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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었다가 다시 하기
숨을 깊게 쉬세요 상냥한 하루 병현에게 침묵의 앰비언스 홀로해변 그저 삶을 사랑하기 우정은 동그랗기도 하지 그 빛에 기대어 미래를 잊지 않기 위하여 거리 두기 강우근 어떤 날 쥐며느리 장례식 실버 라이닝 조금 먼 옆집 하루쯤 지내도 되겠습니까? 삐끗 어깨동무하고 우리가 되어 춤추며 살아남기 바람의 맛 문장으로 시작해서 문장으로 끝내기 사람이 할 수 있는 아름다운 일 고향 가는 길 눈인사 춤추자, 춤추자, 춤추자 회복할 힘 만두가 웃게 해 흐름 속에서 스웨터를 위한 시 그리운 호시노상에게 그건 무슨 향이에요? 고마운 일 우리 어린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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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니 샛강이 물질과 정신 사이에 있는 거처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들숨과 날숨 사이에 있는 숨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도심 한복판의 녹지가 문명의 숨구멍이구나 싶었다. 나만 그런 게 아닌지 들어본 적 없는, 듣지 못했던 친구들의 숨소리가 물결털처럼 한 올 한 올 또렷하게 느껴졌다.
--- pp.13-14 「숨을 깊게 쉬세요」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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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소리를 들었고, 손차양하고 고개를 들어 짙고 연한 초록빛 나뭇잎들을 보았고, 길가에 떨어진 작은 깃털 하나를 주웠다. 텅 빈 놀이터 벤치에 앉아 아직 열기가 스며 있지 않은 바람에 더위를 식혔다”는 문장 앞에서 절로 투명한 마음이 되었다가, “귀갓길에 근린공원 벤치에 혼자 앉아 하늘, 별, 달을 보았다. 왜, 가끔 그럴 때 있잖아. 외롭지 않은데 외롭고, 그립지 않은데 그립고”라는 고백을 마주하니 인생은 참으로 알다가도 모를 일이구나 싶다. 생의 환함과 어두움을 고루 살피고 그 속에서 발견한 아름다움을 문장으로 담아낸 김현의 산문은 그의 시와 마찬가지로 일상에 가까이 와있다. 마치 여기에 뺨을 대고 진동을 받아들이고 있는 것 같다.
부지런한 김현의 자취를 더듬어 걷다 보면 “계절 따라 가만히 마음의 처마 밑에 앉아 푸르른 어스름을 응시하는 그 사람은 아름답다”는 사실에 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생동하는 기척이 가득 녹아있는 산문집을 펼쳐 그 작은 움직임이 불러올 기적을 믿어도 괜찮지 않을까. 낱장마다 천사의 날갯짓이 일어 봄빛으로 밝은 데를 향할 테니, 김현이라는 바람을 타고 모두가 있는 그곳으로 함께 가볼 수 있을 듯하다. 과연 받침의 시인다운 시선과 언어로 아래에서 힘껏 떠안는 이의 기운을 디딤돌 삼아 김현의 산문을 꽃받침이라 이를 수도 있을 터. 『사람이 할 수 있는 아름다운 일』에서 꽃잎 아래 감춰진 꽃받침의 반짝임을 찾았다면 하나둘 피어난 꽃송이가 어느새 한아름 꽃다발이 되어 있을지도 모른다. 아플 때 의사 선생님을 찾아가듯, “허전한 어른”이 아닌 “의젓한 어른”을 꿈꾸며 “상냥한 어린이의 세계”를 다시 만나고 싶거든 김현의 산문집을 펼치면 충분할 일. 그가 생의 구석구석에 돋보기를 대고 살아 숨 쉬는 단어로 서술한 묵직한 울림을 전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