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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편력 시대
소설가의 휴가 사제 학생 신분으로 소설을 쓴 것의 기록 나를 매혹시킨 것들 어머니를 말하다 영원한 나그네 중증자의 흉기 팽이 옮긴이 후기 |
Yukio Mishima,みしま ゆきお ,三島 由紀夫,본명 : 平岡 公威(히라오카 기미타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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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의 특권이라면, 한마디로 말해 무지의 특권일 것이다. 인간에게는 모르는 것만이 도움이 되고, 알아버린 것은 무익할 뿐이다. 이것은 괴테의 말이다. 어떤 인간에게도 저마다의 드라마가 있고, 남에게 말 못 할 비밀이 있으며, 각자의 특수한 사정이 있다고 어른들은 생각하지만, 청년은 자신의 특수한 사정을 세상의 유일한 예처럼 생각한다.
--- 「나의 편력 시대」 중에서 지독한 무력감이 나를 사로잡고 있었다. 깊은 우울과 눈부신 고양감이 불안정하게 교차하고, 하루 사이에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인간이 되었다가 또 제일 불행한 인간이 되기도 했다. 나는 나 자신의 젊음에 도대체 의미가 있는 것일까, 아니, 애초에 나는 정말로 젊은 것일까, 라는 의문에 시달렸다. --- 「나의 편력 시대」 중에서 소년기와 청년기의 경계에 있는 나르시시즘은 자신을 위해서라면 뭐든지 이용한다. 세계의 멸망까지도 이용한다. 거울은 크면 클수록 좋다. 스무 살의 나는 나 자신을 무엇으로도 몽상할 수 있었다. 요절하는 천재로도, 일본의 미적 전통의 마지막 청년으로도, 데카당 중의 데카당, 쇠퇴기의 마지막 황제로도, 그리고 미(美)의 특공대로도, …… --- 「나의 편력 시대」 중에서 《가면의 고백》 같은, 마음속의 괴물을 겨우겨우 정복한 듯한 소설을 쓴 후에, 스물네 살의 내 마음에는 두 개의 상반된 지향이 또렷이 생겨났다. 하나는 무슨 일이 있어도 살아야만 한다는 생각이고, 또 하나는 명확하고 이지적이며 밝은 고전주의로 향하겠다는 마음이었다. --- 「나의 편력 시대」 중에서 작가란 언제나 창부처럼 그 시대와 잠자리를 함께해야 하는 것일까. 물론 소설에는 피할 수 없는 ‘그 시대적 유행’이라는 것이 필요하다. 하지만 반항기에 처한 작가의 고립과 금욕이 더 큰 소설을 이루는 게 아닐까? --- 「소설가의 휴가」 중에서 내 작품을 뒤돌아보면, 표현에서도, 인간의 인식에서도, 인생의 사고방식에서도, 지금이라면 이렇게는 쓰지 않을 텐데 하고 생각하는 대목을 종종 발견한다. 하지만 그것이 명백한 오류라 할지라도 상관없다. 소설가는 소설을 씀으로써 현실을 발견해가는 수밖에 없다. --- 「소설가의 휴가」 중에서 지금 내가 빨강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스물다섯 살의 나는 하양이라고 쓰고 있다. 하지만 마흔 살의 나는 그것을 초록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사리를 분별할 수 있을 때까지 소설을 쓰지 않는 편이 좋겠지만, 현실이 확정되는 순간, 그것은 소설가에게 죽음일 것이다.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쓰는 것이다. 마흔이 돼서 쓰기 시작하는 작가도, 마흔에 이르렀을 때의 현실이 말할 수 없이 불안해 보이기 시작하는 지점에서 쓰기 시작하는 것이다. 진정한 체념, 진정한 단념에서는 소설은 태어나지 않을 것이다. --- 「소설가의 휴가」 중에서 소설을 쓴다는 것은, 많든 적든 삶을 가로막고 삶을 정체시키는 것이다. 나는 이십 대에 그토록 번번이 삶을 가로막고 삶을 정체시켰던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 하지만 나는 요즘 순수한 예술적 문제도, 순수한 인생의 문제도 모두 소설 고유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소설 고유의 문제란 예술 대(對) 인생, 예술가 대 삶의 문제다. --- 「소설가의 휴가」 중에서 다자이가 가진 성격적 결함은 적어도 그 절반은 냉수마찰이나 기계체조, 규칙적인 생활로 나을 수 있었다. 