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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의 글 | 쫄깃한 재미와 숨 막히는 긴장감
1화 “하나 잡았다!” · 8 2화 초대받은 학생 · 22 3화 택시 뒷좌석의 여자 · 36 4화 오래된 악연 · 49 5화 하수도의 호루라기 소리 · 61 6화 기숙사 403호의 비밀 · 74 7화 취업 준비생의 행운 · 87 8화 그 여자의 휴대폰 · 100 9화 대박 난 식당 · 112 10화 지하실의 생명체 · 1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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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내 공깃돌 가져갔지? 나랑 공기놀이할래?”
정화는 시치미를 뚝 떼고 뻔한 거짓말을 했어요. “미쳤니? 내가 네 더러운 물건을 왜 가져가?” 하영이 입꼬리를 스윽 올리며 섬뜩하게 말했어요. “그럼 너…… 후회할 텐데……?” --- p.11 「1화 〈“하나 잡았다!”〉」 중에서 또각, 또각, 또각, 또각……. ‘이거…… 여자 하이힐 소리 아니야?’ - 4 - 하수도에서는 날 리 없는 소리였어요. 재민 씨가 저도 모르게 뒤를 돌아보려 는 순간, 박 팀장이 그의 팔을 홱 잡아챘지요. “돌아보지 마! 내 말 명심해. 여기서 가끔 이상한 소리가 들리거든. 그런데 절 대로 그 소리에 반응하면 안 돼!” --- p.65 「5화 〈하수도의 호루라기 소리〉」 중에서 여자는 바들바들 떠는 정우에게 의미심장한 말을 던지고 사라졌어요. “괜찮아. 나 조금만 있으면 너 먹을 수 있거든.” 여자가 사라진 뒤, 정우는 그 말을 곱씹어 보았어요. “나를 먹을 수 있다고?” 그제야 정우는 덜컥 의심이 들었어요. 자기가 올리는 이 제사가, 정작 자기를 위한 게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었지요. “그래, 이건 나를 위한 기도가 아니야. 아니라고.” --- p.95 「 7화 〈취업 준비생의 행운〉」 중에서 바로 그 여자의 휴대폰 벨 소리였어요. 게다가 그 소리는 다른 곳도 아닌, 내 베개 밑에서 나고 있었지요. 나는 잠이 싹 달아났어요. ‘이게 왜 여기 있지?’ 나는 휴대폰을 저만치 휙 집어 던지고, 겁에 질려 거친 숨을 몰아쉬었어요. 그러다 무심코 옆을 돌아본 순간 숨이 턱 막혔어요. 글쎄 그 여자가 내 옆에 누워 있는 게 아니겠어요! 헝클어진 머리에 툭 불거진 광대뼈, 반쯤 뜬 눈……. --- p.105 「 8화 〈그 여자의 휴대폰〉」 중에서 여자는 미끄러지듯 스르르 기어 나오더니, 내 발목을 붙잡고 몸 위로 스멀스 멀 기어올랐어요. 뱀처럼 내 몸을 칭칭 휘감은 여자는, 길고 날카로운 손톱으 로 내 왼쪽 가슴을 꽉 움켜쥐었지요. “으아악!” 심장이 뚫릴 듯한 고통이 밀려왔어요. 여자는 재미있다는 듯 낄낄거리며 손 에 더욱 힘을 주었지요. 나는 공포와 고통에 그만 정신을 잃고 말았어요. 정신을 차려 보니, 엄마와 동생이 나를 방으로 옮긴 뒤였어요. 몸을 일으키기 조차 힘들 만큼, 심장 쪽이 지독하게 아팠지요. --- p.135 「10화 〈지하실의 생명체〉」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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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제작 〈하수도의 호루라기 소리〉는 하수도 관리 회사에 갓 들어온 신입 기술자의 이야기다. 첫 점검에 나선 그에게 팀장이 경고한다. 하수도에서는 온갖 소리가 들리는데, 그 소리에 홀리면 죽을 수도 있다는 것. 캄캄한 지하에서 하이힐 소리가 또각또각 다가오고, 목에 건 호루라기 하나가 생명줄이 된다.
