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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조각이 모여 내가 된다
한차연 저
느린서재 2026.04.09.
베스트
예술일반/예술사 top20 2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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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00원
10 2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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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프롤로그 조각난 시간들이 모여 8
1부 내가 알지 못하는 세계
밤의 골목 15 · 마음의 그릇 21 · 나는 왜 그림을 그릴까 27 · 언덕 위 하얀 타일 집 35 · 4월의 푸른 밤 45 · 내가 알지 못하는 세계 53 · 그림의 대상 59 · 봄의 마음 63
2부 다가올 시간, 부드러운 마음
작고 아늑한 우리들의 어둠 87 · 한 걸음 앞에 밝음이 있다 95 · 멀고 가까운 응원에 기대어 103 · 잠시 멈추어 제자리로 111 · 겨울 아침 119 · 내 옷에는 언제나 조금씩 물감이 묻어 있다 127 · 해변의 얼굴 133 · 입춘이 지나 139 · 부드러운 마음 143
3부 고양이가 콧등으로 작은 공을 굴리듯이
손의 목소리 151 · 흙으로 그리는 그림 155 · 드로잉에 들어가는 시작- 지치지 않고 헤매이기 163 · 내일을 기대하게 하는 일 169 · 겨울잠 같은 하루 175 · 가볍고 가볍게, 여행 드로잉 181 · 고성: 나의 공허를 마주하는 것도 여행의 이유가 될까? 187 · 그려내기 195 · 드로잉, 드로잉 196 · 나에게 그림은 198 · 단단한 가벼움 202 · 드로잉의 순간 203 · 단어를 고르기 207 · 그릇을 만드는 사람 209 · 나의 일부 211 · 먼 곳의 사람 213 · 그림과 나 사이 215 · 전시가 끝난 후 217 · 사소한 그림 219
4부 나만의 글러브를 끼고 매일매일
운치 있는 하루 225 · 멀쩡해. 할 수 있어 233 · 여름의 의식 241 · 집의 요정 월양이 247 · 그늘 255 · 새하얀 종이 앞에서 261 · 좋아하는 것들의 나열 267 · 쌓기와 잃기 271
에필로그 마음이 틀어질 때에도 282

저자 소개 1

그림과 도자를 통해 쓸쓸함과 따뜻함이 맞닿은 세계를 그린다. 오랫동안 출판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해 왔으며, 최근에는 전시를 중심으로 드로잉과 회화를 확장하고 있다. 첫 산문집 《조각조각이 모여 내가 된다》에는 그동안 지나온 기억과 관계 그리고 예술가로서 내면의 길이 담겨 있다.

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4월 09일
쪽수, 무게, 크기
284쪽 | 488g | 152*210*18mm
ISBN13
9791193749425

책 속으로

꽤 오래 그림을 그려 왔다. 대학 시절부터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며 많은 책에 그림을 실었지만, 이렇게 내 이야기를 글로 쓰고 그림과 함께 묶어내는 일은 처음이다. 늘 뒷전으로 미뤄 두었던 마음의 이야기들. 지극히 사적인 듯해 낯부끄럽고 조심스럽지만, 그림에 담긴 감정의 뿌리를 되짚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 글들이 흘러나왔다.
--- 본문「프롤로그」중에서

가족 안에서 친밀한 경험이 턱없이 부족했던 내게 타인은 먼 곳의 존재처럼 느껴졌다. 내가 선 곳에서 안간힘을 내어 소리쳐야만 겨우 닿을 수 있는 사람들. 나는 빨리 늙고 싶었다. 이곳이 아닌 다른 곳에 도달하고 싶었다. 그런 시간을 어떻게 견디어 냈을까.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했을 때도 내게 좋아하는 것이 있었다. 그릴 수 있어 살았다. 하나의 세계만 존재했다면 살 수 없었을 것이다.
--- 본문「밤의 골목」중에서

아빠는 어린 나를 자주 난처하게 했다. 통신문에 부모님의 직업을 적는 난에 뭐라 쓸지 몰라 회사원이라고 적으면 선생님이 “어느 회사냐”라고 물었다. 사업도, 자영업도 모두 마땅치 않았다. 아빠는 전화를 받지 않으면서 며칠씩 집에 있거나 몇 달씩 집에 오지 않았다. 하는 사업이라는 것이 자꾸 바뀌어서 어느 날은 창고에 도자기가 그득하고, 어느 날은 우리 식구는 가져보지 못한 일제 가전제품이 쌓여, 무슨 일을 하는지 짐작할 수도, 알려주는 어른도 없었다. 사람들이 아빠를 사장님, 사장님하고 불렀지만, 우리 집은 갈수록 티브이에 나오는 사장님들이 사는 집과 멀어졌다.
--- 본문「언덕 위 하얀 타일 집」중에서

여전히 선택 앞에 서면 머뭇거리지만, 이왕이면 나에게 좋은 걸 해주려고 애쓴다. 혼자여도 정갈한 음식을 먹고, 감촉이 좋은 잠옷을 입는다. 시간은 견디는 것이 아님을 되새긴다. 내 생일이 돌아오면 기꺼이 진심 어린 축하를 받는다.
마음에도 그릇이 있다면, 실금 난 그릇을 깨끗하게 닦아 좋은 것을 값지게 쓸 때의 즐거움을 담고 싶다. 차곡히 쌓아서 다른 사람에게도 전하고 싶다.

