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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락의 두 가지 유형
병듦과 회복, 소멸과 광휘, 죽음과 삶, 시작과 끝
반비 2026.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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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시작
알레그리
신호
나쁜 피
은유
롤 모델
명칭들
통계
인과 관계
인턴십
피와 똥
잘못된 증상
바나나
힘
첫날 밤
혈액종양 전문의
시크교도
맛
치어리더
건망증 있는 간호사
새로운 기계
마비되다
죽음
충치
머리카락
검사
더 많은 검사
타비사
걷기
재활
혈관 외과 의사
비타민 케이
후안
공포와 경악
안색
의자
올디스
다른 사람들
옛 신경과 의사
새로운 신경과 의사
스테로이드
육감
취미
선물
새로운 의약품
확실성
주의
친밀함
용품
활인화
제독의 조카
시그넷
더 많은 의약품
치유되다
쓰레기 수거장
1996년
달력
비밀
아이오와 시티
이전과 이후
대가
메리
군인들
감금
유언
기도
기미코
달린과 샘
더 많은 원인과 결과
불확실성
뼈
흉터
빛의 한 점과 줄기
음악
언제
확증
잠시 동안의 병문안
기억
연관성
측정
끝

감사의 말

저자 소개 2

저세라 망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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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rah Manguso

소설가 줌파 라히리가 “오늘날 영미 문단에서 가장 독창적이고 흥미로운 작가”라고 극찬한 세라 망구소는 시와 소설, 그리고 장르의 경계를 허무는 산문을 쓴다. 시간과 기억의 유한함을 인지하고 새로운 형식의 글쓰기를 실험한 『300개의 단상』과 『망각 일기』를 비롯해 마비성 질환으로 인한 투병 경험을 담은 회고록 『쇠락의 두 가지 유형(The Two Kinds of Decay)』, 자살로 생을 마감한 친구를 향한 슬픔을 담은 『수호자들(The Guardians)』 등의 논픽션을 펴냈고, 최근에는 소설 『매우 서늘한 사람들(Very Cold People)』을 발표했다. 망구소의 시는
소설가 줌파 라히리가 “오늘날 영미 문단에서 가장 독창적이고 흥미로운 작가”라고 극찬한 세라 망구소는 시와 소설, 그리고 장르의 경계를 허무는 산문을 쓴다. 시간과 기억의 유한함을 인지하고 새로운 형식의 글쓰기를 실험한 『300개의 단상』과 『망각 일기』를 비롯해 마비성 질환으로 인한 투병 경험을 담은 회고록 『쇠락의 두 가지 유형(The Two Kinds of Decay)』, 자살로 생을 마감한 친구를 향한 슬픔을 담은 『수호자들(The Guardians)』 등의 논픽션을 펴냈고, 최근에는 소설 『매우 서늘한 사람들(Very Cold People)』을 발표했다. 망구소의 시는 푸시카트 문학상을 수상하고 ‘최고의 미국 시’ 시리즈에 수록되었다. 미국예술·문학아카데미에서 시상하는 문학상, 로마상, 구겐하임 펠로십, 호더 펠로십에 선정되었고, [뉴욕타임스] [파리 리뷰] [뉴욕 리뷰 오브 북스] 등 다양한 매체에 기고했다. 현재 로스앤젤레스에 살고 있으며, 안티오크 대학에서 글쓰기를 가르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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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가. 『홈 파이어』, 『목소리를 삼킨 아이』, 『인간은 왜 잔인해지는가』, 『나는 왜 SF를 쓰는가』, 『스톤 매트리스』, 『언다잉』, 『단절』, 『야만의 꿈들』, 『망각 일기』, 『우주에서는 서두를 필요가 없다』, 『그냥 우리』, 『말하라, 침묵이여』를 옮겼다. 함께 옮긴 책으로 『팔레스타인 시선집』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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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10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244쪽 | 118*188*20mm
ISBN13
9791124336892

