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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철 · 신춘문예
김다은 · 큰글 클럽 김용희 · 적과의 동침(2) 양선희 · 접속 인류 윤혜령 · 검은 못 한지수 · 비상대책위원회 황주리 · 소설, 자서전 큰글 Vol. 2를 내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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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글’의 회원 작가는 현재 13명으로 고승철, 권지예, 김다은, 김미수, 김용희, 송호근, 양선희, 윤순례, 윤혜령, 이수정, 임현석, 한지수, 황주리 작가가 그들입니다. 그리고 이번 소설집에는 고승철, 김다은, 김용희, 양선희, 윤혜령, 한지수, 황주리 작가 등 7명이 참여했습니다. 나열한 순서대로 이번 소설집에 수록된 작품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고승철 작가의 〈신춘문예〉는 지금은 사법고시가 폐지돼 사라졌지만, 셀 수 없이 많았던 ‘고시 낭인’과 지금도 셀 수 없이 많은 ‘신춘문예 낭인’에 대한 인생 새옹지마 이야기입니다. 미국 〈뉴욕타임스〉를 펼쳐 보다 한국인 한의원 원장이 낸 전면광고를 보고 이 소설의 모티브를 얻었다는 작가의 말은 아이디어의 중요성을 새삼 일깨워줍니다. 작중인물 강기수, 강봄처럼 고시 공부를 하거나 신춘문예에 응모한 적이 없는 작가이지만, 로스쿨 졸업 이후 변호사 시험에 5회만 응시한다는 제한이 있기에 5회 모두 불합격한 ‘오탈자’ 문제, 아직도 심각한 ‘신춘문예 낭인’이라는 사회문제를 해피엔딩으로 재미있게 그려냈습니다. 김다은 작가의 〈큰글 클럽〉은 ‘문학 클럽’에서 베르나르 베르베르 초청 강연을 들은 두 친구가 글을 계속 쓸 것인지 아닌지 결정하기 위해 소이도로 여행을 가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그들이 여행을 간 소이도는 바다 갈라짐 현상이 일어나는 곳이며, 이 바닷길을 걷던 주인공은 (홍해의 기적처럼) 언어의 바닷길이 갈라지는 체험을 하고 작가로 거듭납니다. 외국문학과 한국문학과 성경 언어가 저마다 스며들어 보이지 않는 무늬처럼 잘 직조된 소설입니다. 김용희 작가의 〈적과의 동침(2)〉는 ‘나’를 살리기도 하고 ‘나’를 끝없이 구렁텅이로 집어넣는 아름다운 적들에 대한 소설입니다. 분노와 울분 속에 흘리는 눈물은 짜다고 합니다. 슬플 때 흘리는 눈물은 시고, 기뻐서 흘리는 눈물은 단맛이 난다고 합니다. 과학적으로 증명된 눈물의 여러 가지 맛들이 믿기지 않겠지만… 어쨌든 작가는 이 소설이 여러 가지 맛으로 읽히길 바랍니다. “이질적인 맛이 입안에서 함께 섞이는 글의 밀도를 전달하고 싶다”는 작가의 말이 가슴에 오래도록 남는 소설입니다. 양선희 작가의 〈접속 인류〉는 ‘접속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관계’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젊은 대학생들한테서 새로운 인간관계 유형으로서 ‘접속 인류’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 작가는 뒤통수를 맞은 듯 잠시 멍했다고 합니다. 가족이나 친구들보다 카페처럼 모르는 사람 속에서 사람들과 연결만 돼 있는 상태가 훨씬 편안하다는 젊은 세대의 ‘인간관계’를 설명하는 말입니다. 자신에게 간섭하거나 자신이 신경 써줘야 하는 인간관계는 너무 피곤하고 ‘쿨’하지 않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말이 잊히지 않았던 작가는 ‘접속 인류’라는 소설 제목을 정하고, 이런 인간관계에 대해 오랜 생각 끝에 아주 멋진 소설을 탄생시켰습니다. 이 소설집의 표제작이기도 합니다. 윤혜령 작가의 〈검은 못〉은 첫 언어, 첫 장소, 첫 풍경, 첫 이미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우리는 모두 모든 것을 분간할 수 없었던 어린 시절, 불가해한 의미로 가득 차 있던 세계로 되돌아가 잃어버린 것을 찾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이미 사라지고 없는, 혹은 부서지고 해체된 것에서 처음의 흔적을 찾고 싶을 때가 있는 것이죠. 이 소설은 기억의 밑바닥까지 내려가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은 그곳의 풍경을 다시 그려보고 싶었다는 작가의 말처럼, 어린아이의 시선으로 바라본 아름답도록 순수했던 그 시절에 대한 소설입니다. 작가의 탁월한 우리말 솜씨를 마음껏 만끽할 수 있는 소설이기도 합니다. 순수했던 그 시절을 추억하는 것은 차마 떠나보내지 못한 것들에 대한 또 다른 애도가 아닌가 싶습니다. 한지수 작가의 〈비상대책위원회〉는 LH 토지수용지구에서 벌어지는 부조리극입니다. 작가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했습니다. 작가는 삶의 터전인 주거지가 강제로 수용당하면서 벌어지는 인간의 변화무쌍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합니다. 그러기 위해 소설 속 화자로 17세 소녀를 선택했다고 합니다. 아직 솔직할 수 있는 나이인 소녀를 내세운 건, 소설과 거리를 두기 위한 선택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작가의 장점인 유머를 살리고자 에피소드마다 노력한 흔적이 많이 보이는 소설입니다. “나는 원래 웃기는 사람이고,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기 위해서는 위악도 서슴지 않습니다. 그래서 나는 소설을 쓰는 사람이 되었는지도 모릅니다. 나는 언제 어디에서든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사람이고 싶습니다. 때로 그 즐거움에 번뜩이는 통찰을 발견하면 더 좋겠습니다.” 작가의 말처럼 독자들이 이 소설 〈비상대책위원회〉에서 그런 요소를 맛볼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황주리 작가의 〈소설, 자서전〉은 ‘나는 누구인가’를 찾아가는 여정에 관한 문학적 사색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소설은 ‘나’를 둘러싼 여러 사람의 기억들이 모여서 다중인격적인 한 사람의 기억이 되어 가는 과정, 혹은 모든 타인의 정체들이 내 안의 작은 부분임을 고백하는 우리 모두의 자서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작가는 이 소설에서 “지나가는 사소한 일상에 정 붙이지 못하다면, 삶에 기대할 게 무엇인가?”라고 묻습니다. 무모함과 비겁함, 짧은 행복과 긴 권태, 인생 그 자체의 고단함, 그 속에 숨은 ‘나’의 얼굴. 그래서 이 소설 〈소설, 자서전〉은 우리 모두의 자서전입니다. 독자들은 그 안에서 자기 자신과 만나는, 숨은그림찾기의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