--- 본문「마음의 그릇」중에서

출판사 리뷰

드로잉 : 나의 공허를 마주하는 순간
회화를 비롯해 도자기까지, 한차연 작가는 자신의 손이 이끄는 대로 창작의 세계를 넓혀왔다. 종이에 새겨진 선에서는 단순한 듯, 깊은 이야기가 흘러 나온다. 도자에 새긴 것들은 그가 흙으로 표현한 또다른 그림이라고 봐도 좋을 것이다. 단단한 흙을 오래 만져, 누군가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담는다. 도자기에는 어딘가에 두고 온 마음이나, 누군가를 기다리며 만든 그릇과 컵들이 있기도 하다. 애쓰지 않으면서도 마음이 가는 대로, 손이 가는 대로 그녀는 자신의 세계를 그려왔다. 그림들은 그동안 전시회를 통해 공개되기도 하고, 또 어느 책의 표지로 쓰이기도 했다. 그렇게 그동안 차곡차곡 그려온 그림들을 모으고, 조각조각 써왔던 글들을 이번에 함께 엮으며 지난 시간들을 정리해 본다.
드로잉 에세이집은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잘 기억나지 않는 혹은 잊고 싶은 유년 시절에 관한 이야기이다. 어릴 때부터 그리기를 좋아했지만, 가고 싶었던 미술학원에 가지 못한 일, 어깨 너머로 그림 그리는 법을 배우고 친구들이 그려달라는 걸 그리던, 어린 그의 눈빛이 들어 있다. 미대에 갈 집안 형편이 아니었지만 보내만 주면 어떻게든 하겠다고 고집을 피운 일, 늘 알바를 하느라 학교를 오래 다닌 것, 쉴 틈 없이 일을 하다가 서른도 안 되어 번아웃이 온 이야기, 엄마의 암 투병을 곁에서 지켜보며, 사는 일엔 그리 많은 것이 필요하지 않다고 말하는 편지, 오랫동안 잊히지 않는-손가락에 박힌 가시 같은 이야기가 1부에 담겨 있다. 2부에는 그가 그림을 그리는 이유들을 하나씩 짚어본다. 누군가의 응원에 기대어 그림을 그리기도 하고, 그림을 잘 그린다고 생각하지 않으면서도 그림으로 먹고살 수 있음 좋겠다고 늘 생각하는 마음, 매니저가 되어주겠다고 말하는 그의 오랜 친구 이야기가 담겨 있다. 3부와 4부에는 한차연 작가의 그림을 온전히 감상할 수 있도록 중간중간 여백을 주어, 그림이 돋보이게 지면에 배치했다. 거친 듯 쓱쓱 그려나간 그림들 사이로 떠오른 단상들이 3부와 4부에 함께한다. 다른 드로잉북과 달리 이 책에는 작가의 개인적인 서사를 많이 담았다. 그동안 그린 그림들의 소재가 된 이야기, 과거와 현재가 고스란히 담긴 내면에 관한 이야기 그리고 어디에서도 공개하지 않았던 한차연 작가의 사적인 고백들도 이 책에서 발견할 수 있다.

지치고 가난한 마음들을 모아 그림 안에 가두다
조각조각의 기억이 모여, 조각난 시간들이 모여 결국은 나를 이룬다. 잊고 싶었던 기억들도, 기쁘고 벅차서 오래 기억하고 싶은 기억들도 모두 내 것이다. 한 조각을 잊어버리면 영영 그곳은 빈 곳이 된다. 여기에 실린 원고들은 그런 조각들을 모두 찾아 그러모은 퍼즐이다. 못나고 슬픈 조각도, 아름다운 조각도 모두 여기에 실려 있다. 글과 그림과 도자의 경계에서 자신의 예술 세계를 차차 넓혀가는 그의 길을 응원하고 싶다.
이 책에 실린 그림들이 외로운 그늘에 서 있는 독자에게 건네는 다정한 손이 될 수 있기를.