책 속으로

병은 7년간 차도를 보였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이제야 떠올려 볼 수 있겠다. 이해하려는 것이 아니다. 그저
떠올려 보려는 것이다.
7년간 그리 많은 일을 기억하려 하지 않았다. 기억할 일이 너무 많기도 했고, 내 삶에 벌어진 사건들에서 조금이라도 더 뒤처지는 느낌을 받고 싶지 않았다. 내게는 아직도 텃밭이 없다. 프랑스에도 여태껏 가 보지 못했다. 충분하다 싶을 만큼 많은 상대와 잠자리를 가져 보니 이제야 한 사람 한 사람이 실존 인물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정작 잠자리를 갖는 동안에는 내가 뒤처진 시간을 따라잡고 있다고 생각했다. 유감스럽다. 무량하게 느껴지는 시간을 잃었다.
--- p.9

1995년에 시작된 사건들은 내게 어떤 일이든 일어날 수 있는 한 계속 일어날지도 모른다. 시공을 떠올려 보라.
천체들은 그 속을 영겁 동안 날아간다. 그러다 새로운 형태로 변한다. 더 단순한 형태로, 점점 더 적은 속성과 점점 더 아름다운 이름을 가진 형태로.
시공에는 아무것도 아닌 것들에도 이름이 있고, 그보다 못한 것들에도 이름이 있다. 백색 왜성, 적색 거성, 블랙홀, 특이점 등등.
그러나 그렇더라도, 무(無)보다도 작은 상태에 이르러서도 그것들은 계속 발생한다.
--- p.10

내 혈장은 내 면역 체계가 만든 독으로 가득했다. 내 면역 체계가 내 신경계를 파괴하려 들었다. 내 면역 체계의 오인이 나를 고난에 빠뜨렸다.
모든 자가 면역 질환은 자살이라는 은유를 떠올리게 한다. 신체가 내부에서부터 스스로를 파괴하니까.
나는 내 핏속으로 독을 분비했다. 독은 제거되었고, 화학 물질과 다른 사람의 피로 대체되었다.
내 몸에 내 피가 흐르면 나는 감각할 수도 없고 움직일 수도 없지만, 내 몸에 화학 물질과 다른 사람의 피가 흐르면 그런 일들을 할 수 있다.
--- p.23

가끔 나는 현실 세계에서 내가 CIDP를, 우울증을, 내 모든 삶과 죽음을, 이 책에 담긴 텍스트를 이미 가진 채로 태어났다고 생각한다. 내가 내 삶에 벌어진 사건들을 쇠락의 불러일으킬 수 없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그 사건들은 이미 일어났거나, 시공의 모든 가능한 시점에서 항상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가도 가끔은 내가 모든 일의 원인이라고, 나 자신을 태어나게 만든 것부터가 시작이었다고 생각한다.
--- pp.33-34

어떤 일이 시간상 앞서 벌어진 일을 뒤따라 일어난다는 식의 서사는 보통 상상의 산물이다.
일어나는 모든 일은 시공에 존재하는 다른 모든 순간으로부터 이어져 나온 하나의 순간 속에서 일어난다.
내가 보기에는 그것이 아직 숫자로 측정할 수 없는 신경학적 증상들의 가장 큰 문제이며, 내 증상의 상당수를 치료할 수 없는 이유다.
--- p.44

나는 병원에서 사용하던 것들 말고 나만의 휠체어를 가져 본 적이 없었다. 걸을 수 없을 때는 침대에 누워 있었다. 곧 나아질 거라고, 휠체어는 영영 걸을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한 물건이라고 줄곧 여겨 온 터였다.
휠체어가 두려웠다. 휠체어는 내 상태가 나아지지 않으리라는 암시 같았다. 그리고 내 주치의들도 나만큼이나 그렇게 생각하고 싶어 하지 않았다.
휠체어가 있느냐 없느냐 하는 이항관계. 나쁘든 좋든, 아프든 건강하든, 절망적이든 희망적이든.
--- p.69

죽음에 대한 두려움은 한 번 찾아왔고, 그게 끝이었다. 꼭 수두에 대한 면역을 얻은 기분이었다. 그 두려움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나는 그것을 기억하지 않는 법을 배우고 있다.
처음에 나는 용감하게 맞섰다. 오랫동안 슬픔이 밀려들지 못하게 막아냈다. 그러다 포기한 순간 모든 것이-공포, 슬픔, 그 모든 것이-창황하게 들이닥쳤다.
그때 이후로는 매번 부드러운 매트에 몸을 맡기듯 두려움 속으로 빠져들었다. 삽시간에 굴복하면서 이렇게 생각했다. 또 찾아왔네. 내가 곧 죽을 거라는 확신, 내가 단 한 순간도 잊지 않은 앎.
--- pp.74-75

