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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촌 건축 기행
익숙한 도시의 낯선 표정을 발견하는 시간
천경환
디자인하우스 2026.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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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들어가는 말: 자기 안의 감각을 새롭게 깨우는 여정
북촌 여행 지도

CHAPTER 1 창덕궁과 공간사옥을 지나 북촌 초입까지

창덕궁 돌담 옆 작은 숲: 창덕궁 종합관람지원센터
시간과 공간의 합작품: 공간사옥
김수근과 공간사옥, 공간사옥과 김수근 | 아늑함 속에 깃든 뜻밖의 도전 정신 | 맞춤 설계실이 독특한 미술관으로 | 투명성이라는 보편적 주제 의식 | 마당이 완성된 순간 | 하얀 간판은 여전히 당당하게
한옥의 안팎 경계를 규정하는 몇 가지 방법들: 어니언
북촌 한옥마을과 한옥, 알면 보인다: 북촌문화센터
온돌과 보편적 한옥이라는 과제 | 문지방을 넘나들며 살아간다는 생활 감각

CHAPTER 2 건축 여행자의 눈으로, 북촌 미술관 탐방

존중을 표현하는 각자의 방식: 금호미술관과 갤러리현대
비움, 공명, 파격을 위한 건축: 국립현대미술관
첫인상은 기무사와 마당으로 | 마당과 기무사와 서울박스의 삼중주 | 미술관은 주변 동네로 녹아들어
붉은 벽돌 작은 마을: 홍현북촌마을안내소와 서울교육박물관
묵직하고도 경쾌한, 파격의 쐐기: 송원아트센터
공예와 건축의 만남: 설화수의 집과 오설록 티하우스
한옥 쇼룸으로 이루어진 골목 | 북촌이라는 브랜드와 프리미엄 매장의 행복한 만남

CHAPTER 3 느긋하게, 계동길 골목 산책

길의 모양 그리고 길이, 너비, 깊이: 계동길 풍경 1
올망졸망 골목 속 문득 펼쳐지는 넉넉한 여유: 뮤지움헤드
생활의 풍경과 관광의 풍경: 계동길 풍경 2
하늘색 타일과 흑백 사진에 담긴 계동길의 역사: 물나무 사진관
숍과 스토어: 계동길 풍경 3
동네의 역사를 품은 작은 집: 북촌한옥역사관
다양한 관점으로 느슨하게 바라보면: 계동길 풍경 4
고독한 건축가의 은신처: 깊은풍경한뼘마당집

부록 | 로버트 파우저와의 대담: 시간 너머의 거리를 걷다, 북촌 풍경 독해

저자 소개 1

건축사, 깊은풍경건축사사무소 소장. 고려대학교 건축공학과를 졸업한 뒤, 여러 유형의 도시건축설계사무소에서 경력을 쌓았다. 2004년 프랑스대사관 주관 김중업건축장학제 제1기 수혜자로 선발되었고, 2005년 대학건축학회로부터 제1회 무애건축상을 수상했다. 일상 디자인 탐구를 주제로 운영해 온 블로그의 원고를 모아 ≪나는 바닥에 탐닉한다≫와 ≪어느 게으른 건축가의 디자인 탐험기≫를 출간했다. 서울 종로구 계동의 작은 한옥에 건축 사무소를 이전한 후, 매일 안국역 3번 출구에서 중앙고등학교로 이어지는 계동길을 따라 출퇴근하게 되었고 이 길과 동네의 매력을 보다 많은 이들과 나누고자
건축사, 깊은풍경건축사사무소 소장.
고려대학교 건축공학과를 졸업한 뒤, 여러 유형의 도시건축설계사무소에서 경력을 쌓았다. 2004년 프랑스대사관 주관 김중업건축장학제 제1기 수혜자로 선발되었고, 2005년 대학건축학회로부터 제1회 무애건축상을 수상했다. 일상 디자인 탐구를 주제로 운영해 온 블로그의 원고를 모아 ≪나는 바닥에 탐닉한다≫와 ≪어느 게으른 건축가의 디자인 탐험기≫를 출간했다. 서울 종로구 계동의 작은 한옥에 건축 사무소를 이전한 후, 매일 안국역 3번 출구에서 중앙고등학교로 이어지는 계동길을 따라 출퇴근하게 되었고 이 길과 동네의 매력을 보다 많은 이들과 나누고자 건축 전문 여행사 어라운드트립과 함께 틈틈이 ‘북촌 건축 기행’을 진행했다. 주요 작업으로는 원주 반곡동 단독주택(나비지붕집), 세종 다정동 단독주택(물결지붕집), 서울 잠수 라운지 차일 외 다수가 있다.
인스타그램 @lazybirdc

