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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스케치
민음사 2000.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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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1.
이복 동생의 눈물
사라진 엄마
「좋겠다, 복잡한 가정은」
엄마의 연인
저들 같은 사이가 되면 좋겠네
어떤 결혼식
아버지의 무덤
롯본기의 늙은 고양이
언니에게 반항했을 때
우는 엄마
하마나 호수 조정 경기장에서 보낸 여름 휴가
정신과 의사 아버지
사촌 언니
이혼한 아내와의 재혼
구두쇠
알츠하이머
둘만의 망년회
이름을 바꾼 딸
행복한 가족
야간 고등학교
일요일 오후
이루지 못한 꿈
아파트 단지의 소문
국제 가족의 해
18년 만에 만난 아들
비장의 온천 여관

2.
신용 카드
신흥 종교
밤 벚꽃놀이와 벚나무
비눗방울
결혼과 은퇴
아버지와 아들
사랑의 일기
환상의 모델
바에서
유품 나누기
다시 젊어진 엄마
롱 위크 홈
어떤 중국집에서
여행한 기억이 없다
두 아내
핏줄이 다른 가족
파산을 겪고서 …
성이 다른 부모
마이 홈
엄마의 재혼
계란 프라이에 얽힌 추억
엄격한 할아버지
윗집
애처가
기묘한 남자
지적인 아버지의 실상
연애필승법
지나친 정직

3. 시노야마 씨와 아버지
여지
그렇게 한심한 편도 아니지 뭐
고모
자전거
자동응답기
미국으로 건너가지 못한 소년
귀화한 가족
새 집
파리에서 돌아온 이모
여동생을 만나지 않는 이유

저자 소개 2

Miri Yuu,ゆう みり,柳 美里

1968년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하마시에서 재일한국인 2세로 태어난 한국 국적의 소설가·극작가다. 외할아버지가 “아름다운 마을처럼 살아라”라는 뜻으로 지어 준 ‘美里’라는 이름과 달리 ‘일본 속의 한국인’으로서 굴곡진 청소년기를 보낸다. 이지메(학교 괴롭힘)에 시달리다 고등학교 1학년을 중퇴하고 뮤지컬 극단 ‘도쿄 키드 브라더스’에 입단, 연기와 연출 경력을 쌓다가 1988년 희곡 『물속의 친구에게』로 극작가로 데뷔했다. 25세 때인 1993년 『물고기의 축제』로 희곡 분야의 아쿠타가와(芥川)상으로 일컬어지는 기시다 구니오(岸田國士) 희곡상을 최연소로 수상하며 재능을 인정받았
1968년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하마시에서 재일한국인 2세로 태어난 한국 국적의 소설가·극작가다. 외할아버지가 “아름다운 마을처럼 살아라”라는 뜻으로 지어 준 ‘美里’라는 이름과 달리 ‘일본 속의 한국인’으로서 굴곡진 청소년기를 보낸다. 이지메(학교 괴롭힘)에 시달리다 고등학교 1학년을 중퇴하고 뮤지컬 극단 ‘도쿄 키드 브라더스’에 입단, 연기와 연출 경력을 쌓다가 1988년 희곡 『물속의 친구에게』로 극작가로 데뷔했다.

