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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오시마 예술의 탄생
인구 소멸의 섬에서 피어난 현대미술의 도전과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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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일반/예술사 39위 예술 top100 1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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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PROLOGUE 나오시마의 시작

제1장 나오시마로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예사롭지 않은 구인 광고
‘좋은 삶’이라는 기업 철학
어린 시절 내가 만난 예술
예술의 세계에 빠져들다
끊임없이 그리며 터득한 ‘사물을 보는 법’
특별히 주어진 추가 시험

제2장 절망과 도전의 나날
사회인 신고식
베네세 추진실에서 보낸 날들
첫 업무
이색적인 아트 컬렉션
작품은 예술인가, 자산인가
첫 뉴욕 출장
홀로 선 뉴욕의 현대미술
사라지지 않는 온도 차이
회사에 현대미술을 들여오자
새로운 사내 전시
후쿠타케 씨의 호출
나오시마와 베네세 그리고
안도 다다오를 이어준 중요 인물
결재를 애타게 기다리며
나오시마의 지난날

제3장 어둠 속을 달려라
폭풍 속의 개관식
나오시마의 ‘이단’, 안도 다다오 건축
손님이 뜸한 갤러리
처음 통과된 전시 기획
밤을 새운 작품 제작
악몽의 네온관
갑자기 떨어진 금지령
잇따라 떠오른 묘안
경계를 벗어난 전시회
전시회가 우선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다
세계와 나오시마의 만남
세계를 무대로 한 전람회
‘베네세상’이라는 전략
나오시마의 예술을 만들다
상식을 벗어난 곳으로 눈길을 돌리다
호텔 미술관 논쟁
비즈니스의 세계에서 멀어지다
안도 다다오 건축에 대한 도전
‘나오시마다움’의 핵심은 무엇인가

제4장 현대미술은 섬을 구할 수 있는가
나오시마라는 이상적인 사업 환경
나오시마의 기초를 쌓은 미야케 지카쓰구
나오시마를 만든 이시이 가즈히로의 건축
빈집 문제
일상과 맞닿은 예술
언젠가 만날 운명이었던 건축가
미야지마 다쓰오를 설득하기 위해 제네바로 떠나다
최고의 아이디어
‘가도야’가 바꾼 것
안도 다다오가 먼저 손을 내민 ‘미나미데라’
장소의 의미를 재조명하다
터렐의 ‘정밀함’
무사히 문을 연 ‘미나미데라’
세 번째 ‘집 프로젝트’
나이토 레이의 ‘치밀함’
‘집 프로젝트’가 낳은 것
‘집 프로젝트’를 진화시키다
예술을 통해 바라본 나오시마의 일상
예술을 통해 변화하는 사람들

제5장 그리고 ‘예술의 성지’가 탄생했다
주주가 던진 뜻밖의 질문
나오시마 사업이 폐지될 위기에 빠지다
새로운 사장의 경영 개혁
나오시마의 예술에 나타난 변화
인간의 근원을 묻는 대지미술
시간과 공간을 몸으로 느끼는 〈번개 치는 들판 〉
저드의 성지 마파
터렐의 민낯
예상치 못한 손님
모네를 나오시마에 둘 수 있을까
모네를 현대미술 안에 담기 위해
모네의 해석을 발전시키다
출발점이 된 공통의 물음
드 마리아와 터렐
모네가 생각한 공간
드디어 시작된 건축 프로젝트
장소 선정과 건축 오리엔테이션
안도 다다오 건축의 문맥 속에서
나오시마 프로젝트 최대의 임무
모네가 불러일으킨 시각의 혁명
하얀 캔버스
시작은 정삼각형
중력으로 세계를 헤아리는 드 마리아의 작품
과학과 예술이 교차하는 곳
시각을 뒤흔드는 터렐의 작품
개관을 앞둔 분주한 나날
그리고 지추미술관이 문을 열었다
분명히 느껴진 나오시마의 변화

EPILOGUE 누구도 보지 못한 것을 찾아서

맺는말
안도 다다오의 특별 기고
참고문헌

저자 소개2

아키모토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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秋元雄史

