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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긴이의 말 _ 끊임없이 음미하고 반성하며 살아간다는 것
1장 이 재판의 성격과 고발자들에 대해 이 자리에서 모든 진실을 들려드리겠습니다 나를 고발한 두 부류의 사람들 내게는 초인적인 지혜나 지식이 없습니다 2장 고발 내용에 대한 구체적인 반박 델포이의 신을 증인으로 부르겠습니다 신의 속뜻을 알기 위해 만났던 사람들 내가 미움을 산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젊은이들을 타락시켰다는 고발에 대한 반박 신들을 믿지 않는다는 고발에 대한 반박 무고한 사람들이 유죄를 받는 이유 3장 무죄 판결을 청원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죽음보다도 더 염려스러운 것은 치욕입니다 사형을 받더라도 태도를 바꾸지 않겠습니다 나를 대신할 사람을 찾기란 쉽지 않을 것입니다 정의에 반하는 행위를 용인한 적이 없습니다 어느 누구의 선생이 되어본 적이 없습니다 무죄방면을 애원하지 않겠습니다 4장 배심원 표결에 따라 유죄가 확정된 이후 내가 대체 어떤 형벌을 받아야 마땅한가요? 내 자신을 고소할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 5장 사형 판결이 언도되고 난 이후 유죄 판결을 받아들이는 가장 중요한 이유 유죄 판결을 내린 이들에게 건네는 예언 지금의 이 죽음이 내게는 축복입니다 나는 죽으러 가고, 여러분은 살러 가야 합니다 |
Plat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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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말씀드린 바와 같이, 그들은 진실이라고는 한마디도 말하지 않았습니다. 반면에 나는 여러분에게 모든 진실을 들려드릴 것입니다. 그런데 아테나이인 여러분, 제우스에 맹세코 나는 그들처럼 화려한 미사여구로 치장한 표현은 절대로 쓰지 않을 것입니다. 내가 하는 말이 옳다고 믿기에, 다만 그때그때 떠오르는 단어들로 아주 담백하게 말할 것입니다. 여러분 그 누구도 다른 뭔가를 기대해서는 안 됩니다! 여러분 앞에 나와서 젊은이처럼 그럴싸하게 이야기를 꾸며서 말한다는 것은 이 나이에는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겁니다. --- p.16
“오오, 칼리아스! 만약 당신의 두 아들이 망아지나 송아지로 태어났다면, 그들이 바르고 훌륭하게 자라도록 해줄 만한 사람을 고용할 수 있어야겠지요. 그런 사람은 말을 잘 기르거나 농사를 잘 짓는 사람이어야 할 겁니다. 하지만 당신의 아들들은 사람이니, 대체 누구에게 그들을 맡기실 참이오? 인간으로서의 미덕과 시민으로서의 미덕에 관해 잘 아는 사람이 대체 누가 있소? 아들들이 있으니 이 문제를 숙고해봤을 것 아니오. 그런 사람이 있소, 아니면 없소?” “당연히 있지요!” 하고 그가 말했습니다. “그 사람이 누구요?” 하고 내가 물었지요. “어디 출신이며, 얼마를 받고 가르칩니까?” “파로스에서 온 에우에노스요, 소크라테스!”하고 그가 대답했습니다. “수업료로 5므나를 받지요.” 만약 에우에노스가 정말로 그런 기술이 있어 그런 적당한 가격에 그 기술을 가르쳐주는 것이라면 에우에노스야말로 축하받아 마땅하다고 난 생각했습니다. 만약 내게 그런 지식이 있다면 아마 틀림없이 으스대고 우쭐대겠지만, 난 그런 지식이 없습니다, 아테나이인 여러분. --- p.29~30 그가 누구인지 굳이 이름을 댈 필요는 없을 겁니다. 그는 정치가였는데, 나는 그를 시험해보고 다음과 같은 것을 경험했습니다. 아테나이인 여러분, 나는 그와 대화를 나누면서 그가 많은 사람들에게, 특히 그 자신에게 지혜로워 보이지만 사실은 지혜로운 것이 아니라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나는 그가 지혜로워 보이기만 할 뿐 사실은 지혜롭지 않다는 것을 그에게 보여주고자 했지요. 그 일로 인해 나는 그 사람에게, 그리고 그 자리에 있던 많은 이들에게 미움을 샀습니다. 