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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서론_ 커먼즈를 다시 묻는 일 : 자원에서 관계로, 관리에서 생활 세계로 _오창현 세계에 어떤 마법을 걸 것인가? : 다채로운 공동성을 생산하는 세계 제작 행위, 커머닝 _한디디 왜 마을 단위 사회조직이 필요했을까? _이민재 경남 해촌에서 공동체를 유지할 수 있었던 전통은 무엇이며 이들의 별신굿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_허모영 닫히지 않은 해변 : 구산해수욕장을 함께 지키는 사람들 _채지선 후손 없는 사람들, 마을은 왜 그들의 제사를 지낼까? : 죽음 이후의 약속, 마을이 만든 미덕과 커먼즈 _이옥부 한국 전통 농촌에서 물 공동체 만들기 : 농사용 물은 어떻게 커먼즈가 됐을까? _양선아 아름다운 마을 경관은 누구의 것일까? : 제주 해안 마을 P 사례로 본 커먼즈 _강대훈 결론_ 지금, 여기, 우리 세계의 공동성은 무엇인가? : 커먼즈가 예시하는 미래를 상상하기 _심한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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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한국 사회에서 ‘커먼즈’라는 말이 낯설지 않다. 우리는 공유 주방, 공동육아, 마을 정원, 플랫폼과 데이터, 기후 위기와 지구환경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면에서 커먼즈를 만난다.
--- p.14 커먼즈는 인류의 긴 역사 속에서 홀로 살아갈 수 없는 사람들이 함께 노동하고 잉여를 나눔으로써 삶과 죽음을 관장해온 다채로운 살림살이의 양식입니다. 사람들이 자연과 관계하며 노동하고 그 산물을 나누고 조직하는 방식은 언제나 축제와 의례, 신화와 민담이 얽히며 만들어졌습니다. --- pp.39-40 신상리 동계는 단순히 오래된 관행이어서가 아니라, 동계로 대표되는 이웃끼리 하는 경험과 동계에서 관리하는 공동재산을 비롯한 물질이 적절히 결합했기에 지금까지 지속할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 pp.61-62 지동궤에 담긴 낡은 종이 뭉치는 과거의 유물에 그치지 않습니다. 소유가 아니라 함께 돌보는 방식으로도 사람이 살아갈 수 있음을, 그렇게 살아가려면 투명한 기록과 공유하는 시간이 필요함을 일러주는 오래된 미래입니다. --- p.77 구산해수욕장은 방치된 공유지의 파국으로 흘러가지 않았고, 완벽하게 설계된 제도 속에서만 움직인 공간도 아니다. 오히려 관계를 맞추고 일을 해내는 과정에 가깝다. 주민이 해마다 규칙을 확인하고 입장을 맞춰가는 과정에서 해수욕장은 단순한 바다가 아니라, 마을이 스스로 조직하는 장으로 기능했다. --- p.97 구산리 무후제가 만들어낸 커먼즈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경제적 커먼즈입니다. 무후자가 기부한 논과 가옥, 현금은 마을 공동재산으로 편입돼, 단순히 제사 비용에 그치지 않고 마을 재정의 일부로 운용됐습니다. 다른 하나는 의례적 커먼즈입니다. 후손 없는 이들의 제사를 마을이 책임지고 지내는 문화가 자리 잡았습니다. --- p.118 한국의 전통 물 공동체는 농사에 쓸 물을 구하는 데 필요한 지식을 공유하고 축적했으며, 여러 사람이 사용하는 물의 생산과 관리, 이용 과정에서 협업과 갈등 조정을 위한 관행을 만들어왔습니다. (…) 현대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한 광역적 수리 체계로 재편은 전통적인 물 공동체의 탈주술화 과정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 p.142 대형 카페의 폭발적 인기는 분명 P 마을의 수려한 문화적·자연적 경관에 크게 빚지고 있다. 자연이 빚어낸 아름다운 경치뿐 아니라 정겨운 돌담과 밭담, 둥근 해안 길, 오름 산책로 등 주민이 오래전부터 만들어온 마을 풍경이 사람들의 발길을 끌어당긴 셈이다. 그러나 P 마을의 지리적 특성과 도로 구조 때문에 당시 대형 카페의 수익 활동을 위한 유형과 무형의 비용을 마을 공동체와 주민, 소규모 가게 운영자인 이주민이 나눠서 감당하고 있었다. --- p.152 책의 제목 ‘오래된 미래, 커먼즈’는 커먼즈가 과거로 돌아가자는 제안이 아니라, 과거에 작동한 어떤 감각이 미래의 가능성을 예시한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팀파나로의 시각을 상기할 때, 커머닝의 주체일 우리는 변화하는 존재입니다. 생산양식과 제도적 조건이 우리의 감각을 자본주의적으로 구조화했다면, 다른 조건과 관계 속에서 우리의 감각은 또다시 변화할 수 있습니다. --- p.19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