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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
제1부 눈물을 산다 012 눈물을 산다 013 길목에서 014 톤레삽 호숫가에서 015 비탈리를 듣는 밤 016 불길 017 꽃물 들이다 018 막다른 골목에 그녀의 집 있다 019 희미해지는 얼룩 020 모과 021 바람 2 022 달의 각질 023 미로 024 무안 025 어떤 이웃 제2부 그리 오래지 않아 028 그리 오래지 않아 029 판장리 구판장 030 무코리타 031 윤슬 2 032 나쁜 기억들 033 주저리주저리 034 곰실곰실 비가 내린다 035 건너-건너 036 앞뜰에서 037 놈의 이름 038 얼룩투성이 식탁보 040 아무런 기별이 없어도 041 생존의 미학 042 삶의 궤적 제3부 소제동에서 046 하늘의 무게 047 처서 048 젖은 영혼의 노래 050 겨울나무에게 051 새들 052 연속극처럼 053 단풍꽃핀 054 칼국수와 수제비 055 마음의 기적 056 주어 없음 057 통증의 기억 058 긁히다 059 소제동에서 제4부 마침맞게 062 방지 턱 063 시체꽃 064 공공연한 비밀-하얀목련 066 서화천 연가 067 칠월, 못가에서 068 어둔 허공으로 꽃잎 흩날리고 070 등나무 071 수련을 위하여 072 꽃짐 073 장대비 074 허탕 075 어떤 재회 076 달의 이면 077 마침맞게 제5부 둥근 초승달 080 윤슬 3 081 시인인 까닭 082 완경 083 11월 084 위험한 희망 085 물수제비 086 피차불문 087 여윈잠 088 잎새달 089 둥근 초승달 090 사랑과 이별의 멜리즈마 091 그, 박용래 092 해설 이병금 |
김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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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과가 썩어 향기를 내듯, 삶은 아픈 만큼 깊어진다.
‘나’를 지나 ‘익명의 사랑’에 닿는 67편의 시적 여정. 상처는 얼룩이 되고, 얼룩은 무늬가 되고, 무늬는 마침내 시가 되었다. 김채운 시인의 신작 시집 『모과』 출간 기억과 고통, 열망의 시간을 건너 ‘익명의 사랑’이라는 우주로 우주문학 시선 9번째 시집, 67편 수록 한때 ‘나’였던 모든 열망들에게 바치는 한 권의 시적 기록 시인 **김채운의 신작 시집 『모과』**가 은하태양에서 출간됐다. 『모과』는 67편의 시를 통해 한 사람의 기억과 상처, 사랑과 그리움, 그리고 존재에 대한 끈질긴 질문을 펼쳐 보인다. 어린 시절의 기억에서 출발한 시인의 언어는 개인적인 삶의 서사를 넘어 자연과 시간, 우주의 리듬을 향해 확장된다. 이번 시집을 관통하는 핵심어는 **‘열망’**이다. 시인은 첫머리에서 『모과』를 “한때 ‘나’였던 모든 열망들에게” 헌사한다. 해설을 쓴 이병금 평론가는 이 문장을 바탕으로 “이 시집의 주인공이 열망들”이라고 읽는다. 열망은 지나간 감정의 흔적에 머무르지 않고, 한 인간을 다른 존재로 변화시키며 새로운 세계를 향해 움직이게 하는 에너지다. ### **“모과는 제 속 다 썩어문드러져야 제 속내를 발설한다”** 표제작 「모과」는 이 시집의 성격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굴러다니던 모과가 조용히 썩어가면서 오히려 온몸으로 향기를 내뿜듯, 시인은 삶의 상처와 고독, 기억과 열망을 감추지 않는다. 오히려 그것들을 오래 견디고 통과하면서 자신의 내면을 언어로 발설한다. 그래서 『모과』의 시들은 아름답기만 한 서정이 아니다. 고통이 지나간 자리에서 피어나는 향기, 상처가 시간 속에서 만들어낸 무늬, 사라진 것들이 남긴 잔향을 끝까지 응시하는 시다. **삶의 상처를 향기로 바꾸는 시집** 김채운의 『모과』는 기억에 관한 시집이면서 동시에 기억을 넘어서는 시집이다. 어린 시절 물속으로 사라진 고향, 가난의 냄새, 몸에 남은 통증, 지나간 사랑과 이별, 이름 없는 사람들의 삶, 나무와 꽃과 바람의 미세한 움직임까지 시인은 오래 바라보고 오래 기억한다. 그리고 마침내 그 모든 것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한다. 상처는 얼룩이 되고, 얼룩은 무늬가 되고, 무늬는 삶의 궤적이 된다. 모과가 제 몸을 천천히 썩혀가며 가장 짙은 향기를 내놓듯, 김채운의 시는 삶의 가장 아픈 부분을 통과해 오히려 더 깊은 향기를 만들어낸다. 그래서 『모과』는 단순히 ‘아름다운 시집’이라기보다 한 사람이 살아온 시간 전체를 향기로 바꾸어 놓은 시집이다. 그리고 그 향기의 마지막 이름은 어쩌면 ‘익명의 사랑’일 것이다. [작가의 말] 돌아갈 날짜를 헤아리다 진한 햇빛 한줌과 말간 바람 한 모금이면 족할, 종착역까지는 그리 머지 않았다 오! 모든 게 마침맞다 2026년 10월 가을 가운데 채운詩공방에서 김채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