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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민한 날엔 화학을 삼킨다
장홍제
휴머니스트 2026.06.29.
베스트
화학 25위 자연과학 top100 1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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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들어가며 당신의 의식을 재설계합니다

Check List #1. 구성품 확인: 뇌와 신경
뇌 속의 작은 우주, 뉴런과 시냅스
감정을 만드는 세 가지 화학 물질
생명체의 화학적 열쇠, 수용체
→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전 점검 사항

Check List #2. 비상시 긴급 프로토콜: 아편과 모르핀의 세계
인류의 동반자, 아편
현대 약리학의 이정표, 모르핀
인간은 왜 모르핀을 원할까
빛의 화학, 어둠의 화학
→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전 점검 사항

Check List #3. 화면 조정 및 비정상 출력 시 대처법: 환각의 유형
버섯 버튼을 누르지 마시오
실로시빈과 세로토닌
자전거를 탄 화학자
지휘자가 떠난 오케스트라
→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전 점검 사항

Check List #4. 시스템 오버클로킹: 각성제와 에너지 폭주
국민 보조 배터리, 카페인
안데스의 성스러운 잎, 코카인
파멸적 각성제, 메스암페타민
각성제의 역설, 정서적 탈진
→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전 점검 사항

Check List #5. 저전력 모드 전환: 진정제와 의식 저하
가장 오래된 냉각수, 알코올
잠과 평온의 덫, 바르비투르와 벤조다이아제핀
기억 적출기, 프로포폴
유령의 알약, 졸피뎀
→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전 점검 사항

Check List #6. 거짓 결속 강화 모듈: 펜타닐과 엑스터시
모르핀의 재구성, 펜타닐
사랑의 묘약, MDMA
→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전 점검 사항

Check List #7. 자연 유래 변조 물질: 대마와 마녀의 연고
내 안의 대마, 엔도카나비노이드
시간의 확장과 허기의 연금술
마녀의 연고와 빗자루
→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전 점검 사항

Check List #8. 시스템 침입자 탐지: 두꺼비부터 복어까지
신으로 향하는 분자, DMT
곤충에서 얻는 저세상 쾌락
몽롱한 바다의 포식자들
→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전 점검 사항

Check List #9. 의식 상태 재구성 프로토콜: 원자 연금술의 시대
불가능에 대한 도전, 연금술
원자 연금술과 약이 된 환각제
→ 시스템 정상화

Check List #10. 취급주의: 아찔하게 재밌는 위험한 화학
드라마로 보는 메스암페타민 제조법
가능성의 학문, 화학
나팔꽃 씨앗은 먹지 마시오
광어를 먹으면 사랑에 빠진다
기억상실증의 우유

미주

저자 소개 1

과학과 실험 속에 낭만이 살아 숨 쉰다고 믿는 화학자이자 잡지식 수집가, 데스메탈 마니아,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World of Warcraft) 플레이어다. 도덕적 타락이나 사회적 악이라는 시선 속에서 향정신성 물질을 다뤄온 서사를 거부한다. 현미경을 든 관찰자의 눈으로, 금기라는 장막을 걷어내고 인간이 화학 물질에 얼마나 무력하면서도 정교하게 반응하는지에 관한 경이로운 과학적 진실을 탐색한다. 이 책은 그와 같은 과정을 통해 인간이라는 정의를 뿌리부터 다시 생각해보려는 지적 모험이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화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 화학과에서 박사학위를
과학과 실험 속에 낭만이 살아 숨 쉰다고 믿는 화학자이자 잡지식 수집가, 데스메탈 마니아,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World of Warcraft) 플레이어다.