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3월 03일
쪽수, 무게, 크기
256쪽 | 478g | 144*202*18mm
ISBN13
9788970413259

책 속으로

좁고 길게 찢어진 창이 평범치 않아 보입니다. 같은 간격으로 배열된 창 사이 벽면이 옴폭하게 들어가 있고 거기에 맞는 크기의 그림을 걸어 놓았습니다. 갤러리로 바뀌기 전에는 이곳이 건축설계실이었습니다. 창과 창 사이의 간격, 창들이 늘어선 패턴은 제도대의 크기와 제도대의 배열을 그대로 반영한 것입니다. 지금은 칸마다 그림이 들어가 있지만, 원래는 칸마다 제도대와 설계 사무소 직원이 들어가 있던 것이죠. 옴폭한 벽면에는 선반이 놓여 있었는데, 도면 따위를 돌돌 말아 얹어 놓기 위한 곳이었지요. 보통 미술관에서의, 맥락 없는 깨끗한 배경으로서의 하얀 벽과는 사뭇 다른 느낌입니다. 철거 후 완전히 정리되지 않은 배경에는 건물의 지난 사연이 담겨 있는데, 전시되는 작품이 그 위에 겹쳐집니다. 그렇게 해서 배경과 전시품이 함께 작품이 되는 것이죠.
--- 「시간과 공간의 합작품, 공간사옥」 중에서

국립현대미술관의 로비는 삼청로에서 옛 기무사 부분을 거쳐 들어올 수도 있고, 방금 우리가 걸어왔던 것처럼 마당에서 곧바로 들어올 수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마당을 향해 낮고 길게 열린 창이 인상적입니다. 마당과의 긴밀한 관계가 돋보이는 장면입니다. 로비에 머무르다 보면 시선은 자연스럽게 마당으로 향하는데, 창이 낮게 가라앉아 있어서 마당의 바닥에 집중하게 됩니다. 그렇게 마당 바닥을 바라보면, 문득 마당과 로비가 서로 뒤섞이며 넘나드는 듯한 느낌이 들지요. 개관 이후 지금까지 마당은 다양한 장르와 형식의 전시를 꾸준히 담아 왔는데, 무더운 여름철에는 굳이 마당에 나가지 않고 시원한 로비에서 편하게 전시를 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 「비움, 공명, 파격을 위한 건축: 국립현대미술관」 중에서

양옥의 지하는 설화수의 매장이자 양옥의 지상, 즉 오설록 티하우스로 연결되는 길목이기도 합니다. 계단과 함께 일부 바닥이 반 층 정도 높아집니다. 바닥이 높아지니 난간이 세워졌습니다. 보기 드물게 한껏 멋을 낸 난간입니다. 진열장 등 가구들과 일부 천장 마감도 고풍스러운 난간에 맞춘 스타일이고, 그런 디자인 톤의 연장으로 바닥에는 손맛이 느껴지는 자잘한 타일을 깔았습니다. 눈앞에 그다음 반 층 위, 지상의 오설록 티하우스로 연결되는 계단이 모습을 보입니다. 지금의 영역을 아우르는 앤티크 스타일의 난간 그리고 올라가는 계단에 붙은 모던한 유리 난간, 두 가지 스타일의 난간이 겹쳐 보이는데요. 유리 난간은 앞으로 나타날 계단 위 공간의 스타일을 미리 암시하는 것이지요. 대비되는 스타일의 두 난간을 포개어 놓음으로써 바로 이 지점에서 공간 스타일이 변화함을 드러냅니다.
--- 「공예와 건축의 만남: 설화수의 집과 오설록 티하우스」 중에서

