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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펴내면서
- 일러두기 [1] 도강권 문화기행 1. 강진의 관문 월출산 2. 영암 월출산인가, 강진 월출산인가 3. 월출산의 두 얼굴과 '月'자 마을들 4. 누릿재와 풀치 5. 월남사터의 흔적들 6. 월남사 3층석탑과 석비 7. 안온한 동네 월남 8. 무위사 가는 두 갈래 길 9. 마을과 이웃한 무위사 10. 무위사의 어제와 오늘 ..... [2] 탐진권 문화기행 1. 탐진의 옛터 강진읍성 2. 영랑 동상과 다산 동상 3. 영랑의 시와 영랑 생가 4. 영랑의 인간적 풍모 5. 불운의 시인 김현구 6. 영랑과 현구의 숙명적 관계 7. 현구의 생가와 분가 8. 다산과 동문 밖 사의재 9. 고성암과 고암모종 10. 우두봉과 다산의 눈물 ..... [3] 강진, 강진의 산하 1. 도강과 탐진이 합쳐진 강진 2. 와우형국의 산과 요니의 바다 3. 해양성 기후와 기름진 땅 4. 순박하되 정의로운 사람들 - 도움 받은 자료와 책 |
金善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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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영랑시의 밑바닥을 복합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상실감을 표현한 것이라고 보아야 더 타당하다. 영랑이 가장 사랑했다는 5월이 오면 영랑 생가에는 처녀 얼굴 크기의 화사한 모란꽃들이 활짝 벙근다. 그것들이 향제의 뜨락을 환하게 밝히고 사방으로 향기를 날려 퍼뜨려서 벌과 나비를 불러 모은다.
그 향기가 어찌나 진한지 머리가 어지러울 지경이다. 아마 모란꽃 향기는 영랑 시의 향기인지도 모른다. 그 향기를 맡고 천지의 문학 애호가들이 이곳을 찾지 않은가. 그러므로 영랑 생가의 분위기를 제대로 만끽하려면 모란이 피는 5월 초에 와야 한다. 그 화사하기 이를 데 없는 모란은 절세미인처럼 도도하고 목숨이 짧아 준비 없이 찾아오는 이를 아무 때나 반기지는 않는다. 영랑 생가의 뒤란 언덕을 채우는 것은 대나무숲과 늙은 동백나무들이다. 그 중 동백나무는 데뷔작인 <동백잎에 빛나는 마음>의 현장이다. 물론 영랑 생가 이외에도 강진은 어디를 가나 쉽게 동백나무를 볼 수 있다. 옛날에는 집집마다 적어도 한 그루씩은 이 나무가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영랑은 그의 산문 <감나무에 단풍 드는 전남의 9월>에서 "나는 내 고향이 동백이 클 수 있는 낭방임을 감사하나이다"라고 고백하고 있다. 옛날에 그 꽃은 전통혼례식의 단골 화환으로 그리고 까만 열매는 머릿기름의 원료로 쓰였다. 우리네 여인들의삼단 같은 머릿결을 번지르르하게 윤을 내주던 것이 바로 동백기름 아니었던가. 원래 영랑 생가 뒤란에는 이 나이먹은 동백나무들이 수십 그루 있어 대나무와 함께 사시사철 푸르렀다고 한다. 그러나 '인공' 대 좌익 청년들이 대밭에 불을 질러 거의 타 죽고 서너 그루만이 겨우 남아 있다. ---p.100~1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