그곳을 떠나며 난 속으로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나는 분명 저 사람보다는 더 지혜로워. 우리 둘 다 뭔가 훌륭하거나 특별한 것을 알고 있지는 못하지만, 그는 자기가 모르는 것을 안다고 생각하는 반면에 적어도 나는 모르면 모른다고 생각하니까. 아무튼 나는 내가 모르는 것을 안다고 생각하지 않는 만큼은, 비록 미세한 차이지만 내가 저 사람보다 더 지혜로운 것 같아.’ --- p.41~42 그렇게 해놓고는 누군가 “소크라테스가 대체 무슨 짓을 하고 무엇을 가르치기에 젊은이들을 타락시킨다고 하는 것이냐?”라고 그들에게 물으면, 정작 소크라테스가 무엇을 하는지 몰라서 아무 대답도 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난처해하는 기색을 보이지 않기 위해 그들은 “하늘에 있는 것과 지하에 있는 것들.”이라느니, “그는 신을 믿지 않는다.”라느니, “사론을 정론으로 만든다.”라면서 학문과 친한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써먹을 수 있는 비난을 늘어놓습니다. 아마도 그들은 아는 척하는 자신들이 사실은 아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진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은 것이겠지요. --- p.50~51 “멜레토스여, 그렇다면 뭐요? 그 나이의 그대가 이 나이의 나보다 더 지혜롭다는 겁니까? 그래서 그대는 나쁜 자들은 가까운 이웃들에게 항상 나쁜 짓을 하고 착한 사람들은 늘 착한 일을 한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나는 가까운 이웃들 중 누군가를 나쁘게 만들면 그에게 해코지 당할 위험이 있다는 것조차 모를 만큼 무식해서 그대의 말처럼 고의적으로 그런 악행을 저지른단 말입니까? 멜레토스여, 나는 그대 말을 믿지 않으며, 다른 누구도 그대를 믿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오. 나는 그들을 조금도 타락시키지 않고, 혹시 타락시키더라도 그건 내 의도한 바가 아니니, 어느 경우건 그대는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이오. 또한 내가 본의 아니게 타락시키는 것이라면, 그런 본의 아닌 과오 때문에 사람을 피고인으로 법정에 세울 것이 아니라 개인적으로 데려가 가르치고 훈계하는 것이 정당한 조치겠지요. 가르침을 받으면 나는 분명 본의 아닌 행동을 그만두게 될 테니 말이오. 그러나 그대는 나와 만나기를 회피하고 나를 가르치기를 거절하더니 나를 피고인으로 법정에 세우는구려. 법은 가르침이 필요한 사람이 아니라 처벌이 필요한 사람을 법정에 세우도록 요구하는데도 말이오.” --- p.61~62 그러니 아테나이인 여러분, 나는 멜레토스의 고소장 내용과는 달리 아무 죄도 저지르지 않았기에 긴 변론이 필요치 않으며, 이상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변론 첫머리에서 내가 많은 사람들에게 심한 미움을 샀다고 말한 바 있는데, 그 말이 사실이라는 것은 꼭 알아주십시오! 혹시 내가 유죄 판결을 받게 된다면, 바로 그 때문일 것입니다. 내가 유죄 판결을 받는다면, 그것은 멜레토스 때문도 아니고 아뉘토스 때문도 아니며, 많은 사람들의 편견과 시샘 때문일 것입니다. 그런 것들로 인해 많은 무고한 사람들이 유죄 판결을 받았으며 앞으로도 그러할 것입니다. 그런 것들이 나와 함께 끝날 것이라 염려치 마십시오. --- p.73 아테나이인 여러분, 죽음을 두려워한다는 것은 지혜롭지도 않으면서 스스로 지혜롭다고 생각하는 것일 뿐 아무것도 아닙니다. 그것은 자기가 모르는 것을 안다고 생각하는 것과 똑같기 때문입니다. 죽음이 인간에게 사실은 최대의 축복일 수도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사람들은 죽음이 인간에게 최대의 불행이라는 것을 확실히 알고 있는 것처럼 그렇게 죽음을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모르는 것을 안다고 생각하는 이런 무지야말로 가장 비난받아 마땅한 무지가 아니겠습니까! --- p.80 만약 내가 처형되면 나를 대신할 사람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겁니다. 