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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k Chan-W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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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숙희
울 엄니, 목 매달리기 전에 많이 울었어요? * 복순 도둑질 한 번 하고 교수형 당하는 여자들도 울지, 많이 울어. 근데 네 어미는 천 번 도둑질을 하고 딱 한 번 잡혀서 딱 한 번 죽었단 말씀이야.... 울었냐구? (눈 뜨더니 웃음 터뜨리며) 웃었지.... 너를 낳고 죽을 수 있어서 운이 좋았다고, 하나도 억울하지 않다고. 그러니 너는 얼마나 씩씩한 도둑이 되겠니? ---p.51 * 숙희 (히데코의 눈물을 발견하고는 그녀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싸고 똑바로 보면서) 태어나는 게 잘못인 아기는 없어요. 갓난아기하고 얘기할 수만 있었어도 아가씨 어머니는 이렇게 말씀하셨을 거예요. 너를 낳고 죽을 수 있어서 운이 좋았다고, 하나도 억울하지 않다고.... ---p.65 * 숙희 당신은 히데코를 숙맥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하하, 숙맥이라니.... 우리 히데코 아가씨로 말씀드릴 것 같으면.... 그분은 처음부터 그냥.... ....무서운 년이다, 하하하.... ---p.105 * 코우즈키 네가 조금은 미쳤다는 걸 난 알지, 아무래도 모계 혈통이 저 지경이니까. ---p.112 * 히데코 (부들부들 떨며) 내가 사랑이 아니라고 해도.... 그분이 아니라 딴 사람을 사랑한다고 해도.... 넌 내가.... 천지간에 아무도 없는 내가, 꼭 그분하고 결혼했으면 좋겠어? 노려보며 원하는 답을 애타게 기다리는 히데코의 눈에 물기가 차오른다. 숙희, 히데코의 발을 잡고 막 주무른다. * 숙희 네.... 사랑하게 되실 거예요. 눈에서 불꽃이 튀는가 싶더니 숙희의 뺨을 때리는 히데코. 찰싹, 찰싹, 찰싹, 찰싹. ---p.180~18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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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의 영화 세계를 한 번에 조망하는
가장 높고 아름다운 전망대, ‘박찬욱 각본 컬렉션’ 출간 21세기 한국 영화가 세계적으로 알려지는 데 가장 큰 역할을 담당한 감독 박찬욱의 작품 세계를 망라한 각본 선집이 출간되었다. 이 선집에는 그의 대표작 아홉 편의 각본이 담겨 있는데, 특히 국내 관객들에게 그의 이름을 본격적으로 알린 〈공동경비구역 JSA〉, 개봉 당시 영화광들에게 충격적인 인상을 남긴 〈복수는 나의 것〉, 해외에서 신드롬에 가까운 열광을 끌어내며 한국 영화의 위상을 끌어올린 〈올드보이〉 세 작품의 각본은 최초로 정식 소개되는 것이다. 여기에 〈친절한 금자씨〉, 〈박쥐〉, 〈싸이보그지만 괜찮아〉, 〈아가씨〉, 〈헤어질 결심〉, 〈어쩔수가없다〉 각본은 새로운 표지 및 본문 디자인을 통해 박찬욱 감독의 세계를 더욱 일관적으로 선보인다. 차분하면서도 무게감을 갖춘 암회색 표지 위에 떠 있는 강렬한 영화 속 이미지는 우아하고 탐미적인 미장센과 강렬한 스토리라인의 조합을 상징하며, 책들을 품고 있는 박스 역시 어두우면서도 우아한 인상을 내보이는 암회색으로 통일감 있게 디자인했다. 마치 박찬욱 감독의 영화 속 소품처럼, 그 디자인 자체만으로도 아름다운 사물이 되도록 구성한 박찬욱 각본 컬렉션은 영화와 책을 사랑하는 분들이 소장하기에 모자람이 없는 아이템이다. 또한 이번 선집을 통해 박찬욱 감독의 영화 세계를 한 번에 관통하는 경험은 각각의 각본을 따로 볼 때와는 또 다른 즐거움을 안겨 준다. 어떤 작가와 함께하느냐에 따라, 또한 박찬욱 감독 자신이 경력을 더해 감에 따라 그의 영화 속 이야기들이 어떤 식으로 변화해 왔는지 연결해서 살펴볼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복수는 나의 것〉에서 ‘유괴범이 받은 돈’은 어느 순간 영화에서 사라져 버리는데, 〈친절한 금자씨〉는 바로 그 부분을 무척 상세하게 설명한다. 유괴라는 콘셉트를 공유하는 두 영화가, 더 정확히 말하자면 〈복수는 나의 것〉 가운데 일부를 계승한 〈친절한 금자씨〉가 어떤 식으로 전작과 달라지기를 선택했는지, 독자들은 두 영화의 각본을 천천히 읽으면서 추론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선집에 수록된 아홉 편의 각본은 이렇게 비교하며 읽을 만한 내용들을 풍부하게 갖고 있어, 박찬욱 감독을 좋아하는 팬들은 더욱 즐겁게 그의 작품 세계를 탐닉할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