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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orgi Gospodino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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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나는 마침내 깨닫는다.가장 슬픈 곳은 바로 세상이다.” 20세기 후반, 후기 사회주의 체제 아래 궁핍한 불가리아에서 외로운 유년기를 보낸 화자는 아버지가 사준 낡은 그리스신화 전집으로 세상을 배운다. 특히 사람과 황소 사이에서 태어나 절대 빠져나올 수 없는 미궁에 갇히게 된 미노타우로스의 이야기에 감응하며 뜻밖의 깊은 동질감을 느낀다. 그의 시선에서 미노타우로스는 영웅이 처단해야 할 괴물이 아니라, 차가운 미궁에 홀로 버려진 가여운 소년, 그러니까 부모가 일터로 나간 뒤 컴컴한 지하방에서 온종일 시간을 보내야 했던 자기 자신과 닮은 존재다. 한편 그는 ‘병적 공감 증후군’이라는 독특한 증상을 보인다. 가족과 이웃은 물론 이름 없는 동물에서 할아버지가 약 대용으로 삼킨 민달팽이에 이르기까지 다른 존재의 경험에 완전히 몰입하고 심지어 함께 체험할 수 있게 되는 고도의 공감 능력이다. 그러나 이렇게 타인의 고통과 생애를 제 것처럼 느낄 수 있던 소년은 성인이 되며 이 특별한 능력을 상실하고 만다. 작가가 된 그는 타인의 이야기를 강박적으로 수집하며 이 잃어버린 능력을 보충하려 하며 온 세상에 흩어진 이야기의 파편을 모아 유기와 슬픔의 역사라는 방공호를 완성해 나간다. 『슬픔의 물리학』은 형식 자체로 이야기들이 복잡하게 얽힌 미궁 속을 걷는 듯한 경험을 선사한다. 『타임 셸터』에서 기억력 감퇴를 겪는 환자가 자신의 기억을 헤맨다면 우리의 어린 주인공 ‘게오르기’는 아예 타인의 기억을 헤맨다. 그리고 책을 읽는 독자는 과거와 현재, 신화와 기록이 뒤섞인 작품의 무수한 길을 헤맨다. 페이지 곳곳에는 “순혈 장르”가 흥미롭지 않다는 게오르기의 선언에 걸맞은 일상 속의 정제되지 않은 다양한 텍스트와 이미지가 놓여 있다. 그러나 장르의 전형성을 탈피한 이런 기록을 읽다 보면 어쩐지 막을 수 없는 거대한 멜랑콜리가 찾아온다. 전쟁의 흔적, 사회적이고 역사적인 슬픔과 상실감, 그 모든 유기된 것의 기록이 스멀스멀 몸속을 통과하는 감각을 느낀다. 얼마 지나지 않아 고개를 끄덕이며 납득하게 된다. 그렇다, “슬픔의 응집 상태는 기체”이기에, 좌절을 예감하며 달려가는 이야기는 정확히 이런 모습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역겹도록 외로운. 지난 몇 년 동안 내가 느껴온 감정, 그것의 가장 정확한 표현이다. 예전에 공중전화 부스에 검은색 마커로 쓰인 글에서 봤다. “나는 사람들을 사랑한다. 그래서 역겹도록 외로워진다.” 나는 그런…… 역겨운 외로움이 나를 덮칠 때마다 머릿속에서 되풀이해 떠올리는 문장들의 모음집에 그 글을 추가한다. _본문에서 더불어 고스포디노프는 특유의 적실한 묘사와 유머, 유려한 문장으로 이야기의 실을 풀어나간다. 형식은 새로울지언정 모든 이야기의 중요한 실마리는 결국 시대의 가장 보편적인 정서와 닿아 있다. 실제로 한 인터뷰에서 고스포디노프는 이 작품에서 ‘슬픔’, 영어로 ‘sorrow’라 번역된 불가리아어 단어 ‘tuga’를 ‘일어나지 않은 무언가에 대한 갈망이자, 인생이 미끄러져 가고 있으며 개인적이거나 정치적인 모든 이유로 어떤 일들은 결코 자신에게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갑작스러운 깨달음’이라 정의한 적 있다. 그러므로 이 책 『슬픔의 물리학』은 삶을 구성하는 강력한 욕망과 그 욕망이 좌절될 수밖에 없으리란 깨달음, 이는 개인의 의지나 선택과는 완전히 무관한 것이라는 무력감에 관한 이야기다. ‘슬픔’이 정녕 이런 것이라면, 세상을 잠식한 이런 정서가 비단 십여 년 전 한 동유럽 국가만의 것은 아니라는 데 동의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미궁 속 미노타우로스만의 것도 아니다. 놀랍도록 매혹적인 방식으로 그려진 거대한 슬픔과 숭고는 사실 거의 모든 것의 시작이자 끝이다. 이 ‘물리적’인 책 속에는 바로 그런 것이 들어 있다.이 작품에는 모든 것이 있지만 아무것도 없다. 책의 모든 요소가 무작위적이지만 그 모든 것이 완벽한 전체를 이룬다. - 아마존 독자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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