안국역 근처 현대건설 사옥에서 중앙고등학교까지 계동길의 길이는 대략 650미터입니다. 느긋하게 걸어서 10분에서 15분 정도 걸리지요. 항공 사진으로 길 모양을 살펴보면 거의 똑바른 듯 보이지만, 계획도시의 길처럼 완벽한 직선으로 뻗은 길은 아닙니다. 길에 서서 보면 구부러진 정도가 실제보다 훨씬 크게 느껴집니다. 길이 약간 경사져 있기 때문에 다소 과장되게 느껴지는 것이죠. 계동길을 따라 올라가는 동안 눈앞에 펼쳐지는 풍경은 사뭇 달라집니다. 어느 지점에서는 첨탑이 주인공처럼 당당히 모습을 드러내는데, 조금 더 걸어가다 보면 어느새 석탑이 정면으로 보이고 첨탑은 옆으로 사라져 잘 보이지 않습니다. 길이 휘어질 때마다 각도가 변하면서 양옆에 비스듬히 세워져 잘 보이지 않던 ‘건물의 얼굴’이 눈앞에 모습을 드러냅니다.
--- 「길의 모양 그리고 길이, 너비, 깊이: 계동길 풍경 1」 중에서

정세권이라는 인물에 얽힌 역사적, 정치적 맥락에서의 서사는 무척 인상적입니다. 그런데 건축 설계를 업으로 삼고 있는 제게 특별히 눈길을 끄는 대목은 정세권과 도시형 한옥에 담긴 실용주의적 태도와 실행력, 시대의 흐름을 꿰뚫어 보는 넓고 긴 안목입니다. 그는 앞으로 샐러리맨과 핵가족의 시대가 열릴 것이라 내다보았습니다. 그래서 안채, 사랑채, 행랑채 등으로 구성되는, 살림 공간과 업무 공간과 서비스 공간을 모두 갖춘 커다란 한옥의 수요는 갈수록 줄어들 것이고, 대신 살림 공간으로만 이루어진 작은 한옥이 많이 필요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그런 판단을 바탕으로 과거 높은 관리의 자택이었던 큰 필지의 한옥을 매입해서 허문 뒤 여러 개의 작은 필지로 나누어 작은 한옥을 지어 분양하는 방식의 개발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 「동네의 역사를 품은 작은 집: 북촌한옥역사관」 중에서

계동은 북촌의 다른 동네와 많이 달라요. 원서동에는 대체로 다가구 주택이 많죠. 가회동은 대부분 한옥이고. 삼청동은 입지 때문인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상업화되었어요. 그에 비해 계동의 성격은 간단하지 않아요. 빌라와 다가구 주택, 한옥이 적절히 공존하고 있어요. 한옥에 대한 관심이 폭증하기 시작한 15년 전쯤에는 계동의 빌라와 다가구 주택을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많았어요. 한옥이 아니므로 흉물이고, 그런 건물들이 모조리 한옥으로 바뀌면 풍경이 한결 단정해질 거라며 아쉬워하는 사람들이 제 주변에도 더러 있었어요. 지금은 그런 건물들이 한옥과 함께 공존하는 것이 오히려 고맙게 느껴집니다. 왜냐하면 적어도 그런 건물은 ‘스테이’로 사용할 수 없잖아요. 그래서 그런 빌라와 다가구 주택에서 동네 주민들이 살아갈 수 있고요.

--- 「로버트 파우저와의 대담: 시간 너머의 거리를 걷다, 북촌 풍경 독해」 중에서

출판사 리뷰

“건축은 인간이 시대를 사유하고
삶을 표현하는 또 하나의 방식이다”
건축물 너머로 들여다본 사람과 시간이 쌓아 올린 이야기

여러 건물이 어울려 좋은 장소를 만드는 북촌의 풍경

안국역 인근에는 한국 현대 건축 최고의 걸작으로 손꼽히는 공간사옥이 있다. 이 공간사옥 초입에 서면 제일 먼저 특징적인 외벽의 벽돌이 눈에 들어온다. 찬찬히 둘러보면 흥미로운 광경을 발견하게 되는데, 바로 외벽 왼쪽과 오른쪽의 창문 모양이 다르다는 것이다. 특별한 의도로 설계한 디자인적 요소가 아니라 수년의 시간차를 두고 지은 서로 다른 건물을 하나로 이으면서 생긴 우연한 결과물이다. 공간사옥은 이처럼 얼핏 하나의 건물처럼 보이지만 구조와 내부 공간이 다른 두 건물을 연결한 곳으로, 내외부 곳곳에 해프닝처럼 보이는 요소들이 건물을 더 재미있고 풍요롭게 만든다.