생활 속에서 해결해야 할 일로 예술을 귀찮게 해서는 안 된다. 조금 역설적으로 말하자면, 낫고 싶어 하지 않는 병자는 진정한 병자의 자격이 없다. --- 「소설가의 휴가」 중에서 나는 은총을 믿었고, 터무니없게도 스무 살에 죽을 거라고 생각했다. 스무 살이 지나도 이 생각은 한동안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하지만 지금은 은총도 기적도 전혀 믿지 않게 되었기에 죽음의 관념은 나에게서 멀어졌다. 결국 살아야만 한다고 결심했을 때의 내 절망과 환멸은 스물네 살의 청년이라면 누구나 느낄 만한 것이었다. 청년 자살의 상당수는 소년 시절 죽음에 대해 품었던 강한 허영심의 잔상이다. 사람은 터무니없이 절망으로 죽지는 않는다. --- 「소설가의 휴가」 중에서 나는 아이의 내면에 존재하는 ‘아이답지 않은 부분’의 의의에 대해 세상의 선생들이 생각하는 답을 듣고 싶다. 이 ‘아이답지 않은 부분’을 제외한다면, ‘아이다움’ 또한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을 선생들은 생각해본 적이 있을까. 어른이 흉내 낼 수 있는 것은 소위 ‘아이다움’뿐이며, 아이 안의 ‘아이답지 않은 부분’은 결코 어른이 흉내 낼 수 없는 부분이라고 나는 생각하는데, 만약 그것이 사실이라면, 어른들이 말하는 ‘동심’이란 어른의 자기도취일 뿐이다. --- 「사제」 중에서 “한 줄기, 크고 느릿하게 일렁이는 ‘서정의 물결’이 필요하다. 자네 시에는 아직 그것이 거의 드러나지 않았어.” 이 가르침은 지금도 가끔 뜻밖의 순간에 과거로부터 들려와 내 귓전을 울릴 때가 있다. --- 「사제」 중에서 소설가를 키워내는 사람은 결국 날카로우면서도 깊이 음미하고 게다가 애정이 있는 그런 최고의 독자, 다시 말해 좋은 비평가보다는 좋은 감상가인 것이다. --- 「학생 신분으로 소설을 쓴 것의 기록」 중에서 어쨌든 이런 충고를 하는 나 자신에게는 청춘의 의미를 이미 알아버린 자의 비애가 있다. 파우스트는 이렇게 말했다. “인간에게는 모르는 것이 도움이 되고, 알고 있는 것은 쓸모가 없다.” --- 「학생 신분으로 소설을 쓴 것의 기록」 중에서 내가 소설을 쓰기 시작한 최초의 동기도 나 자신으로부터 도망치기 위해, 또한 내 안의 그런 두려운 것들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문학을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나는 명확하고 눈에 보이는, 밝은 질서가 있는 아름다움이라는 것을 아직 이해하지 못했다. 내 일상생활을 위협하거나 어디선가 가만히 노리고 있다가 엉망으로 만들어버릴 것 같은 것에 대한 두려움이 나를 문학으로 내몰았던 것 같다. --- 「나를 매혹시킨 것들」 중에서 나는 건설적인 예술이라는 것을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믿을 수가 없다. 예술의 근본이란 평범한 시민 생활의 건전한 사고로부터 사람을 깨어나게 하여 깜짝 놀라게 만드는 것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만약 예술가가 하는 일이 시민이 생각하는 것과 완전히 똑같아진다면, 예술이 태어날 동기가 없는 것이다. --- 「나를 매혹시킨 것들」 중에서 나는 죽음이나 파멸 그 자체만을 테마로 한 예술에는 그다지 흥미가 없다. 이른바 광기의 예술이나 광기의 천재라는 것에도 크게 흥미가 없다. 역시 나는 죽음이나 파멸을 통해 언제나 부활을 꿈꾸며, 그런 꿈을 꾸는 것과 근본적인 파멸의 충동이 제대로 맞아떨어졌을 때 좋은 예술이 나오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 --- 「나를 매혹시킨 것들」 중에서 내가 소설을 쓰기 시작했을 무렵, 나는 내게서 도망치기 위해, 내 안의 그런 두려운 것에서 벗어나기 위해 문학을 시작한 것 같다. 나는 명확하며, 눈에 보이는, 밝은 질서가 있는 아름다움이라는 것을 아직 알지 못했다. 내 일상생활을 위협하거나 어디선가 가만히 노리고 있다가 엉망으로 만들어버릴 것 같은 것에 대한 두려움이 나를 문학으로 몰아넣었던 것 같다. --- 「나를 매혹시킨 것들」 중에서 고뇌는 인간을 죽이는가? - 아니요. 