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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1 시간과 마주하기: 초상화의 재창조 2 이곳에 당신이 있다: 현대미술 속 공간 3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죽음과 신 그리고 종교 4 거리와 투쟁: 반란과 불안 5 살을 붙이다: 신체와 동시대 미술 6 긴 현재: 동시대 예술에서 시간과 역사 7 사건의 지평선: 과학과 현대미술 8 진실의 색과 거짓의 색: 새로운 추상미술 9 언어 세대: 언어를 활용하는 예술 10 타임라인: 주요 사실 참고 문헌 도판 목록 찾아보기 감사의 말 |
Kelly Grovi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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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이야기는 세계 곳곳에서 일어난 독특한 격변의 순간에서 시작된다. 그 순간은 1989년의 정치적 대변동과 1990년의 유례없는 과학적, 기술적 각성 사이 가장 놀라운 몇 달 동안에 일어났다. 베를린 장벽의 붕괴와 베이징 천안문 광장의 학생저항운동, 체코슬로바키아를 시작으로 폴란드, 헝가리, 루마니아 등 동유럽을 휩쓴 민주화 혁명의 물결을 계기로 1989년 인간 역사의 한 시기가 종언을 고했다면, 뒤이은 1년 동안에는 인류 역사상 유례를 찾을 수 없는 새로운 문화 시대의 도래를 목격했다. 1990년 허블우주망원경을 쏘아 올리면서 인류의 우주에 대한 지식은 영원히 바뀌었다. 같은 해 인간유전체프로젝트가 공개되면서 신체 구조에 대한 이해도 말할 수 없이 한층 명확해졌다. 월드 와이드 웹의 도입으로 사람 간 상호 소통 능력과 정보 공유 능력이 완전히 바뀌었다. 앞으로 다룰 작품들은 모두 이 격동기를 배경으로 등장했다.
--- 서문 중에서 이후에 이어지는 글은 예술가 개개인의 요동치는 상업적 지위를 무시하고 변화무쌍한 시장의 변덕을 한쪽으로 치워 놓은 채 새로운 평가 틀을 만들어 보고자 한다. 이 책에 포함된 작품들은 폭등하는 가격 경주에서 어떤 위치에서 자리다툼을 벌였는지와는 상관없이 그 작품을 낳은 특별한 시대를 대표한다. 지면 사정상 모든 작품을 총망라하거나 백과사전적으로 포괄할 수는 없었지만, 이 책에 실린 작품들은 모두 창조적인 시대의 가장 격정적인 정신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선정했음을 밝힌다. --- 서문 중에서 1989년 베를린 장벽이 붕괴된 이후의 시대는 역사상 그 어느 시대보다 인간의 얼굴에 대한 이해가 격변한 시기였다. 안면 인식 소프트웨어부터 안면 전체 이식에 이르기까지, 의학과 과학의 놀라운 혁신은 얼굴과 개인 정체성의 관계를 주목하게 했다. 현대 초상화가들이 직면한 도전은 이와 같은 창의성에 보조를 맞춰 새로운 시대를 위한 새로운 얼굴을 보여 주는 일이었다. --- 1. 시간과 마주하기: 초상화의 재창조 중에서 15세기 말 크리스토퍼 콜럼버스의 탐험과 니콜라우스 코페르니쿠스의 도제 시절, 안드레아 만테냐, 레오나르도 다빈치, 알브레히트 뒤러의 예술적 환영의 성취가 역사적으로 동시에 발생했다는 점을 떠올리든, 20세기 시공간 개념을 굴절시킨 알베르트 아인슈타인과 살바도르 달리의 초자연적으로 녹아내린 시계가 역사적으로 동시에 발생했다는 점을 떠올리든, 예술 이야기에는 일견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의식인 과학과 정신이 끝없이 엮여 있다. 2. 