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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하지만 싫습니다
무례한 세상에 보내는 깍듯한 디스
정준화
몽스북 2026.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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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프롤로그 어쩌겠어, 싫어도 살아야지 7

1 사람이 싫을 때
출근길의 모험 21
뒷담화 스피크이지 바를 찾아서 30
살인마보다 무서워 39
바닥을 봐야 한다는 말 47
스몰토크는 빼고 주세요 57
그런 조언은 도움이 안 됩니다 68
그냥 몰랐다고 해 77
여기 사람 있어요 85
사라진 것들이 가는 곳 95

2 세상이 싫을 때
노출 사절 109
한국형 괴수물을 위한 아이디어 117
돋움체의 공습 128
위험한 냄새와 힙합계의 외할머니 135
이 이야기의 교훈은 무엇인가? 145
긁? 154
늙어 가고 있습니다 163
케이팝 수능 킬러스 173
배신의 기술 182
미션 단팥빵 199
무엇을 기대하든 그 이하의 여행 209

3 내가 싫을 때
장기자랑 폐지 운동 본부 225
친구라도 될 줄 알았어 233
너 울어? 243
가족 모임 254
새벽 4시 20분의 기억 창고 259
놀 줄 모르는 사람 270

에필로그 그래도 좋아하는 게 있다면 281

저자 소개 1

잡지 『아레나 옴므 플러스』와 『더블유』의 피처 에디터였고 이마트와 현대카드의 브랜드 본부에서 일했다. 온라인 렌털 중개 서비스 관련 스타트업을 운영하기도 했지만, 앞에 나서서 남과 나에게 긍정의 메시지를 설득해야 하는 사업가의 역할이 아무래도 적성에 안 맞는다는 사실을 새삼스럽게 깨닫고 ‘쓰는 사람’의 자리로 다시 돌아왔다. 좋은 것보다 싫은 것에 관해 이야기할 때 좀 더 말이 많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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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7월 13일
쪽수, 무게, 크기
296쪽 | 350g | 130*205*17mm
ISBN13
9791199837867

책 속으로

누구나 누군가를, 혹은 무언가를 싫어하면서 산다. 소매 끝만 만져도 내 타락한 영혼이 정화되는 기분이 들게 할 위인에게도 자려고 누웠다가 분해서 눈을 번쩍 뜨는 밤들이 찾아온다.
---p.8 「프롤로그 어쩌겠어, 싫어도 살아야지」 중에서

역시 부정적인 감정은 긍정적인 감정보다 레이어가 많고 복잡하다. 어떤 대상을 좋아하는 이유는 거기서 거기지만 싫어하는 이유는 훨씬 다양하고 음침하고 제멋대로 꼬여있을 때가 많다. 아무래도 후자를 다루는 대화가 더 싼 티나게 흥미진진하고 자극적이다.
---p.30 「뒷담화 스피크이지 바를 찾아서」 중에서

어떤 사람들은 사적인 인간관계에서도 압박 면접을 시도한다. 연인에게 일부러 무리한 요구를 하고 양보 없이 자존심을 겨룬다. 이렇게까지 이상하게 굴어도 여자 친구나 남자 친구는 흔들림 없이 나를 사랑해야 한다고, 그래야 신뢰를 갖고 다음 단계로 전진할 수 있다고 말한다. 치명적인 덫을 놓고 연인이 「미션 임파서블」의 이선 헌트처럼 절묘하게 함정을 피해 가기를 바란다. 이것은 로맨스인가, 첩보 스릴러인가. 한국에서 연애하는 사람들도 자기가 톰 크루즈나 샬리즈 시어런하고 커플링을 맞춘 게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p.50 「바닥을 봐야 한다는 말」 중에서

산이나 카페, 택시 혹은 비행기에서 모르는 이에게 침묵을 방해받는 일이 달갑지 않습니다. 누군가와 말을 섞어야 기운이 나는 사람은 절 이해하기가 어려울 겁니다. 외향인에게는 낯선 존재에 대한 호기심이 자연스럽고 당연하니까요. 기회가 닿는 대로 부지런히 귀를 기울이고 어떤 대화에서든 끝내 흥미로운 부분을 찾아냅니다. 부러운 재능입니다. 이런 사람만 볼 수 있는 순간과 쌓을 수 있는 경험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p.66 「스몰토크는 빼고 주세요」 중에서

우리 대부분은 미숙하고 유치한 존재라 명백한 오류를 저지르고도 누군가의 지적을 받으면 일단 언짢아한다. 실수한 건 난데 실수를 바로잡아 준 사람에게 탓을 돌리고 싶어 한다. 상대가 눈치가 없거나 까다롭거나 잘난 척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이때 쪽팔림을 최소화할 수 있는 꿀팁이 있다. 구구절절한 변명이나 어설픈 자기 합리화를 참으면 된다. 내가 틀리거나 착각한 게 맞다면 잽싸게 지적을 수용하고 입을 다물어야 한다.
---p.81 「그냥 몰랐다고 해」 중에서

