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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애한테선 바다 냄새가 나’
바다를 닮은 우리들의 눈부신 성장통 낯선 공간은 누구에게나 두려움과 긴장감을 가져다준다. 익숙한 공간과 자꾸만 비교되기도 하고, 제대로 겪어 보기도 전에 거부감부터 생기기도 한다. 아이도 바다를 향해 다가가 보기는커녕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모든 것이 재미없고 싫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토록 마음에 들지 않는 바다와 꼭 닮은 친구를 만난다. 새로운 것에 마음을 열기 위해 꼭 특별한 계기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때로는 우연한 만남과, 아주 사소한 순간들이 마음의 문을 두드리는 법이다. 갑자기 내리는 비를 피하기 위해 친구와 동굴로 들어간 아이는 처음 바다에 몸을 담가본다. 차가운 온도와 손가락 사이사이를 간지럽히는 물결은 새롭지만, 꼭 싫지만은 않다. 친구를 따라 바다에 가까워질수록 낯설었던 마음도 설렘으로 바뀌어 가고, 힘겹게 올라간 언덕 위에서 주인공은 비로소 진짜 열린 마음으로 바다를 마주한다. 노을을 가득 머금은 바다. 무거웠던 마음까지 전부 받아주는 바다. 주인공의 여정을 기꺼이 함께해 준 친구는 너른 품마저도 바다와 닮았다. 작가는 어릴 적 낯선 환경도 즐겁게 만들어 주었던 친구를 떠올리며 작품 속 둘의 우정을 그려냈다고 한다. 곰곰 기억을 되짚어 보면 우리 모두에게도 그런 존재가 있었을 것이다. 모든 것을 아무렇지 않게 만들어 주는, 늘 그대로인 모습으로 곁을 지켜주는 바다 같은 친구가. 함께하기에 더욱 눈부셨던 순간을 새록새록 떠올리며 읽고 싶은 그림책이다. 끝없이 펼쳐지는 푸른 바다의 초대 위즈덤하우스 그림책워크숍 4기 출간작 박서녕 작가는 첫 작품의 배경으로 ‘바다’를 선택했다. 본가가 바닷가에 위치한 작가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반갑고 익숙한 공간이다. 바다의 냄새와 소리, 촉감, 바람과 풍경을 그려내기 위해 작가는 수없이 바다를 찾았고 그 결과 흐린 날의 바다부터 짙게 노을 지는 바다의 풍경, 두 아이 사이의 복잡미묘한 감정까지 온전히 책 속에 담아낼 수 있었다. 수채로 맑게 표현된 장면들은 마치 바닷가에 앉아 있는 경험을 선물할 것이다. 작가의 다음 작품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이 그림책은 위즈덤하우스 그림책워크숍 수료작이다. 위즈덤하우스 그림책 워크숍은 그림책은 어린이의 엔터테인먼트라는 본질을 잃지 않으면서, 작가 안의 다채로운 이야기를 끌어내어 한 권의 책으로 단단히 엮어 가고자 매년 새로운 작품들을 발굴하고 있다. 작가와 함께 시대를 읽고 세대를 잇는 콘텐츠를 발견해 온 위즈덤하우스의 그림책 세계가 《바다는 그대로인데》를 통해 다시 한번 독자들을 만나기를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