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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ile Ga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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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가 아닌 ‘동행’이 되어 주는 이야기
많은 그림책에서 아이에게 ‘괜찮아.’, ‘할 수 있어!’라고 말합니다. 그 말이 힘이 되기도 하지만, 막연한 불안 앞에 선 아이에게 그 말이 닿지 않는 순간이 있어요. 아이도 언젠가 괜찮아질 거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지요. 그런데도 지금이 힘든 거니까요. 『아직 준비가 안 됐어요』는 낯설고 불안한 아이의 마음을 정확하게 포착한 책입니다. 아이 곁을 따라다니는 다양한 모양의 괴물들은 아이에게 어떠한 영향도 주지 않아요. ‘마음의 준비가 덜 된 것’과 ‘겁에 질린 것’은 다르다는 사실을 그림으로 보여 주는 것이지요. 이 책은 아이를 설득하려 하지 않아요. 준비가 되기를 기다리는 게 아니라, 준비가 안 된 채로도 하루를 살아가는 아이 곁에 그저 있어 줍니다. 이 조용한 동행이 작가가 독자에게 전하고 싶은 응원일 거예요. 『선택을 심어요』보다 먼저 시작된 이야기 이 책은 작가 가오이러가 『선택을 심어요』보다 먼저 쓰고 그린 작품입니다. 한국에서는 순서가 뒤바뀌어 두 번째로 소개되지만, 이 책을 읽고 나면 오히려 그 역순이 흥미롭게 느껴집니다. 『선택을 심어요』에서 담담하고 단단하게 자신의 선택을 가꿔 나가던 아이의 이야기가, 사실 이 ‘아직 준비가 안 된’ 떨리는 출발 위에 서 있었다는 걸 알게 되니까요. 수채화 특유의 맑고 투명한 색감, 정체를 알 수 없지만 왠지 낯설지 않은 감정 괴물들, 그리고 점점 따뜻해지는 장면과 색채의 온도까지 가오이러의 그림은 많은 것을 보여 줍니다. 준비되지 않은 불안에서 조금씩 걸어 나오는 과정이 문장보다 그림에 더 깊이 새겨져 있어요. 『선택을 심어요』를 읽었던 독자라면, 이 책에서 그 시작점을 만나는 반가움이 있을 거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