평균 이하의 청력으로 생활하는 일은 꽤 성가시다. 흡음 설계가 형편없는 노출 콘크리트 카페가 흔한 도시에 살면 특히 그렇다. 이명이 처음 발생했을 때 좀 더 부지런하게 증상을 바로잡지 못한 걸 종종 후회한다. 오래전의 게으름 때문에 평생 이자를 내면서 살아야 하는 기분이라 아무래도 아쉽다. 하지만 한편으로 나의 아쉬운 부분을 통해서만 알게 되는 누군가의 다정함도 있다는 생각을 가끔은 한다.
---p.116 「노출 사절」 중에서

요즘은 ‘무해하다’는 표현이 일종의 칭찬처럼 쓰인다. 내게는 다소 의아한 유행이다. 독하고 자극적인 게 흔해진 시대에 사람들이 감정적인 디톡스를 찾게 됐을 거라는 맥락으로 이해는 하고 있다. 작품이 무해하다는 건 어떤 뜻일까? 불편하지 않아서 편한 이야기인 걸까? 순하고 당연해서 누구의 기분도 거스르지 않는 말로 채워진 두 시간 분량의 영상이나 3백 쪽 분량의 텍스트일 가능성이 높다. 물론 때로는 소파에서 반신욕을 하는 기분으로 무해한 이야기에 일상의 독소를 씻어 내고 싶을 수도 있다. 하지만 늘 그런 식이라면 나는 많이 지루할 것 같다. 하나 마나 한 말들에서는 잃을 것도, 얻을 것도 없다.
---p.151 「이 이야기의 교훈은 무엇인가?」 중에서

꾸준한 속도로, 혹은 몇 번의 변곡점을 추가로 통과하면서 나는 어디까지 낯설어지게 될까? 단지 외모뿐 아니라 생각과 행동도 조금씩, 아니면 갑자기 바뀌어 갈 것이다. 그러다가 결국 내가 더 이상 나답게 느껴지지 않는 순간이 올까? ‘나다운 게 뭔데?’라고 철 지난 K드라마 같은 대사를 독백하게 되는 건 아닐까?
---p.169 「늙어 가고 있습니다」 중에서

사람의 마음은 어떤 순간에 움직일까? 누군가는 원자와 분자의 배열에서 정연한 시를 읽고, 또 다른 누군가는 사실성을 무시한 왜곡과 오류에서 아름다움을 찾기도 한다. 원근이 어긋난 고전주의 미술이나 뛰쳐나가는 인물의 양다리 길이가 확연히 다른 비상구 픽토그램에서도 앞뒤가 맞지 않는 안정감을 느낀다. 논리적이고 효율적이기 때문에 감탄하게 되는 것도 있고 논리나 효율과는 거리가 멀어서 감동하게 되는 것도 있다. 정답뿐 아니라 오답에도 매료된다는 점이 인간이라는 존재를 곤란하고 까다롭게 만든다.
---p.196 「배신의 기술」 중에서

때로는 기억을 사랑으로 착각하기도 한다. 사랑은 끝났고 변질된 기억만 남았다. 만년까지 고스란히 보관하고 싶어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기억이 영원하기를 바라는 영화 속 대사조차 멋대로 왜곡할 정도로 기억의 유통 기한은 짧다. 한편으로는 다행스럽다. 썩지 않는 기억들로 머릿속 팬트리를 가득 채우고 살 생각은 없다. 왜곡한 기억조차도 결국은 흐려질 거다.
---p.242 「친구라도 될 줄 알았어」 중에서

눈물을 무조건 의심하지는 않는다. 다만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과 안으로 파고드는 감정이 종종 어긋날 수 있다는 생각은 한다. 즐거우면 웃고 슬프면 우는 게 보편적인 매뉴얼이겠지만 기계가 아닌 인간의 메커니즘에는 오작동의 변수가 많다. 어쩌면 오작동이 아니라 인간이 감정을 출력하는 방식이 원래 그렇게 제멋대로인 건지도 모른다. 그래서 몇 겹으로 덮여 있는 누군가의 깊은 곳에서 벌어지는 마음은 좀처럼 짐작하기 어렵다.
---p.253 「너 울어?」 중에서

가족은 혈연뿐만 아니라 애증으로도 얽혀 지낸다. 가깝게 여기기 때문에 오히려 더 가혹하게 상처를 주고받기도 한다. 함부로 대하고도 마땅한 사과는 미룬다. 어찌 됐든 지금의 관계가 쉽게 허물어질 일은 없다고 넘겨짚으면서 껄끄러운 노력을 건너뛴다. 그리고 언젠가 쌓인 감정을 해소할 ‘다음’이 있을 거라고 믿는다.