좀 우습게 들릴지도 모르지만, 마치 나는 덩치도 커다랗고 혈통도 좋은데 바로 그 덩치 때문에 굼뜬 편이어서 박차를 가해줘야 하는 말에 배정되듯, 신의 뜻으로 내가 이 도시에 배정된 것입니다. 이 도시에 그런 박차 구실을 하라고 말입니다. 어디서나 온종일 여러분을 일일이 일깨우고 설득하고 꾸짖으라고 말이지요. 여러분, 그런 사람을 구하기가 쉽지 않을 것입니다. 여러분이 내 조언에 따를 의향이 있다면 나를 살려주시겠지요. 하지만 여러분은 아마도 졸다가 깬 사람처럼 짜증이 나서 아뉘토스의 말에 따라 아무 생각 없이 나를 처형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 신께서 여러분을 염려해 나를 대신할 누군가를 다시 보내주시지 않는 한, 여러분은 잠을 자면서 여생을 보내게 되겠지요. 내가 신께서 이 도시에 내려주신 선물이라는 것을 여러분은 다음 사실로 미루어 알 수 있습니다. --- p.88~90 또 나는 단 한 번도 어느 누구의 선생이 되어본 적이 없습니다. 물론 내가 본업을 수행하고자 대화하고 싶어하는 사람에게는 노소를 막론하고 누구에게도 거절한 적은 없습니다. 나는 또한 보수를 받고 대화하지도 않거니와, 보수를 주지 않는다고 해서 대화를 거절하지도 않습니다. 나는 부자에게도 가난한 사람에게도 똑같은 방식으로 질문에 응하고, 내 말에 대답하거나 내 말을 듣고 싶어하는 사람에게도 기꺼이 질문에 응합니다. 그러니 그들 가운데 누군가가 더 나아지거나 더 나빠지는 것을 내 책임으로 돌리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나는 내게서 무엇을 배우게 되리라고 아무와도 약속한 적이 없고, 무엇을 가르친 적도 없기 때문입니다. 배우거나 들은 적이 없는 것을 나에게서 개인적으로 배우거나 들었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의 말은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아두십시오. --- p.99 배심원이 이곳에 앉아 있는 것은 정의를 내세워 선심을 쓰기 위해서가 아니라 어느 것이 옳은지 재판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리고 배심원은 마음에 드는 사람이라고 해서 아무에게나 선심을 쓰지 않으며, 법에 따라 재판하겠다고 이미 서약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여러분이 서약을 어기는 데 익숙해지게 해서는 안 되고, 여러분은 서약을 어기는 데 익숙해져서는 안 됩니다. 양쪽 다 불경한 짓입니다. 그러니 아테나이인 여러분, 내가 아름답다고도, 옳다고도, 경건하다고도 생각지 않는 방법으로 여러분을 대하라고 요구하지 마십시오. 그러잖아도 저기 저 멜레토스가 나를 불경죄로 고소하지 않았습니까! 만약 내가 설득하고 애원하면서 여러분이 서약을 어기도록 강요한다면, 그것은 내가 신들의 존재를 믿지 말라고 여러분에게 가르치는 것이며, 내 변론은 내가 신들을 믿지 않는다고 나 자신을 스스로 고발하는 결과가 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사실과 거리가 멉니다. --- p.108~109 아테나이인 여러분, 여러분이 나를 이렇게 유죄로 판결한 것에 대해 내가 못마땅해하지 않은 데는 많은 이유가 있습니다만 주된 이유는 이번 결과가 내 예상을 벗어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나는 오히려 양쪽의 득표수에 놀랐습니다. 오히려 표차가 크게 났으면 났지, 이렇게 근소할 줄은 몰랐기 때문입니다. 보아하니 30명만 반대쪽에 투표했더라면 무죄방면으로 판결이 났을 것 같군요. 지금도 나는 멜레토스에게서는 무죄방면된 것 같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아뉘토스와 뤼콘이 그와 힘을 합치지 않았더라면 누가 보더라도 투표수의 1/5을 획득하지 못한 멜레토스가 1천 드라크메의 벌금까지 물어야 했다는 것이 명백해졌습니다. --- p.115 아테나이인 여러분! 