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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긴이 서문_ 길 위의 민족지
서문_ 종점에 도착하기 1장 산티아고로 향하는 순례자들 2장 순례 계획 3장 새로운 리듬 4장 발견으로 가득한 풍경 5장 순례가 끝나는 곳 6장 산티아고 7장 세계의 끝을 향해 8장 귀향 결론_ 출발점에 도착하기 부록 A_ 길 위에서 현지 조사 부록 B_ 20세기 산티아고 순례의 부활 |
Nancy Louise Fr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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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순례로 그을린 얼굴에는 기쁨과 눈물, 실망과 피로가 가득했다. - 15쪽
순례자가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산티아고로 가는 것은 단순히 신앙(도구적 목적) 때문이 아니다. 비현대적 방식으로 이동해서 그들의 사회와 가치에 대한 메시지를 표명(표현과 소통의 목적)하는 것이다. - 56쪽 카미노의 많은 순례자는 길 위에서 모험과 고독 사이의 뭔가를 찾는다. 여행을 통한 탐색, 다시 말해 외부의 길을 걸으며 내면의 길을 찾으려 하는 것이다. - 70쪽 카미노 순례는 일상에서 곪은 채 방치된 상처(상실, 실패, 공포, 수치, 중독)를 드러낸다. 길에서 경험한 것은 종종 이 상처에 효소 역할을 한다. 카미노는 지금까지 그랬고 앞으로도 그럴 듯한데, 다른 질서를 창조하는 희망과 기적의 길이다. 그래서 어떤 순례자는 카미노를 치유의 길(la ruta de la terapia)이라 부른다. - 84쪽 더 느리게 움직이며 ‘발걸음이 사색’이 되는 ‘인간적 속도’의 리듬에서는 공간과 자연경관을 경험하는 방식도 달라진다. - 132쪽 내 경우는 카미노에서 인상적인 기억 중 하나가 메세타의 달빛이다. 당시 나는 순례자 두 명과 출렁이는 밀밭 사이로 뻗은 흙길을 걷다가, 밀밭으로 들어가서 누웠다. 익어가는 밀 이삭 한가운데 파묻힌 채, 하늘에는 달빛과 별빛뿐이었다. 밀밭을 흔드는 따뜻한 바람 소리가 들렸다. 나는 모든 곳에 있었고, 아무 데도 없었다. 그 순간 모든 것에서 떨어져 완전히 자유롭고, 혼자이며, 행복하다고 느꼈다. - 138쪽 순례자가 새로운 감각과 고통, 근육과 인내심의 단련을 통해 자기 몸에 귀 기울일 줄 알면, 몸은 중요한 정보의 창고가 된다. 순례자는 대개 심리적 문제는 몸으로 드러나며, 그때는 속도를 조절해서 몸과 마음의 상태에 모두 신경 써야 한다고 믿는다. - 196쪽 카미노는 정체성을 실험하고, 영혼을 탐색하며, 과거를 더듬고, 우정을 만들고, 진지한 종교적·개인적 사색에 몰두하고, 좋은 시간을 보내려는 이들에게 의미를 제공하는 공간이 되었다. - 231쪽 이렇듯 순례의 마지막은 달콤하고 쌉싸름하다. - 286쪽 귀향은 순례의 본질적 부분이다. 일상의 소중함을 알기 위해서는 카미노로 와야 하고, 카미노의 가치를 깨닫기 위해서는 일상으로 돌아가야 한다. - 315쪽 카미노의 더 심오한 선물은 어쩌면 ‘잠재적인 나’를 발견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 326쪽 모든 도착의 역설은 그것이 새로운 출발이라는 점이다. 순례자는 산티아고에 도착하면 은유적인 새 출발에 대한 기대를 표현한다. 집에 돌아가면 뭐든 시작할 거라고 말이다. - 376쪽 오늘날 카미노 순례는 엄격한 의미에서 종교 여행으로 부활한 게 아니다. 오히려 도시에 거주하는 교육받은 중산층 유럽인(대부분 남성)이 ‘의미 있는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이상적 방편으로 부상했다. - 425쪽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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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40년대에 영국의 여행 작가 리처드 포드(Richard Ford)가 종말을 선언한 카미노데산티아고는 150년이 지난 20세기 말에 확실히 되살아났다. 1950~1960년대 프랑코 정부가 정치적 필요성에 따라 중세 유산을 보존한다는 미명 아래 카미노를 부흥하려고 노력했으나, 이 시기에는 순례가 그리 중요하게 인식되지 않았다. 그러다 1980~1990년대에 예상치 못한 변화가 일었다. 중세 순례 모델에 근거한 장거리 육체 여행으로서 순례가 광범위한 인기를 얻었다.
오늘날 카미노 순례는 엄격한 의미에서 종교 여행으로 부활한 게 아니다. 오히려 도시에 거주하는 교육받은 중산층이 ‘의미 있는 여가’를 즐기는 방법으로 부상했으며, 동시에 개인적·사회적 목표를 실현하는 이상적 방법이 되었다. 낸시 루이즈 프레이도 처음에는 많은 이들처럼 종교적 감정 때문이 아니라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어 9주 동안 카미노를 순례했다. 막연히 카미노의 자연경관이 보고 싶었고, 역사적 풍광 속을 걷다 보면 개인적으로나 자신이 하는 연구에 도움이 되리라 여겼다. 하지만 순례 경험은 객관적 관찰자로 남겠다는 순진한 의도를 넘어 자신을 훨씬 깊숙이 건드렸다고 고백한다. 그 경험을 연구로 전환해 카미노를 여러 번 순례하고, 1년 이상 순례자 숙소에서 자원봉사자로 일하며 민족지적 현지 조사를 수행했다. 이 책은 지은이가 사람들은 왜 순례를 떠나며, 어떤 목표와 동기를 가지고 카미노로 오는지, 순례 중에 맞닥뜨리는 기쁨과 시련, 고민은 무엇이고, 순례 경험은 그들의 삶에 어떤 변화를 가져오는지 여러 해에 걸쳐 추적한 결과물이다. 카미노 순례가 귀향한 뒤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추적·조사한 8장은 이 책의 압권이다. 어떤 의미에서 이 책은 ‘사람은 언제, 어떤 계기로 변하는가?’라는 오래된 물음에 대한 탐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