도덕적 타락이나 사회적 악이라는 시선 속에서 향정신성 물질을 다뤄온 서사를 거부한다. 현미경을 든 관찰자의 눈으로, 금기라는 장막을 걷어내고 인간이 화학 물질에 얼마나 무력하면서도 정교하게 반응하는지에 관한 경이로운 과학적 진실을 탐색한다. 이 책은 그와 같은 과정을 통해 인간이라는 정의를 뿌리부터 다시 생각해보려는 지적 모험이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화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 화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광운대학교 화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다. 《들뜨는 밤엔 화학을 마신다》, 《답답한 날엔 화학을 터뜨린다》, 《나노화학》, 《역사가 묻고 화학이 답하다》, 《화학 연대기》, 《물 한 방울로 끝내는 화학 공부》(공저), 《오늘도 게임하는 화학자》(공저) 등을 썼다. EBS 〈취미는 과학〉, 〈최후의 인류〉, tvN 〈벌거벗은 세계사〉 등에 출연했고, 유튜브 채널 〈과학을 보다〉, 〈안될과학〉, 〈언더스탠딩〉, 〈장르만여의도〉, 〈KFN PLUS〉 등에서 화학 이야기를 전해왔다. 약 12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국내 유일 하드코어 화학 유튜브 채널 〈화학하악〉을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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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6월 29일
쪽수, 무게, 크기
300쪽 | 135*210*20mm
ISBN13
9791170873563

책 속으로

“이 책은 마약과 향정신성 물질을 도덕적 타락이나 사회적 악이라는 해묵은 틀에 맞춰 바라보지 않는다. 대신 우리는 현미경을 든 관찰자의 눈으로 이들을 바라볼 것이다. 연필심 위에 올라갈 정도로 적은 양의 분자가 어떻게 인간의 시공간 감각을 뒤틀고, 자아를 원자 단위로 분해하며, 불가능해 보이던 신경의 재건을 명령하는지 그 원리를 객관적으로 추적할 것이다. 금기라는 장막을 걷어내면, 그곳에는 인간이라는 유기체가 화학 물질에 얼마나 무력하면서도 정교하게 반응하는지에 관한 경이로운 과학적 진실이 기다리고 있다.”
- 〈들어가며: 당신의 의식을 재설계합니다〉
---p.11

“향정신성 물질은 우리 뇌의 섬세한 화학적 균형을 이루는 이 세 가지 핵심 물질의 작용을 모방, 증폭, 억제함으로써 우리의 감정, 동기, 인지 상태를 조절한다. 이 작은 분자들이 만들어내는 내면의 우주와 그것이 우리의 생각과 행동을 어떻게 지배하는지에 대한 이해는 인간이 경이롭고 기적적인 고등 생명체라는 관점을 화학 물질에 지배받는 유기물 덩어리라는 시야로 끌어내릴 수 있으니, 이 얼마나 아름다운 화학적 해석인가!”
- 〈Check List #1. 구성품 확인: 뇌와 신경〉
---p.33

“모르핀의 분리는 단순한 화학적 성과를 넘어 현대 약리학pharmacology의 이정표나 다름없다. 먼저 화학적 관점에서 모르핀은 식물에서 추출한 최초의 알칼로이드로 인정받는다. 그 뒤를 잇는 분리와 발견이 최초의 국소마취제로 등장했던 코카인, 담배의 핵심인 니코틴, 말라리아 치료제로 화학 공학과 염료 산업의 탄생까지 촉발한 퀴닌quinine 등이니, 파급력 측면에서는 인류가 처음 달에 발자국을 남긴 것과 비견될 순간이라 해도 무방하겠다.”
- 〈Check List #2. 비상시 긴급 프로토콜: 아편과 모르핀의 세계〉
---p.57

“기본 모드 네트워크는 내가 나일 수 있도록 끊임없이 주지시키는 뇌의 핵심인데, 환각 물질이 이 네트워크의 통제력을 약화한다면 ‘나’라는 고정된 관념이 일시적으로 해체된다. 이 상황을 자아 소멸ego dissolution이라고 부른다. 환각 물질의 사용자가 우주와 하나 되는 일체감을 느끼거나, 사물과 나 사이의 경계가 무너져 내리는 신비로운 경험을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다. 화학 물질이 만드는 신호 하나가 뇌라는 거대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지휘자를 무대 밖으로 쫓아내며, 모든 연주자가 제멋대로, 그러나 전례 없이 화려한 불협화음을 연주하게 만드는 상황이 바로 환각이라는 아름다운 시스템 오류의 정체다.”
- 〈Check List #3. 화면 조정 및 비정상 출력 시 대처법: 환각의 유형〉
---p.102

