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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바다에도 보이지 않는 길이 있다 _ 19 바다의 신호 _ 20 해도 밖 _ 22 항해사 _ 24 용기 _ 25 이탈 _ 26 청사포 _ 27 보이지 않는 항로 _ 28 2부 군함은 바다 위의 영토 _ 30 국가의 질서가 남는다 _ 32 진수 _ 34 처음 물을 만지다 _ 37 취역 _ 40 당직 _ 42 비전투 _ 44 해상 경계 _ 46 항해 _ 48 독도를 지키며 _ 50 폭풍이 오면 _ 52 백령도 점박이물범 _ 54 이어도 _ 58 Eodo, Our Dream _ 60 격렬비열도 _ 62 선 위에 서서 _ 65 3부 전역식 _ 70 정박 _ 72 해외 양도 _ 74 함상 공원 _ 75 인공어초 _ 76 바다의 기억 _ 77 출항 15분 전 _ 78 도착 15분 전 _ 80 물 사용량 기록 _ 82 1마일 _ 86 휘파람 주의보 _ 88 군복 _ 91 사람을 남기는 색 _ 94 당거리 _ 97 샘브레이 _ 100 샘당 _ 102 우리가 입던 시간에게 _ 104 이유를 입는 해군 수병 _ 108 4부 잠수함 _ 112 수상함 _ 115 사관실 함장석 _ 119 함교 함장 의자 _ 122 AI 시대의 해전 _ 125 발문정두규 예비역 해군 제독 _ 130 해설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게 지키는 일 _ 134 _이도훈 시인 〈롯데시문학〉 동인 추천의 글 _ 160 미주 _ 16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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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우지 않기 위해 깨어 있던 시간의 기록
전쟁시는 많지만,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버텨온 시간에 대해 쓴 시집은 드물다. 이해종 시인의 『바다의 품으로 보내는 시』는 바로 그 드문 자리에서 출발한다. 시인은 함장으로서 오랜 세월 바다를 지켰지만, 이 시집 어디에도 무용담이나 전투의 서사는 없다. 대신 규정을 지키는 일, 당직을 서는 일, 이름이 불리지 않는 순간까지도 자리를 떠나지 않는 일이 시의 중심에 놓인다. 시인은 스스로를 낮추고 그 자리에 군함을, 섬을, 수병의 제복 한 벌을 앞세운다. 진수식에서 탯줄처럼 끊어지는 밧줄, 아무도 앉지 못하는 함장석, 유행을 좇지 않고 "내일의 파도를 먼저 입는" 해군 수병의 옷차림-이 시집이 응시하는 것은 언제나 화려하지 않은 것들이다. 그러나 그 절제된 언어 속에서 규정과 반복과 침묵은 오히려 가장 단단한 윤리로 다시 태어난다. 특히 독도, 백령도, 격렬비열도, 이어도를 노래한 연작은 이 시집의 지리적·역사적 중심을 이룬다. 지도 위의 점이 아니라 오랜 세월 그 자리를 지켜온 존재로 섬을 그려내는 시선은, 눈에 띄지 않는 곳에서 영해를 지키는 해군의 모습과 고스란히 겹쳐진다. 4부에서는 잠수함과 수상함의 대치, 함교 함장석의 무게를 지나 「AI 시대의 해전」에 이르러 기술이 인간의 자리를 대신하는 낯선 풍경까지 시야를 넓히며, 지켜야 할 평화의 의미를 새로운 각도에서 되묻는다. "우리는 싸우기 위해 여기 있지 않다 /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게 여기 있다"(「비전투」)라는 선언처럼, 이 시집이 끝내 말하고자 하는 것은 하나다. 보고되지 않는 성과, 증명되지 않는 수고, 이름 불리지 않는 시간도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 조용한 목소리로 쓰였지만, 그 침묵이야말로 이 시집이 지닌 가장 큰 울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