이곳에 당신이 있다: 현대미술 속 공간 중에서 이 시대 예술가들의 성향, 즉 항상 첫눈에 바로 알아낼 수는 없다 해도 작품에 정치적인 메시지를 가미하는 성향의 전형을 보여 준다. 이를 통해 소멸하기 쉬운 작품의 의미는 오래 지속되는 층위로 전위된다. --- 4. 거리와 투쟁: 반란과 불안 중에서 1990년 시대를 규정하며 논쟁이 된 나오미 울프의 《아름다움의 신화》가 출간되면서 이른바 페미니즘의 ‘제3의 물결’을 촉발한 이래로 여성 신체의 사회적 표현에 대해서는 의견이 양극단으로 나뉘었다. 울프의 책은 당대 예술가들이 여성에 대한 묘사와 새로운 시대를 위한 신체를 재창안하는 방법에 새롭게 매료됐음을 상징했다. --- 5. 살을 붙이다: 신체와 동시대 미술 중에서 지난 25년 간 활동한 많은 예술가들이 과학적 탐구와 미학적 탐구 사이의 관계를 과장하기로 결심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 모른다. 다빈치가 해부 분석과 선구적인 초상화 사이에서 그리고 최첨단의 항해 공학과 성경 삽화 사이에서 쉬지 않고 왕복한 이래로, 오늘날같이 예술가들이 현대의 과학 연구의 용어를 통해 자신의 창조적인 어휘를 갱신하려는 열광적인 충동을 보인 시대는 없었다. --- 7. 사건의 지평선: 과학과 현대미술 중에서 천체물리학 전문가들은 곧 이른바 ‘진짜 색’과 ‘거짓 색’, 즉 아무런 도움을 받지 않고 육안이 지각하는 색과 우리가 알고 있고 믿을 만한 색이 아닌 우주선의 정교한 촬영 장비에 의해 열과 덩어리, 수분으로 묘사되는 색 사이의 철학적 차이를 설명했다. (...) 사실 1990년 초 색채의 진정성과 가변성에 대한 논의는 같은 시기 세계에서 가장 재능 넘치는 일군의 현대 예술가들에 대한 은유로 볼 수 있다. 이 예술가들은 예술에서 물질적인 형태와는 분리되어 전적으로 추상화된 속성으로서 색채의 초월적인 역할에 대해 다시 집중했다. --- 8. 진실의 색과 거짓의 색: 새로운 추상미술 중에서 1990년대에 들어 새로운 용어가 전 세계 담론에 등장했다. 그 주인공은 ‘이모티콘’으로 영어 단어 ‘emotion’과 ‘icon’의 합성어다. (...) 인터넷을 통한 전자 통신과 이동전화로 주고받는 짧은 메시지가 증가했다. 사람들은 간단한 시각적 전달 수단을 일상 대화의 한 부분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편리한 디지털 플랫폼이 필요했을 것이다. 오래지 않아 주로 단어를 통한 의사 전달을 위해 계획된 소통 양식인 이메일과 이동전화 문자 메시지에 활기 넘치는 얼굴(어떤 때는 윙크하고 어떤 때는 찌푸렸다가 하이픈으로 연결한 혀를 쑥 내미는 등)을 묘사한 대략적인 이미지를 넣는 것이 수백만 사람들의 습관이 됐다. 언어와 형상이 상대의 문법 안에 엮이면서, 상형문자의 전성기 이래로 언어와 형상 사이의 경계가 이 정도로 희미해진 적은 없었다. --- 9. 언어 세대: 언어를 활용하는 예술 중에서 --- 본문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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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 철의 장막이 무너지며 냉전이 종식된 때,