“우리는 뇌를 하나의 작은 우주라고 이야기한다. 수천억 개의 뉴런이 정교하게 얽혀 나라는 자아를 증명하고, 추억과 기억을 쌓으며, 미래라는 숲을 만들어가는 신성한 공간이다. 각성제의 남용은 이 숲에 불을 지르는 작업과 같다. 한두 번은 생태계를 점령한 잡초를 단숨에 쓸어내고 땅을 비옥하게 만들어 오히려 거대한 수확물을 거두는 밑거름이 된다. 하지만 불길이 지나간 자리의 토양은 재로 인해 산성도가 급변하듯, 각성제라는 불길 속에서 재만 남은 뇌의 흔적을 들여다보면 한때 화려하게 꽃피운 연결망이 불탄 숲처럼 상처로 가득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 〈Check List #4. 시스템 오버클로킹: 각성제와 에너지 폭주〉
---p.130

“두 진정제의 부정적인 측면은 성격이 다르다. 바르비투르가 물리적으로 신체를 파괴한다면, 벤조다이아제핀은 뇌신경의 건강을 망가뜨린다. 우리의 뇌는 가변적이어서 손상된 신경이 재활과 노력을 통해 복구될 수도 있고, 오히려 정상적인 뇌가 반복적인 문제로 망가질 수도 있다. 외부로부터 지속해서 강한 진정 신호가 들어오면 뇌는 스스로 불안을 잠재우고 평온을 유지하는 능력이 줄어든다. 각성제가 뇌의 도파민 조절 능력을 퇴화시키듯, 진정제는 평온을 이루는 기능을 망각시킨다. 안락함이라는 이름의 중독으로 인해 약 없이는 극심한 불안과 경련을 겪는 반동 불안의 늪에 빠지는 것이다.”
- 〈Check List #5. 저전력 모드 전환: 진정제와 의식 저하〉
---p.147

“만약 MDMA(엑스터시)에 후폭풍이 없었다면 국가에서 적극 권장하는 필수 영양소로 분류됐겠지만, 화학적 천국이 끝난 후에는 미래 자원을 끌어다 쓴 대가를 치러야 한다. 댐의 물을 한꺼번에 쏟아붓는 방류가 끝난 후 저수지는 바닥을 드러내는데, 이를 세로토닌 고갈 현상이라 부른다. 뇌는 스스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최소한의 세로토닌조차 남지 않은 생리학적 파산에 직면하며 일반인과 다른 한 주의 시작을 맞이한다. (…) MDMA 복용자에게는 ‘우울한 화요일terrible tuesday’이라는 또 다른 시작이 기다린다. 보통 주말 파티에서 약물을 복용한 뒤 급상승한 세로토닌이 완전히 바닥나는 것은 화요일 아침이다. 이때부터 극심한 우울증과 불안, 자살 충동이 복용자를 지배한다. “후유증 그까짓 거 화요일에 MDMA 한 번 더 복용하면 그만이야.”라 생각할 수 있지만, 잊어선 안 된다. 인체는 나약한 유기물 주머니라는 사실을.”
- 〈Check List #6. 거짓 결속 강화 모듈: 펜타닐과 엑스터시〉
---pp.181~182

“우리는 왜 낯선 식물의 잎사귀에서 평온을 느낄까? 제아무리 모든 생명체의 기원이 아주 먼 과거에 최초로 탄생한 하나의 원시세포라 생각하더라도, 대마의 대사 성분이 인간 뇌의 특정 수용체에 왜 정확히 들어맞는지는 의아하다. 이와 비슷한 고민을 양귀비와 오피오이드 수용체를 통해 한 차례 이야기하기도 했던 만큼,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은 우리가 놓친 내면의 평화 조절 장치를 재발견하는 일과 같다. 확실한 사실은 자연이 결코 우리를 파괴하려는 목적으로 향정신성 물질을 준비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 〈Check List #7. 자연 유래 변조 물질: 대마와 마녀의 연고〉
---p.191