“나는 말수가 적은 사람이어서 그림을 그리나 보다. 그림으로 내가 느낀 것을 완곡히, 둥글게 전달한다. 어쩌면 닿지 못하는 말일 테지만 그런 것이 또 나의 말과 닮았다.
나를 통과한 순간들과 선명하지 않은 감정을 내 안에 쌓아두지 않고 그려내야만 좀 더 잘 살아갈 수 있는 것 같다. 잘 사는 게 뭘까. 삶의 굽이로 단단해지기도 했으니, 잘 산다는 건 환하고 반짝이는 순간들로만 가득 차는 건 아닐 것이다.”

추천평

이 책은 한 여성이 사회와 예술 속에서 겪어온 고독과 연대, 실패와 변화의 시간을 조용히 들려준다. 한차연에게 그림은 도망칠 수 없는 것들을 끌어안으며 자신을 이해해 가는 여정이었다. 단단하고도 평온한 태도가 책 전반에 흐른다.
그의 다음 전시가 기다려진다. - 권해효 (배우)
한차연의 글과 그림은 소소한 일상에서 길어 올린 보석과도 같다. 담백하고 절제된 문장은 과장 없이 밀도 있게 쌓이며 자연스러운 여백을 남긴다. 그림 또한 빠른 필치와 간결한 구성으로 대상의 본질을 정확히 포착한다. 최소한의 선과 점만으로도 생명력을 불어넣는 그의 붓 감각은 인상적이다. 글과 그림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보는 이에게 잔잔한 즐거움과 사유의 순간을 선사한다. - 김선두 (화가)
차연의 말소리가 들린다. 마음을 먼 곳에 둔 사람의 것답게 그의 말소리는 작고 쓸쓸한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 골목 계단에 몸을 숨긴 아이의 차고 흰 발, 땡볕 아래 그림을 그리다 벌겋게 타오른 청년의 팔뚝, 잠든 엄마 얼굴을 쓸어 보는 자식의 초조한 손끝 같은 것.

차연은 그런 장면 속에서 깊은 진심을 길어 올린다. 쉽게 이름 붙일 수 없는 감정과 허물어져도 남는 아름다움에 오래 머문다. 그것이 스스로 형태를 갖추고 색을 입을 때까지 기다린다. 그 과정이 지난하고 힘겹더라도 손안에 쥔 전부를 꺼내어 매일매일 쓰고, 빚고, 그린다.

차연의 글과 그림은 훌훌 가벼운 듯 보이지만 자꾸만 우리를 돌려세운다. “가볍고, 낙서 같고, 아름답고 진심인 것”이 우리를 끌어당긴다. 두 발을 닻처럼 내리고 이 책에 잠겨 있기를. 외로운 등을 쓸어 준다. 풍경 속에 파묻힌 얼굴을 꺼내어 준다. 다시 말소리가 들린다. - 남지은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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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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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든 쌓이는 동안, 그 반대편에서 상실도 조용히 쌓여간다. 나이를 먹으며 기억과 육체의 활력은 허물어지듯 사라진다. 쌓이며, 잃어간다. 그래서 삶이란, 지니게 되는 것과 잃게 되는 것의 총량이 비슷하게 유지되는 과정인지도 모른다. 어쩌면 모든 것을 잃게 될 순간을 향한 예행연습일 것이다.
h*****e 2026.07.11. 신고 공감0 댓글0
종이책

p.2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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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친 그림도 며칠 지나고 보면 색다르게 다가오기 도 한다. 그러니 오늘 밤 그린 그림도 이대로 충분하다. 받아본 적 없는 사랑을 다른 누군가에게 줄 수 있을지 자신 없지만, 대신 상처와 미움을 건네지 않는 쪽을 선택한다. 불을 끄고 하루를 마감한다.
h*****e 2026.07.11. 신고 공감0 댓글0
종이책

p.1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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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행복했으면 좋겠다.
h*****e 2026.07.11. 신고 공감0 댓글0
종이책

p.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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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를 하고 싶으면 진짜 마음이 되어야 한다.
h*****e 2026.07.11. 신고 공감0 댓글0
종이책

p.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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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들지 않기도 하고, 드로잉에 치우치는 게 불안하기도 하다. 그래도 그리다 보면 뭐라도 되겠지. 어디든 가 있겠지. 그러지 못 한다 해도 뭐가 대수인가. 이런 적막 속에서 나를 마주하는 일이 겁나면서도 필요해서 이곳에 온 것 같다.
h*****e 2026.07.11. 신고 공감0 댓글0
종이책

p.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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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을 담아 그린다. 사진을 보고 그리면 더 자세히, 많이 그릴 테지만 현재하는 순간을 기록하는 건 그곳에 속한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h*****e 2026.07.11. 신고 공감0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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