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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뇌(煩惱)의 밤
흙의 세례(洗禮) 쫏기어 가는 이들 그믐날 어엽분 악마(惡魔) 해설 지은이에 대해 엮은이에 대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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淑卿은 窓살 새이에로 새어드는 熹微한 빛에 연긔에 그을고 더러위진 室內를 개개풀닌 눈으로 돌너보앗다. 그는 머리 속에 無數한 鉛鐵의 彈片을 담고 잡어흔드는 것 갓흔 묵어움과 압흠을 늣겻다. 힘없는 두 팔을 들어 左右 이마를 눌너 보앗스나 역시 무거웁고 압흘 따름이엇섯다. 그는 머리를 손으로 눌은 채로 간밤에 생각하든 생각을 다시 하엿다.
--- 「번뇌(煩惱)의 밤」 중에서 그들은 봄날의 땃듯한 光線과 흙냄새에 醉하엿다. 두 가슴에는 아침에는 뜻도 못하엿든 幸福感을 다 각각 품게 되엇다. 그들이 봄바람이나 흙냄새에 醉하엿다는 것보다는 차라리 이러한 瞬間의 幸福感에 醉한 것이엇다. 蕙貞은 언제이던지 남편을 이처럼 용긔를 내어 일하는 勇士와 가티 녁이엇다. 그리고 永遠히 무슨 일에던지 용맹을 내이는 일꾼이 되기를 바래엇다. 또 自己는 언제이던지 남편의 뒤를 따라다니며 그 뒤추중하는 사람이 되고 십헛다. 그리하는 데에서 自己의 幸福을 發見하고 십헛다. --- 「흙의 세례(洗禮)」 중에서 먼 마을에서 울기 시작한 닭소리가 C촌까지 길고 가늘게 울니어 왓다. C촌의 모든 닭도 울기 시작한다. 득춘은 안해를 압헤 세우고 가만히 사리문 밧그로 나왓다. 득춘의 뒷등에는 보따리가 매달니엇고 그 안해의 머리 우에는 보퉁이가 뇌엇다. 그들은 조심스럽게 마을 압흐로 통한 큰길로 나아간다. 동리 집 개는 이상스러운 두 발소리를 듯고 짓기 시작한다. 몹시 짓든 개는 다시 수상한 남녀 두 그림자를 보고 내달여으며 악착스럽게 짓는다. 득춘은 가슴이 덜넝하엿다. 안해도 그러하엿다. --- 「쫏기어 가는 이들」 중에서 명수는 저 앙당한 뼈가 바로 이삼 분 전에 나의 가슴에 덜석 안기던 C의 뼈라 할 때에 어떠한 이상히도 환멸(幻滅)을 느엇다. 저래도 사람! 몸이 읏슥하엿다. C의 눈은 그 촉누 우에서 빤작거리엇다. 이때의 빤작거리는 눈은 어떠한 유령의 눈 가탓다. 촉누가 검은 보자기로 춤을 추는 듯하엿다. 이것이 사람의 정체인가 하는 생각을 할 때에 모든 사람을 한번 X선 아페다 노코 보고 시펏다. --- 「어엽분 악마(惡魔)」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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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을만드는지식의 ‘초판본 한국 근현대소설 100선’ 가운데 하나. 본 시리즈는 점점 사라져 가는 명작 원본을 재출간하겠다는 기획 의도에 따라 한국문학평론가협회에서 작가 100명을 엄선하고 각각의 작가에 대해 권위를 인정받은 평론가들이 엮은이로 나섰다.
