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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의 말 _ 역사 교과서에 나오지 않는 뜨거운 의리프롤로그 _ 1457년, 가장 고독했던 소년의 장례식첫째 마당사람 사이의 신의를 끝까지 지킨 사람들1장 엄흥도: 밤의 강물에서 왕의 시신을 건져 올리다삼면의 강과 절벽이 가둔 청령포의 적막호장은 행정 서류로 단종의 시간을 읽었다왕의 곡소리를 듣고 강을 건넌 엄흥도관풍헌 이주와 물리적 보호막의 상실10월 24일 도착한 왕명과 연좌의 공포금기를 깨고 왕의 시신을 수습하다가문의 절멸을 피해 영월을 떠나다2장 매화: 왕의 부탁을 품고 왕비의 64년을 지키다죽음이라는 장식 대신 64년의 일상을 선택하다유배 행렬의 끝에서 보고의 의무를 수행하다청령포의 적막 속에서 맺은 왕과의 약속자결의 대열을 이탈한 매화의 발걸음보랏빛 염색으로 지켜낸 거친 생존세조의 회유를 차단한 정업원의 사리문정순왕후의 임종으로 64년 만에 완수한 과업3장 안신: 사약을 앞에 둔 왕의 곁에서 눈물을 닦아주다패배한 왕 곁에 끝까지 남은 자의 고통궁궐에서 영월까지 묵묵히 동행하다사약 소반이 밀려들어온 관풍헌의 밤왕의 마지막 눈물을 수건으로 닦아내다왕의 마지막을 끝까지 지킨 고독한 파수꾼기록되지 않은 후일담, 그리움이 남긴 흔적4장 정순왕후: 잊으라는 세상에서 기억을 끝까지 붙들다어린 왕과 비를 가둔 궁궐이라는 울타리영미다리 위에서 옷깃을 여미며 작별하다궁궐에서 정업원으로, 도심 속의 유배지땀을 흘리며 서인의 하루를 살아내다동쪽을 향한 아침 문안, 매일의 의식이 되다기어이 64년을 살아내 생의 존엄을 증명하다5장 금성대군: 조카를 홀로 두지 말라는 유언을 받들다문종이 남긴 유언과 약탕관의 온기화려한 왕족에서 죄인으로 추락하다가시 울타리 안에서 복구한 국가의 설계도아궁이에서 불타 사라진 마지막 격문한 마을을 지운 정축지변의 피비린내어떤 힘으로도 지울 수 없는 정직한 의리둘째 마당부당한 권력에 맞서 목숨을 던진 사람들6장 유응부: 쇠꼬챙이가 살을 뚫어도 입을 열지 않다세종의 활을 쥐고 변방의 성곽을 지키다고기 없는 식탁이 보여주는 엄격한 삶흐트러진 군령을 바로잡고자 거사에 동참하다운검의 금지와 어긋나버린 시간달궈진 쇠꼬챙이를 비웃으며 항전하다거열의 형틀 위에서 보여준 인간의 존엄연못이 된 집터 위로 무인의 기개가 흐르다7장 성삼문: 인두가 살을 지져도 문장은 흔들리지 않다세종이 성삼문을 가장 총애했던 이유어린 임금을 진심으로 보필하다무너진 법도를 문장의 칼날로 바로잡다왕위 찬탈의 불법성을 소리 높여 고발하다역사의 빈칸을 채우는 가장 선명한 의리의 실체8장 박팽년: 글자 하나로 부당한 권력과 맞서 싸우다나랏일의 중심에서 문장의 법도를 세우다어린 임금의 이름을 직접 지워야 했던 고통찬탈의 흔적을 덧칠하는 비겁한 문장들녹봉인 쌀가마니를 창고에 차곡차곡 쌓아두다정교한 설계로 거사의 기틀을 잡다국문장의 매질에도 글자 하나를 굽히지 않다9장 이개: 찬양의 시 대신 벼루에 물 한 방울만 담다참찬관의 책상, 마침표를 찍는 자리이개가 지켜온 가족의 질서를 파괴한 수양대군찬양하는 시를 거부하고 물 한 방울만 떨어뜨리다공신 녹권 정비와 실무적 모멸감거사의 설계와 서재에서의 마지막 정돈국문의 침묵과 마지막 문장이 된 절명시멸문마저도 이겨낸 불멸의 문장10장 하위지: 녹봉으로 받은 쌀을 썩혀 신하이길 거부하다집현전의 강직한 저울, 하위지의 자리세손에게 법의 일관성을 단호하게 가르치다예조판서 임명장을 받기도 전에 제출한 사직서녹봉을 단 하나도 집안으로 들이지 않았다거사 전야, 설계의 빈틈을 메우다국문장에서 논리로 권력을 심판하다세조가 끝내 소유하지 못한 신하11장 유성원: 권력의 국문을 거부하고 자신을 삭제하다영남의 인재,집현전의 조용한 조율자가 되다그림자 스승으로서 어린 임금의 문장을 지키다예악의 편집자, 지식의 질서를 세우다기록자로서의 사형 선고를 직감하다참찬관의 고독과 오역된 기록스스로 집행자가 되어 지켜낸 침묵의 성벽세조가 끝내 지우지 못한 거대한 오점에필로그 _ 역사가 흐르는 한 신의는 패배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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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에서 가장 빛나는,너무나도 순수한 신의의 기록지금 우리 사회는 눈앞의 이익이 가치를 앞지르고 오랜 원칙들이 쉽게 흔들리는 혼란스러운 대전환기를 지나고 있다. 정보는 넘쳐나되 인간의 격을 결정짓는 삶의 맥락이 사라진 이때, 명확한 중심이 없으면 결국 타인의 시선과 권세의 뒤만 쫓다 끝나기 마련이다. 이 책은 우리 역사에서 가장 정직하고도 결연했던 11인의 삶을 통해, 우리가 느끼는 불안의 실체가 ‘물질적 결핍’이 아니라 ‘지켜야 할 가치’의 부재였다는 사실을 뼈아프게 짚어낸다. 지루한 역사 교과서의 서술을 넘어 사물의 본질과 약속에 집착했던 그들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글자 한 획과 쌀 한 톨의 선택이 어떻게 개인의 품격을 지켜내는지 깨닫게 된다. 결과만 중시하는 세속적인 시선을 잠시 거두고 결단을 이끌어낸 신념의 연결 고리를 살피는 순간, 독자들은 비로소 자기 삶의 진정한 주인이 되는 길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이 책은 신의의 시작부터 치열한 투쟁, 그리고 역사가 기억하는 마침표에 이르기까지 삶의 흐름을 따라 두 개의 마당으로 구성되었다. 이는 단순한 신분 순 배치가 아니라, 사람 사이의 약속을 일상의 노동으로 견뎌낸 ‘생활의 서사’부터 부당한 권력에 맞서 자신의 생애를 기록으로 완성한 ‘사육신의 투쟁’까지 전 과정을 유기적으로 엮어낸 구조다. 특히 ‘장부 밖의 녹봉’ ‘기록의 주권’ 같은 개념들은 흩어져 있던 11인의 행보가 어떻게 하나의 거대한 신념의 지도로 수렴되는지 깊은 통찰을 선사한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세상이 뒤집히는 위기 속에서도 스스로 인간의 존엄을 지켜내고 삶을 재구성할 수 있는 강력한 용기를 얻게 될 것이다. 각박한 시대에 붙들어야 할 최소한의 양심이 필요한 개인에게, 그리고 진정한 인간 존중의 근거를 찾는 이들에게 이 책은 가장 완벽하고 정직한 인생의 지침서가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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