25세 때인 1993년 『물고기의 축제』로 희곡 분야의 아쿠타가와(芥川)상으로 일컬어지는 기시다 구니오(岸田國士) 희곡상을 최연소로 수상하며 재능을 인정받았다. 1994년 문예지 [신초(新潮)]에 첫 소설을 발표하여 소설가로 등단했고, 1996년 소설집 『풀하우스』로 이즈미 교카(泉鏡花) 문학상과 노마(野間) 문예신인상을 동시에 거머쥐며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드디어 1997년 자전적 희곡 『가족 시네마』로 일본 문학계 최고 권위의 아쿠타가와상(제116회)을 수상, 한국과 일본 사회에 큰 화제를 뿌렸다. 2002~04년에는 올림픽 마라토너를 꿈꾸었던 경남 밀양 출신의 외할아버지를 주인공으로 한 장편 『8월의 저편』을 사상 처음으로 [동아일보]와 [아사히신문]에 동시 연재(2002~2004)하여 이목을 모았다. 『우에노역 공원 출구』(2014)는 한국(2015)을 비롯해 프랑스(2015), 영국(2016), 폴란드(2020), 미국(2020) 등에서 번역 출간되었으며, 2020 전미(全美) 도서상(번역문학) 수상하였다.
일본문학 전문번역가. 1958년 부산에서 태어났다. 경희대학교 국문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을 수료했다. 1987년 쇼와여자대학에서 일본 근대문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고, 이후 오오쓰마여자대학과 도쿄대학에서 일본 근대문학을 연구했다. 현재 대표적인 일본 문학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며 다수의 일본 문학 및 베스트셀러 작품을 번역했다. 옮긴 책으로 『퍼스트 러브』, 『바다로 향하는 물고기들』, 『냉정과 열정 사이 Rosso』,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여름의 재단』, 『반짝반짝 빛나는』, 『낙하하는 저녁』, 『홀리 가든』, 『좌안 1·2』, 『제비꽃 설탕 절임』, 『소란한 보통
일본문학 전문번역가. 1958년 부산에서 태어났다. 경희대학교 국문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을 수료했다. 1987년 쇼와여자대학에서 일본 근대문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고, 이후 오오쓰마여자대학과 도쿄대학에서 일본 근대문학을 연구했다. 현재 대표적인 일본 문학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며 다수의 일본 문학 및 베스트셀러 작품을 번역했다.

옮긴 책으로 『퍼스트 러브』, 『바다로 향하는 물고기들』, 『냉정과 열정 사이 Rosso』,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여름의 재단』, 『반짝반짝 빛나는』, 『낙하하는 저녁』, 『홀리 가든』, 『좌안 1·2』, 『제비꽃 설탕 절임』, 『소란한 보통날』, 『부드러운 양상추』, 『수박향기』, 『하느님의 보트』, 『우는 어른』, 『울지 않는 아이』, 『등 뒤의 기억』, 『즐겁게 살자, 고민하지 말고』, 『저물 듯 저물지 않는』, 『무코다 이발소』, 『목숨을 팝니다』, 『바다의 뚜껑』, 『겐지 이야기』, 『박사가 사랑한 수식』, 『가면 산장 살인 사건』, 『시간이 스며드는 아침』, 『100만 번 산 고양이』, 『우리 누나』, 『창가의 토토』, 『먼 북소리』, 『내 남자』, 『인어가 잠든 집』, 『살인의 문』, 『백야행』, 『기린의 날개』, 『다잉 아이』, 『오 해피 데이』, 『뻐꾸기 알은 누구의 것인가』, 『태엽 감는 새 연대기 1,2,3』, 『서커스 나이트』, 『모래의 여자』, 『키친』, 『몬테로소의 분홍 벽』, 『다시, 만나다』, 『당신의 진짜 인생은』, 『 『아주 긴 변명』, 『바다가 보이는 이발소』, 『분신』, 『환야 1, 2』, 『독소 소설』, 『흑소 소설』 등이 있다.

김난주의 다른 상품

역자 : 김난주
경희대학교에서 우리 문학을 공부한 후 일본으로 건너가 쇼와 여자대학에서 일본 근대문학 석사학위 취득. 이후 오오츠마 여자대학과 도쿄대학에서 일본 근대문학을 연구. 현재 일본문학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대표적인 역서로는 유미리의 『여학생의 친구』『훔치다, 도망치다, 타다』『골드 러시』, 요시모토 바나나의 『키친』『하치의 마지막 연인』『허니문』, 미루야마 겐지의 『천년동안에』, 구로야나기 테츠코의 『창가의 토토』, 텐도 아라타의 『영원의 아이』, 무라카미 하루키의 『렉싱턴의 유령』『냉정과 열정 사이 Rosso』등이 있다.

품목정보

발행일
2000년 12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249쪽 | 352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37403552

책 속으로

S군은 내게 얼굴을 들이밀고 이마를 가린 머리칼을 오른손으로 그러올렸다.
'이건 우리 아파트 베란다에서 뛰어내려을 때 생긴 흉터. 3층이었는데, 땅에 풀이 많아서 살아났어요.'
학급회의가 시작될 시간이 되어, 담임 선생이 그들을 부르러 왔다. S군은 걸을 내딛다가 뒤돌아 미소를 지었다.
'선생님, 투신 자살은 안하는 게 좋아요. 의식이 없어진다느니, 떨어지는 순간 과거를 떠올린다느니, 그거 순 거짓말이에요. 난 땅에 부딪이는 순간까지 의식이 있었는걸요. 무지무지 아팠어요.'

