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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 사과
다툼 트로이아 성안 일대일 결투 파리스의 제안과 방벽을 쌓는 그리스군 도망치는 그리스군 아킬레우스를 향한 애원 첩자 그리스군에 닥친 재앙 신들의 개입 변장한 파트로클로스 최후를 맞은 파트로클로스 신비로운 갑옷 전장으로 향하는 아킬레우스 신들의 합세 강의 신과의 결투 헥토르의 마지막 저항 명예와 불명예 그 후의 이야기 그리스 문자 『일리아스』는 실화인가? 『일리아스』를 처음 만나는 한국 독자들을 위한 해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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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자존심 강한 두 영웅이 벌인 치열한 싸움에 관한 것이다. 수백 명의 용감한 영웅들을 죽음으로 몰아넣고 위대한 도시 트로이아를 잿더미로 만든 이 싸움은 사실 아주 사소한 일에서 시작되었다….
--- 「시작하기 전에」 중에서 모든 싸움은 사과 한 알에서 시작되었다. 그 황금 사과에는 아주 위험한 글귀가 새겨져 있었다. 가장 아름다운 이에게. 세 여신이 그 사과를 차지하려 했다. 하지만 그들 중 가장 아름다운 이는 누구인가? 신들의 왕 제우스의 아내 헤라? 지혜의 여신 아테나? 아니면 사랑의 여신 아프로디테? 세 여신은 누가 가장 아름다운지 가리기 위해 올림포스산을 떠나, 세상에서 가장 잘생긴 남자인 트로이아의 왕자 파리스를 찾아나섰다. 어느 날 이데산에 홀로 서 있던 파리스의 눈앞에 눈부시게 아름다운 세 여신이 나타났다. “이 사과를 누가 가져야겠느냐? 우리 중 한 명을 선택해라!” (중략) 이렇게 올림포스에서 시작된 다툼이 인간 세상에까지 번지게 되었다. --- 「황금 사과」 중에서 “무슨 일이냐, 아들아. 제우스는 네가 바라는 대로 해주지 않았느냐. 그리스군은 방벽 뒤로 밀려난 채 함선들 사이에 갇혀 있건만, 도대체 어떤 새로운 슬픔이 너를 괴롭히는 것이냐?” 아킬레우스는 오열했다. “파트로클로스가 죽었습니다. 이 세상 그 누구보다 사랑했던 사람입니다. 그가 없으면 내 삶도 끝난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이제 제게 남은 것은 복수밖에 없습니다. 나가서 헥토르를 죽이겠습니다!” 테티스는 다시 울면서 말했다. “그랬다가는 네 인생이 정말로 끝나게 될 것이다. 그게 네 운명이다. 헥토르가 죽고 나면, 너 또한 살날이 얼마 남지 않게 된다.” 그러자 아킬레우스는 거칠게 말했다. “저는 더 살 자격도 없어요! 파트로클로스를 지켰어야 했는데, 멍청한 다툼 따위에 정신이 팔려서 그러지 못했습니다. 헥토르를 죽이지 않는다면, 나의 명예도 영원히 끝장날 것입니다!” --- 「신비로운 갑옷」 중에서 “난 보물엔 관심이 없다. 내게 네 무게만큼 황금을 준대도 네 시신을 가져가게 하진 않을 것이다.” 아킬레우스는 소리쳤다. 헥토르의 목소리가 빠르게 잦아들었다. “자비 없는 녀석. 네가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생각해봐라. 네가 죽을 차례가 되었을 때 신들이 이 일을 기억할 것이다.” 이것이 헥토르의 마지막 말이었다. 그렇게 그는 눈을 감고 숨을 거두었다. 아킬레우스는 그의 경고 따위는 안중에도 없었다. 그는 무릎을 굽히고 앉아서 헥토르의 갑옷을 벗겨냈다. 그러는 동안 다른 그리스인들이 달려와서 구경했다. 그들은 헥토르의 강인함과 아름다움에 감탄하면서도 시신에 대한 모욕을 멈추지 않았다. 그들은 시신 주변에 몰려들어 야유를 보내며 창을 휘둘렀다. --- 「헥토르의 마지막 저항」 중에서 아킬레우스의 막사에 도착한 헤르메스는 고삐를 내려놓고 전차에서 뛰어내렸다. “저는 이제 떠나겠습니다. 곧바로 막사로 들어가 아킬레우스의 무릎을 붙잡고 자비를 베풀어달라고 하세요. 그의 마음을 감동시켜야 합니다. 이게 유일한 기회니까요.” 프리아모스는 망설이지 않았다. 곧장 막사 안으로 걸어들어가 아킬레우스의 발 앞에 엎드린 채 그의 손에 입을 맞추고 그의 무릎에 매달렸다. “고귀한 아킬레우스. 나를 보면서 당신의 아버지를 떠올려보시오. 당신 같은 아들을 두어 아버지는 참으로 자랑스러울 거요. 전쟁이 시작될 때 내게는 쉰다섯 명의 아들이 있었으나, 대부분이 죽고 이제 그중에서 가장 뛰어난 헥토르까지 죽었소. 부디 나를 측은히 여겨 아들의 시신을 돌려주시오. 내 보물로 가득 찬 수레까지 가지고 왔으니 그걸 몸값으로 칩시다. 나는 지금 다른 아버지라면 절대 견디지 못할 일을 하고 있소. 내 아들을 죽인 자의 손에 입을 맞추고 있지 않소.” 아킬레우스는 늙은 왕의 말에 압도당했다. 그의 말이 가슴이 깊이 박혔다. “헥토르의 시신을 내드리겠습니다. 하인들이 준비하는 동안 여기 앉아서 같이 식사나 하시지요.” 아킬레우스의 제안에 프리아모스는 마지못해 자리에 앉아 음식을 받았다. --- 「명예와 불명예」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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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한 영웅들의 전쟁 이야기가 아니다!
