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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면
제1부 호두 두 알 한 쌍의 호두 알│자취│닮은 꼴│매미 허물│참새들│할아버지네 마을│일자리 때문에│나도 덩달아│왜 조심해야 하나?│엄마의 잔소리│넉살과 익살│내 편 왕할머니│꿩이네│애호박이 열릴 때│거꾸로 물음표│곱하기의 뜻│바다│후투티│어른처럼│백로 소리│도배│빛나는 놀이터│방 청소하기│시간 도둑│나의 비밀│온달 바라기│산에 오른 까닭│할아버지의 기합│모르지 제2부 바닷물이 전하는 말 지나간 여름 방학│벌레 먹인 잎에게│부둣가 매장에서│바닷물이 전하는 말│갯벌에게 듣는 말│겁쟁이 갯강구들│강모래처럼│쟁기│쇠스랑│삽│호미│괭이│경칩│보리 싹이 자랄 때│억새끼리│꼬마 달랑게들│매화 봉오리│저런 쯧쯧쯧│배롱나무│바다의 마음│바다에 온 인형│목련꽃 질 때│외로운 전봇탑│봄비│태풍이 놀고 간 바닷가│바다는 약아지고│잘못 안 거야 제3부 바다 바위의 꿈 어찌 알고│금 간 콘크리트│바다 바위의 꿈│저장고 삼 형제│하늘 마음 구름 마음│할머니의 터앝│송아지│자벌레│할아버지의 장난감│왕할아버지의 안경│귀뚜라미 소리│토끼풀과 냉이│온 땅을 모아서│문상│딴 나라 사람│따로따로 나라│재래시장 안│풀잎의 계절│아무래도 좋은 날│철없는 다람쥐│무화과│보약│꽃과 꿀│가마니랑 포대│태양광 외등 제4부 자석처럼 개미 전쟁│지구가 많이 아프다│자석처럼│어느 날 갑자기│혼자 우는 아이│포대│백 원짜리 소원│물음표와 느낌표│새만금│집에 오는 길│깜파리와 까팡이│탱자나무│그 바다는 어디 가고│작은 새소리│밤꽃│빛과 어둠│물처럼│케이블카│마늘을 깔 때│나누기의 뜻│더하기를 잘하는 것│고장 난 공중전화│송장메뚜기│두꺼비 레슬링│저녁노을│갯벌 마당의 장례식│한내는 멀리 떠나고│할머니는 도붓장수 해설┃바다 바위가 부르는 노래_김제곤 시인의 말┃동경의 동심 세계 그린이의 말┃우정의 자리_김환영 엮은이의 말┃새 세상의 다른 이름, 안학수_이정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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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을 직시하고 함께 나누는 마음
상처 입은 존재에게 건네는 다정한 위로 2013년 권정생문학상, 2024년 한국작가상을 수상한 안학수 시인은 삶의 고단함을 맑은 시어로 그려 낸 작가로 사랑받았다. 이번 동시집에는 시인이 평생 품어 온 상처, 슬픔 그리고 그 속에서 길어 올린 아름다운 순간들이 오롯이 담겨 있다. 어린 시절 사고로 척추 장애를 얻어 일생을 아픈 몸으로 살았던 그는 자신의 상처를 비장하게 내세우거나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그리지 않았다. 표제작 「바다 바위의 꿈」에서는 갯바위에 붙은 흉측한 굴집이 누군가를 먹여 살린 “새하얀 꽃”임을 짚어 내고, 「벌레 먹인 잎에게」에서는 벌레에게 제 몸을 내어 줘 구멍 난 잎에게 “너도 그만큼/어여쁘고 장하단다.”라고 말을 건넨다. 상처를 감춰야 할 흠이 아니라 삶의 흔적으로 바라보는 그의 시선은 아픔을 안고 살아가는 이들의 아름다움과 존엄을 일깨운다. 할머니가 다녀가신 뒤 알았습니다./바위의 부스럼 같던 굴 딱지들이 모두/새하얀 꽃으로 피어난 것이었습니다./곰보 바위가 꽃바위가 된 것이었습니다.