--- p.89-90

L은 여름이 끝날 무렵이 되면 - 중학교 다닐 때 아버지가 보너스를 타온 덕분에 오키나와에 간 것이 마지막이었지만 - 가족끼리 바다에 갔던 때를 떠올린다. 백화점에서 수영복 매장 앞을 지날 때면 눈이 따끔거린다. 그 강렬한 원색과 형광색이 다툼을 하는 수영복 매장과 L이 품고 있는 바다의 이미지는 전혀 일치하지 않는다. L에게 바다는, 자상한 엄마가 만들어준 새콤한 주먹밥이며 아버지가 태워준 서핑 보드, 그리고 동생과 해변에서 만든 모래집, 가족끼리 먹은 수박이었다.

L의 가족은 불가사의할 정도로 사이가 좋았다. 부부 싸움 따위는 한번도 본 적이 없었다. 음악을 좋아하는 아버지는 L이 어렸을 때, 며 <사랑하는 L에게> 같은 노래를 작사 작곡하여 기타를 퉁기며 불러주었다. 일요일이면 딱히 살 것도 없는데, L과 동생을 데리고 백화점에 가서 저녁이 되도록 장난감 매장에서 놀게 해주었다. 그 백화점은 지금도 있는데 입구에 좀 유별나게 생긴 분수가 있다. 바겐 세일 때는 엄마의 아르바이트가 끝나는 시간에 그 앞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하여 옷을 사곤 했다.

엄마는 L이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부터 파트 타임으로 일을 하고 있었다. 좁아도 마당이 있는 단독 주택에서 살고 싶다고, 부모, 특히 엄마가 간절하게 원했기 때문이다. 작년에 그 꿈이 겨우 이루어졌다. 살고 있던 아파트를 팔고 도시 외곽에 있는 땅을 35평 사들여 집을 지은 것이다. 엄마는 융자금을 갚기 위하여 일하는 시간을 배로 늘렸다. 그렇다고 가족 관계가 변한 것은 아니다. 휴일이면 아버지는 회사 동료들끼리 모여 만든 밴드 활동을 하기 위해 외출하거나 거실에서 기타를 켜거나 피아노를 쳤다. 엄마는 요즘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했다. 텔레비전에서 여행 프로그램을 보고 한국에 관심을 갖게 되었기 때문이란다. 한 달에 한두 번 정도, 같이 일하는 주부들이 공부하는 모임을 갖고 있다.

다만 예전과 다른 것이 있다면 교외로 이사를 했기 때문에 평일에는 가족 전원이 아침 7시에는 집을 나서야 한다는 점이다. 돌아오는 시간도 제각각 달라서, 가족이 모두 얼굴을 마주하는 시간은 거의 없다. L은 최근에 회사의 2년 선배와 교제하기 시작했는데, 저녁 8시에 집에 전화를 했다가 아무도 받는 사람이 없자, 「그런 시간에 아무도 없다니, 어떻게 된 가정이냐」는 소리를 듣고 말았다.

L은 그의 말에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 지금 살고 있는 집에 이사한 직후, 엄마가 「그토록 바라던 단독 주택에 살게 되었는데, 집에 있는 시간이 거의 없다니 왠지 서글프다」고 한 말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L은 뭔가가 크게 변했다 싶은 기분도 드는데, 가족 모두가 그게 무엇인지 모르고 있는 듯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번 얘기해 볼까 …?