도쿄예술대학교 명예 교수, 가나자와 21세기 미술관 특임관장, 국립 타이난예술대학교 명예 교수이자 미술 평론가. 1955년 도쿄에서 태어났으며, 도쿄예술대학 미술학부 회화과를 졸업한 후 작가 및 미술 평론가로 활동했다. 신문에서 우연히 구인 광고를 보고 1991년 후쿠타케쇼텐(현 베네세 홀딩스)에 입사해 구니요시 야스오 미술관의 주임 연구원으로 일하고, 이후 ‘베네세 아트사이트 나오시마’로 이름을 알린 아트 프로젝트를 총괄하게 되었다. 1994년 나오시마의 상징과도 같은 구사마 야요이의 <호박>을 탄생시킨 《아웃 오브 바운즈》와 오래된 민가를 하나의 예술 작품으로 탈바꿈시킨 ‘집
도쿄예술대학교 명예 교수, 가나자와 21세기 미술관 특임관장, 국립 타이난예술대학교 명예 교수이자 미술 평론가. 1955년 도쿄에서 태어났으며, 도쿄예술대학 미술학부 회화과를 졸업한 후 작가 및 미술 평론가로 활동했다. 신문에서 우연히 구인 광고를 보고 1991년 후쿠타케쇼텐(현 베네세 홀딩스)에 입사해 구니요시 야스오 미술관의 주임 연구원으로 일하고, 이후 ‘베네세 아트사이트 나오시마’로 이름을 알린 아트 프로젝트를 총괄하게 되었다. 1994년 나오시마의 상징과도 같은 구사마 야요이의 <호박>을 탄생시킨 《아웃 오브 바운즈》와 오래된 민가를 하나의 예술 작품으로 탈바꿈시킨 ‘집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2002년 무렵에는 모네의 <수련>을 구입한 것을 계기로 ‘지추미술관’을 구상하고 감독하기 시작했다. 미술관이 문을 연 2004년 지추미술관 관장 및 나오시마 후쿠타케미술관 재단 상무이사로 취임했으며, 베네세 아트사이트 나오시마의 아티스틱 디렉터로도 활동했다. 3만여 명에 불과했던 베네세 아트사이트 나오시마의 연간 방문객 수는 2005년 12만 명을 돌파하며 최초로 흑자 전환을 달성했다. 2006년에는 나오시마를 떠나 이듬해 가나자와 21세기 미술관 관장으로 취임했고, 연간 255만 명이라는 방문객 수를 기록하며 이곳을 일본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찾는 현대미술관으로 성장시켰다. 이후로는 도쿄예술대학 대학미술관 관장 겸 교수 그리고 네리마 구립미술관 관장 등을 역임했다. 저서로는 『왜 성공한 리더들은 아무리 바빠도 미술관에 가는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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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어가 재미있어 일본어 교육을 전공하고 책이 좋아 출판사 편집자가 되었다. 그렇게 좋아하는 것을 좇다 보니 자연히 전문 번역가의 길에 들어섰다. 지금은 바른번역 소속 번역가로 활동하며 재미있는 책을 기획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컨셉 수업』, 『워런 버핏 삶의 원칙』, 『나라는 벽』, 『꾸준함의 기술』, 『연결되었지만 외로운 사람들』, 『적당히 잊어버려도 좋은 나이입니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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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4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480쪽 | 642g | 135*200*30mm
ISBN13
9788925569482

책 속으로

수많은 방문객으로 북적이는 지금의 모습을 아는 사람이라면 상상하기도 어려울 만큼 당시의 나오시마는 무척이나 조용한 섬이었다. 다른 섬과 마찬가지로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골머리를 앓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어제와 똑같은 오늘이 틀림없이 이어지리라는 확신이 들 만큼 한가롭고 느긋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pp.10~11

베네세에서 채용 연락을 받은 나는 덩실덩실 어깨춤을 추며 여행에 나설 준비를 시작했다. 도쿄에서 나고 자란 내가 난생처음 도쿄라는 도시를 떠나게 되었다. 답답했던 나날에서 벗어나 오카야마 생활에 대한 기대로 가슴을 부풀리며 하루하루를 보냈다. 나오시마로 떠나기 전날, 미술 업계 동료들이 송별회를 열어주었다. 개중에는 “1년쯤 되면 다 내팽개치고 도망치는 거 아니야?”라고 신랄하게 말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나는 가볍게 웃어넘기고 당당히 선언했다. “그럴 리가. 제대로 성과 내고 와야지!” 그때 본 동료의 얼굴이 진심으로 그리워질 만큼 무섭고도 괴로운 시간이 오카야마에서 기다리고 있음을 꿈에도 모른 채 말이다.
---p.58