//참고 기다리면/바위도 꽃을 피우는 날이 오나 봅니다._「바다 바위의 꿈」 부분 시인의 시선은 자신의 상처에 머물지 않고 타인의 슬픔으로 향한다. 「나도 덩달아」에서는 부모를 잃은 아이가 울자 화자도 “울보병이 옮았는지/나도 덩달아/코 찡하니 눈물 고인다.”라고 말하며 아이의 고통을 함께 나눈다. 섣부른 위로보다 곁을 지키는 마음의 힘을 담담하게 전하는 작품이다. 이처럼 안학수의 시는 슬픔을 외면하지 않고 함께 견디는 태도로 마음에 오래 남는 위로를 건넨다. 바다와 갯벌에 깃든 생명의 목소리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돌아보게 하는 시 『바다 바위의 꿈』에는 후투티와 백로, 달랑게와 갯강구 등 다양한 생명이 등장한다. 시인은 이들을 단순한 풍경이 아니라 저마다의 표정과 이야기를 지닌 존재로 되살린다. 머리 깃을 폈다 접는 후투티는 “부채 달린 모자”를 쓰고 마술을 부리는 새가 되고(「후투티」), 가만히 서 있던 백로는 “꾸꾸꾹” 소리로 화자를 놀라게 하고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시치미”를 떼는 장난꾸러기가 된다(「백로 소리」). 갯강구들의 움직임은 “리 리 리” “르 르 르” 하는 말놀이가 되고(「겁쟁이 갯강구들」), 모래 알갱이를 뭉치는 달랑게들은 물고기에게 먹일 주먹밥을 만드는 꼬마 요리사가 된다(「꼬마 달랑게들」). 생명력을 얻은 자연은 병들어 가는 바다의 현실을 제 목소리로 들려준다. 「갯벌에게 듣는 말」에서는 아기 물고기를 길러 내던 갯벌이 “사람이//잘라 먹고/뜯어 먹어” 황폐해졌음을 증언하고, 「바닷물이 전하는 말」에서는 바다가 소금 대신 플라스틱 알갱이로 자신을 채워 “고약한 바다”가 되겠다고 선언한다. 안학수의 시에서 자연은 더 이상 배경이 아니라 인간에게 말을 거는 존재가 된다. 독자로 하여금 자연을 새롭게 바라보고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돌아보게 하는 안학수 시의 힘이다. 서로 달라서 꼭 같이 있어야 하는 존재들 공존과 사랑의 가치를 전하는 안학수의 동심 안학수 시인은 동심을 “모든 대상에게 열린 마음의 세계”(시인의 말 「동경의 동심 세계」)라고 말했다. 그에게 동심은 단순히 어린이의 순수한 마음이 아니라, 세상을 함부로 재단하지 않고 타자에게 기꺼이 마음을 여는 태도다. 그렇게 열린 마음은 공존과 사랑으로 이어진다. 「한 쌍의 호두 알」에서 지압용 호두 두 알은 손바닥을 차지하려고 다투지만, 한 알이 사라지자 남은 호두도 제 쓸모를 잃는다. 어떤 존재든 함께 있을 때 비로소 온전해지는 존재임을 보여 주는 대목이다. 시인은 빛과 어둠 역시 “반대여서/서로 달라서/꼭 같이 있어야” 우주가 존재할 수 있다고 말하며(「빛과 어둠」), 자석의 N극과 S극이 서로를 끌어당기듯 남과 북의 사람들도 하나 되기를 소망한다(「자석처럼」). 시인에 따르면 서로 다른 존재를 끌어안는 동심이야말로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만드는 힘과 다름없다. 한편 『바다 바위의 꿈』에는 안학수 시인과 오랜 우정을 나눈 화가 김환영의 목판화 27점이 실려, 두 예술가가 존중과 사랑의 마음으로 함께 지은 공간이 완성되었다. 김환영이 시인과 함께 바라보던 바다와 갯벌, 재래시장과 골목길을 떠올리며 완성한 목판화는 사람과 자연을 잇는 안학수의 시 세계와 어우러져 작품의 생명력과 온기를 더욱 깊이 전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