“모든 것이 너무나 아름답게 설명돼 한 번쯤 아마존의 미모사를 우적우적 씹어먹고 뛰어다니는 두꺼비를 잡아 등을 핥아보고 싶다면 말리고 싶다. 자아의 해체와 공간의 표류가 지나고 다시 깨어났을 때, 본래의 모든 정보가 온전히 복구될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극심한 공황장애나 해리 현상 혹은 부포톡신에 의한 심혈관계 손상은 시간의 흐름이 깨진 15분의 여행을 떠난 데 따른 통행료다. 마녀의 가마솥이 사랑의 묘약만이 아니라 저주의 물약을 함께 상징하는 것은 초월의 통로이자 영원한 몰락의 덫이었기 때문이다.”
- 〈Check List #8. 시스템 침입자 탐지: 두꺼비부터 복어까지〉
---p.226

“화학자는 테트로도톡신이 나트륨 통로를 차단하는 능력은 유지하되, 호흡을 마비시키는 치명적인 부작용만 삭제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성공한다면 말기 암을 비롯해 극심한 통증을 잠재우는 새로운 비마약성 진통제가 될 수 있겠다. 이것이 바로 현대 화학이 추구하는 진정한 연금술이다. 가치 없는 금속을 황금으로 바꾸려 했던 연금술사의 꿈은, 이제 치명적인 독을 생명의 약으로 바꾸는 방식으로 현대 화학자의 손에서 현실이 됐다. 자연의 우연이 만든 장벽을 지성의 필연으로 허무는 과정, 그것이 우리가 도달한 합성화학의 정점이다.”
- 〈Check List #9. 의식 상태 재구성 프로토콜: 원자 연금술의 시대〉
---p.255

“흔히 프로포폴을 이용해 숙면함으로써 바쁜 업무나 스트레스로부터 탈출하겠다며 몰래 사용하곤 해서 수면 마취제로 생각한다. 하지만 프로포폴은 잠드는 듯한 현상이 있을 뿐, 수면과 관련 없는 전신 마취제다. 프로포폴을 맞으면 감정적으로 해소되는 느낌이 드는 이유는 진정제로 작용하기 때문이며, 내시경이나 수술 등 고통스러운 시술에 사용되는 것에 비해 진통 효과는 크지 않다. 프로포폴은 우리의 의식 수준을 줄이고 기억을 지우는 약물이다. 진정·의식 저하·기억 소거의 조합으로 깊은 잠에 빠졌다 깨어난 것처럼 느껴질 뿐, 정확히는 기억이 잘려 사라진 셈이며 숙면 효과는 없다.”
- 〈Check List #10. 취급주의: 아찔하게 재밌는 위험한 화학〉
---p.283

출판사 리뷰

하드코어 화학자 장홍제, 드디어 향정신성 물질까지 다루다
- 조금은 위험한 ‘어른의 과학 취향’ 시리즈 세 번째 책
- 술, 폭발물에 이어 향정신성 물질의 세계로
- “당신의 시스템에 가해지는 충격을 탐색합니다.”

방송을 통해 ‘마성의 화학자’로 명성을 알리고 있는 장홍제 교수는 1권 『들뜨는 밤엔 화학을 마신다』에서 극단적이고도 매력적인 취미인 ‘술’을, 2권 『답답한 날엔 화학을 터뜨린다』에서는 인간의 역사를 바꿔온 화려하지만 위험한 ‘폭발물’을 다뤘다. 이제 3권 『예민한 날엔 화학을 삼킨다』에서는 우리 뇌로 시선을 돌린다. 우리 뇌는 그 자체로 생산성이 풍부한 화학 공장이기 때문이다.

