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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비의 경제학
보잉에서 구글·쿠팡까지 미국을 움직이는
진주화
미래의창 2026.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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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프롤로그

1부 로비를 이해하는 기본 틀
1장 로비는 무엇이고, 기업은 왜 움직이는가
2장 미국의 로비는 어떻게 굴러가는가
3장 미국의 로비는 어디에 집중되는가
4장 로비 데이터는 무엇을 보여주고, 무엇을 숨기는가
5장 왜 지금 한국에서 로비를 다시 봐야 하는가

2부 로비를 설명하는 7가지 경제학
6장 로비는 특혜인가, 정보 거래인가
7장 왜 어떤 기업은 로비하고, 어떤 기업은 하지 않는가
8장 로비는 어떻게 기업의 능력이 되는가
9장 로비가 쌓이면 경제는 어떻게 달라지는가

3부 로비, 피할 수 없는 선택
10장 로비는 ‘힘’이 아니라 ‘접근 구조’의 문제다
11장 국경을 넘어선 로비의 시대

에필로그: 로비의 오래된 미래
감사의 글
참고문헌

저자 소개 1

워싱턴주립대학교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미네소타대학교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서울대학교 농경제사회학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학부 시절 주한미국대사관과 주미한국대사관에서 인턴으로 근무했으며, 미국 워싱턴 D.C. 체류 중에는 버지니아 연방 하원의원 선거 캠프에 참여해 미국 정치 현장을 직접 경험했다. 졸업 후 미국 연방 상원의원 마리아 캔트웰 의원실에서 입법보좌 인턴으로 근무하며 미국 의회의 정책 형성과 이해관계 조정 과정을 배웠다. 귀국 후에는 LG경제연구원(현 LG경영연구원)에서 인사·조직 분야 연구와 컨설팅을 수행했으며, (주)LG 인사팀과 대외협력 부
워싱턴주립대학교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미네소타대학교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서울대학교 농경제사회학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학부 시절 주한미국대사관과 주미한국대사관에서 인턴으로 근무했으며, 미국 워싱턴 D.C. 체류 중에는 버지니아 연방 하원의원 선거 캠프에 참여해 미국 정치 현장을 직접 경험했다. 졸업 후 미국 연방 상원의원 마리아 캔트웰 의원실에서 입법보좌 인턴으로 근무하며 미국 의회의 정책 형성과 이해관계 조정 과정을 배웠다.
귀국 후에는 LG경제연구원(현 LG경영연구원)에서 인사·조직 분야 연구와 컨설팅을 수행했으며, (주)LG 인사팀과 대외협력 부서에서 기획 업무를 담당하며 기업의 의사결정 구조와 대외 협력 기능을 두루 익혔다. 현재는 LG글로벌전략개발원에서 미주 지역 대외협력 및 정책 대응 업무를 맡고 있다.
정책과 시장, 기업과 정부의 상호작용을 경제학적 관점에서 분석하고, 대사관·의회·기업 현장에서 쌓은 경험을 접목해 정책과 비즈니스가 만나는 지점에서 이론적 이해를 현장의 실행으로 연결하는 일에 관심이 있다

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6월 26일
쪽수, 무게, 크기
224쪽 | 148*210*20mm
ISBN13
9791124073315

책 속으로

로비란 무엇일까? 사전은 로비를 “특정한 정책이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관계자에게 접촉하고 설득하는 활동”이라고 정의한다. 그러나 우리가 떠올리는 로비의 이미지는 사전적 정의보다 훨씬 감정적이다. 어두운 복도, 보이지 않는 거래, 누군가만 아는 전화번호, 회의실 밖에서 오가는 은밀한 대화들. 뉴스에 등장하는 로비는 대개 스캔들과 함께 등장한다. 뇌물, 청탁, 특혜. 그래서 로비는 처음부터 의심의 단어로 출발한다. 하지만 현실의 로비는 다르다.
---pp.17~18