역사상 유례가 없는 새로운 문화의 시대가 펼쳐지다 1989년 이후 인류는 역사상 유례가 없는 새로운 문화 시대의 도래를 목격했다. 천안문 광장의 학생저항운동, 동유럽을 휩쓴 민주화 혁명의 물결, 그리고 철의 장막을 상징하던 베를린 장벽의 붕괴로 긴 냉전 시기가 막을 내리며 인간 역사의 한 시기가 종언을 고했다. 뒤이은 1990년, 세계는 유례없는 과학적·기술적 각성을 이뤘다. 우주를 향해 쏘아 올린 허블우주망원경은 인류의 우주 지식을 영원히 바꾸었고, 인간유전체프로젝트가 공개되며 신체 구조에 대한 이해도 한층 명확해졌으며, 전 세계를 연결한 인터넷의 도입은 상호 소통과 정보 공유의 능력을 완전히 바꾸었다. 과학 기술의 혁명과 사회 인식의 변화로 촉발된 새로운 질문들은 시간, 종교, 죽음, 언어 등 다양한 주제의 새로운 정의를 필요로 했다. 예술들은 이러한 격동의 시대에 공명하며 새로운 작품으로 응답했다. 그 어느 때보다 다양하고 풍요로운 현대미술은 예술가의 예리한 시선으로 시대의 물음을 포착한다. 위대한 예술 작품은 그 작품을 낳은 시대와 공명하며, 인간의 어느 기록보다도 당대의 의식을 깊은 수준에서 연대기적으로 기록한다. 이들은 복잡한 현대미술의 시대에 신선한 시각 어휘를 빚을 책임을 지고 앞서며, 동시대의 고유한 리듬과 위업을 기록했다. 이 책은 바로 그 시기, 어떤 세대보다 세계가 내·외적으로 미지의 공간을 향해 더욱 깊이 파고들기 시작한 격동의 시대를 반영하는 작품을 소개한다. 동시대 예술사를 폭넓게 조망하는 저자 켈리 그로비에의 신간 현대미술 작품에 대한 가장 획기적이고 영향력 있는 지침서 인류가 창조를 시작한 이래로 오늘처럼 다채로운 작품이 동시에 등장한 시기는 없었다. 현대미술은 이제 특정한 미적 양식이나 형식의 제약에서 벗어나 복잡성을 지닌 장이 되었다. 그러나 시대를 관통하는 주제들을 통해 작품을 살펴보면, 현대미술의 난무하는 방향성을 묶어 동시대 미술의 큰 흐름을 볼 수 있다. 미술 칼럼니스트로서 동시대 예술사를 폭넓게 조망하는 저자 켈리 그로비에는 이번 책에서 1989년 이후 전 세계에서 이뤄진 예술의 발전을 탐구한다. 특히 아트 시장에서의 지위와는 무관하게, 그 시대상을 대표할 수 있는 새로운 평가의 틀을 마련한다. 9가지 주제로 현대미술사를 훑어볼 수 있는 이 책은 시대의 질문에 현대미술이 어떤 방식으로 응답했는지를 보여준다. 제프 쿤스, 데이미언 허스트, 뱅크시, 아이 웨이웨이, 안토니 곰리, 크리스토와 잔 클로드 등 현대미술 작가들의 작품은 물론, 작품이 어느 위치에 있는지에 대한 분석도 포함한다. 일견에 관련이 없어 보이는 분야인 과학과 예술은 밀접한 주제 의식을 공유한다. 안면인식기술의 발전으로 얼굴에 대한 인식과 초상화는 어떻게 바뀌었을까?(1장) 홀로그램 이론으로 물리적 시공간의 개념이 허물어진 시대 미술은 공간을 어떻게 연결시킬까?(2장) 인체의 냉동보존이 논의되며 기술적으로 영생을 가늠하는 때 죽음과 신의 개념은 예술에서 어떻게 달라졌을까?(3장) 정치적 함의를 품은 예술은 어떻게 표현될까?(4장) 신체는 답습된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예술에서 어떻게 재해석될까?(5장), 동시대 예술에서 시간과 역사는 어떻게 다뤄질까?(6장), 비약적인 과학기술의 발전은 현대미술에 어떤 영향을 줬을까?(7장), 가시적인 색과 데이터적인 색의 간극처럼 회화와 추상미술은 어떻게 발전했을까?(8장), 통신 기술의 발전으로 등장한 이모티콘처럼 언어와 이미지와의 관계는 어떻게 변화했을까?(9장) 인류 역사상 가장 역동적이고 매력적인 1989년 이후의 현대미술을 명료한 시선으로 탐구한 이 책은 254점의 풍성한 도판과 주제 탐구로 현대미술의 흐름을 이해할 수 있게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