이 밖에도 하나 사라질 때마다 불행을 부르는 공깃돌(1화), 하룻밤 자고 나면 기운을 빼앗기는 초대(2화), 가덕도 연대봉으로 내달리는 심야 택시(3화), 왼쪽 1층 침대에만 나타나는 기숙사 403호의 귀신(6화), 제사상을 차릴수록 수척해지는 취업 준비생(7화), 죽은 여자의 휴대폰이 베개 밑에서 울리는 밤(8화), 귀신을 본 날이면 손님이 미어터지는 식당(9화), 지하실 개수대 아래에서 올려다보는 노란 눈(10화)까지, 학교와 집, 택시와 식당처럼 익숙한 공간으로 파고드는 열 편이 실렸다. 책은 기획의 글과 열 편의 괴담으로 짜였다. 각 편 끝에는 방송 원제를 밝혀 두어 방송을 아는 독자라면 원래 사연과 견주어 읽는 재미가 있다. 무서운 대목마다 빨간 모양체 글자가 귀신의 목소리처럼 튀어나오고, 스무 컷의 삽화가 이야기의 서늘한 순간을 붙잡는다. 조곤조곤 들려주는 구연 문체라 소리 내어 읽으면 교실이 그대로 괴담 시간이 된다. 괴담을 읽는 동안 스며드는 공포와 두려움을 겪고 나면 상상력은 한 단계 부풀고, 정신력은 한 뼘 강해진다. 어차피 귀신은 산 사람을 해치지 못한다. 이 책은 어린이 독자에게 공포를 무서워하는 대신 즐기는 법을 쥐여준다. ▼ 보는 것보다 읽는 것이 더 무섭다 화면은 보여주는 만큼만 무섭지만, 활자는 읽는 사람의 상상만큼 무서워진다. 이 책의 괴담들은 장면을 다 그려 주지 않는다. 또각또각 다가오는 발소리, 살짝 열린 지하실 문틈, 베개 밑에서 울리는 벨 소리까지만 들려주고, 그 다음은 독자의 머릿속에서 완성된다. 무서운 대목마다 빨간 모양체 글자가 목소리처럼 튀어나와, 책장을 넘기는 손을 한 번씩 멈추게 만든다. 김구라의 말대로, 보는 것보다 읽는 것이 더 무섭다. ▼ 전국 시청자의 진짜 사연에서 태어난 이야기들 이 시리즈의 재료는 작가의 상상이 아니라 전국 시청자가 방송국으로 보낸 사연이다. 제작진이 그 가운데 어린이가 재미있어 할 만한 이야기를 간추리고, 오랫동안 어린이 책을 써 온 김현 작가가 어린이 눈높이의 동화로 다시 빚었다. 각 편 끝에 방송 원제를 밝혀 두어, 방송을 본 독자라면 ‘그 이야기’가 어떻게 동화가 되었는지 견주어 보는 재미가 따라온다. ▼ 돌아보지 마! 표제작 〈하수도의 호루라기 소리〉 표제작의 무대는 조명 하나 없는 지하 하수도다. 첫 점검에 나선 신입 기술자 재민 씨에게 팀장은 경고한다. 여기서 가끔 이상한 소리가 들리는데, 절대로 그 소리에 반응하면 안 된다고. 하지만 등 뒤에서 하이힐 소리가 또각또각 다가오고, 숨이 끊어질 듯한 목소리가 살려 달라고 속삭인다. 길을 잃었을 때 제 위치를 알리는 유일한 수단인 호루라기는, 이야기의 마지막에서 가장 서늘한 물음으로 되돌아온다. 그 호루라기, 정말 그가 분 것일까. ▼ 학교에서 식당까지, 공포는 익숙한 곳에서 시작된다 열 편의 무대는 멀리 있지 않다. 교실과 기숙사, 이사한 새집, 밤늦게 잡아탄 택시, 부부가 차린 작은 식당. 어린이 독자가 매일 오가는 자리에서 이야기가 시작되기에 공포는 더 가깝고, 다 읽고 난 뒤의 안도감은 더 달다. 공깃돌 다섯 개, 방 번호 403호, 휴대폰 벨 소리처럼 손에 잡히는 물건들이 저마다 괴담의 스위치가 된다. ▼ 무서운 만큼 자란다, 공포를 즐기는 어린이 공포와 두려움은 떼어 놓고 싶다고 떼어 놓을 수 있는 감정이 아니다. 제작진은 오히려 그 감정에 상상력을 자극해 집중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고 말한다. 괴담을 읽는 동안 바짝 조였던 마음은 책을 덮는 순간 안도감과 평온으로 바뀌고, 그 경험이 쌓이면 무서움을 다루는 힘이 자란다. 겁이 많은 어린이일수록 이 책의 마지막 장에서 얻는 것이 많다. 어차피 귀신은 산 사람을 해치지 못하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