미국은 로비 제도를 오랫동안 정비해왔고, 그에 따라 방대한 정보가 축적된 나라다. 로비를 이해하려면 결국 미국을 살펴볼 수밖에 없다. 미국은 로비가 가장 활발히 이루어지는 나라이면서 동시에 이를 가장 체계적으로 기록하는 나라다. 아이러니하게도 로비를 공개적으로 관리하는 제도가 가장 정교한 곳이, 로비 산업 또한 가장 크게 발달한 곳이기도 하다. 유럽에도 로비 활동을 공개하기 위한 제도가 존재한다. 대표적인 것이 EU의 투명성 등록부다. 이 제도는 EU의 입법과 정책 결정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기업, 협회, 시민단체, 로비 회사 등이 활동 내용과 예산, 이해관계 등을 등록하고 공개하도록 하는 장치다. EU 투명성 등록부는 2011년에 처음 도입되었고, 2021년에는 유럽의회, 유럽집행위원회, 유럽이사회까지 참여하는 방식으로 확대되면서 제도가 한층 강화되었다. 다만 이 제도는 미국의 로비 제도처럼 오랜 시간에 걸쳐 발전해온 체계라기보다는, 비교적 최근에 정비되고 확대된 제도다. 제도의 역사나 공개 정보의 축적 규모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한 연구의 축적 면에서는 여전히 미국이 가장 중요한 연구 대상이라고 할 수 있다. ---p.25

미국에 법적으로 설립된 외국계 기업의 현지 법인에 대해서는 일정한 요건과 절차 아래 기업 PAC 설립과 운영이 허용된다. 그 결과 외국계 기업이라 하더라도 미국에서 설립된 자회사이거나 미국 법인을 인수·합병한 경우에는 기업 PAC을 활용해 정치 후원 활동을 할 수 있다. 실제로 도요타나 삼성전자는 기업 PAC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고, CJ 역시 미네소타에 위치한 슈완스 인수를 통해 기존의 슈완스 기업 PAC를 승계해 운영하고 있다. 2025년 기준 약 220개의 해외 기업 PAC이 활동 중이며, 이 가운데 영국, 캐나다, 일본 등 서방 및 일본계 기업이 90퍼센트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미국 정치자금 제도는 외국계 기업의 영향력을 전면적으로 배제하기보다는, 미국 내 법인과 제도적 절차를 전제로 일정 범위에서 제도 안으로 편입해 관리하고 있다.
---p.54

로비 이슈는 기업의 정책 관심사를 더 직접적으로 보여준다. LDA 보고서에는 일반적으로 기업이 무역, 조세, 반도체·AI 규제, 에너지·환경, 국방 조달, 노동·이민 등 어떤 정책 분야를 다루었는지가 기재된다. 이를 통해 우리는 ‘이 기업이 어떤 규칙을 바꾸거나 유지하려 하는가’를 읽어낼 수 있다. 더 흥미로운 점은 같은 기업이라도 시기에 따라 이슈 구성이 달라진다는 점이다. 특정 이슈가 갑자기 추가되거나 비중이 커지면, 그것은 대개 새로운 법안이나 행정명령처럼 외부에서 정책 변화가 발생했거나, 기업이 새로운 사업·투자 방향을 잡았다는 신호일 가능성이 크다.
---p.59

최근 쿠팡 사례는 이를 비교적 선명하게 보여준다. 한국에서 이 사건은 우선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과 기업 책임의 문제로 받아들여졌다. 2025년 3,000만 명이 넘는 이용자 정보가 유출되면서 논란이 확산됐고, 같은 해 12월 국회 청문회에서 쿠팡은 강한 질타를 받았다. 한국의 정치와 여론이 집중한 것은 소비자 피해와 기업책임의 문제였다. 그러나 이 사건이 워싱턴으로 넘어가는 순간, 전혀 다른 언어로 해석되기 시작했다. 미국 정치권 일부에서는 이를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 아니라 미국 기업에 대한 차별, 디지털 통상 장벽, 동맹국이 미국 혁신기업을 표적으로 삼는 문제로 보기 시작한 것이다. 바로 이 지점에서 로비의 본질이 드러난다. 로비는 흔히 특정 정치인에게 직접 청탁하는 행위로 상상되지만, 실제로는 훨씬 더 제도적이고 세련된 방식으로 작동한다. 핵심은 사실을 지우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사실을 해석하는 틀을 바꾸는 데 있다. 쿠팡에 불리한 사건을 한국 규제 당국의 정당한 조사로 두는 대신, 미국 기업을 겨냥한 불균형한 조치로 읽히게 만드는 것이다. 나아가 이를 다시 소비자 보호의 문제가 아니라 무역, 투자, 동맹의 문제로 끌어올리는 것이다.
---pp.80~81