그 전이었는지 후였는지-나는 사건을 이치에 맞는 순서대로 떠올리므로 지금은 중요한 문제가 아니지만-주치의가 찾아와 내가 대부분의 사람이 일반적인 생애 주기 동안 견뎌야 하는 것보다 훨씬 고된 일을 이미 견뎠다고 말했다. 그의 목소리가 떨렸다. 그는 눈물을 짜내려, 혹은 참으려 했다.
진단을 받기 전이었다면 그의 말이 달가웠을 것이다.
그는 우리 부모님보다 나이가 많았고, 젊은 환자를 꽤 많이 진료했을 텐데도 아직 그 고통을, 그리고 고통의 크기나 유형이 어떠하든 그것은 삶의 규모나 형태에 맞게 줄어들거나 부푼다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했다.
--- pp.116-117

새로운 것을 넣기 전부터 이미 시간은 가득 차 있었다. 이미 그 시간 속에 존재하는 것을 숨기기 위해 넘쳐흐를 정도로 많은 것으로 내 시간을 채웠던 것 아닐까 싶다.
어떤 것들은 너무 끔찍해서 눈에 띄자마자 숨겨야 한다. 너무 끔찍해서 아주 천천히, 혹은 아주 소량으로만 봐야 하는 것들 말이다. 혹은 너무 아름다운 것들도.
--- p.145

빅터와 나는 매일 서로에게 편지를 썼다. 나는 뉴욕에 살았고 그는 시카고에 살았다.
그는 나에게 자기 비밀 중 일부를 말해 주었고, 나는 내 비밀 중 일부를 말해 주었다.
우리는 은밀한 편지를 주고받았지만, 나는 내가 병에서 회복할 수 있었던 이유가 오로지 네가 잠깐 반했던 여자애가 추한 모습이었을 때 사심 없이 성관계를 가져 주었기 때문이라는 말까지는 하지 못했다.
내가 성관계의 신비로운 힘을 통해 병을 치료한 지 7년도 채 되지 않았을 때 빅터는 동맥류로 사망했다.
--- pp.167-168

그 이웃은 우리가 바닥에 막 내려놓은 지팡이와 보행기 더미를 보고 엄마에게 시선을 돌리더니 모친께서 더 이상 걸을 수 없게 될 때까지 이 물건들을 사용하셨을 텐데 얼마나 상심이 클지 이해한다고 말했다.
본인이 겪은 고통이 유일한 종류의 고통이라고 어찌나 확신한 사람이었던지.
또 나는 내 고통이 그보다 더 심한 고통이라고 어찌나 확신했던지.
--- p.173

그 병동은 내가 살아 본 장소 중에서 유일하게 모두가 진정으로 평등한 공동체였다. 즉 각자가 이미 지옥을 겪었고, 우리 삶은 이미 끝났으며, 우리에게 남은 것은 최후의 몰락뿐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의미다. 몰락으로 향하는 길에 할 수 있는 일은 자비를 베푸는 것뿐이었다.
--- p.200

내 인생을 합리화하는 방식은 여러 가지다. 나는 나에게 맞는 교직을 찾는 중이다. 내 부모는 부유하지 않다. 정규 사무직은 내 에너지를 빨아먹을 것이다. 나와 주택 구매 초기 자금을 나눠 낼 사람을 만날 수 없을 거라는 확신이 생길 때까지는 집을 사고 싶지 않다. 그리고 이 각각의 해명은 전부 충분히 합리적이다.
그러나 진짜 이유는 내가 언제든 직장을 그만두고, 친구들에게 작별 인사를 하고, 집을 떠나 언제 혹은 어떤 상태로 퇴원할지도 모르는 채 병원으로 가야 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아직도 떨쳐 내지 못했기 때문임을 나는 안다.
--- pp.209-210