그러는 사이 나오시마 프로젝트의 핵심인 베네세 하우스, 즉 나오시마 컨템포러리 아트 뮤지엄(현 베네세 하우스 뮤지엄)의 개관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설계는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맡았다. 안도 다다오는 노출 콘크리트 건축으로 유명하다. 간결한 설계와 동그라미, 세모, 네모 같은 단순한 모양이 특징이다. 소재로는 콘크리트, 철, 유리 등을 주로 쓴다. 각각 재료 본연의 색을 살려 사용하거나 콘크리트에 맞춰 회색으로 칠한다. 모노톤의 간결하고도 기하학적인 건축이다.
---pp.106~107

7월에 문을 연 뒤 이듬해 1992년 3월까지 약 9개월 동안 베네세 하우스를 찾은 방문객은 1만 명도 채 되지 않았던 것 같다. ‘것 같다’라고 또 모호하게 말하는 이유는 당시에는 호텔 숙박객만 상대하고 당일치기로 미술관을 방문하는 손님의 수는 헤아리려고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숙박객은 물론 파악하지만, 일반 방문객 수를 헤아릴 생각은 하지 못했다. 정말이지 걱정스러운 출발이었다.
---p.127

전시 당일 후쿠타케 씨가 완성된 작품을 보러 갤러리까지 친히 납신다고 했다. 신중을 기해 그가 도착하기 직전 스위치를 켠 순간, 전기가 몽땅 나가버렸다. 틀림없이 어딘가에 과부하가 걸린 듯했다. 그러고는 아무런 반응도 나타나지 않았다. 사태를 안 후쿠타케 씨는 크게 화를 냈다. “모두 열심히 일하는 와중에 이렇게 날림으로 일을 처리하는 사람은 용납 못 합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오픈 시간까지 고쳐놔요!” 그렇게 말하고는 자리를 떴다. 오픈까지는 몇 시간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었다. 어쨌든 지시가 내려왔으니 고치는 수밖에 없었다.
---pp.141~142

세토내해에는 매년 태풍이 찾아오는데, 〈호박〉은 태풍의 영향을 그대로 받는다. 매년 비바람을 맞아 첫 번째 〈호박〉이 약해져서 작품을 다시 만들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모양은 그대로 유지하되 강도를 올리고 이곳저곳 개량한 것이 지금의 모습이다. 특히 신경 쓴 부분은 더 강하고 한층 가볍게 만드는 것이었다. 태풍이 올 때마다 〈호박〉을 안전한 곳으로 피난시켜야 하니 옮기기 쉽게 만드는 것이 중요했다. 전시회가 시작되는 날에는 구사마 야요이가 직접 〈호박〉 옆에 서서 관람객들을 맞았다. 그때는 지금만큼 복장이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그녀만의 개성이 묻어나는 차림새로 기념사진도 함께 찍어주었다.
---pp.157~158

야나기 유키노리나 차이궈창의 전시는 보통 사람에게는 낯선 현대미술이니 그리 많은 관람객을 기대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도시에서 열리는 전시회라면 현대미술을 좋아하는 팬들은 반드시 찾아오기 마련이다. 결국 ‘나오시마’라는 조건으로는 평범한 미술관처럼 생각하고 예술을 다루어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다. 전시회라는 수단으로 이 먼 곳으로 사람들을 끌어들이기에는 아무래도 무리가 있다. 그러니 아무리 멀어도 찾아오고 싶은, 뭔가 특별한 나오시마만의 목적을 만들어야 했다. 미술관 ‘밖’을 전시회장으로 삼아 나오시마에서만 만날 수 있는 예술과 세토내해의 풍경을 만든다는 발상은 그런 의미에서 새로운 깨달음을 가져다주었다.
---p.161

그렇다면 ‘나오시마다움’의 핵심은 무엇일까? 세토내해의 아름다운 풍경일까, 옛 모습이 그대로 남은 시골 마을의 정겨운 공동체일까. 아니면 도시에는 없는 한가롭고 소박한 분위기일까. 모두 틀린 말은 아니지만, 이들을 구성하는 것은 역시 ‘사람’이다. 나오시마가 나오시마다우려면 섬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꼭 필요하다. 베네세도 지역과의 협력 없이는 진정한 의미에서 나오시마에 뿌리를 내렸다고는 말할 수 없다. 많은 관광객을 불러 모으고 있기는 하지만, 베네세가 앞으로도 나오시마에서 큰 규모로 기업 활동을 벌이려면 섬사람들의 이해와 인정이 반드시 필요했다. 나는 그때까지 예술가나 직원들 또는 건축가와 소통하는 데만 몰두했지만, 나오시마에서 이상적인 예술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지역 사람들에게 눈길을 돌려야만 했다.
---p.202