--- pp.170-172

출판사 리뷰

이제 '당신들의 가족'을 향해 시선을 돌리다
익히 알려졌다시피 유미리는 '가족'을 테마로 하여 줄기차게 글을 써오고 있다. 부모의 별거로 흩어졌던 가족이 다큐멘터리 촬영을 위해 20년 만에 다시 모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통해 붕괴된 가족의 위선과 치부를 드러낸 <아쿠타가와 상> 수상작 『가족 시네마』, 붕괴된 가족을 다시 합치게 하기 위해 아버지가 새 집을 지어 가족들을 불러들이지만 누구도 오지 않자 노숙자 일가족을 살게 하는 『풀 하우스』로부터 근래에 나온 작품들 모두에서 기본 테마는 '가족'에 집중되어 있다. 처음부터 유미리는 소설을 쓸 수밖에 없게 된 이유로, 아버지와 엄마가 별거하면서 각각 애인을 둔 채 가족 아닌 가족 속에서 유년 시절을 보내야 했던 아픈 기억을 내세웠다. 유미리는 흔히 '불행한 가족에서 자라나서 작가가 되려고 마음먹었으며 가족의 불행과 자신의 상처를 직시하고 고통을 묘사하는 글쓰기가 바로 작가로서의 자신을 존재케 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래서 그녀는 글 속에서 항상 자신과 자신의 가족 이야기를 지나치게 적나라하다는 비판까지 받아가며 솔직하고 성실하게 표현하고 있다.

그런데 『가족 스케치』는 내부로만 향하던 그 시선을 주위의 다른 가족들로 옮기고 있다. 살펴보니 역시나 주위의 가족들도 똑같이 문제를 안고 있다. 우리 삶이 모두 그렇듯 가족 풍경도 멀리서 바라볼 때는 아름답지만 실상'당신들의 가족'은 질기고 구차한 인연의 굴레이자, 웃음 뒤에 분노와 갈등이 숨어 있는 연기된 '천국'이었다. 그리고 '행복한 가족은 비슷비슷하지만 불행한 가족은 천차만별이다'라는 유미리 자신의 말 그대로 『가족 스케치』에는 가족을 불행하게 하는 문제가 무수히 등장한다.

가족은 이제 내가 편히 쉴 수 있는 아늑한 보금자리가 아니다. 그곳은 허위와 위선이 판치고, 이기와 억압과 소통의 단절로 붕괴해 뼈대만 앙상하게 드러내고 있는, 구성원들에게 환멸만을 불러일으키는 곳이다. 모두가 음울한 이야기들을 지닌 채 행복을 연기하는 가족은 이제 지옥과 다를 바 없어진다. 그런데도 『가족 스케치』를 읽는 것은 괴로운 경험만은 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이 책은 유미리가 2년 동안 <주간 아사히>에 연재해던 글들을 모은 것이다. 그녀는 2년 동안 수많은 가족의 모습을 좇아다니면서 이 한 권의 스케치북을 만들었다. 환멸일 뿐인 가족이라면 그녀는 어째서 이토록 열심히 가족 엿보기에 매달린 것일까?

인간의 존재는 다른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만 가능하고 사람은 가족 속에서 살아가게 마련이다. 요컨대 인간 삶의 근원적인 구조가 가족이다. 가족이 모든 문제의 원인이라면 그 해결책 역시 가족말고는 없다. 요컨대 가족은 '원죄이자 구원, 독이자 약'(이광호) 인 것이다. '당신들의 가족' 엿보기를 통해 그런 깨달음이 있었기에, 가족이 단절과 소외, 환멸로만 남는 유미리의 전작과 달리 『가족 스케치』에 나오는 가족들은 불행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이제 중년이 되어 만난 이복 동생의 눈물에 그동안의 미움이 녹아내리는 아버지와, 매일 매일 사랑해, 사랑해 하고 일기를 쓰는 남편이 있고, 엄마의 재혼을 이제는 이해하고 돕게 된 딸과, 가족을 버릴 수밖에 없었던 아버지와 공감할 줄 아는 아들도 있다.

『가족 스케치』에는 가족을 버리고, 아니면 가족에게 버림받아 길거리를 서성이는 사람만큼이나, 다시 가족에게로 돌아가고 싶어 애태우는 사람들이 있다. 가족에게서 떠나고 싶은 마음과, 다시 가족에게로 돌아가고 싶은 몸부림 사이에서 유미리의 글쓰기는 시작되고 또 끝나는 듯하다. 아니 세상 대다수의 문학이 그럴 것이다. 인간이 인간으로서 존재하는 한 가족은 벗어나고 싶지만 벗어날 수 없는 굴레이고, 그래서 차라리 그 굴레를 즐기는 수밖에 없으므로. 그래서 세상 전체가 행복한 가족을 연기하고 있는 듯한 연말연시인 지금, 때로는 달콤하지만 대게는 씁쓸한, 각양각색의 가족을 테마로 한 스케치북 『가족 스케치』를 펼쳐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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