수분, 단백질, 지질, 탄수화물 등으로 구성된 뇌는 화학 물질의 거대한 집합체이자 신경전달물질과 수용체가 끊임없이 상호작용하는 생물학적 장치다. 우리 뇌가 화학적 구성물이라면 이를 화학적으로 교란하고 조절하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인간이라는 시스템을 지배하는 강력한 매개체, 바로 ‘향정신성 물질’이 그 일을 해낸다. 지은이는 우리 뇌를 화학적 시스템으로 살펴봤을 때 얼마나 흥미로운 이야기가 펼쳐질 수 있을지 이 책에서 생생하게 드러내 보인다.

“연필심 위에 올라갈 정도로 적은 양의 분자가 어떻게 인간의 시공간 감각을 뒤틀고, 자아를 원자 단위로 분해하며, 불가능해 보이던 신경의 재건을 명령하는지 그 원리를 객관적으로 추적할 것이다. 금기라는 장막을 걷어내면, 그곳에는 인간이라는 유기체가 화학 물질에 얼마나 무력하면서도 정교하게 반응하는지에 관한 경이로운 과학적 진실이 기다리고 있다.”
- 〈들어가며: 당신의 의식을 재설계합니다〉, 11쪽

‘인간 의식의 재설계 설명서’가 눈앞에 펼쳐지다
- 아편과 모르핀부터 펜타닐과 엑스터시까지
- 정교하게 연쇄되는 화학 반응의 결과를 한눈에
- “손상된 자아 로그 파일과 시스템 과부하를 점검합니다.”

향정신성 물질의 역사는 술, 폭발물과 마찬가지로 문명의 역사와 함께한다. 4,000여 년 전 수메르인은 양귀비를 ‘기쁨의 식물’이라 불렀고, 고대 이집트인은 양귀비 추출물, 즉 아편을 외과 수술용 마취제로 사용했다. 뇌가 수용하는 고통을 급격하게 경감시키는 아편의 효과는 이후 모든 향정신성 물질을 탐색하는 길잡이가 됐다. 인간이 느끼는 감각과 감정은 결국 정교하게 연쇄되는 화학 반응의 결과라는 발상이 그것이다.

장홍제 교수는 아편과 모르핀부터 환각을 일으키는 마법 버섯, ‘국민 보조 배터리’ 카페인, 드라마 〈브레이킹 배드〉로 악명 높은 메스암페타민(필로폰), 중독자들이 미국 필라델피아 거리를 좀비처럼 활보하는 장면으로 충격을 준 펜타닐, ‘사랑의 묘약’ 엑스터시(MDMA), 심지어는 두꺼비 등을 핥아서(!) 섭취할 수 있는 5-MeO-DMT 등 온갖 향정신성 물질을 화학자의 시선으로 차근차근 풀어준다.

지은이는 이들이 그저 인체에 유해하고 도덕적으로 문제 있는 약물임을 확인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이 책은 인간을 생화학적 시스템으로 이해하고자 할 때, 향정신성 물질이 어떤 효과를 발휘하고 우리가 지금까지 믿어왔던 ‘자아’나 ‘영혼’이 얼마나 물질에 기반을 둔 것인지 명확하게 알려준다. 그야말로 ‘인간 의식의 재설계 설명서’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향정신성 물질은 우리 뇌의 섬세한 화학적 균형을 이루는 이 세 가지 핵심 물질[세로토닌, 도파민, 노르아드레날린]의 작용을 모방, 증폭, 억제함으로써 우리의 감정, 동기, 인지 상태를 조절한다. 이 작은 분자들이 만들어내는 내면의 우주와 그것이 우리의 생각과 행동을 어떻게 지배하는지에 대한 이해는 인간이 경이롭고 기적적인 고등 생명체라는 관점을 화학 물질에 지배받는 유기물 덩어리라는 시야로 끌어내릴 수 있으니, 이 얼마나 아름다운 화학적 해석인가!”
- 〈Check List #1. 구성품 확인: 뇌와 신경〉, 33쪽

지적 쾌감 터지는 ‘어른의 과학 취향’이 완결되다
- 의식을 재구성하는 단계까지 나아가는 원자 연금술
- 화학의 한계를 끊임없이 탐색하면서 맛보는 짜릿한 즐거움
- “신경망을 다시 연결하고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합니다.”