내 존재는 영원히 미래를 겨냥하는 빛의 화살에서 현재 순간인 빛의 작은 점으로 쪼그라들었다. 나는 그 빛의 한 점에서 사는 데 능숙해졌고, 세상을 그 점으로 만들어 버렸다. 그 점에 세심히 주의를 기울였다. 그 상태가 참 흡족했다.
그러던 어느 날 내 인생은 다시 한 줄기 빛이 되었고, 점은 사라졌다.
--- p.217

병이 아닌 것에 관해 쓸 수 있을 만큼 병에 관한 생각을 일정 시간 멈추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병에 관해 쓸 수 있을 만큼 다른 모든 것에 관한 생각을 일정 시간 멈추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 p.236

그 무엇도 돌차간에 일어나지 않는다. 그 무엇도 일어나기를 시작하지 않고 그 무엇도 일어나기를 끝내지 않는다. 역사는 어디에서도 시작되지 않는다. 그리고 끝나지 않는다.
내가 이 책의 주제라고 생각하는 이 특정한 쇠락, 나라는 존재 전체의 쇠락을 구성하는 일부인 이 쇠락의 시작과 끝을 아는 것이 내게 왜 중요한 걸까?
그리고 그 쇠락을 다른 온갖 이름으로, 예컨대 내 삶이라고 부를 수는 없나?
--- p.240

하지만 주의를 기울인다는 것은 모든 것을 사랑한다는 뜻이다.
미래를 반짝임으로 본다는 뜻이다.
지금 일어나는 모든 일은 마지막으로 일어나고 있다. 우리가 보는 순간은 전부 그 순간 치명적으로 반짝이며, 그 반짝임이 지나가면 아무것도 없다.
기억하기를 통해서는 배울 수 없다. 추측하기를 통해서는 배울 수 없다.
반짝임의 형태로, 반짝임을 향해, 자연스러운 이동 속도에 따라 앞으로 나아갈 때만 배울 수 있다.
--- pp.241-242

출판사 리뷰

“이 책은 병에 관한 평범한 유의 책이다.
누군가는 병들고, 누군가는 회복한다.”

병든 몸으로 살아 낸 무한한 시공의 파편들과
질병과 시간, 쓰기에 관한 질문들

1995년 3월 26일, 스물한 살의 세라 망구소는 발이 마비된 상태로 잠에서 깨어난다. 그는 몇 차례의 오진을 거친 끝에 만성 염증성 탈수초성 다발신경병증(CIDP) 환자가 된다. CIDP는 몸의 면역 체계가 말초 신경을 공격하는 자가 면역 질환이다.

투병하며 그가 경험한 의료는 인간적이면서도 권위적이다. 치료를 위해 용액을 투입받은 뒤 입안에 남는 맛을 덮어 주기 위해 사탕을 가져오는 간호사가 있고, 이전까지 ‘보고’된 적 없다는 이유로 환자가 느낀 감각을 잘못된 것으로 치부하는 의사도 있다. 몇몇 의료인은 환자의 처지를 함부로 연민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 책은 자본화된 의료의 문제를 다루거나 의사와 환자 사이에 발생하는 위계를 꼬집는 여타 질병 회고록과는 궤를 달리한다.

세라 망구소는 자신의 질병 경험을 관찰의 대상으로 삼음으로써 기억과 기록, 시간에 대해 철학적 질문을 던진다. 호전되었다가도 한순간 악화하고, 완치 판정을 받았음에도 언제든 다시 병원으로 가야 할지 모른다는 불안을 안고 산다. ‘완치’라는 결말을 향해 가는 대신 시작도 끝도 모호한 질병의 시간을 써 내려가며, 순차적으로 매끄럽게 이어 붙인 선형적인 서사는 “상상의 산물”이며 “모든 일은 시공에 존재하는 다른 모든 순간으로부터 이어져 나온 하나의 순간 속에서 일어”난다는 사실을 폭로한다.(45쪽)

기억은 삶을 어떻게 “더 단순한 형태로, 점점 더 적은 속성과 점점 더 아름다운 이름을 가진 형태로”(10쪽) 걸러 내는가. 이는 세라 망구소가 『망각 일기』와 『300개의 단상』에서도 천착하는 주제이며, 결국 이 책은 우리가 삶을 기록하는 방식에 관한 질문이다. “경험과 기억을 쓰는 새로운 방식에 관심이 있는 독자들에게 필독서로 권할”(메이) 만하다.

