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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bert Cam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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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거짓말하기를 거부한다. 거짓말이란 사실이 아닌 것을 말하는 것만을 뜻하지 않는다. 그것은 또한, 아니 무엇보다도, 실제보다 더 많은 것을 말하는 일이며, 인간의 마음과 관련해서는 자신이 느끼는 것 이상을 말하는 일이다.
--- p.7 오늘 엄마가 죽었다. 아니, 어제였을지도. 모르겠다. 요양원에서 전보가 왔다. ‘모친 별세. 내일 발인. 삼가 조의를 표함.’ 이건 아무 의미도 없다. 아마 어제였을지도 모르겠다. --- p.11 햇볕, 가죽과 말똥 냄새, 니스 냄새와 향 냄새, 그리고 밤새 잠을 이루지 못한 피로가 뒤섞여 시야와 생각을 흐리게 했다. --- p.35 나는 그녀가 튜브에 올라타는 것을 도와주다가 실수로 그녀의 가슴을 스쳤다. 내가 아직 물속에 있을 때, 그녀는 이미 튜브 위에 엎드려 있었다. 그녀가 나를 향해 돌아보았을 때 머리카락이 눈을 가리고 있었는데 그녀는 웃고 있었다. --- p.39 나는 오직 이마 위에서 울려 퍼지는 태양의 징 소리와, 여전히 내 앞에서 번뜩이는 칼날의 섬광만을 희미하게 느낄 뿐이었다. 불타는 칼날이 속눈썹을 파고들며 아픈 눈을 찌르는 듯했다 그 때 모든 것이 흔들렸다. --- p.102 그가 떠나자 평온이 찾아왔다. 기진맥진한 채 침대에 몸을 던졌다. 잠이 들었던 것 같다. 눈을 떠보니 별들이 내 얼굴 위로 쏟아지고 있었다. 들판의 소리가 내게까지 올라왔다. 밤 냄새와 흙 냄새, 소금 냄새가 관자놀이를 식혀주었다. 잠든 여름의 그 경이로운 평화가 밀물처럼 내 안으로 밀려들어왔다. --- p.19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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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베르 카뮈의 『이방인』은 1942년 발표된 이후 현대 문학의 가장 중요한 작품 가운데 하나로 평가받아왔다. 이 소설은 프랑스령 알제리에 사는 평범한 사무원 뫼르소가 어머니의 죽음, 마리와의 만남, 우연한 살인, 그리고 재판과 사형 선고에 이르는 과정을 담담하고 절제된 문장으로 그려낸다.
작품의 시작은 문학사에서 가장 유명한 첫 문장 중 하나로 꼽힌다. “오늘 엄마가 죽었다. 아니, 어제였을지도. 모르겠다.” 이 한 문장은 뫼르소라는 인물의 세계를 단숨에 드러낸다. 그는 슬픔을 설명하지 않고, 감정을 과장하지 않으며, 자신에게 일어난 일조차 사회가 기대하는 방식으로 정리하지 않는다. 그 무심함은 처음에는 낯설게 보이지만,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독자는 그가 아무것도 느끼지 않는 인간이 아니라 거짓 감정을 말하지 못하는 인간임을 알게 된다. 『이방인』의 진정한 긴장은 살인 사건 이후에 더욱 분명해진다. 재판정에서 사람들은 뫼르소가 저지른 행위만을 판단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가 어머니의 장례식에서 울지 않았다는 사실, 다음 날 수영을 하고 영화를 보았다는 사실, 사회가 기대하는 후회의 언어를 말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더 크게 문제가 된다. 그는 죄인으로 심판받기 전에 이미 “이해할 수 없는 사람”으로 단죄된다. 카뮈는 이 작품을 통해 인간 존재의 부조리를 정면으로 응시한다. 세계는 침묵하고, 인간은 의미를 요구한다. 그러나 그 사이의 간극은 쉽게 메워지지 않는다. 『이방인』은 바로 그 간극 속에서 살아가는 한 인간의 초상이다. 뫼르소는 세상의 기준에 맞춰 자신을 설명하지 않는다. 그래서 그는 고독하고, 그래서 그는 위험하며, 그래서 그는 끝내 문학사에서 가장 잊히지 않는 인물이 되었다. 이번 리프레시판은 저자 서문과 에필로그를 함께 구성하여 작품 이해의 폭을 넓혔다. 또한 감정의 공백과 태양의 압도적인 감각, 재판정의 부조리한 분위기를 담아낸 흑백 일러스트를 통해 카뮈의 세계를 보다 입체적으로 만날 수 있도록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