인간은 왜 싸우고, 무엇을 잃는가? 전쟁의 영광보다 인간의 비극을 그린 불멸의 고전 『일리아스』는 흔히 트로이아 전쟁을 다룬 영웅들의 전쟁 이야기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호메로스가 진정으로 그리고자 한 것은 전쟁의 승패가 아니다. 호메로스는 전쟁이라는 극한의 상황 속에서 인간이 무엇을 위해 싸우고, 무엇을 잃으며, 어떤 선택을 하는지 다양한 인물들의 삶을 통해 그려낸다. 작품의 중심에는 아킬레우스의 분노가 놓여 있지만, 『일리아스』는 한 영웅의 이야기만에 머물지 않는다. 전우를 잃은 슬픔, 가족과의 이별, 왕과 전사의 갈등, 적을 향한 증오와 연민까지, 전쟁 속에서 마주하는 인간의 다양한 모습을 입체적으로 담아낸다. 특히 마지막에 트로이아의 왕 프리아모스가 적장 아킬레우스를 찾아와 아들의 시신을 돌려달라고 간청하는 장면은, 승패를 넘어 인간의 존엄과 연민을 보여주는 명장면이다. 수천 년이 지난 지금도 『일리아스』가 문학과 영화, 철학과 예술에 끊임없는 영감을 주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시대가 바뀌어도 우리는 여전히 분노하고, 경쟁하며, 서로를 이해하지 못한 채 살아간다. 『일리아스』는 오래된 전쟁 이야기가 아니라 인간의 분노와 화해, 그리고 존엄을 탐구한 위대한 고전이다. 그래서 오늘날에도 우리에게 가장 절실한 질문을 던지는 살아 있는 작품으로 남아 있다. 원작은 그대로, 독자의 이해는 더 깊게! 질리언 크로스와 닐 패커가 완성한 새로운 호메로스 읽기 고전을 읽기 쉽게 만든다는 것은 내용을 줄이는 일이 아니라 원작과 독자 사이의 거리를 좁히는 일이다. 질리언 크로스와 닐 패커는 호메로스의 서사와 미학을 충실히 살리면서도 현대 독자들이 작품 속으로 자연스럽게 들어갈 수 있는 새로운 읽기를 제시했다. 영국을 대표하는 어린이·청소년 문학 작가 질리언 크로스는 카네기 메달을 비롯한 권위 있는 문학상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아 왔다. 그녀는 이번 작업에서도 원전을 현대적으로 각색하는 데 머무르지 않았다. 오히려 호메로스 특유의 문체와 서사의 흐름, 그리고 '장밋빛 손가락을 지닌 새벽', '포도줏빛 바다'처럼 오래도록 전해진 표현들을 최대한 살려, 오늘날 독자들이 원작의 숨결을 그대로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쉽지만 가볍지 않고, 친절하지만 원작의 품격을 잃지 않는다는 점이 이 책의 가장 큰 강점이다. 여기에 세계적인 일러스트레이터 닐 패커의 그림이 더해졌다. 볼로냐 라가치상 수상자인 그는 『신곡』『셰익스피어 전집』『장미의 이름』 등 세계 문학의 기념비적인 작품에 삽화를 그려온 작가로, 철저한 시대 고증과 독창적인 화풍으로 높은 평가를 받아 왔다. 이번 작품에서도 인물의 감정과 사건의 긴장감을 한 장면 한 장면 생생하게 구현해 글만으로는 놓치기 쉬운 서사의 결을 시각적으로 완성했다. 질리언 크로스의 글과 닐 패커의 그림이 만난 이번 『오디세이아』와 『일리아스』는 원전을 처음 접하는 독자에게는 호메로스의 세계를 이해하는 출발점이 되고, 이미 읽어본 독자에게는 작품을 새로운 시각에서 다시 만나는 계기를 마련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