하지만 나는 여러분이 나의 생활방식과 이야기를 참다못해 부담스러워하고 싫어한다는 것을 모를 만큼 어리석지는 않습니다. 여러분과 달리 다른 나라 사람들은 쉽게 견뎌낼까요? 어림없습니다, 아테나이인 여러분! 내가 이 나이에 나라에서 추방되어 이 도시에서 저 도시로 매번 추방당하면서 여생을 보낸다면 참 멋진 삶이겠군요! 어디로 가든 젊은이들이 여기에서처럼 내 이야기를 들으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내가 젊은이들을 쫓아버리면 젊은이들은 아버지와 친족들을 설득해 나를 내쫓을 것이고, 내가 쫓아버리지 않으면 젊은이들의 아버지와 친족들이 나서서 나를 내쫓겠지요. --- p.123 아테나이인 여러분, 여러분은 시간을 조금 벌려다가 우리 도시를 헐뜯으려는 자들한테서 현자 소크라테스를 죽였다는 악명과 비난만 사게 될 것입니다. 내가 현자는 아니지만 여러분을 중상하고 싶어하는 자들은 나를 현자라고 말할 테니 말입니다. 조금만 기다렸더라면 여러분이 원하던 일이 저절로 벌어졌을 것입니다. 여러분도 보다시피, 나는 이미 연로해서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이 말은 여러분 모두에게가 아니라 나를 사형에 처하라고 투표한 사람들에게 하는 말입니다. 이것 말고도 나는 그 사람들에게 할 말이 더 있습니다. 여러분, 만약 내가 무죄방면되기 위해 무슨 짓이든 무슨 말이든 해도 된다고 생각했다면, 여러분은 아마 내가 여러분을 설득할 만한 말이 부족해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고 믿겠지요. 완전히 틀린 말입니다! 내가 유죄 판결을 받은 건 말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뻔뻔함과 부끄럼이 없었기 때문이며, 여러분이 가장 듣고 싶었을 말투로 여러분에게 말을 건넬 생각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 p.129~130 그러니 우리는 생각을 바꿔 죽음이 나름 좋은 것이기를 바랄 만큼의 상당한 이유가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합니다. 죽는다는 건 둘 중 하나입니다. 일종의 소멸로서 죽은 자는 아무것도 지각하지 못하는 것이거나 아니면 흔히 이야기하듯 영혼이 이승에서 저승으로 옮겨가는 것입니다. 만약 죽음이 마치 꿈도 꾸지 않는 잠과 같은 것이어서, 죽은 사람은 아무런 지각도 하지 못한다면 죽음은 놀라운 이득임에 틀림없습니다. 생각건대 어떤 사람이 꿈도 꾸지 않을 만큼 그렇게 깊은 잠을 잔 밤을 골라, 지금까지 살아온 모든 낮과 밤을 비교해보고 나서, 지금껏 그런 밤보다 더 훌륭하고 더 즐겁게 보낸 낮과 밤이 과연 얼마나 되는지 충분히 숙고해본 뒤에 말해야 한다면, 일반인들은 물론이고 아마 위대한 왕이라도 그런 밤들을 헤아리기가 더 쉬우리라는 걸 알 것입니다. --- p.139 여러분, 내 아들들이 자라서 미덕보다는 돈이나 그 밖의 다른 것에 관심이 더 많은 것 같으면, 내가 여러분을 고통스럽게 한 것만큼 그 아이들에게도 고통을 안겨줌으로써 복수해 주십시오. 그리고 그 아이들이 아무것도 아니면서 잘난 척하면, 내가 여러분을 나무랐듯이 그 아이들이 해야 할 일은 소홀히 하면서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것을 쓸모 있다고 생각한다고 나무라주십시오. 여러분이 그렇게 해주신다면, 나도 내 아들들도 여러분에게 정당한 대접을 받는 셈이 될 것입니다. 이제 가야 할 시간이 되었군요. 나는 죽으러 가고, 여러분은 살러 가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 중에서 어느 쪽이 더 나은 운명을 향해 가는지는, 신 말고는 아무도 모릅니다. --- p.143~14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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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철학자 소크라테스의 진면목이 압축된 불멸의 고전!