〈흙의 세례〉에서는 귀농한 지식인의 자기모순과 한계가 분명하게 드러난다. 귀농한 젊은 부부 명호와 혜정은 생애 처음으로 흙을 밟으며 밭을 갈고는 고무되어 몸은 고단하지만 마음만은 뿌듯하다. 그러나 이러한 위안도 잠시, 친구 부부의 사회적 성공을 알리는 신문 기사를 읽으며 한가지로 피로를 느끼게 된다. 명호는 사회에 불평을 가진 자이고, 또 여러 사람 가운데 뜻을 얻지 못한 것에 실망한 자다. 그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은 사회적으로 실패한 자가 되어 스스로의 내면세계에 진실하고자 하는 것이다. 명호의 고백에는 일제 강점기 민족적 수난에 맞서 행동하지 못하는 지식인의 자기변명과 함께 진보적인 좌파 진영의 현실감 없는 사상 투쟁의 난맥상이 동시에 읽힌다. 〈그믐날〉에서 신문사에 근무하는 성호는 두 달째 월급을 받지 못했다. 집세는 물론 쌀과 반찬 등 모든 거래를 외상으로 하면서 생활했다. 성호는 모든 외상을 그믐날 갚겠다고 약속해 놓았는데 그믐날까지 월급이 나오지 않자 궁지에 몰린다. 그의 가족은 외상값을 받으러 올 상인들을 피해 잠시 집을 비운다. 그런데 정작 그날 오후 월급이 나오자, 진고개로 나가 과자와 잡지, 장난감 등을 사고 백화점에 들러 화장품과 넥타이를 사는 등 사치성 소비재를 충동적으로 구매한다. 도시소설·세태소설로도 평가받는 이 소설에서는 1920년대 경성의 풍경뿐만 아니라 “소비자본주의에 훈육되어 가는 소시민적 주체의 모습”이 실감 나게 그려진다. 〈번뇌의 밤〉은 조혼한 구식여성의 시선이라는 이색적인 관점에서 자신의 자유연애론을 풀어 나간다. 숙경은 일본 유학생 남편을 둔 구식 여성이다. 신여성처럼 교육을 받지 못했고, 결혼 또한 본인의 의사가 아니라 부모의 뜻에 따라 조혼을 치렀다. 자상한 시어머니와 남편의 보살핌 아래 남부러울 것 없는 생활을 영위하고 있지만, 소문으로 전해 오는 신여성과 지식인 남성 간의 연애 사건과 그로 인해 고향의 조강지처가 버림을 받는다는 변화된 세태에 불안해한다. 〈쫓기어 가는 이들〉은 신경향파 문학 또는 초기 카프 문학의 대표작으로 손꼽힌다. 궁핍한 생활고를 타개하기 위해 고향을 떠난 득춘 부부의 ‘이향(離鄕)’의 여정은 식민지 현실의 구조적 모순을 사실적으로 형상화한다. 마름이 바뀌면서 소작을 떼이고 빚마저 갚을 길이 막연해지자 득춘 부부는 야반도주를 강행한다. 생계를 마련할 방도가 나지 않자 주막을 차리고 술장사를 시작하는데, 아내가 동네 유지인 술꾼에게 희롱을 당하자 득춘은 한바탕 싸움을 벌인 후 또다시 그곳을 뜬다. “다른 사람에게 굴종한 것이 무엇보다도 붓그러웟다”는 득춘의 자각은 억압받는 하층민의 계급적 각성으로 이어지는 진일보한 문학적 성취를 이뤄냈다. 〈어엽분 악마〉는 갱생의 삶을 살기 위해 서울로 올라온 기생 출신의 젊은 여성과 그의 공부를 돌봐주기 위해 “출장 교수”가 된 청년의 짧은 인연을 다루는 작품으로, 연애와 성장이라는 두 가지 테마를 흥미롭게 조합한다. 고향 처녀 C의 공부를 돌봐주게 된 명수는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개척해 보겠다는 C의 결심에 대해서 대견하게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그녀의 행실이 보통 여자들보다는 대담하고 유혹적이라는 경계심 또한 가진다. 늑막염이 재발하면서 C는 치료를 위해 고향으로 내려가지만 갱생의 삶을 살겠다는 의지마저 포기한 것은 아니라는 편지를 명수에게 남기고, 명수는 C의 편지에서 인간에 대한 신뢰와 애정을 확인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