2025년 4월 8일,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제품에 145퍼센트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하자 애플 주가는 하루 만에 7퍼센트 넘게 급락했다. ‘해방의 날’이라 불린 관세 발표 이후 이미 15퍼센트 이상 하락한 상황에서, 추가로 이어진 낙폭이었다. 시장의 반응은 즉각적이었다. 분석가들은 이 조치가 실제로 적용될 경우 아이폰 가격이 대당 2,000달러 수준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트럼프는 공개적으로 “예외는 없다”고 못 박았다. 강경한 입장이 분명해지자 기업 CEO들이 언론에 나와 관세 정책을 비판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애플 CEO 팀 쿡의 방식은 달랐다. 그는 공개 비판 대신 상무장관 하워드 루트닉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관세가 아이폰 가격에 미칠 영향을 설명했고, 백악관 고위 관계자들과도 물밑에서 접촉을 이어갔다. 공개 석상에서 트럼프를 비판하는 일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일주일 후, 트럼프 행정부는 아이폰, 맥, 아이패드, 애플워치를 포함한 전자제품을 관세 대상에서 제외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조치의 최대 수혜자는 애플이었다. 트럼프 역시 나중에 “최근에 팀 쿡을 도와줬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pp.123~124

미국 로비공개법은 분기별 지출과 접촉 대상을 공시하도록 의무화해 로비 활동의 기본적인 윤곽을 드러내는 제도적 기반을 제공한다. 유럽연합은 EU 투명성 등록부를 통해 유럽 의회와 집행위원회를 상대로 활동하는 로비스트와 단체를 등록하도록 하고 관여하는 이슈와 예산 규모를 공개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다르다. 공직자윤리법과 부정청탁금지법이 유사한 기능을 일부 담당하지만, 로비 활동 자체를 제도권 안으로 끌어들여 관리하는 방향과는 거리가 있다. 국회 입법 과정에서 외부 이해관계자가 어느 단계에서 어떤 방식으로 개입했는지를 체계적으로 기록하고 공개하는 장치도 충분하지 않다. 그러나 공식적인 로비 제도가 없다고 해서 이해관계의 영향력 행사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제도 밖에서 그리고 기록 밖에서 작동하게 된다. 비공식 접촉, 업계 간담회, 전직 관료 네트워크, 협회를 통한 간접 영향력이 공식 기록 없이 누적된다. 한국에서 로비가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는 이유 중 하나도 여기에 있다.

---p.186

출판사 리뷰

왜 글로벌 기업들은 로비에 막대한 비용을 쏟아부을까?
보잉, 구글, 쿠팡, 애플, 록히드 마틴 등, 게임의 룰을 바꾸는 기업들의 전쟁


2026년 초, 미국 의회 일부 의원들이 한국에서 개인정보 유출 논란과 국회 청문회에 휩싸인 쿠팡을 두고 “미국 기업이 한국에서 차별받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내놓으며 논란이 일었다. 한국에서는 소비자 보호와 기업 책임의 문제로 다뤄지던 사안이 미국 정치권에서는 통상과 투자, 동맹의 문제로 번역된 것이다. 많은 이들이 이 사건에 주목했다. 왜 미국 정치인들이 한국 기업처럼 보이는 쿠팡 문제에 관심을 보이는 것일까? 그리고 왜 기업들은 막대한 비용을 들여 정부와 의회, 규제기관을 상대로 활동하는 것일까?