이 책은 소크라테스의 법정 변론을 그의 제자 플라톤이 정리한 불후의 명저로, 소크라테스가 처형된 후 몇 년에 걸쳐 집필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록 플라톤이 재구성했지만 소크라테스의 변론과 증언은 진정한 삶과 지혜란 무엇인지 일깨우고 되묻게 한다. 소크라테스는 왜 재판에 회부되었을까? 기원전 399년, 소크라테스는 젊은이들을 타락시키고 국가가 신봉하는 신이 아닌 다른 신을 믿는다는 혐의로 고발당했다. 아테나이 시민들 앞에서 당당하게 자신을 변론했다. 하지만 그는 “나는 죽으러 가고, 여러분은 살러 가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 중에서 어느 쪽이 더 나은 운명을 향해 가는지는, 신 말고는 아무도 모릅니다.” 그가 죽기 전에 남긴 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죽음으로 삶의 원칙과 신념을 지킨 소크라테스의 당당한 면모는 철학사를 통틀어 단연 압권으로 꼽힌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소크라테스(기원전 470~399)는 문답법을 통한 깨달음, 무지에 대한 자각, 덕과 앎의 일치를 중시했다. 고대 그리스 철학이 소크라테스 이전과 이후로 나뉠 정도로 철학사에서 소크라테스와 그의 철학사상이 갖는 의미는 매우 특별하다. 그러나 직접 남긴 저작이 없기 때문에 그의 고유한 사상을 명확히 파악하기는 어렵다. 다만 그의 학설은 제자들이 남긴 기록과 그 안에 담긴 언행들을 통해 간접적으로 유추되고 있을 뿐이다. 소크라테스의 생애를 추정할 수 있는 대부분의 자료 또한 제자인 플라톤과 크세노폰에서 나왔다. 플라톤에 따르면 그는 남을 가르치는 철학적 토론에 매진했는데, 남루한 옷차림으로 아테네를 거니는 그에게 다양한 계층의 제자들이 모여들었다고 한다. 또한 강의를 통해 세속적인 명예와 부를 누렸던 소피스트와는 달리 소크라테스는 가르침의 대가로 돈을 받지 않았다고 한다. “나는 백번 죽는 한이 있어도 내 태도를 바꾸지 않을 것입니다!” 저자인 플라톤은 기원전 427년경에 태어난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로, 객관적 관념론의 창시자다. 아테네의 명문가 출신인 부모 밑에서 자란 그는 청년이 되어 아테네가 전쟁과 정치적 격변 속에 휘말려 있던 시기에 소크라테스를 만난다. 소크라테스의 가르침에 큰 감화를 받고 정치가가 되기를 희망했지만, 그의 나이 28세에 소크라테스가 정치적 문제에 휩쓸려 재판으로 사형 판결을 받는 것에 충격을 받아 그 후 뜻을 바꾸어 철학자로서 일생을 보내게 된다. 이 책은 플라톤이 쓴 소크라테스의 4대 복음서(『소크라테스의 변론』 『향연』 『크리톤』 『파이돈』) 중에서 가장 짧은 분량이자 유일하게 대화 형식으로 되어 있지 않은 저작이다. 소크라테스가 현실과 타협해 그저 그렇게 살아가는 평범한 인간은 아니었음을 이 책을 통해 여실히 알 수 있다. 인간으로서 명성이나 재물이 아닌 훌륭한 덕을 취하고, 끊임없이 반성하며 살아가는 것이 소크라테스 철학의 요체이기에 죽음 앞에서도 그의 말과 행동은 두려운 것이 없다. 이 책은 재판의 전개에 따라 크게 최초의 변론, 유죄선고 후의 변론, 사형선고 후의 변론으로 나뉘며 총 5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 ‘이 재판의 성격과 고발자들에 대해’에서는 자신이 왜 고발당했는지 그 이유를 짚고, 고발자들의 말이 진실이 아니라는 것을 강조한다. 2장 ‘고발 내용에 대한 구체적인 반박’에서는 자신의 죄목에 대해 하나하나 반박하며 무죄를 주장한다. 3장 ‘무죄 판결을 청원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에서는 자신은 떳떳하기에 유죄 판결을 받더라도 번복할 수 없다고 말하고, 자신이 현세에 필요한 사람임을 밝힌다. 4장 ‘배심원 표결에 따라 유죄가 확정된 이후’에서는 유죄 판결을 받은 이후에도 동요하지 않고 국가와 시민들을 위해 자신이 지금껏 해온 노력을 이야기한다. 5장 ‘사형 판결이 언도되고 난 이후’에서는 죽음을 받아들이고, 자신에게 유죄 판결을 내린 사람들을 비판한다. 부와 명예에 눈이 멀어 내면의 가치와 진실이 외면당하는 요즘, 소크라테스의 외침은 우리에게 깊은 깨달음을 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