북촌도 이와 비슷한 모습이다. 오래된 한옥이 전부가 아니라 갤러리, 학교, 인기 있는 카페와 소점, 관공서, 다가구 주택 등 성격과 기능이 다른 다양한 건물이 뒤죽박죽 뒤섞여 있다. 관광지와 거주지, 문화 공간과 상업지가 혼재한 풍경이 얼핏 불협화음처럼 보이지만 각각의 건물이 동네에 녹아들어 절묘하게 어울리는 광경이 북촌의 매력을 완성한다.

평범한 일상에서 우연한 발견을 얻는 도시 답사

북촌 한편에서 조그맣게 둥지를 틀고 출퇴근하던 저자는 몇 달이 지나도 매일 다니는 길이 왜 지루해지지 않는지, 그 길 위에서 어떤 사람들이 살아가는지, 주변 동네에는 어떤 건물이 늘어서 있는지를 궁리한다. 또한 한옥에 사무실을 마련하면서 그간 한옥에 갖고 있던 편견도 깨트리고 한옥의 매력도 새롭게 발견한다. 이런 과정을 거쳐 저자가 알아보고 깨달은 것들은 건축 여행 전문사에서 일종의 건축 도슨트로서 일하면서 다듬어져 북촌 건축 기행에 담겼다.

이 책은 마치 저자와 함께 탐방하는 듯한 생생한 현장감을 그대로 살린 책이다. 가이드의 안내에 따라 이 지점에서 저 지점으로 옮겨다니다 친근한 말투로 하나씩 짚어 가며 설명하는 건축 요소를 관찰하는 식이다. 두 개의 코스로 구성된 북촌 건축 여행 중 첫 번째 여행은 북촌의 동쪽 끝, 창덕궁 근처에서 시작하고 두 번째 여행은 북촌의 서쪽 끝, 경복궁 근처에서 시작한다. 두 여행 모두, 계동길을 따라 올라가 원서고개에 자리 잡은 저자의 건축 사무소를 찾아가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공간이 증언하는 시간, 시간이 새긴 삶의 무늬를 알아 가는 여행

소개하는 곳들은 북촌의 좋은 건물 중 여러 사람이 구경하기에 편하고 동선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며 건축가의 설명이 필요한 곳 위주로 선택했다. 그중엔 누구나 봐도 감탄을 자아내는 곳, 건축가가 아니면 쉽게 진가를 알아보지 못하는 곳, 과거의 영광이 생각나는 안타까운 곳, 역사를 알면 달리 보이는 곳 등이 있다. 일반적으로 건물은 고정된 자리에서 말 없이 서 있는 평면적인 존재처럼 느껴지지만 항공뷰로 보는 듯한, 현미경으로 살피는 듯한 건축가의 시선을 통하면 소란스럽고도 입체적인 건물의 모습이 그려진다.

투어의 출발점으로 삼은 창덕궁 종합관람지원센터는 화려하거나 유명한 장소가 아니다. 창덕궁의 기와, 굵직한 나무 기둥, 화강석의 영원한 이미지와 반대되는 철판, 유리, 가는 기둥을 사용해 선명한 대조를 이루는 이곳은 심지어 행인들 눈에 잘 띄지도 않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창덕궁을 보조하기 위한 목적에 완벽히 부합한다. 건축가 김수근이 아늑하고 편안한 한옥의 공간 감각을 내부에 적용하고 외부를 벽돌로 마감하는 등 한국적인 건축의 아름다움을 구현했다고 평가받는 공간사옥에서는 뛰어난 건축 미학을 접해 볼 수 있다. 눈길을 끄는 옛 기무사 건물과 미술관 건물, 넓은 마당으로 이루어진 국립현대미술관은 시설의 거대함을 감안하면 주변과의 자연스러운 연결이 인상적인 곳이다.