사상적 번민은 인간을 죽이는가? - 아니요. 비애는 인간을 죽이는가? - 아니요. 인간을 죽이는 것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단 하나, ‘죽음’이 있을 뿐이다. 이렇게 생각하면 인생은 간단명료해진다. 이 간단명료한 인생을 나는 일생 동안 믿고 싶은 것이다. --- 「중증자의 흉기」 중에서 소설가에게 문체란 세계를 해석하려는 의지이자 열쇠이기 때문이다. 혼돈과 불안에 대처해 세계를 정리하고 구획하여 좁은 조형의 틀 안으로 가져오기 위한 작가의 도구는 문체밖에 없다. 플로베르의 문체, 스탕달의 문체, 프루스트의 문체, 모리 오가이의 문체, 고바야시 히데오의 문체, …… 얼마든지 들 수 있겠지만, 문체란 그런 것이다. --- 「영원한 나그네」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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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세에 쓴 〈꽃이 한창인 숲〉이 문예지에 실린 이후, 미시마 유키오는 《가면의 고백》, 《금각사》, 《풍요의 바다》 등 일본 문학사에 길이 남을 명작을 잇달아 발표했다. 화려한 조명과 명성에 가려 자칫 지나쳐버리기 쉽지만, 미시마 유키오는 천재 소설가이기 이전에 탁월하고 명석한 비평가이기도 했다. 이 책은 미시마의 대표적 평론 중 하나인 〈소설가의 휴가〉와 함께 미시마의 삶과 문학관, 예술관을 엿볼 수 있는 〈나의 편력 시대〉 등을 엮은 선집이다.
1963년, 처음으로 노벨상 후보에 올랐던 38세의 미시마는 17세부터 26세까지 약 10년 전의 자신을 되돌아보며 자전적 에세이 〈나의 편력 시대〉를 썼다. 첫 세계 일주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스물여섯 살의 미시마는 자신의 문학 인생에서 한 시기가 매듭지어졌다는 것을 느꼈고, 지난 10년간의 궤적을 다채로운 에피소드로 풀어냈다. 처음으로 문단에 데뷔하게 된 계기, 스승 가와바타 야스나리와의 인, 다자이 오사무와의 만남, 《가면의 고백》, 《파도 소리》 등의 집필 배경, 해외여행에서 마주한 태양과의 조우 등 흥미로운 일화들이 가득 펼쳐진다. “TV도 없고 오락도 부족한 시대”에 문학 작품 하나로 온 세상이 열광하던 시대는 문학 외에도 즐길 거리가 넘쳐나는 오늘날을 생각하면 오히려 신선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문학에 평생을 건 한 인간의 절실하고 진지한 모습은 삶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를 되돌아보게도 한다. 한편, 〈소설가의 휴가〉는 1955년 여름, 서른 살의 미시마가 약 한 달 반 동안 일기 형식으로 써 내려간 사유의 기록이다. 그 무렵 미시마는 《파도 소리》로 대성공을 거두고, 극작가로도 여러 역작을 발표했으며, 이 글을 발표한 후에는 육체 개조를 위한 보디빌딩을 시작하고, 《금각사》 구상을 위해 교토로 취재를 떠나는 등 활발한 창작 활동을 이어가고 있던 때였다. 이 에세이는 일기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사적인 일상보다는 독서와 사색을 통한 날카로운 문학론, 예술론, 문명론으로 가득하다. 소설의 방법론부터 음악, 인식과 행위, 남색, 범죄, 배우, 죽음, 에로티시즘, 자연, 슬럼프, 웃음, 사디즘 등, 그 시대를 관통하는 다양한 테마가 미시마만의 예리한 지성과 감성에 포착되어 깊이 있게 파헤쳐진다. 미시마의 여러 평론 중에서도 정평 있는 작품으로 꼽히는 이 에세이는 훗날 그의 예술적 행보와 말년의 행동에 이르기까지 미시마 문학을 이루는 여러 요소가 담겨 있다고 할 수 있다. “소설이란 본질적으로 방법론을 모색하는 예술이다”라며 끊임없이 소설의 방법론을 모색하고 고민하며, 예술과 인생을 병렬 관계가 아닌 “예술 대(對) 인생”이라고 본 미시마 문학을 형성하는 주요한 실마리들을 엿볼 수 있다. 이 밖에도 스승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문학을 논한 〈영원한 나그네〉, 일본 문단의 사소설을 부정하며 자신의 문학관, 예술관을 밝힌 〈중증자의 흉기〉, 평생의 문학적 지지자였던 어머니를 그린 〈어머니를 말하다〉, 소설가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선배로서 들려주는 〈학생 신분으로 소설을 쓴 것의 기록〉 등 총 9편의 에세이를 실었다. 