로비는 뒷거래인가, 전략인가
한국에서 로비라는 단어는 여전히 부정적인 뉘앙스를 갖는다. 정경유착, 청탁, 특혜, 뒷거래 같은 이미지가 먼저 떠오른다. 실제로 한국 사회에서 로비는 오랫동안 제도 밖의 영역으로 인식되어왔다. 하지만 저자는 로비를 단순한 부패나 비밀 거래로만 설명하는 것은 현실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오늘날 기업의 경쟁은 더 이상 제품과 서비스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반도체 보조금, 전기차 세액공제, 인공지능 규제, 데이터 정책, 국방 예산, 공급망 정책 등 정부가 만드는 규칙이 기업의 투자와 수익, 시장 진입 가능성을 좌우한다. 기업들은 시장에서 경쟁하는 동시에 정책 환경을 둘러싸고도 경쟁한다. 로비는 바로 이 과정에서 등장하는 경제적 행위인 것이다.
이 책은 로비를 정치 스캔들의 언어가 아닌 경제학의 언어로 분석한다. 로비는 때로 특혜를 요구하는 지대추구가 될 수도 있지만, 동시에 정보 제공과 정책 설계의 보완, 불확실성 감소, 기업의 전략적 역량 축적이라는 측면도 가지고 있다. 중요한 것은 로비의 존재가 아니라 로비가 어떤 규칙과 투명성 아래에서 이루어지느냐다.

미국의 로비 공개 제도
미국은 세계에서 로비가 가장 활발히 이루어지는 나라이자, 가장 강력한 로비 공개 제도를 운영하는 나라다. 기업과 단체는 누구를 상대로 어떤 이슈에 관해 활동했는지, 얼마를 지출했는지 공개해야 한다. 로비를 없애려 하기보다 제도권 안으로 끌어들여 기록하고 감시하는 방식을 선택한 것이다.
항공우주 기업 보잉은 항공 규제와 방산 정책, 수출 정책을 둘러싼 환경 변화에 대응하며 오랫동안 정책 역량을 축적해왔다. 구글과 애플은 반독점 규제, 개인정보 보호, 인공지능 정책을 둘러싼 논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세계 최대 방산 기업인 록히드 마틴은 국방 예산과 안보 전략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지속적인 정책 활동을 펼쳐왔다. 이들 기업은 단순히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것만으로 경쟁하지 않는다. 시장의 규칙이 만들어지는 과정에도 참여하며 자신들에게 유리한 사업 환경을 만들기 위해 움직인다.

경제학의 렌즈로 로비를 파헤치다
저자는 이러한 현상을 정보의 경제학, 집단행동이론, 자원기반이론, 신호이론, 지대추구이론 등 다양한 경제학 이론을 통해 설명한다. 로비를 선악의 문제가 아니라 이해관계와 제도, 정보가 교차하는 경제 현상으로 바라보자는 것이다.
특히 저자는 한국 사회가 이제 로비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봐야 할 시점에 와 있다고 주장한다. 한국의 기업들은 이미 미국과 유럽의 정책 환경에 깊이 영향을 받고 있으며, 실제로 해외 정부를 대상으로 한 정책 대응 활동도 확대하고 있다. 반도체, 배터리, 플랫폼, 인공지능, 방산 산업의 경쟁은 점점 더 정부 정책과 규제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그러나 한국 사회는 여전히 로비를 공개적으로 논의하고 제도화하는 데 익숙하지 않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로비스트 등록제와 로비 활동 공개 제도 도입 논의가 다시 등장하고 있다. 따라서 ‘로비를 어떻게 드러내고, 어떻게 기록하며, 어떤 방식으로 경쟁시키고 통제할 것인지’ 고민해야 할 때다.

글로벌 시대의 경쟁은 더 이상 시장 안에서만 벌어지지 않는다. 정부와 의회, 규제기관이 만드는 규칙 역시 경쟁의 무대가 되었다. 관세, 규제, 보조금, 수출 통제 같은 정책이 기업이 성패를 좌우하나. 《로비의 경제학》은 그동안 음지의 언어로만 다뤄졌던 로비를 경제와 제도의 관점에서 분석하며, 한국 사회가 앞으로 마주할 새로운 경쟁 질서를 이해하기 위한 출발점을 제시한다.

로비를 이해하는 것은 기업 경쟁의 또 다른 무대를 이해하는 일이며,
동시에 경제를 이해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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