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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부. 나를 찾는 시간들 (1957. 06. 26 ~ 1960. 12. 13) 2부. 병영에서의 시간들 (1961. 04. 15 ~ 1962. 01. 14) 3부. 남겨진 문장, 그리고 사람, 사랑 (젊은 날의 사진 기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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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가 아닌 나.
나는 나의 배반자, 나의 적. 나는 나를 속인다. 나는 속는다. 나는 비겁자. 나를 무서워하는 비겁자. 나는 나를 무서워한다. 증오한다. 나를 보기가 무섭다.그러나 나는 나를 보지 않는 것이 두렵다. 보아야 할 때 보기 싫은 것이나, 보고 싶어지는 것이나. 나는 나를 끝없이 배반한다. 모순이라는 것이 있는가. 내가 그 모순. 내가 그 모든 모순의 덩어리. --- p.12 역사의 분수령 위에서 과거와 미래의 손에 잡혀 몸 한쪽은 과거에 또 한쪽은 미래에 걸리어 갈라진 세대. 찢어진 세대. --- p.58 소멸을 낳은 죽음은 죽음이다. "산","살고 있는", "살고 있을" 삶의 소멸은 죽은 죽음이다. 역사(歷史)의 동력(動力)은 죽음을 소멸시킨 삶에 있다. --- p.106 어느 요리인의 칼 도마 위에 놓여진 고기 마냥 어쩔 수 없는 연약한 몸, 자기 힘으로 어떻게든 살아 보려는 온갖 노력을 뿌리째 뽑아 버린 가련한 존재. --- p.154 이 벽을 뚫으려고 주먹으로 치고, 발로 차며, 몸으로, 머리로 부딪혀 보는 것이 인간의 자살(自殺) 행위(行爲)다. 그러나 참 지혜를 가진 자, 기다리면서 믿음을 지키는 자 이 벽의 어느 곳에는 열려 있을 문을 통해서 편안히 저 세상에 가게 되리라. --- p.178 너희들이 앉고 서 있는 이 땅이 연희고지다. 여기에서 네 형들과 네 친구들이 원수들과 대결하였다. 주먹다짐이 아니었느니라. 죽이지 못하면 죽어야 했다. 너희 형들은 얼굴이 누런 사람들이다. 바다 건너온 너희 친구들은 희었다. 또 검기도 했다. 그러나 그들은 너희를 위하여 똑같이 붉은 피를 쏟았느니라. 그네들의 시체는 너희들 가슴 속에 묻혀 있다. --- p.187 사랑은 괴로움입니다. 사랑하는 괴로움이 있습니다. 그 위에, 사랑받는 괴로움은 얼마나 더 큰 것입니까? --- p.260 사랑은 즐거움입니다. 사랑받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그 위에, 사랑하는 즐거움은 얼마나 더 큰 것입니까? --- p.261 하늘이 아름답다. 바다가 보인다. 땅 위의 모든 것이 찬란한 오후. 사람은 유독히 만족할 줄 아는 존재. 불평도 아는 존재. 생각할 줄도 아는 존재. 그러므로 사람은 더러운 존재. 그러므로 사람은 깨끗할 수 있는 존재. --- p.296 나는 우주를 가슴에 품고 거창하게 걸어간다. 광막한 온 누리를 송두리째 걸머지고 앞으로 간다. 이 우주가 내 속에 있고 나는 나다. --- p.3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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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가 아닌 나』는 故 신영오 교수가 1957년부터 1962년까지 남긴 기록을 엮은 유고 시집입니다. 당시의 문장과 드로잉을 가능한 한 원형에 가깝게 옮겨, 저자의 사유와 감각이 지닌 결을 온전히 담아냈습니다.
격동의 시대를 통과하며 묵묵히 써 내려간 글들은 단순한 기록을 넘어 한 인간의 삶의 궤적을 보여줍니다. 청년 시절의 치열한 고뇌에서부터 일상을 바라보는 고요한 시선에 이르기까지, 저자는 ‘나’라는 존재의 경계를 넘어서며 끊임없이 본질을 탐구합니다. 오랫동안 서랍 속에 잠들어 있던 이 기록들이 이제 세상의 빛을 만납니다. 그 문장들은 시간을 건너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조용한 울림과 성찰의 씨앗을 건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