미야지마 다쓰오가 1988년 아페르토에서 소개한 작품은 오늘날 그가 주로 제작하는 작품의 원형이 된 LED(발광 다이오드) 전자 기기를 사용한 작품이다. 불교적 세계관을 반영한 관념적이고 추상적인 작품으로, 주제는 ‘시간’이다. 사람은 연속되는 시간 속에서 점처럼 존재한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이것이 훗날 대표작이 된 〈시간의 바다 Sea of Time ’98〉의 원형이다. 나는 오래된 가정집을 단순히 지역 문화를 소개하는 무대로 삼고 싶지는 않았다. 현대미술이 그대로 하나의 집이 된 듯한 공간으로 만들고 싶었다. 이사무 노구치의 작업실처럼 작품과 오래된 민가가 만나 탄생한 특별한 공간에 감화되어서였을까? 혹은 판자 백작의 저택에서 본 현대미술과 옛 건축물의 조화로 만들어진 역사적 시간에 영향을 받았을지도 모른다. 한마디로 이곳에만 존재하는 특별한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
---pp.235~236

예술은 삶의 일부이지만, 동시에 철학이기도 하다. 이를 뛰어넘는 비일상과도 연결되어 있다. 한낱 지방에 불과한 장소가 세계와 연결되는 점을 찾는 것이야말로 나오시마 예술의 뿌리에 흐르는 주제인 것이다. 모네의 〈수련〉을 매개로 나오시마는 지극히 철학적인 세계로 돌아갔다.
---p.361

모네의 작품에 “세상은 어떤 곳인가”라는 물음을 공유하는 드 마리아와 터렐을 더하고, 건축도 같은 의문을 품는다면. 만약 이 아이디어가 현실이 된다면 틀림없이 최고의 공간이 완성될 터였다. 그건 분명히 세상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나오시마만의 매력이 될 것이다. (…) 어찌 되었든 이 구상으로 전시를 꾸리겠다는 제안은 무사히 통과되었다. 완성하기까지 몇 가지 장애물이 있지만, 우선은 진행해도 좋다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 그다음은 이 어마어마한 계획을 실현하기 위한 대략적인 윤곽을 마련할 차례였다. 전시 공간을 만드는 작업에도 착수해야 했다.
그리하여 ‘지추미술관’ 건축 프로젝트가 드디어 시작되었다.
---pp.376~377

건물은 삼각형과 사각형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이 두 도형의 내부는 사실 실질적인 용도가 없다. 단순히 공간이 있을 뿐이다. 지추미술관에서 안도 다다오 건축의 주제인 삼각과 사각은 모두 보이드 void, 즉 공허다. 한 곳에는 속새가 비죽비죽 자라 있고 한 곳에는 돌이 가득 놓여 있어 현대판 가레산스이(물 없이 돌, 모래, 이끼 등으로 산수를 표현하는 일본의 정원 양식-옮긴이) 같은 모습인데, 의미로 보면 보이드 즉, 무의 공간이다.
---p.406

안도 씨는 이런 말도 덧붙였다. “콘크리트로 지하에 순수한 기하학 형태의 공간을 만들었습니다. 땅속이니 당연히 빛은 줄어들고 공기는 더 깊어지고 ‘어둠’만이 존재하지요. ‘빛’은 그 어둠에 어떤 공간을 떠오르게 합니다. 그 ‘빛’과 기하학이 뒤섞이며 만들어내는 공간의 너울 속에 작가와 디렉터의 협업으로 만든 예술적 공간이 자리 잡았습니다. 저는 ‘어둠’ 속의 ‘빛’에서 희망을 안겨주는 무언가가 나타나기를 기대했습니다.”
---p.407

