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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읽기
반양장
유예진
세창미디어 2026.02.25.
베스트
비평/창작/이론 top20 1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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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들어가며

1. 기억
2. 시간
3. 반전
4. 디테일
5. 유머
6. 사랑
7. 예술

주석

참고문헌

저자 소개 1

연세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한국외국어대학교 통번역대학원 한불과에서 석사 학위를, 미국 보스턴 칼리지에서 프루스트를 전공하여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숭실대학교 불어불문학과 연구중점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 『프루스트의 화가들』(2010년 문화체육관광부 우수교양도서), 『프루스트가 사랑한 작가들』(2012년 문화체육관광부 우수교양도서)이 있으며, 역서로는 『반 고흐, 마지막 70일』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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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2월 25일
판형
반양장 ?
쪽수, 무게, 크기
220쪽 | 128*175*11mm
ISBN13
9788955868562

책 속으로

프루스트가 우아한 귀부인들의 한가로운 사교계를 묘사했다고 해서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읽기를 사치스러운 행위로 치부한다면, 그것은 너무나 귀한 것을 놓치는 아까운 손실이리라. 프루스트 읽기는 나와 인간을 보다 깊이 이해하고 포용하고 싶은 이들에게, 나의 삶을 보다 필연적인 것으로 만들고 싶은 모든 이들에게 권하고픈 실천적인 행동이다.
--- p.6

촉각, 미각, 후각, 청각 등 온갖 감각이 자극받아 내면의 심연 속 깊이 묻혀 있던 과거를 소생시키지만, 그러한 과거의 본질이 수면 위로 떠올라 구체적 형태를 띤 채 지속되기 위해서는 글쓰기가 필요하다. 그리고 그와 같은 글쓰기를 밀어붙일수 있는 힘은 모순적이게도 그토록 그 힘을 부정한 지성에서 나온다.
--- p.28

마르셀의 시선은 클로즈업, 롱숏, 슬로 모션이 혼합된 영상적 글쓰기다. “그녀의 뺨을 향하는 내 입술의 짧은 여정” 중 마르셀의 눈, 콧구멍, 입술이 입맞춤이라는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불능을 보여 주는 서술은 ‘누보로망의 교황’ 알랭 로브그리예가 소설 『지우개』(1953)에서 극사실주의로 묘사한 토마토에 대한 뒤집힌 예고편, 혹은 음화 필름 같기도 하다. 더디디 더딘 입술의 이동 속도는 마치 느리게 재생하는 영상을 보는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위 장면이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연인』(1984) 속 너무 낡아서 속이 거의 들여다보이는 치마를 입고, 남성용 펠트 모자를 쓴 깡마른 여자 주인공이 메콩강을 건너는 배의 난간에 기대어 노란빛으로 일렁이는 물결을 응시하는 장면과 겹쳐 보인다면, 이는 프루스트 시선이 느리게 이동하는 카메라의 렌즈 역할도 수행하기 때문이리라. 이렇게 프루스트는 저도 모르게 반세기 후에 펼쳐질 누보 로망 작가들의 선지자가 되었다.
--- pp.58-59

프루스트가 저 먼 우주에 있는 거대한 행성을 관찰하기 위해 망원경에 시선을 고정한 채 그것의 형상과 움직임을 관찰했을 때, 사람들은 그가 현미경을 통해 아주 작은 사물을 확대하여 해석한다고 오해했다. 프루스트가 본 것이 루앙 성당의 서적 상인들의 문 위에 조각된 조그만 부조상이건, 산사나무의 분홍색 꽃이건, 렘브란트가 노년에 그린 자화상 속 얼굴의 주름이건, 그의 능력은 그것들 안에서 우주의 법칙과 세상을 지배하는 진리를 발견했다는 데 있다.

디테일에서 보편성을 끌어내기. 그것이 프루스트가 망원경을 통해 멀리 떨어진 행성들을 관찰하고, 각 행성의 움직임을 지배하는 고유의 법칙을 발견해 그것을 그만의 방식으로 빚었을 때 얻은 결과다.
--- p.129

다르게 풀이하자면 프루스트는 소재가 무엇이든 그것에 대해서 열 쪽에 걸쳐 풀어 이야기할 수 있는 재주가 있다. 그것이 게르망트 공작 부인의 빨간 구두, 혹은 식사가 끝난 뒤의 어지럽혀진 식탁 풍경과 같이 매우 구체적인 물성을 지닌 것이든, 시간과 죽음 같이 추상적인 개념이든, 의심과 질투 같은 내밀한 감정이든, 그것을 독자가 손을 뻗으면 만질 수 있을 듯이, 눈을 감으면 떠올릴 수 있을 듯이 생생하고 친근한 무엇으로 표현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이때 작가의 유머는 독자의 상상력을 즐겁게 자극함으로써, 그 대상에 펄떡이는 생동감을 부여한다. 벨기에의 여성 영화감독이자 소설의 5편을 자유롭게 각색하여 〈갇힌 여인〉을 연출하기도 한 샹탈 아케르만은 한 대담에서 프루스트가 너무나 친근하게 느껴져 그에 대해 말할 때면 종종 “내 어린 마르셀”이라고 칭하는 사실에 양해를 구하기도 한다. 그가 마치 자신의 남동생인 것처럼 가깝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 pp.156-157

출판사 리뷰

프루스트를 읽는 또 하나의 방법,
시간을 이해하는 가장 깊은 독서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20세기 문학의 정점으로 꼽히지만, 동시에 ‘끝까지 읽기 가장 어려운 소설’이라는 수식어를 함께 지닌 작품이기도 하다.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읽기』는 프루스트의 거대한 작품을 기억, 시간, 반전, 디테일, 유머, 사랑, 예술이라는 일곱 개의 핵심 키워드로 나누어 친절하게 안내한다. 단순히 소설의 줄거리를 요약하거나 해설하는 데 그치지 않고, 프루스트가 사유한 세계의 구조와 감각을 살려 독자에게 전한다.

연세대학교 불어불문학과 유예진 교수는 프루스트의 문장을 최대한 살려 인용하면서, 작품 곳곳에 숨어 있는 사유의 결을 짚어 낸다. 학술서의 엄밀함과 에세이의 자유로움을 절묘하게 결합한 이 책은 프루스트를 이미 읽은 독자에게는 새로운 독해의 관점을 제공하고, 아직 읽지 못한 독자에게는 ‘간접적이지만 충실한 프루스트 읽기’의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

프루스트의 작품 세계를 입체적으로 조망하는 해설

이 책이 주목하는 프루스트의 핵심 중 하나는 ‘비의지적 기억’이다. 마들렌, 구두끈, 포석처럼 우연한 감각의 계기가 어떻게 과거의 시간을 현재로 불러오고, 인간의 존재를 새롭게 구성하는지를 섬세하게 추적한다. 기억은 단순한 회상이 아니라, 잃어버린 나를 되찾는 사건이며, 이 과정을 통해 프루스트의 소설은 개인의 삶과 예술의 문제로 확장된다.

유예진 교수는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사치스러운 문학’이 아닌, 삶을 깊이 이해하기 위한 실천으로 제시한다. 시간의 흐름 속에서 흩어진 자아를 다시 엮어 내는 독서 경험은 오늘을 살아가는 독자에게도 유효한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왜 기억하고, 무엇을 잃어버리며, 예술은 어떻게 삶을 견디게 하는가. 이 책은 그 질문들에 차분하고도 강한 응답을 건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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