언덕이라는 지형을 이용해 큰 건물을 위압적이지 않게 배치했고, 작은 계단은 주변 골목과 부드럽게 이어진다. 기울어진 모서리 땅에 위치한 송원아트센터는 철판이라는 재료와 삼각뿔이라는 형태로 파격적인 디자인을 연출한 건물로, 현대적이고 경쾌한 모습은 북촌의 거리 풍경을 한결 풍성하게 만든다. 여러 채의 한옥과 양옥을 리모델링해 만든 설화수의 집과 오설록 티하우스는 재료와 요소를 잘 조합해 만든 공예품 같은 건물이다. 곳곳에 펼쳐진 정교한 건축 요소와 디자인 수법을 찾아보는 재미가 있으며 상업 시설임에도 북촌이라는 지역성을 살린 장소이자 오히려 북촌의 가치를 브랜드에 활용한 곳으로서 의미를 지닌다. 투어의 후반부에 방문하는 계동길은 건축물 자체보다는 거리 풍경에 시선이 쏠린다. 얕은 언덕길을 오르면서 오래된 동네 기름집, 공중목욕탕에서 사진관을 거쳐 현재는 팝업 스토어로 바뀐 건물, 가판대가 있는 작은 공방들을 구경하다 보면 어느새 여행의 종착지인 저자의 사무실에 다다른다.

저자는 때로는 건축가의 시선으로, 때로는 동네에 거주하는 생활인의 감각으로 건물과 사람, 풍경을 연결한다. 공간에 대한 탐구는 건물을 만든 사람들, 풍경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귀결된다. 북촌은 단절된 작은 관광지가 아니라 사람들의 일상이 일어나는 무대다. 건축가의 손에서 탄생하고 고쳐지고 세월이 흐르면서 몸집을 불리거나 일부를 허문 건물 이야기와 더불어 건물을 드나들거나 옆에서 변화를 지켜보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무심히 지나치는 건물과 동네를 재발견하는 기회를 선사한다.

추천평

천경환은 무엇을 바라볼 때 늘 한 걸음 뒤에서 천천히 바라보는 편이다. 그럴 때는 재촉하지 말고 기다려 줘야 한다. 그 시간은 바로 그가 건축을 또는 풍경을 소화하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그런 위치에서 그만의 시간으로 바라본 북촌에 대한 시선이고 기록이다. 김수근의 건축부터 여러 미술관, 잘나가는 상업시설, 유명하진 않지만 반짝반짝 빛이 나는 동네 점방까지. 그가 출퇴근길에 접했던 소소한 풍경의 맛은, 마치 알맞게 숙성된 음식 같기도 하고 편안하고 부드러운 것이 햇살이 따스하게 비치고 있는 고택 대청 마룻장 같기도 하다. - 임형남 (가온건축 소장, ≪건축탐구 집≫·≪건축은 땅과 사람이 함께 꾸는 꿈이다≫ 저자)
북촌은 단절된 마을이 아니다. 일상으로부터 도피하기 위해 찾아가는 테마파크도 아니다. 서울이라는 대도시의 일부분으로 동시대 사람들의 평범한 일상이 펼쳐지는 또 하나의 무대라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깊이 있게 경험하고 이해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 로버트 파우저 (응용언어학자, 도시 탐구가, ≪도시는 왜 역사를 보존하는가≫ 저자)
저자는 현대 건축의 관점으로,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병치된 북촌에서, 건축이 주변 환경과 맺는 관계를 섬세하게 발굴한다. 효율과 객관화된 감각에 익숙한 현대인에게 잊고 지낸 삶과 문화의 공간을 다시 보여 주며, 도시는 소수의 정치가나 건축가가 만드는 것이 아니라 축적된 시간이 빚어낸 결과임을 일깨운다. - 민현준 (홍익대학교 건축도시대학 교수,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설계자)
저자는 전문가의 언어가 아닌 일상의 시선으로 북촌을 안내한다. 그는 공간을 읽는 방법을 가르치지 않는다. 대신 공간을 느끼는 감각을 되살려 낸다. 저자를 따라 걷다 보면 우리가 잊고 지냈을 뿐, 여전히 내면에 간직하고 있는 ‘그 감각’이 되살아날 것이다. - 노유선 (≪포브스코리아≫ 기자)
“매일 새롭게 느껴지는 북촌의 풍경을 전하고 싶다.” 처음 ‘건축 기행’ 프로그램을 기획할 때, 저자가 했던 말을 기억한다. ≪북촌 건축 기행≫을 통해 독자들이 자신만의 속도로 동네와 도시를 음미하며 둘러볼 수 있도록 안내하는 책이다. - 최혜란 (어라운드트립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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