 몇 페이지씩 쓸 수 없는 것이 시”이기 때문에 시인은 “영감이 떠오르거나 새로운 생각이 떠오르면 잊어버리지 않으려고 메모”를 한다. “그 메모를 상상력으로 살려낼 때 창작의 기쁨을 맛보게 된다.”(10쪽) 또한 “시를 쓸 때는 자기가 표현하려는 대상에 가장 잘 들어맞는 적절한 한 가지 단어를 찾아야 한다. 아무 말을 적당히 갖다 붙이거나 이미 다른 사람이 써버린 말은 쓰지 말아야 한다. 그렇게 되면 독창적이고 개성 있는 시를 쓸 수 없게 된다.”(136쪽)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천양희 시인이 시인으로 살아온 50년의 경험을 읽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시인은 시가 태어나는 과정을 자신의 경험을 예로 들며 설명한다. “왜 그런가요? 라는 질문을 계속하다” 「왜요?」라는 시 한 편을 얻었고, “세월이 흘러도 시대가 바뀌어도 자식에게 감동을 주는 불멸의 명작” 어머니를 떠올리며 「그믐달」(33쪽)을 썼다. “반복되는 생활이 권태롭거나 변화가 없어 답답하다고 느낄 때마다” 새벽시장에 가는 시인은 「새벽시장」을 완성했다(69쪽). 시인은 이를 통해, “무엇을 쓸 것인가보다 무엇을 어떻게 쓸 것인가” 그리고 “어떻게 표현하는가보다 사물을 어떻게 볼 것인가”가 중요하다(136쪽)는 말을 전한다. “시를 배우면서 늙어가고 시를 쓰면서 진화”하는 것이 “나의 작가수업이다”라고 말할 수 있는 시인만의 시 쓰기의 힌트이며 오랜 시간 간직했던 비밀이다. 요즘 난해한 시들이라고 하는 젊은 시인들의 시를 보면 엽기적인 것들이 있는가 하면 미래를 열기 위한 실험시도 있다. 무조건 비판할 수는 없다. 난해한 것 같지만 시의 행간에는 놀라운 발견이 있고 전통을 수용하면서 전통을 깨는 새로움이 있어, 독특함을 느끼기도 하고 공감을 느끼기도 한다. 난해함과 불편함이 난해하지 않고 불편하지 않게 느낄 때도 있다. 그러나 어떤 시들은 언어가 절제되지 못하고 너무 산만해서 지루할 때가 있다. 다변이나 요설, 사담이나 장황함이 엽기적이고 즉흥적이며, 사소한 말이나 직설 등이 시다운 시를 위협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_본문 139쪽 계속 써라! 뭔가 멋진 것을 찾을 때까지 작가와 작가지망생을 위한 천양희 시인의 첫 물음 옷들도 철따라 색깔이 바뀌고 모양도 달라지는데 하물며 시야 말할 필요조차 없을 것이다. 옷이 철따라 모습을 바꾸듯 생각이 바뀌지 않으면 시도 변모하지 않을 것이다. 수많은 옷들을 보면서 나는 내게 말한다. ‘계속 써라. 뭔가 멋진 것을 찾을 때까지.’ _본문 69쪽 시란 천양희 시인에게 어떤 의미이고 시인으로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 “한 가지 일에 평생을 바친다는 것은 운명을 거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운명을 걸지 않았다면 어떻게 그토록 고통스러운 일에 혼신을 바칠 수 있겠으며 돈도 밥도 안 되는 시가 무슨 재미가 있을까.” 천양희 시인에게 시는 “삶에서 여러 모습으로 존재한다.” 시인에게 시는 “내 삶에서 끊임없이 나를 충전”시켜주며, “갖가지 매혹으로 나를 사로잡기도 하고 때론 환멸을 주기도 하는 애인 같은 존재”이다. 그러면서 “나를 새롭게 해주고 나를 밟게 해주며 나를 철들게 해주는 유일한 존재”이다.(151쪽) 『작가수업 천양희』를 통해 시인은 시 쓰기와 시인으로서의 길을 안내하고 있다. 소녀 시절의 추억을 이야기하기도 하고, 등단 무렵의 경험을 보여주기도 한다. “돈도 밥도 안 되는 시”를 재밌게 쓸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하기도 한다. ‘비유’와 ‘대상과 거리두기’ 등의 시작법부터, 시를 쓸 때의 마음가짐, 시대를 이야기하는 시인정신까지 담은 이 책은 작가와 작가지망생을 위한 명료한 지침서라 할 수 있다. “새로운 것에 놀라고 처음 보는 것에 오래 호기심을 감추지 못하던 어린시절, 경이롭게 여겼던 사물에 대한 첫 물음”이 시인에겐 “문학의 첫 시작”이었다.(12쪽) 시인은 “나이가 들었어도 질문하는 습관은 살아 있다. 시를 쓸 때 왜? 어떻게? 가” 시인의 물음이기 때문이다.(163쪽) 그렇게 시인은 “시를 쓸 때마다 ‘한 걸음 한 걸음’을 잊지 않으려고 한다. 세상에서 가장 먼 여행이 나에게로 귀향하는 길이고, 세상에서 가장 먼 길이 머리에서 가슴까지 가는 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천양희 시인의 ‘작가수업’은 현재진행형이다. 시인이 되려면 새벽하늘의 견명성같이, 밤에도 지지 않는 새같이, 잘 때에도 눈을 뜨고 자는 물고기같이, 몸 안에 얼음 세포를 가진 나무같이, 첫 꽃을 피우려고 이십오 년이나 땅속에서 기다리는 사막만년청풀같이, 일 킬로그램의 꿀을 찾기 위해 오백육십만 송이의 꽃을 찾아가는 벌같이, 성충이 되려고 천 일을 물속에서 견디며 스물다섯 번 하물을 벗는 하루살이같이, 얼음 구멍을 찾는 돌고래같이, 하루에 칠십만 번씩 철썩이는 파도같이 제 스스로를 부르며 울어야 한다. _125쪽 등단 50년, 한결 같은 시 쓰기로 자기만의 경지에 오른 천양희 시인은 『작가수업 천양희』를 통해 시에는 요령이 없음을, 삶에는 요령이 없음을 이야기하고 있다. “누구나 시를 쓸 수 있지만 아무나 좋은 시를 쓸 수 없듯이, 누구나 살고 있지만 아무나 잘 살수는 없을 것이다.”(146쪽) 이 책을 한 장 한 장 넘기다보면, 어느 순간 ‘시’라는 말이 ‘삶’과 동의어로 느껴질 수 있다. “살아 있어 시를 쓰는 것만으로도 지극히 기쁨”(작가의 말)을 얻는, 천양희 시인의 시와 시로 이어진 긴 여정 덕분이다. 『작가수업 천양희』는 젊은 작가들과 작가지망생들에게 노시인이 전하는 삶과 문학의 메시지이다. ‘다산책방 작가수업’ 시리즈는? ‘다산책방 작가수업’ 시리즈는 천양희, 오탁번, 현기영, 곽재구, 장석남 등 우리 문학사에 족적을 남긴 한국 대표작가들의 문학적 체험과 삶을 담은 산문선이다. 이 시리즈는 작가를 꿈꾸는 이들을 위한 지침서인 동시에 일생을 오직 문학으로 살아온 작가들의 삶을 보여주며 문학적 사유가 부족한 이 시대, 독자의 삶을 깊이 있고 풍부하게 멘토링하는 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