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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k Chan-W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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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자
(소리) 과연 제 안에 천사가 깃들어 있을까요? 정말 그렇다면 제가 그토록 사악한 행위를 하는 동안 천사는 어디에서 무얼 하고 있었을까요? 전도사님의 말씀을 듣고, 전 늘 그것을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깨달았습니다, 내 안의 천사는 오직 내가 부를 때만 자기 존재를 드러낸다는 것을. “어디 계신가요? 나와 주세요.”, “저 여기 있어요.” 이렇게 천사를 부르는 행위, 바로 그것을 우리는 ‘기도’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p.11 * 마녀 (빤히 바라보다가) ....고맙다, 금자야. 넌 정말 친절한 아이.... (말을 못 맺고 갑자기 헛구역질을 한다. 눈물을 글썽이며 손을 붙잡고) 내가 혹시 잘못한 게 있으면 이해해 주렴, 응? ....너는 다 이해하지, 응? (그윽한 눈길로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는 금자. 억지로 구역질을 참는 마녀. 뺨을 타고 흐르는 한 줄기 눈물) 내가 포동포동한 애들만 좋아하는 거, 다 이해하지? ---p.80 * 여자 성우 (소리) 아무리 십삼 년 동안 계획하고 준비했다지만 금자는 일이 지나칠 정도로 잘 풀린다고 생각해 왔다. 무언가 결정적인 순간에 틀어질지도 모른다는 불안이 자주 금자를 사로잡았다. ---p.90~91 * 금자 (끄덕끄덕) 행복했어, 죄지은 사람이 그래선 안 될 만큼. (총을 내리고 제니를 안으며) ....제니.... 아임 쏘리, 아임 쏘리, 아임 쏘리.... ....정말루 아임 쏘리.... ---p.96~9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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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의 영화 세계를 한 번에 조망하는
가장 높고 아름다운 전망대, ‘박찬욱 각본 컬렉션’ 출간 21세기 한국 영화가 세계적으로 알려지는 데 가장 큰 역할을 담당한 감독 박찬욱의 작품 세계를 망라한 각본 선집이 출간되었다. 이 선집에는 그의 대표작 아홉 편의 각본이 담겨 있는데, 특히 국내 관객들에게 그의 이름을 본격적으로 알린 〈공동경비구역 JSA〉, 개봉 당시 영화광들에게 충격적인 인상을 남긴 〈복수는 나의 것〉, 해외에서 신드롬에 가까운 열광을 끌어내며 한국 영화의 위상을 끌어올린 〈올드보이〉 세 작품의 각본은 최초로 정식 소개되는 것이다. 여기에 〈친절한 금자씨〉, 〈박쥐〉, 〈싸이보그지만 괜찮아〉, 〈아가씨〉, 〈헤어질 결심〉, 〈어쩔수가없다〉 각본은 새로운 표지 및 본문 디자인을 통해 박찬욱 감독의 세계를 더욱 일관적으로 선보인다. 차분하면서도 무게감을 갖춘 암회색 표지 위에 떠 있는 강렬한 영화 속 이미지는 우아하고 탐미적인 미장센과 강렬한 스토리라인의 조합을 상징하며, 책들을 품고 있는 박스 역시 어두우면서도 우아한 인상을 내보이는 암회색으로 통일감 있게 디자인했다. 마치 박찬욱 감독의 영화 속 소품처럼, 그 디자인 자체만으로도 아름다운 사물이 되도록 구성한 박찬욱 각본 컬렉션은 영화와 책을 사랑하는 분들이 소장하기에 모자람이 없는 아이템이다. 또한 이번 선집을 통해 박찬욱 감독의 영화 세계를 한 번에 관통하는 경험은 각각의 각본을 따로 볼 때와는 또 다른 즐거움을 안겨 준다. 어떤 작가와 함께하느냐에 따라, 또한 박찬욱 감독 자신이 경력을 더해 감에 따라 그의 영화 속 이야기들이 어떤 식으로 변화해 왔는지 연결해서 살펴볼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복수는 나의 것〉에서 ‘유괴범이 받은 돈’은 어느 순간 영화에서 사라져 버리는데, 〈친절한 금자씨〉는 바로 그 부분을 무척 상세하게 설명한다. 유괴라는 콘셉트를 공유하는 두 영화가, 더 정확히 말하자면 〈복수는 나의 것〉 가운데 일부를 계승한 〈친절한 금자씨〉가 어떤 식으로 전작과 달라지기를 선택했는지, 독자들은 두 영화의 각본을 천천히 읽으면서 추론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선집에 수록된 아홉 편의 각본은 이렇게 비교하며 읽을 만한 내용들을 풍부하게 갖고 있어, 박찬욱 감독을 좋아하는 팬들은 더욱 즐겁게 그의 작품 세계를 탐닉할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