---p.257 「가족 모임」 중에서

출판사 리뷰

싫어하는 것들의 목록이 나를 더 잘 설명한다

저마다 좋아하는 것은 비슷비슷하지만, 싫어하는 것은 놀라울 만큼 개인적이다. 공공장소에서 큰 소리로 통화하는 사람이 싫고, 영화 속 어이없게 답답한 캐릭터가 싫고, 술자리에서 '바닥을 봐야 사람을 안다'는 뻔한 통념을 믿지 않는다. 이러한 거슬림은 단순한 불평이 아니라 한 사람이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이기도 하다. 무엇에 웃고, 무엇에 분노하며, 어디까지를 예의라고 생각하는지가 이 '싫음'의 코드 안에 숨어 있다. 저자는 그 부정의 감정을 외면하지 않고 끝까지 따라간다. 읽다 보면 독자 역시 자신의 취향과 가치관을 새롭게 들여다보게 된다. 어쩌면 사람을 더 정확하게 설명하는 것은 '싫어하는 것들의 목록'인지도 모른다. 이 책은 그 낯설지만 흥미로운 주제를 예민한 관찰력으로 풀어낸다.

“미안하지만 싫습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

“싫습니다.” 좀처럼 하기 어려운 말이다. 우리는 늘 이해해야 한다고, 참아야 하고, 포용해야 한다고 배운다. 하지만 현실의 싫음들은 공기처럼 도처에 깔려있다. 저자는 그런 부정의 감정을 교정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래, 나도 그게 싫다"고 말해준다. 누군가를 함부로 비난하거나 혐오를 정당화하지도 않는다. 저자는 자신의 까칠함마저 유머의 대상으로 삼아 독설이 아닌 공감의 세계로 독자를 이끈다. 누구나의 마음 속에 있던 차마 입 밖으로 내지 못한 작은 불만들. 저자는 생활 속 아주 사소한 순간들을 집요하게 포착하며 그 불만의 감정들을 담담하고 유머러스하게 끄집어내어 독자들로 하여금 타인과 세상을 이해하게 만든다. 저자가 들춰내 말하는 것들은 결국 나답게 살아가는 법에 대한 이야기다. 모든 사람을 좋아하려 애쓰지도 않고 모든 상황을 이해하려고 무리하지도 않고, 정중하게 그러나 분명하게 “미안하지만 싫습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 그 작은 용기가 우리를 조금 더 나답게, 편안하게 만든다고 조용히 얘기해준다.

추천평

불만에 듬뿍 적신 촉에 위트의 깃털을 매단 화살 같은 문장들이 번번이 마음의 과녁을 시원하게 꿰뚫는다. 그동안 대충 뭉뚱그려왔던 아주 미묘한 감정들이 정확한 문장으로 비로소 내 손에 쥐어질 때의 커다란 해방감, 아주 사소한 불만들이 결국 인간과 세상에 대한 정밀한 탐구로 근사하게 도약하는 걸 볼 때의 쾌감, 매 챕터마다 몇 번씩은 웃게 만드는 유머 감각 때문에 이 책은 내내 즐겁다. 단 한 장도 재미없는 페이지가 없다. 그리고 깨닫는다. 무언가를 이토록 ‘정확히’ 싫어하는 것이야말로 세상을 가장 ‘정확히’ 사랑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무턱댄 다정함보다 더욱. - 김혼비 (에세이스트)
심상치 않은 차례에 현혹당해 본문까지 정신없이 읽어 내려가게 된다. 그리고 곧 일리 있는 싫음들로 기분 좋은 포만감을 느낀다. 한번 시작하면 이 개운하고 흡족한 공감형 뒷담화 파트너를 쉽게 보내 줄 수가 없다. 인간에게 싫음이라는 감정이 왜 중요한지, 이 감정을 통해 얼마나 많은 것들을 생각하고 이야기할 수 있는지 새삼 깨닫게 하는 책이다. - 김종관 (영화감독)
이 책의 가장 놀라운 점은 독설이 아니라 예의다. 세상에 대한 불만을 쏟아 내면서도 끝내 깍듯한 예의를 놓지 않는, 감각 있고, 날카롭고, 무엇보다 무척 웃긴 에세이. 웃으며 읽다가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순간들을 여러 번 마주했다. 싫어하는 것들에 대한 재치있는 불평들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세상과 나 자신을 조금 더 애정 어린 마음으로 이해하게 된다. - 박천휴 (뮤지컬 작가, 연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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