미시마는 자결하기 일주일 전 마지막 인터뷰에서 자신의 형성은 십 대 때 이미 끝이 났다고 하면서, “자신의 본질이 낭만적이라는 것을 깨달으면 아무래도 십 대 때로 귀향할 수밖에 없다”라는 말을 했다. 자신의 감수성을 버리고 차가운 이지로 무장하려고 애썼지만, 결국 내면에 어찌할 수 없이 솟구쳤던 낭만파적 서정, 그리고 일본의 고전과 전통을 사랑하며 끊임없이 방법론을 고민했던 한 문학청년의 모습을 《소설가의 휴가》에서 찾아볼 수 있다. 기괴한 죽음과 정치적 편향성으로 위험한 인물로 비치지만, 내가 바라보는 미시마 유키오는 오히려 정치적인 것과는 가장 먼, 뼛속까지 ‘문학인’이었다. 이 책이 한 시대를 치열하게 살다 간 천재 작가, 그 가면 뒤에 숨겨진 진솔한 인간 미시마 유키오라는 작가를 조금 더 이해하게 되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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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마 유키오를 둘러싼 무수한 신화의 숲에서 작가 자신이 직접 베어낸 -명민하고 예리하며 대담하고 유쾌한, 또한 후배들을 위한 실용적인 교훈까지도 부족함이 없는- 이 자전 에세이는 설령 또 하나의 새로운 신화일 뿐이라 해도, 가장 매력적인 ‘미시마 유키오 신화’라는 점은 확실할 것이다. - 오에 겐자부로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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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향해, 아름다움을 향해, 발칙한 역설과 정론을 교묘히 결합한, 이상하리만치 강인한 에너지로 가득 찬 신비로움을 동시에 갖추고 있다. - 하니야 유타카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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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수성의 무게로 등이 굽어버린 하나의 육체를 느낀다. 그 감수성을 학대하는 잔혹사인 그의 에세이를 우리는 사랑한다. - 시미즈 신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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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마 유키오를 소설의 천재라고 한다면, 비평과 평론에서는 초천재다. - 고바야시 노부히코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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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을 논하는 그의 말은 그대로 현대 문화에 대한 비평이 되고, 오늘날 삶의 방식에 대해 어떤 형태로든 하나의 해답을 주고 있다. 독자는 이 책 속에서, 참으로 성실한 모럴리스트 미시마 유키오의 면모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 후쿠다 쓰네아리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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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마가 평생에 걸쳐 추구한 중요한 문제들이 펼쳐져 있다. 그런 의미에서 ‘충실한 휴가’이다. - 우에다 마코토 (일본문학 연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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