오랫동안 향정신성 물질은 자연계에 다양한 형태로 존재해왔다. 화학자들은 이를 화학적으로 추출하고 분해하는 작업에서 효과도 강하고 부작용도 심한 물질을 생산했다. 그런데 현대 화학은 이제 복어를 포획하지 않고도 신경독을 조립하고 호흡을 마비시키는 부작용만 삭제하는 물질을 만드는 단계까지 도달했다. 완성된 분자 구조에서 특정 원자를 갈아 끼우는 원자 연금술(atomic alchemy)의 시대에 진입한 것이다.

등장할 때부터 자연과 인공 사이의 구분에 의문을 던졌던 화학은 드디어 물질을 재창조하고 의식을 재구성하는 단계로 들어선 셈이다. 화학자들은 중독 없이 우울과 불안을 벗어날 가능성을 탐색하면서 화학의 한계를 넓히고 있다.

장홍제 교수는 이 책에서 특유의 박학다식과 마성의 유머 감각을 통해 향정신성 물질에 관한 온갖 이야기와 과학의 최전선을 흥미진진하게 펼쳐 보인다. 술과 폭발물에 이어 향정신성 물질로 시리즈를 마무리하는 『예민한 날엔 화학을 삼킨다』는 한계를 넘나들며 지적 쾌감을 맛보는 시간을 독자들에게 선사할 것이다.

“똑같은 기본 구조에서 원자의 위치 하나를 비틀어 치명적인 향정신성 물질을 인류를 구원할 치료제로 바꾸고 굳어버린 뇌신경을 다시 말랑하게 만든다. 자연이 우리에게 원재료를 줬다면, 이제 화학은 우리에게 그 원재료를 지배할 권능을 줬다. 가장 장엄하고도 위험한 마지막 여정, 화학이 구현하는 정신의 연금술이 시작된다. 의식을 재설계할 준비가 됐는가?”
- 〈Check List #9. 의식 상태 재구성 프로토콜: 원자 연금술의 시대〉, 248쪽

· 시리즈 소개

국내 유일 하드코어 화학자 장홍제의
‘어른의 과학 취향’ 시리즈
조금은 위험할 수도 있는 ‘으른 취향’을 위한 분자 생활 안내서. 분자와 감정이 만나는 시간의 드라마 속에서 물질을 해체하고 해석하며 재구성하는 화학자의 안목으로, 어른이 되면 즐길 수 있는 세상 속 짜릿한 지식을 맛보게 해주는 새로운 과학 교양.

1 들뜨는 밤엔 화학을 마신다
장홍제 지음|240쪽|20,000원
어떤 물질이든 자비 없이 낱낱이 파헤치는 화학자가 중독이 아닌 취향으로 이끄는 한 권의 건배사. 한 잔, 두 잔, 세 잔… 저자와 함께 열 잔의 화학을 기울여보자.

“어렵지 않지만 얄팍하지 않으며 무엇보다 재미있다! 과학과 인생, 그 모든 기막힌 발효에 건배!” - 이정모(전 국립과천과학관장)

2 답답한 날엔 화학을 터뜨린다
장홍제 지음 | 304쪽 | 20,000원
파괴와 혼돈이라는 낡은 인상을 벗어던지고 새로이 읽는 폭발의 화학! 섬세한 화학의 논리 속에서 펼쳐지는 자유롭고도 도발적인 상상이 이 한 권에 꽉 들어찼다.

“과학의 지식으로 삶의 활력을 얻을 수 있다고 믿는 동지들이라면 우리 기꺼이 이 책을 집어들자!” - 채승병(KAIST 물리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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