출판사 리뷰

“예술의 성지는 어떻게 탄생했을까?”
나오시마 프로젝트의 시작을 이끈 인물이 밝힌 압도적인 다큐멘터리

1991년, 이 책의 저자 아키모토 유지는 베네세(현 베네세 홀딩스)에 입사해 아무도 주목하지 않던 그 섬에 발을 들였다. 『나오시마 예술의 탄생』은 황폐한 섬, 줄어드는 인구라는 현실 한가운데서 예술의 섬이 탄생하기까지의 전 과정을 직접 기획하고 추진한 아트 디렉터가 처음으로 쓴 현장의 기록이다. 나오시마에 첫발을 내디딘 순간부터 현대미술과의 조우, 첫 전시 기획, 베네세 하우스 뮤지엄 개관을 위해 작품을 수집하던 과정, 폭풍 속에서 맞이한 개관 당일의 풍경, 안도 다다오의 건축이 섬에 뿌리내리던 시절, 9개월간 방문객 1만 명에도 미치지 못한 채 맛본 좌절과 섬 주민과의 갈등, 예상치 못한 사건 사고들을 돌파하기까지. 15년의 땀과 시행착오가 고스란히 담긴 다큐멘터리다.

“현대미술은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예술과 지역 재생, 기업 전략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어떻게 하면 현대미술로 나오시마라는 섬에 사람들을 불러 모을 수 있을까? 『나오시마 예술의 탄생』은 저자의 이런 고민에서 시작된다. 베네세 하우스가 문을 연 뒤 약 9개월간, 방문객이 1만 명도 채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무리 세계적인 건축가인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건물과 세계적으로 이름난 미야케 잇세이의 전시회라 해도 도쿄나 오사카에서 멀리 떨어진 나오시마까지 찾아오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다. 개관식의 떠들썩함이 지나가고 나자 베네세 하우스는 다시 고요해졌고, 그러는 사이 오프닝 이벤트 전시도 끝나버렸다. 관람객이 없는 미술관은 파리를 날리고 있었다. 그때 일단 미술 담당자인 나에게 기획 업무가 돌아왔다. 어쩐지 ‘네가 해라’라는 뜻인 듯했다.” _본문 중에서

첫 전시를 계기로 저자는 동시대의 현대미술을 섬으로 끌어오기로 결심한다. 돌파구를 찾는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기간을 정해 전시를 여는 도시 미술관 방식으로는 멀고 먼 이 섬으로 사람을 불러 모을 수 없다는 사실을 몸으로 배워야 했다. 해답은 예상치 못한 방향에서 나왔다. ‘미술관 밖을 전시장으로 삼는다’는 단순한 발상이었다. 이후 나오시마 프로젝트는 장소 특정적 미술 방식으로 방향을 틀었다. 오래된 민가를 작품으로 탈바꿈시킨 ‘집 프로젝트’와 경계를 넘나드는 실험 전시 『아웃 오브 바운즈』가 그 결실이다. 그러나 그러는 과정에서 나오시마 프로젝트는 순수한 예술적 이상만으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베네세 코퍼레이션이라는 기업의 장기 투자, 예술과 지역 재생, 기업 전략이 어떻게 하나의 프로젝트 안에서 교차하는지도 나오시마 프로젝트의 중요한 부분이다. 예술을 이해하지 못했던 주민들이 점차 프로젝트의 참여자로 변해가는 과정, 기업의 경영 전략과 예술 프로젝트가 맞닿기까지. 나오시마의 오늘을 만든 결정적 순간들이 이 한 권에 담겼다.

“일상과 비일상은 뒤섞여 하나의 풍경을 만들어 낸다”
나오시마 프로젝트와 세계적인 예술가들과의 협업 에피소드

나오시마 프로젝트는 일상과 비일상을 뒤섞어 하나의 풍경을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지금은 나오시마를 대표하는 작품이 된 구사마 야요이의 〈호박〉이 세토내해의 방파제 위에 자리 잡기까지의 경위, 매년 찾아오는 태풍에 대비해 〈호박〉을 안전한 곳으로 옮겨야 했던 이야기, 제임스 터렐의 작품을 전시하기 위해 제작을 진행했으나 정밀도가 부족해 처음부터 다시 작업해야 했던 과정, 야니스 쿠넬리스의 작품을 설치하기 위해 일본 전역에서 납판이 자취를 감췄던 소동, 그리고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건축물들과 지추미술관이 어떻게 탄생했는지가 『나오시마 예술의 탄생』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 책에는 아트 디렉터의 시선과 현장 작업자의 시선이 교차하며, 예술가들과의 협업 과정이 한층 입체적으로 서술되어 있다. 이러한 과정은 단순한 작업 기록을 넘어, 현대미술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흥미로운 에피소드를 제공한다. 작품의 이면에 담긴 예술가들과의 이야기를 통해 독자들은 현대미술을 한층 더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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