“기억하기를 통해서는 배울 수 없다.
추측하기를 통해서는 배울 수 없다.
반짝임의 형태로, 반짝임을 향해, 자연스러운 이동 속도에 따라
앞으로 나아갈 때만 배울 수 있다.”

자기 연민 없이 마주한 고통과 부조리
그럼에도 반짝임을 향해 나아가려는 용감한 글쓰기

질병으로 몸이 무너지는 9년을 정직하게 따라가는 만큼, 이 책에는 고통과 모욕의 순간들이 숨김없이 담겨 있다. 그렇다고 마냥 고통으로 점철된 책은 아니다. 소변을 900시시나 봐서 간호사들에게 찬사를 받은 일, 마치 공포 영화 같았던 혈관 수술 장면을 부모님이 지켜본 일, 대학원 담당자가 작가의 동기들에게 작가가 신부전을 앓고 있다고 잘못 전달한 일 등 건조한 필치로 쓴 삶의 부조리와 냉소적인 유머가 책의 곳곳에서 빛난다.

병든 몸은 쇠락해 가지만, 세라 망구소는 이 쇠락을 ‘나의 삶’으로 칭할 수는 없는지 되묻는다. 투병의 시간은 “나라는 존재 전체의 쇠락”(240쪽)을 이루는 일부일 뿐이고, 그 시간에서 맞닥뜨린 고통은 역시 삶의 부분에 불과하다. 그리고 고통은 삶에 찾아올 중요한 무언가를 놓치지 않게끔 주의를 기울일 것을 깨우쳐 준다. 주의를 기울이는 일이 곧 “모든 것을 사랑하는 것”(241쪽)이고, “미래를 반짝임으로 본다는 뜻”(242쪽)임을 일깨운다. 쇠락을 내 삶으로 받아들이고, 어둠을 간직하기보다는 반짝임을 향해 나아가려는 용감한 책이다.

추천평

언어를 증류하는 작가 세라 망구소의 『쇠락의 두 가지 유형』은 단연 독창적인 질병 회고록이다. 파릇파릇한 20대의 태반을 죽음 가까이에 묶어 두었던 병 경험을 다루면서도 이 책엔 울부짖는 감정이나 눈물 어린 자기 연민이 없다. 수년간의 가차 없는 신체적 고난과 정신의 와해를 작가는 지극히 정제되고 간결한 문장과 독특한 파편적 구성으로 포착한다. 마치 그 시간의 하얀 뼈를 발라내 보여 주는 것 같은, 얼얼할 정도로 솔직하고 명료한 작품이다. 경험과 기억을 쓰는 새로운 방식에 관심이 있는 독자들에게 필독서로 권하고 싶다. - 메이 (『아프다는 것에 관하여』 저자, 번역가)
질병을 이루는 부수적인 요소들이 간결하고 산뜻한 시적 표현과 스타카토처럼 짧은 장들을 통해 묘사된다. 두려움, 갈망, 희망 등 분명 풍부한 감정이 담겨 있지만 망구소는 이들을 잘게, 신중히 나누어 풀어내며, 그 간결함 덕분에 감정이 오히려 더욱 강렬하게 전달된다. 놀랍도록 독창적인 작품이다. - 《마리끌레르》
평범한 ‘나와 내 질병’ 회고록들에 대한 해독제인 이 만성 염증성 탈수초성 다발신경병증에 관한 기록은 표준 치료제가 되어야 마땅하다. …… 망구소의 어조는 보석처럼 정밀하게 세공되어 있으며, 개인적인 서사 그리고 이와 객관적인 차원에서 대조를 이루는 시적 경구들로 이루어져 있다. …… 망구소의 책은 어둠을 기억하기보다는 반짝임을 향해 나아간다. - 《더 타임스》
망구소가 하는 말들 사이에 존재하는 서늘한 공간, 말해지지 않았으나 암시된 생각 속에는 보통 건조하고도 냉소적인 유머와 함께 너무나 많은 것이 맴돈다. …… 망구소는 블랙 유머, 번득이는 예리함, 그리고 나이를 초월한 지혜를 결합해 자신이 경험한 질병과 회복 이야기를 담은 날카롭고도 강렬한 기억의 앨범을 만들어 냈다. - 《브리티시 메디컬 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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